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187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187화
187. 11라운드 결과 집계
“빌어먹을! 칙쇼오오오오!!!”
일본 플레이어 우에츠하코 만이치가 우레 같은 고함을 질렀다.
빨강-빨강-빨강으로 3연속 성공한 그는 네 번째 게임에서 검정을 걸었다.
솔직히 세 번 연속 나왔으면 슬슬 검정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빨강은 4연속으로 터져버렸고, 그동안 번 포인트는 물론 본전까지 날려 버렸다.
‘난 왜 이렇게 빠가야로란 말인가! 빌어먹을! 본전은 찾아야 한다, 본전은!’
결국 다섯 번째 게임에서 전 재산을 건 만이치는 이번에도 검정에 걸었다.
솔직히 빨강만 5연속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나 버렸다.
“칙쇼! 빠가야로! 빠가, 빠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했다.
소싯적에 빠찡코 좀 만져본 터라 자신감은 충만했는데 이렇게 개털이 될 줄이야.
자괴감이 밀려오다 못해 이 자리에서 자살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망했다, 크흑……. 망했어.”
그나마 위안이라면 자신처럼 망한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다행이다. 0 포인트가 되더라도 소멸당할 걱정은 없으니까.’
3시간 전 떠올랐던 구역별 포인트 산정 결과에서, 만이치의 일본 팀은 10위에 해당했다.
이 정도면 아무리 망해도 95위 밑으로 떨어질 일은 없다.
소멸당할 걱정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지는 건 아니었다.
누가 뭐라 해도 23시간 동안 번 포인트를 몽땅 날린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니까.
‘빨리 집이나 가고 싶다.’
귀환해서 잠이나 푹 자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자, 다음으로 하이리스크 여러분, 준비하세요.]하이리스크 방식을 선택한 세 사람이 남아 있었다.
솔직히 볼 것도 없는 게임이었다.
‘멍청한 놈들. 1.5%의 확률에 인생을 걸다니. 어지간히도 패배자 새끼들이구나.’
짐작건대 200배를 따지 못하면 소멸당할 위기에 있는 최하위권 팀들이 도전했을 거다.
제정신이 박힌 이상 1.5% 확률에 당첨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하이리스크를 선택한 여러분은 자동으로 포인트를 모두 올인하게 되며 총 여섯 게임을 연속으로 맞히셔야 합니다. 그럼 카드를 섞겠습니다.]두 장의 카드가 빠르게 섞이더니 한 장이 앞으로 나왔다.
[지금 내민 카드의 색이 뭔지 1분 안에 선택해 주세요.]첫 게임이라 그런지 세 사람은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아니, 이미 검은 낫은 시작과 동시에 선택을 끝마쳤지만, 나머지 둘은 그러지 못했다.
자신의 손가락에 소멸이냐 아니냐가 달렸으니까.
‘어차피 따지도 못할 건데 빨리 좀 고르지. 쯧.’
만이치가 투덜거리는 사이 1분이 다 됐다.
[고르셨나요? 호호, 이거 첫 게임부터 운명이 갈렸네요. 두 사람은 빨강을, 한 사람은 검정을 골랐네요. 과연 누가 탈락할까요? 두구두구두구……!]혼자서만 이 상황이 즐거운지 천사가 웃으며 카드를 오픈했다.
[짠! 첫 번째 정답은 검정이었습니다.]“헉……!”
“아아아……!”
빨강을 고른 두 사람이 첫 게임부터 탈락했다.
망연자실 바닥에 주저앉은 녀석들을 향해 만이치가 비웃음을 보냈다.
‘빠가야로들. 대체 뭘 기대한 거야? 어차피 6연속 성공하기란 확률상 불가능하거늘.’
나중에 가서 탈락할 거 조금 일찍 탈락한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심적으로도 편할 거다.
‘아마 지금 정답을 맞힌 저 녀석도 곧 있으면 질질 짜고 말겠지.’
쯧쯧 혀를 차던 만이치는 상대가 그 유명한 검은 낫인 줄도 모른 채 얼른 게임이 끝나길 기다렸다.
빠르면 두 번째 만에 나가떨어질 것이다.
그리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두 번째 정답도 빨강입니다. 호오, 이번에도 용케도 맞히셨네요! 이제 네 번만 더 맞히면 됩니다. 흐흐!] [세 번째 정답은 검정입니다. 와우, 대단한 운이네요. 3연속 맞히시다니! 이제 절반은 왔습니다! 힘내세요. 큭큭.]홀로 남은 저 남자는 3연속으로 정답을 맞혔다.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만이치도 3연속까지는 따냈으니까.
