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236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236화
236. 특수 룰
[많이 기다리셨나요? 준비됐으면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천사의 외침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1차 웨이브] [플레이어 4,608명 vs 스켈레톤 9,216마리] [30분 뒤에 다음 웨이브가 시작됩니다.]“스켈레톤?”
상대를 확인한 플레이어들이 피식 조소를 흘렸다.
“처음이라 그런지 쉬운 몹이네.”
거의 1만 마리에 해당하는 스켈레톤이 상대로 나타난다 해도 플레이어들은 주눅 들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쥐가 나타난다 해도 고양이가 겁먹을 리 있겠는가?
예전이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스켈레톤은 고양이 앞의 쥐나 다름없었다.
플레이어 중에 마스터 등급이 아닌 사람은 없었으니까.
“스켈레톤 따위가 상대로 나오다니.”
“우릴 뭐로 보고.”
“저런 허약한 해골바가지쯤이야 플레이어 숫자의 3배? 아니, 5배가 나타난다 해도 문제없지.”
고블린을 대하듯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류민만큼은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고작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밸런스 조절을 위해 30분간 특수 룰을 적용합니다.] [1차 웨이브의 특수 룰이 공개됩니다.]새로운 메시지가 떠오르자 플레이어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뭐, 뭐야? 이 메시지는!?”
“스켈레톤이 받는 대미지가 70% 감소한다고?”
“미친 거 아니야?”
“이런 룰이 있다는 소린 없었잖아!”
쉽게 말해 한 방에 죽을 놈이 세 방에 죽는다는 소리.
별 볼 일 없던 뼈다귀들이 순식간에 다이아몬드 뼈다귀로 강화되는 순간이었다.
당황하는 사람들과 달리 류민과 사신교 신도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지만.
‘천사들이 노린 게 이거지. 플레이어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아마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하늘에서 킬킬거리고 있겠지만 아무렴 상관없다.
‘대미지를 99% 감소시킨다 해도 스켈레톤 따위는 한 방이니까.’
류민이 자신 있게 전방을 바라보고 있자 몬스터들이 소환됐다.
절그럭- 절그럭-
수천 마리의 스켈레톤들이 어느새 초원을 가득 메웠다.
그 위압에 플레이어들이 주춤거렸지만, 그것도 잠시.
“저딴 잡몹들한테 주눅 들지 말자고!”
“가자!”
“우아아아아!”
스켈레톤 따위에 움츠렸던 게 자존심 상했던 걸까?
사기가 충만한 채로 스켈레톤과 격돌하는 플레이어들이었다.
콰콰쾅-! 콰쾅!
챙-! 챙!
카칵! 칵!
몬스터와 플레이어들 사이에 온갖 스킬이 날아들었다.
아군이 다치진 않을까 염려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파티라서 대미지를 입지 않으니까.
“서로 다치지 않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공격하자고!”
자신감은 충만했지만, 생각보다 스켈레톤은 더 단단했다.
한 방에 부서질 줄 알았던 뼈다귀는 특수 룰의 적용을 받아 두 방, 세 방을 버텨냈다.
그러면서 이어진 반격에 플레이어들은 곤욕을 치러야 했고.
“평타 한 방에 죽을 놈들이 안 뒤지다니!”
“X바, 어이가 없네!”
스킬을 써야 한 방에 죽일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당황하는 건 근접 딜러들뿐.
뒤에 있는 마법사들은 여유로웠다.
“화염구 하나 날아갑니다! 뜨거우니 조심…… 아! 조심할 필요 없지?”
콰콰콰쾅!
그들에게 있어서 스켈레톤은 어디까지나 잡몹에 불과했다.
대미지 감소가 적용되는 건 물리 대미지뿐이었기에.
‘한마디로 마법사들이 기여도를 올리기 좋은 웨이브지.’
씨익 웃은 류민이 달려오는 스켈레톤을 향해 휙 낫을 휘둘렀다.
콰지지지직-!
한 번의 휘두름으로 스무 마리의 스켈레톤이 뼛가루로 변했다.
갓 등급 무기인 [타나토스의 검은 낫]의 면적을 넓게 늘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바, 방금 뭐가 지나간 거야?”
“훅하더니 전부 가루가 되어버렸는데?”
뒤를 돌아본 플레이어들은 그제야 볼 수 있었다.
커다랗게 늘어난 류민의 낫이 거인의 손처럼 전장을 쓸어버리고 있음을.
콰드드드득!
콰자자자작!
콰지지지직!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수십 마리의 스켈레톤들이 쓸려나갔다.
열 번 휘두르니 수백 마리가 넘었고, 백 번 휘두르니 어느새 수천이 사라져 있었다.
“대미지 감소 적용되는 거 맞아?”
“그냥 한 방에 쓸려나가잖아?”
“그만큼 대미지가 미쳤다는 거겠지.”
“허어…….”
