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423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후일담 47화
47. 성장 시스템
류승호 성장 시스템은 말 그대로 류승호를 위한 시스템이었다.
한 아이가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지도하는 개념의 이 시스템은 태어날 때부터 적용이 됐다.
띠링!
[사용자에게서 불안이 감지됩니다.]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백색소음이 재생됩니다.]♬♪♬♩♬♬♬♪♬♩♬~
[곧 사용자가 잠들 시간입니다.] [원활한 수면을 위해 자장가가 재생됩니다.]♪♬♩♬~ ♪♬♩♬~
1개월부터 4개월 차까지는 아기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이로운 음악이 재생되었으며.
[이유식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이유식의 생김새가 흥미를 유발하는 모양으로 바뀝니다.]5개월 차부터 8개월 차까지는 이유식을 거르지 않고 잘 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도왔고.
[걸음마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사용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물건을 증강현실로 띄워 걸음마를 유도하겠습니다.]9개월 차엔 걸음마를 뗄 수 있게 보조했으며, 13개월 차엔 한글 프로그램을 시작해 빠르게 말을 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오직 승호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다름 아닌 창조의 권능으로.
‘원하던 시스템을 만들었으니, 창조의 권능은 이제 필요 없어.’
성장 시스템을 개발하자마자 류민은 가이아를 즉시 타르타로스로 돌려보냈다.
생존게임에서 열외된 시간만큼 고문 시간을 추가하라고 지시하며.
* * *
류민이 만든 시스템은 승호의 성장에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걸을 수 있었으며 누구보다 빠르게 한글과 영어, 숫자를 뗐다.
그러나 승호는 이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딱 한 번 어린이집 선생님께 시도해 보긴 했다.
“선생님. 제 앞에 이 글씨 보이세요?”
“무슨 소리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남한텐 안 보이는 건가?’
3살 류승호는 눈앞에 떠오른 글귀에 다시 시선을 옮겼다.
[대근육이 발달하였습니다.] [힘 Exp +1] [힘 Lv 1 -> Lv 2 Up] [육체 Lv 3 -> Lv 4 Up]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을 도와 무거운 짐을 옮겼더니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달리기하거나 운동할 때는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심폐 지구력이 발달하였습니다.] [체력 Exp +1] [체력 Lv 1 -> Lv 2 Up] [육체 Lv 4 -> Lv 5 Up]육체를 발달시키는 행동을 하면 그와 관련된 경험치가 올랐다.
경험치가 차면 스탯이란 게 올랐고.
필요 경험치는 메시지를 좀 더 뚫어져라 보면 알 수 있었다.
* 힘 2 (0/11,000)
* 민첩 1 (8,530/10,000)
* 체력 2 (0/11,000)
‘경험치를 채우면 레벨이 오르는 것 같은데…… 아빠한테 물어볼까? 이게 뭔지?’
승호는 곧장 생각을 철회했다.
‘아니야. 선생님도 메시지는 보지 못했잖아. 말해봤자 이상하게 생각하실 거야.’
그런 생각에 부모님께 툭 터놓고 말하지도 못했다.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자신이 보는 게 환각은 아닌지.
괜히 손가락질받을까 봐 말하지도 못한 채 혼자서만 꽁꽁 문제를 숨겨왔다.
하지만 7살이 된 지금은 털어놓을 때가 됐다.
옥상으로 갑자기 순간 이동된 기현상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아빠. 혹시…… 눈앞에 보이는 이 글자와 관계된 일이에요?”
아빠가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자신을 어떻게 옥상으로 불러낼 수 있었는지 설명하기 곤란해하고 계신 거다.
“후, 그래. 승호가 생각하는 게 맞아. 네가 보는 그 글자, 시스템과 관계가 없진 않지.”
“시스템이요…?”
“네가 그 글자를 보게 된 건 글을 읽을 수 있게 됐을 때부터지?”
류승호는 내심 놀랐다.
아빠가 그걸 어떻게 아셨지?
“실은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어.”
아버지 류민은 아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었다.
그간 말하지 못한 비밀을.