‘흥, 운 좋은 새끼네. 하지만 그 운이 언제까지 갈는지.’
절반은 왔다지만 이제부터가 고비다.
연속해서 당첨될 확률은 갈수록 줄어들 테니까.
하지만 그런 생각도 네 번째 결과를 보고서야 달라졌다.
[네 번째 정답은 빨강입니다. 허허, 이걸 맞히시다니. 스탠다드였다면 16배는 벌었겠는데요?]4연속을 맞히자 만이치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단순히 4번 연속 맞힌 사실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저 새끼…….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 수 있는 거지?’
누구보다 침착한 얼굴로 정답을 선택했다.
그것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스피디하게.
‘마치 정답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같잖아?’
확실히 범상치 않은 놈이었다.
4연속을 맞혔는데도 전혀 좋아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저 담담하게 정답을 고를 뿐.
‘저 정도로 표정 변화가 없다니. 포커하면 잘하겠는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던 한국 플레이어들도 검은 낫의 행보에 눈이 번쩍 띄었다.
“검은 낫이 4연속으로 맞혔어.”
“앞으로 두 개만 더 맞히면 200배라는 거잖아?”
“이거 어쩌면 검은 낫이 대박 터트릴지도 모르겠는데?”
“그럼 우리나라도 안전빵으로 생존할 수 있어!”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다섯 번째 게임이 시작됐다.
류민은 이번에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색깔을 선택했다.
[자, 둘 중 무슨 색의 카드일…… 벌써 골랐나요? 하하, 그렇게 생각 없이 막 고르다간 한 방에 훅 갈 텐데, 그럼 바로 정답을 아…….]정답을 맞혀본 천사의 표정이 떨떠름하게 변했다.
[……정답은 검은색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맞히셨네요.]“와아아! 대박!”
“또 맞혔다고?”
“이거 실화냐?”
시무룩한 천사의 말에 플레이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만큼 검은 낫에게 몰입하고 있었고 대리만족을 느끼던 그들이었다.
자신들은 성공하지 못한 영역을 달리고 있었으니까.
“이제 한 번만 더 맞히면 돼!”
“확률은 50%야!”
“이번에 맞히면 200배를 딸 수 있다고!”
“검은 낫, 화이팅!”
투명막에 갇힌 사람들이 저마다의 언어로 검은 낫을 응원했다.
몇몇은 질투심에 속으로 망해 버리라고 저주하기도 했다.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인간도 있기 마련이지.’
류민이 피식 웃으며 마지막 선택에 나섰다.
그들의 저주와 달리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다.
[여섯 번째 선택이 끝났군요. 과연 결과는……!]천사의 쪼임에 당사자보다 플레이어들이 더 긴장했다.
천사도 카드를 까보기 전까진 결과를 몰랐기에 속으로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아. 하하하하하.]류민의 계획에 차질은 없었다.
[여섯 번째 정답은 검은색이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6연속 당첨으로 하이리스크 게임에서 승리하셨습니다.]“와아아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공동을 울렸다.
* * *
푹-!
“커허어억!”
플레이어의 미간에 정확히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단숨에 상대의 숨통을 끊은 양취웬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축 늘어진 상대에게서 화살을 뽑아낸 그가 화살촉에 묻은 피를 살짝 핥았다.
“이계에서 만들어진 아바타라고 해도 피 맛은 현실과 똑같군.”
흑사회 서열 1위인 그는 11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사냥꾼이라는 직업답게 사람들을 죽였다.
플레이어를 죽이면 포인트가 들어온다는데 죽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죽였지?”
양취웬의 물음에 옆에 서 있던 서열 2위 장소위가 깍듯하게 대답했다.
“정확히 552명 죽이셨습니다.”
“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분 남았습니다.”
“후후, 시간 참 알뜰하게도 썼군.”
양취웬은 진행창을 바라봤다.
[중국 팀의 획득 포인트 : 30,621,490] [양취웬님의 획득 포인트 : 220,840] [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시간 : 00:00:54]3,000만이나 되는 팀 포인트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보나 마나 우리 구역이 1위겠군.’
4시간 전, 산정 결과에서도 자신의 구역은 1위였다.
짧은 시간에 밑의 순위가 치고 올라올 가능성은 없다.