몇몇은 얼빠진 얼굴로 스켈레톤을 청소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광경이었고 전투를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다음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 00:24:20] [남은 몬스터 수 : 97]퀘스트 진행창을 열어본 플레이어들은 어이가 없었다.
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백 마리도 채 안 남았다.
콰지직-!
그마저도 5초도 안 되어 정리되고 말았지만.
[필드에 더 이상 남은 몬스터가 없습니다.] [사망한 플레이어 : 0] [다음 웨이브를 기다려 주세요.]초원에 늘어져 있던 스켈레톤의 뼛조각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청소한 것처럼 깔끔해진 초원에는 플레이어들만이 허탈한 웃음으로 서 있을 따름이었다.
“형씨는 몇 마리 잡았어요?”
“저 다섯 마리밖에 못 잡았는데…….”
“와, 나보다 많이 잡았네. 난 세 마리 잡았나?”
“몬스터의 반절은 검은 낫 혼자서 잡았을걸요?”
“이번에도 기여도 1위는 확정이네.”
“어차피 파티인데 우리 몫도 좀 남겨주지…….”
수군거리는 플레이어들을 뒤로하고 류민은 민주리를 찾았다.
“여기 있었군. 서아린도.”
“아…… 검은 낫님.”
민주리와 서아린의 표정에도 놀람이 가득했다.
“대단하세요. 혼자서 그 많은 수를 다 쓰러트리다니…….”
“별거 아니다. 그나저나 버프 좀 받았으면 해서 왔는데.”
“아! 제가 찾아갔어야 했는데 깜빡했어요. 바로 걸어드릴게요.”
민주리가 류민에게 버프 3종 세트를 걸어줬다.
사실 버프 따윈 없어도 충분히 강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저번처럼 대천사가 나타날지도.’
악마의 축복을 쓰기 위해 미리 버프를 받아두는 류민이었다.
이후 25분이 지나자 두 번째 웨이브가 진행됐다.
[2차 웨이브] [플레이어 4,608명 vs 가고일 9,216마리] [30분 뒤에 다음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밸런스 조절을 위해 30분간 특수 룰을 적용합니다.] [2차 웨이브의 특수 룰이 공개됩니다.]이번엔 스켈레톤보다 약하다고 평가되는 몬스터, 가고일이었다.
‘하지만 움직임이 2배로 빨라진다면 얘기가 다르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방어에 가장 좋은 건 피하는 거다.
애초에 공격을 맞지 않으면 0 대미지이고 빠르다는 건 상대를 먼저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이동속도 2배를 우습게 봤다간 큰코다친다는 소리.
‘이번에는 마법사들도 애먹을 거야. 버프를 받은 가고일은 마법도 쉽게 피해낼 정도니.’
마법사들도 힘든데 근접 딜러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를 상대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물론 이러나저러나 류민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지만.
“캬아악!”
“케엑!”
날아다니는 가고일들을 향해 낫을 휘두르자 수십 마리가 죽어버린다.
더 높이 날아올라 류민의 공격을 피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광역 방출.”
파지지지지직-!
반경 30m의 모든 가고일들이 가죽도 남기지 않고 바스러졌다.
‘번개의 룬이 있으니 잡기 편하군.’
어둠의 룬을 이용한 공격도 꽤 쓸만했다.
콰콰콰콱!
암기처럼 날아간 어둠의 비수가 피할 틈도 주지 않고 가고일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러다 보니 약 1만 마리의 가고일이 정리되기까진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저기요, 몇 마리 잡았어요?”
“0마리요…….”
“나만 못 잡은 게 아니구나…….”
“우리가 있을 필요가 없겠는데?”
“또 25분 동안 멍 때리고 있어야겠네.”
기여도를 독점하는 류민의 행태에 플레이어들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검은 낫 덕분에 쉽게 클리어하곤 있지만 이대로라면 자신들은 소멸당할지도 모른다.
‘2차 웨이브까지 거의 다 내가 잡았다.’
이 정도면 기여도 1등은 따놓은 거나 마찬가지일 거다.
‘이제부터 쉬엄쉬엄하다가 가장 중요한 10차 웨이브에서 나선다면 쐐기를 박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류민이 고개를 돌렸다.
그가 보는 곳엔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
민주리, 서아린, 크리스틴, 제프리, 얌띠, 주성탁, 허태석, 엄준석, 조용호 등등.
그리고 최근에 가입시킨 여러 국적의 사신교 신도들까지.
모두 2차 웨이브가 끝날 때까지 집결하라는 류민의 지시를 듣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이었다.
“약속대로 다들 모였군. 파티인 만큼 아무래도 뭉쳐서 싸우는 게 안전하고 효율적이겠지.”
류민의 말에 모두가 주목했다.