* * *
평범한 게 왜 최고라고 하셨는지, 어린 류승호는 알지 못했다.
솔직한 말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아빠가 최고라고 강조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
류승호는 왜 그런지 이해했다.
성장 시스템에 대해 모든 걸 들었으니까.
아빠가 어떤 일생을 살았는지, 그 끝에 무엇을 이룩했는지 또한.
‘18억 명이 생존게임에 끌려갔었다니. 확실히 누가 들으면 바보 같은 소리 말라고 소리쳤을 거야.’
비록 평행세계의 이야기였지만 말이 되는가?
천사에 의해 18억 명이 생존게임을 치렀고 그중 혼자서만 살아남은 아빠가 게임의 주최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갖은 고난을 겪으며 올라갔다는 이야기.
류승호도 그냥 들었으면 잘 지어냈다며 허구의 이야기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믿지 않을 수 없다.
‘아빠가 저렇게 날아오르고 계시는데 어떻게 안 믿어.’
눈앞에서 검은 날개를 펼치며 날아다니는 건 물론 허공에서 거대한 낫을 꺼내는 아빠.
그런 초월적인 능력을 봤는데 어찌 믿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로 아빠가 하늘을 날 수 있었다니… 이거 정말 굉장하잖아?’
그때부터였다.
승호가 아빠를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본 건.
만화에서나 보던 히어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으니 어찌 공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실제로 시간 날 때마다 사람들을 구하러 다닌다고 하셨으니, 존경심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그래서 매일 어딘가로 외출하셨던 거구나? 딱히 직업이 없으심에도.’
전혀 몰랐다.
아빠의 숨겨진 직업이 사람들을 구하는 히어로인 줄은.
그런 아빠가 류승호 성장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신을 위해 이런 수고를 해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했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됐다.
‘혹시 나도 아빠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런 기대를 하고 물었으나 아빠는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시스템의 능력에 대해선 차차 알게 될 거라고.
어쨌거나 승호는 기분이 좋았다.
둘만 아는 비밀이 생겼다는 사실에.
* * *
“승호야! 주말인데 피방 가자.”
“됐어. 나 오늘 공부할 거야.”
“야, 넌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하냐? 리프레쉬하는 시간은 있어야지!”
“그럴 시간이 어딨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운 마당에. 좋은 대학 가려면 죽기 살기로 공부해야지. 너도 마찬가지고.”
“야. 난 주말엔 쉬고 평일엔 진짜 빡세게 공부해!”
“알지. 그러니까 반에서 2등 하는 거고. 근데 언제까지 내 밑에 있을래?”
“아우 씨. 재수 없어.”
“맞말이라 반박 못 하죠?”
“아오… 한 대만 때리고 싶다.”
주먹을 부들부들 떠는 친구 한승훈이었으나 행동에 옮기진 못했다.
공부로나 힘으로나 류승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저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한 것처럼 체념할 뿐이었다.
“그럼 나 혼자 간다?”
“어. 게임 적당히 하고.”
“우리 엄마도 그렇게 잔소리는 안 해, 새꺄!”
피식 웃은 승호는 식당 밖으로 나오며 승훈과 헤어졌다.
다른 중학생 아이들처럼 주말에 PC방으로 향하는 친구였지만, 승호는 발길을 돌렸다.
그의 목적지는 집이었다.
‘집에서 공부해야지.’
그에겐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었으니까.
* * *
사각사각- 팔락.
올해로 중 3이 된 승호의 방엔 오직 문제지 푸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몰입으로 인해 전두엽이 발달하였습니다.] [정신력 Exp +3] [암기력 Exp +3] [통찰력 Exp +3] [정신력 Lv 44 -> Lv 45 Up] [지능 Lv 114 -> Lv 115 Up]‘또 레벨 올랐네.’
문제지 풀던 승호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요즘 승호는 한창 성장 시스템에 푹 빠져 있었다.
‘힘과 관련된 행동을 하면 힘이 오르고, 지능과 관련된 행동을 하면 지능이 올라.’
승호가 상태창을 열어봤다.