막판 스퍼트로 전보다 더 열심히 인간을 죽였으니까.
24시간 동안 팀이 합심해서 인간 사냥을 한 덕분에 팀 1위라는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
‘팀만이 아니라 개인 성적도 1위겠지.’
정말 1분 1초를 아끼지 않고 인간들을 살해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으로 얻은 포인트였기에 자신이 1위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소위.”
“예, 보스.”
“넌 포인트가 몇이냐?”
“대충 16만 포인트입니다.”
“얼마 안 되네. 하지만 걱정 마라. 우리 중국이 1위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니.”
“걱정 안 합니다. 그보다 미리 축하드리겠습니다.”
“축하?”
“개인 성적 1위는 보스의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렇고말고.”
“들어보니 이번 라운드부터 보상도 좋아진다고 하던데, 축하드립니다.”
“새삼스레 축하는. 맨날 하던 구역 순위 1위일 뿐인데. 이제는 지겨울 지경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양취웬의 입가의 미소는 떠날 줄을 몰랐다.
‘기대되는군. 이번 라운드 1위 보상이 뭘지. 오픈된다는 스페셜 상점에서 뭘 살 수 있을지.’
구역이 하나로 통합되었기에 이번에 1위 하면 사실상 전 구역 1위나 다름없었다.
그 사실을 장소위도 알기에 넌지시 검은 낫에 대한 말을 꺼냈다.
“아무리 검은 낫이라도 이번에는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겁니다.”
“아무렴. 당연하지. 제아무리 녀석이라 한들 24시간 동안 수백 명을 죽인 나보다 포인트가 많겠냐?”
“그럴 리 없죠.”
“검은 낫이라는 빵즈 새끼는 사상 처음으로 1위라는 기록이 깨질 것이다. 바로 이 몸, 양취웬 때문에 말이지.”
웃음 지은 양취웬이 거만하게 콧대를 세우고 있는 와중.
[제한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중립 지역으로 이동합니다.]제한 시간 종료와 함께 사람들이 무채색의 공간으로 이동됐다.
[호호, 어째 처음보다 사람이 적어진 건 기분 탓일까요?]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타난 천사가 모여든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시작 인원은 13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8만 명으로 줄었네요? 서로 포인트 벌겠다고 죽이기라도 했나요?]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하는 게 다 알면서 하는 질문이었다.
[뭐 아무래도 좋아요. 인원이야 어쨌든 팀 포인트 순서대로 생존하는 거니까요. 그럼 어느 팀이 살아남았는지 집계 결과를 볼까요?]‘볼 것도 없이 우리가 1등이지, 뭐.’
피식 웃던 양취웬은 떠오른 결과창을 보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아니, 그러려고 입꼬리를 올리던 때였다.
★ 11라운드 결과 집계 ★
1위. C3-ESKA001 한국 (34,269,330 포인트)
2위. C3-ECHNA003 중국 (30,621,490 포인트)
3위. C3-EBRA004 브라질 (30,264,000 포인트)
4위. C3-EMXA003 멕시코 (29,931,360 포인트)
5위. C3-EINDA001 인도 (29,602,040 포인트)
………………
…………
10위. C3-EJPNA002 일본 (28,004,220 포인트)
‘뭐? 2위?’
자신의 팀이 1위가 아닌 2위라는 말에, 양취웬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리고 이건 또 뭐야? 1위가…… 한국이라고?’
TOP 10에는 보이지도 않던 나라가 떡하니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고작 4시간 만에 우리 구역을 넘어설 정도의 포인트를 모았다고?’
어이가 없었지만 잠시 후에 떠오를 결과창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 확인한 건 팀 성적이고요, 이번엔 개인 성적을 한 번 보실까요?]천사가 날개를 펄럭이자 새로운 집계창이 떠올랐다.
1위. 검은 낫 (Lv90 사신) 보유 포인트 20,804,000
2위. 양취웬 (Lv50 사냥꾼) 보유 포인트 220,840
3위. 다크소울 (Lv50 저격수) 보유 포인트 200,120
4위. 스윙맨 (Lv49 무투가) 보유 포인트 194,200
5위. 퍼스트워리어 (Lv49 소드 마스터) 보유 포인트 184,880
………………
…………
10위. 장소위 (Lv48 암살자) 보유 포인트 161,200
“마, 말도 안 돼.”
충격적인 결과에 양취웬의 입이 벌어졌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100배 가까이 차이 났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