“1, 2차 웨이브는 예고했던 대로 내가 거의 다 처치했다. 다만 3차 웨이브부터는 나서지 않고 너희에게 맡길 생각이다. 내가 이래 봬도 너희 몫을 빼앗을 정도로 인정머리가 없진 않거든.”
현실에서 이미 작전을 들었던 신도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가끔 위험해 보이는 몬스터들만 처리하면서 상황을 봐주겠다. 그러니 안심하고 기여도를 쌓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소멸당하고 말고는 너희에게 달렸어. 알겠나?”
“예!”
우렁찬 대답을 뒤로하고 류민이 휴식을 취했다.
아직 많은 웨이브가 남았지만, 동료들이 탈락할 위험은 없을 거다.
그만큼 재능도 있고 실력도 좋은 동료들이었으니.
“검은 낫님.”
그때 반가운 얼굴이 류민을 찾아왔다.
“빅터, 러셀, 소피아.”
연금술사인 빅터와 대장장이인 러셀이 류민을 찾았다.
빅터의 여동생인 소피아도 있었다.
“여긴 어쩐 일입니까?”
“새로 만든 포션을 드리려고요.”
“포션?”
빅터가 인벤토리에서 포션 한 다발을 꺼냈다.
“마스터 급이 되고 나서 만든 포션들이니 전에 드린 것보다 효능이 좋을 겁니다.”
스탯을 16씩 올려주는 상급 포션들이었다.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겠네요.”
“뭘요. 검은 낫님께서 구해주신 은혜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도움이죠. 후후.”
빅터가 웃었고 소피아도 류민을 호감과 존경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봤다.
오빠를 위기에서 구해줬으니 저런 눈빛을 보일 수밖에.
그때 러셀이 류민을 보더니 말했다.
“검은 낫님. 이제 보니 무기를 새로 바꾸셨군요? 잠깐 실례해도 될까요? 버프 걸어드리겠습니다.”
“좋죠.”
러셀이 무기와 갑옷 등에 손을 대며 버프를 걸었다.
생각을 읽어보니 고작 버프를 걸어주러 찾아온 모양이었다.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지…….’
새삼 이전 회차의 모습이 떠오른다.
수십 번의 회귀를 경험하며 혼자서 분투했던 자신의 모습이.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은 동료가 생겼어.’
류민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럼 줄 것도 다 줬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잠시만요. 이참에 사신교에도 가입하시죠?”
“사신교요?”
“허 교주.”
“예!”
허태석이 뛰어오자 류민이 웃으며 소개했다.
“날 도와줬던 지인분들이다. 사신교에 관해 설명해 주고 원한다면 가입을 도와드려라.”
“알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잠시 이쪽으로…….”
세 사람은 설명을 듣더니 흔쾌히 가입하겠다고 나섰다.
류민에게 좋은 감정만 있는 그들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로써 지인들 모두 사신교에 가입했군.’
이제 사신교라는 이유로 매 라운드 챙겨줄 수 있으리라.
* * *
트롤에 이어 블러드 오크, 골렘, 미노타우로스, 하이 오크까지.
다양한 몬스터들이 단계적으로 강화되면서 나타났지만, 플레이어들은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그들에겐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검은 낫이 있었으니까.
“쿠이이익!”
5라운드 보스로 나타났었던 하이 오크가 플레이어들의 단체 공격에 힘없이 쓰러졌다.
숱한 전투 경험을 치러온 마스터 급의 플레이어는 아무리 하이 오크라도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와! 드디어 10차 웨이브예요!”
“마지막은 어떤 웨이브일까?”
“검은 낫님은 아시는 거 있으세요?”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나서지 말라는 것뿐이다.”
신도들에게 간단하게 조언해 준 뒤 류민은 마지막 웨이브를 준비했다.
‘이제 서브 퀘스트를 달성할 준비를 해야지.’
9차 웨이브까지는 어찌어찌 공략했지만 10차 웨이브는 쉽게 깨기 힘들다.
아무리 류민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특별 보상으로 무적 스킬을 고른 거지.’
무적을 써야 할 정도로 강한 상대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위험한 것만큼은 확실했기에 예정대로 류민이 직접 나설 생각이다.
‘그런데 대천사는 나타나지 않을 셈인가?’
전투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감각을 넓히며 주변에 온 신경을 쏟은 류민이다.
그런데도 대천사는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분명 이대로 물러설 놈들이 아닌데…….’
아니면 이번 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작전이라도 짜고 있는 걸까?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처럼?
‘알 수 없는 노릇이군. 그렇다고 마지막까지 방심할 순 없지.’
10차 웨이브라도 확실하게 처리해서 서브 퀘스트를 달성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자신의 눈을 황급히 피하는 남자를 보았다.
‘뭐 하는 놈이지? 잠깐.’
딴청을 피우는 남자를 류민이 자세히 들여다봤다.
어딘가 눈에 익은 닉네임이다.
‘닉네임이…… 소소한 먹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