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264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264화
264. 16라운드 종료
데미엘은 눈앞의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바, 바루엘이 저렇게 허무하게……?’
성격은 지랄 맞지만 1품 전투 천사 중에서도 실력 좋기로 정평이 난 바루엘이다.
저렇게 맥없이 당할 위인이 아니다.
[모, 모두 공…….]데미엘은 순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뭔가가 앞을 지나가더니 시야가 반대로 돌아갔다.
뿌드득-
[1품 천사 ‘데미엘’을 처치하였습니다!] [스탯 포인트+10,876] [골드+108,760,768] [처치한 천사 수 : 4/100]목이 꺾인 사람은 비단 데미엘뿐만이 아니었다.
빠드득- 뿌드득- 뿌득-!
누구 하나 대처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천사들의 머리가 돌아갔다.
몇몇은 가슴팍에 어둠의 비수를 맞고 즉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 구의 시체가 바닥에 늘어졌다.
1품 전투 천사들의 허망한 죽음이었다.
‘빌어먹을 천사 새끼들.’
가면 속 류민은 분노에 차 있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민주리가 죽을 일은 없었다.
‘아니, 아직 늦지 않았어.’
류민은 인벤토리에서 생명의 포션을 꺼냈다.
죽은 플레이어를 부활시킬 수 있는 레전더리 포션.
다행히 하나가 수중에 있었다.
죽은 지 10분이 넘거나 시체가 30% 이상 훼손되면 부활시킬 수 없지만…….
‘다행히 민주리는 조건에 부합해.’
부활 가능성이 보이자 민주리의 시체를 무릎에 앉힌 뒤 시동어를 외웠다.
‘사용.’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꿰뚫렸던 심장과 갑옷이 거짓말처럼 복구되며 온기가 돌아왔다.
민주리의 눈썹이 움찔거리는 걸 확인한 류민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돌아온 그녀였다.
“으윽…….”
“정신이 드나?”
민주리가 눈을 뜨자 반가운 가면이 보인다.
“검은 낫…… 님?”
“다행히 멀쩡해 보이는군.”
“어, 언제 오셨어요?”
“조금 전에.”
정신이 멍했던 민주리는 주변을 돌아본 뒤에야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천사들은……!”
“걱정 마라. 내가 처리했으니.”
고개를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천사들의 시체가 보인다.
“휴우, 정말 다행이에요. 검은 낫 님이 제때 나타나셔서.”
“…….”
안도의 웃음을 짓는 민주리였지만 류민은 따라 웃을 수 없었다.
자신 때문에 6품 천사가 1품으로 바뀌었다.
원래는 이렇게 피해가 커질 일이 아니었다.
‘애당초 내가 섬에 있었으면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죽어버린 수많은 사신교 신도들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눈앞에 안겨 있는 민주리에게도.
“아.”
자신이 검은 낫의 품에 안겨 있다는 걸 깨달은 민주리가 당황하며 일어섰다.
“그, 그런데 전 어떻게 된 거죠? 분명 천사한테 찔린 기억이 있는데…….”
검이 관통했던 자리를 보니 상처는커녕 갑옷도 새것처럼 멀쩡했다.
“내가 부활시켰다.”
“네?”
“죽었던 너를 부활 포션으로 살렸지.”
“아…….”
그 말에 민주리는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이 죽은 줄도 몰랐는지.
“가, 감사합니다. 검은 낫 님. 제 목숨을 구해주셨어요.”
“뭘 이 정도 가지고.”
류민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야 한 트럭도 넘었기에.
하지만 민주리의 입장에선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으니.
“아, 검은 낫 님! 혹시 부활 포션이라는 거, 하나 더 가지고 계신가요?”
“왜 그러지?”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
그리 말하며 민주리가 어딘가로 시선을 준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알렉스의 시체가 있다.
“저분이 저를 지켜주시다가 당하셨거든요…….”
‘알렉스가 민주리를?’
누구의 도움도 없이 18라운드까지 살아남았던 알렉스가, 민주리를 구하려다가 죽었다.
전투 천사가 예정된 미래를 바꾼 셈이다.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살려주실 수 있을까요?”
류민도 그의 죽음을 방관할 생각이 없었다.
“생명의 포션은 더 이상 없다.”
“아…….”
“다만 살릴 수는 있지.”
대마도사는 이대로 잃기에 아까운 인재였으니까.
“크리시!”
자신의 부름에 크리스틴이 다가오자 알렉스를 가리켰다.
“이 자를 살릴 수 있나?”
“죄송해요. 부활 주문은 이미 써버려서…….”
류민은 그녀의 생각을 읽고 사실임을 알아냈다.
‘도로시를 살리는 데 사용했군.’
부활의 쿨타임은 60분.
죽은 지 10분 이내의 시체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
‘어쩌지? 아!’
류민의 눈동자가 빠르게 사람들을 훑었다.
그가 찾은 사람은 연금술사였다.
“빅터 님. 생명의 포션 가지고 계십니까? 살려야 할 사람이 있어서요.”
“마침 딱 하나 만들어 놓은 게 있습니다.”
“이 사람에게 써주실 수 있으실까요?”
“얼마든지요.”
빅터는 흔쾌히 류민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알렉스의 가슴팍에 사용하자 상처가 수복되고 정신을 차린다.
“으윽, 어, 어떻게 된 일이죠? 천사들은…….”
“검은 낫 님이 정리하셨습니다. 당신은 제가 포션으로 살렸고요.”
“아아…….”
알렉스가 멍하니 쳐다보더니 빅터와 류민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안도하는 알렉스를 보며 류민은 가면 속에서 미소 지었다.