속으로 상태창이라 말하면 열 수 있다는 건 진즉에 파악한 상태다.
‘상태창.’
[ 종합 Lv 334 – 류승호 ]└육체 Lv 99 : 힘 37 민첩 30 체력 32
└지능 Lv 115 : 정신력 45 암기력 37 통찰력 33
└예술 Lv 20 : 음악 7 미술 7 필력 6
└매력 Lv 100 : 재력 11 화술 12 외모 77
* 잔여 포인트 경험치 : 0
[일일 퀘스트 : Lv 50 이상 잠금 해제] [주간 퀘스트 : Lv 100 이상 잠금 해제] [레벨이 보인다 : Lv 200 이상 잠금 해제] [??? : Lv 400 이상 잠금 해제]육체, 지능, 매력 등.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레벨이 높았다.
‘비록 예술 계통은 레벨이 떨어지지만 나중에 대학 가고 나서 올려도 되니까.’
자신의 레벨이 높다는 건 종합 레벨이 200을 넘어갔을 때 알 수 있었다.
[200 레벨 잠금 ‘레벨이 보인다’가 해제됩니다!] [이제부터 다른 사람의 레벨을 볼 수 있습니다.]이때 이후로 승호는 사람들의 머리맡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Lv 77. 안승현] [Lv 90. 조태식] [Lv 89. 최민준] [Lv 67. 한승아]친구들의 레벨과 이름이 보이는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 모두 100레벨을 넘지 못하잖아?’
그때 알게 되었다.
자신이 또래 아이들보다 얼마나 월등한지를.
반에서 2등인 친구 한승훈의 레벨이 그나마 가장 높았으나 200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 대부분이 200 언저리였다.
‘내 레벨이 이렇게나 높다니. 그럼, 어머니, 아버지는 얼마나 높으실까?’
승호는 그런 생각으로 부모님을 바라봤었다.
[Lv 301. 민주리]의외로 어머니의 레벨은 높지 않았지만.
‘헉!’
당시 아버지를 처음 본 승호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Lv 9,999,999,999. 류민]‘뭐야? 이 말도 안 되는 레벨은…? 100억 가까이 되잖아?’
이마저도 상한선이라 그런지 99억 이상 표시되지 않고 있었다.
레벨이 200이던 시절의 자신은 아버지를 보고 그렇게 놀랐었다.
300이 넘는 지금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아버지. 존경합니다.’
새삼 아버지의 레벨을 떠올리며 존경심을 표한 승호는 책을 덮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운동갈 시간이었다.
‘일일 퀘스트를 안 할 수야 없지.’
일일 퀘스트는 50레벨이 되었을 때 해제된 기능으로, 퀘스트를 깨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진행 중인 일일 퀘스트 목록]* 부모님께 아침 인사 하기 (2/2)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2,500 [완료!]
*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 (2/2)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2,500 [완료!]
* 같은 반 친구들에게 아는 척하기 (10/10)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5,000 [완료!]
* 독서 30분 하기 (1/1)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2,500 [완료!]
* 운동하기 (0/1)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5,000
* 밤 11시까지 너튜브 보지 않기 (0/1)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5,000
* 밤 11시까지 게임 하지 않기 (0/1)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5,000
* 밤 11시 전에 자기 (0/1) – 보상 : 포인트 경험치 5,000
이렇게 일일 퀘스트가 매일 갱신되고 보상으로 포인트 경험치가 주어진다.
포인트 경험치로는 원하는 스탯의 경험치를 올릴 수 있었고.
‘그동안의 포인트는 전부 육체 쪽에 투자했지.’
그렇기에 류승호는 웬만한 어른들보다 탄탄한 근육을 자랑했다.
복싱도 3년째 배우고 있어서 누구와 싸우더라도 겁나지 않았다.
물론 싸우려고 배운 게 아니라 육체 쪽 경험치가 월등히 올라서 배우고 있는 거지만.
‘웬만한 일일 퀘는 다 했어. 이제 운동하기만 하면 돼.’
승호는 씩 웃으며 복싱 도장으로 향했다.
얼른 레벨을 올리고 싶은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