이걸로 필요한 사람은 모두 살렸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더 많아.’
5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투 천사에게 당했다.
불과 몇 분 늦은 사이에 이런 사달이 벌어진 것이다.
어차피 절반은 소멸한다 해도 천사에게 죽는 꼴이 달갑게 느껴질 리 없었다.
[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시간 : 00:00:00] [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시간이 종료되자 예의 듣던 안내 천사의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되었네요. 이것으로 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어때요? 몬스터들은 잘 막으셨나요? 마지막 6차 소환 때 깜짝 게스트가 나타나서 많이들 놀라셨죠? 킥킥.]“전투 천사가 나타나는 줄 알고 있었어?”
“역시 안내역도 한패였구나.”
“퍽킹, 엔젤 비치!”
천사가 듣지 못하리라 여긴 사람들이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럴 만도 했다.
갑자기 나타난 전투 천사 때문에 수많은 사망자가 생겼으니.
[당황하실 거 없어요. 시스템한테 한두 번 당해보는 것도 아니고. 큭큭. 어디 얼마나 죽었나 볼까요? 음? 528명이라…… 6품 천사 상대로 생각보다 많이 살아남았네요?]6품이 아니라 1품이지만 천사에게 전송된 정보는 그게 아닌 모양이다.
[어쨌든 과반수가 살아남았으니 소멸의 시간을 가져야겠네요. 이번 라운드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1위가 나머지 순위를 정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1위가?”
사람들이 술렁이며 류민을 바라봤다.
이번에도 그가 1위를 차지할지 궁금하다는 얼굴로.
[그럼 1위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냐? 다름 아니라 천사들에게 가장 많은 대미지를 가한 사람이 1위가 되겠습니다.]“검은 낫 님이네, 그럼.”
“역시…….”
이제는 놀라울 것도 없다는 듯 사람들은 체념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다.
[16라운드에서 전투 천사에게 가장 많은 대미지를 가한 플레이어는 ‘검은 낫’입니다.] [플레이어 ‘검은 낫’에게 16라운드 순위 조정 권한이 주어집니다.] [1위는 검은 낫 본인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2위부터 288위까지 순서를 정해주십시오.] [2위와 3위까지는 특별 보상을 받게 되고, 나머지는 순위와 관계없이 동일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먼저 2위로 지정할 플레이어의 닉네임을 육성으로 불러주십시오.]또다시 막중한 책임을 진 류민이 닉네임을 불렀다.
“민주주의.”
[2위는 ‘민주주의’입니다.] [3위를 지정해 주십시오.]“크리시.”
2, 3위는 언제나 그렇듯 두 사람이었다.
둘은 중요한 위치이니만큼 다른 클래스보다 집중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었다.
파티의 기여도를 따지면 두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하고.
이후 4위부터 15위까지는 별다른 고민 없이 불렀다.
20라운드까지 이끌고 가야 할 자신의 세력들 위주로.
그중엔 알렉스와 도로시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작 자신들은 이렇게 일찍 불릴 줄 몰랐는지 놀란 얼굴이었지만.
‘나머지는 조용호의 용병들로 채워야겠군.’
16위부터는 용병들을 불렀고, 그 이후는 생각나는 대로 호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아우성을 쳤다.
“검은 낫 님! 제 닉네임 좀 불러주세요! 제발…….”
“제 닉네임은 ‘코볼트블루’입니다! 제발 한 번만 불러주세요……!”
마지막으로 갈수록 부탁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무릎까지 꿇고서 애원하는 신도들도 있었다.
하지만 류민은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닉네임을 불렀다.
‘나라고 달갑지만은 않아. 전부 내가 가입시킨 사신교 신도들이니.’
누군가가 붙으면 다른 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
티켓의 수는 한정적이었으니.
[288위를 지정해 주십시오.]“코볼트블루.”
“헉!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아아!”
“안 돼에에에에!”
“사,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이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버스는 만원이었다.
[결정되었군요. 그럼 288위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240명은 소멸시키도록 하겠습니다.]“아아아악!”
“살려줘!”
파스스스스-
씁쓸한 소멸의 시간이 지나간 후, 어김없이 보상의 시간이 다가왔다.
★ 16라운드 결과 집계 ★
[통합 구역 CA-EA001]└1위. 검은 낫 (Lv97 사신)
└2위. 민주주의 (Lv69 버퍼)
└3위. 크리시 (Lv69 프리스트)
[16라운드 클리어 보상으로 전원에게 경험치와 골드를 지급합니다.] [경험치+113.4%] [골드+1,000,000] [레벨이 올랐습니다!]류민의 레벨이 98까지 올랐다.
‘이제 한 번만 더 렙업하면 만렙이네.’
포인트를 쓰면 바로 만렙이 되겠지만 그건 류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만렙 때 생기는 무적 효과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으니까.
‘활용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만.’
[축하합니다! 해당 구역의 1등으로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현재 ‘검은 낫’ 님의 순위는 해당 구역 1위입니다.] [해당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무한의 재료 주머니’가 지급됩니다!] [해당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특별 보상 선택 상자’가 지급됩니다!]이번에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재료 주머니가 나왔다.
딱히 필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깝다.
무엇보다 뽑기로 처음 보는 재료가 나왔다는 점에서 마음에 걸린다.
‘이번에도 처음 보는 재료가 나올지도.’
나중에 집에 가서 써보기로 하고 특별 보상 선택 상자를 사용했다.
[다음 특별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보상을 터치해 주세요.]└ 1. 임시 스킬 – 지휘관 (17라운드 한정)
└ 2. 5,000,000 골드
└ 3. 17라운드에 대한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