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26
제125화
강설을 향해 뭔가가 달려오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온다! 온다고!”
전력으로 질주하는 토키였다.
진중했던 밤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다소 촐랑거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가벼운 모습이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 그의 뒤를 맹렬히 추격해오는 생명체가 무척 빠르고,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
그 흉악한 집게발도 집게발이었지만, 독이 뚝뚝 떨어지는 꼬리에 적중하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꼬치구이가 될 것처럼 보였다.
“미, 미리 말했던 대로 데려왔어!”
미리 말한 적 없었다.
– 들은 사람?
– 어… 일단 나는 못 들음.
– 나도.
강설은 황급히 소환술을 사용하려 했다.
후우웅…
푸시시시시…
‘빌어먹을!’
소환술이 마력만 빨아 먹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의 성자로 왔을 때는 이러지 않았었는데도. 미궁은 변덕쟁이인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휘리릭-!
[주술사 ‘화산의 쟈마드’와 밤까마귀 형상을 취합니다.]
[‘화산의 쟈마드’의 능력치를 흡수합니다.]
[직업 : 격투가 상태입니다.]
절기인 밤까마귀는 다른 고행 때와 같이 제대로 작용했다.
“비키세요!”
“으아아아아아!”
토키가 강설과 교차하며 나뒹굴었다.
그사이, 강설의 검은 주먹이 전갈의 머리 부분을 후려쳤다.
콰아아아앙-!
‘콰아앙?’
들려온 소리와 손에 전해지는 충격으로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강설이 황급히 몸을 피했다.
푸화아악-!
그가 있던 자리를 전갈의 꼬리가 휩쓸었다.
다행히도 강설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꼬리의 위력만큼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안… 깨졌어?”
단박에 머리를 부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전갈은 고개를 휘저을 뿐 별다른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
“머리는 안 돼! 꼬리랑 집게를 노려야 해!”
“토키?”
“하아아아아압!”
토키가 기합을 내지르며 정신을 못 차리는 전갈의 꼬리에 덤벼들었다.
[토키가 순수한 주먹을 사용합니다.]
[피해량의 20%가 고정 피해로 적용됩니다.]
콰아아앙-!
‘콰아앙?’
또 들려온 불안한 소리.
토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며 소리쳤다.
“꼬리는 아니야! 집게를 노려야 해!”
–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
– 토키도 잘 모르나 본뎈ㅋㅋㅋㅋㅋㅋㅋ
– 제대로 아는 게 없어 ㅋㅋㅋ
강설은 순식간에 전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덩치는 전갈에 비해 작았기에, 전갈은 그를 상대하는 데 고전을 겪고 있었다.
턱-
그가 전갈의 집게발 중 오른쪽 집게발을 잡았다.
“흐으읍….”
뿌가가가각….
그리고 최대한의 힘을 끌어내어 뒤로 잡아당겼다.
우지지지직!
키시이이이이이!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의 오른쪽 집게발이 파손되었습니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이 균형을 잡지 못합니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때, 강설의 옆에서도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아아압!”
우지지직…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의 왼쪽 집게발이 파손되었습니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이 무방비 상태에 빠집니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이 짧은 시간 최대 3배의 피해를 받습니다.]
“이때야! 밟아!”
토키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주려는 듯이 전갈의 빈틈을 파고들어 발로 껍질을 부쉈다.
“죽어! 죽어!”
– 교양 없어 ㅋㅋㅋ
– 혹시 토키 배우가 바뀌었나요?
– 지금 대역입니다. 이해하세요.
강설은 원래의 토키가 이런 모습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당황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원래부터 좀… 가벼워 보이는 성격이었지.’
이름하여 ‘꼴사나운 토키.’
그의 진짜 모습을 아는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저런 남사스러운 별칭으로 그를 부르곤 했다.
“뭐 하나! 안 밟고!”
“…예!”
강설도 그의 지시에 따라 괴로워하는 전갈의 몸통을 마구 부쉈다.
– 근묵자흑
– 안 돼, 저런 거 배우지 마!
콰지익! 콰지지직!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고 나서야, 전갈의 숨이 끊어졌다.
[붉은 사막 왕관 전갈을 처치했습니다.]
“허억… 허억… 수고했네. 멋진 호흡이었어.”
“…고생하셨습니다.”
– 어디 일당 나오셨어요? ㅋㅋㅋ
– 갑자기 구수해지네 ㅋㅋ
– 자! 요 앞에 대포집에 막걸리나 먹으러 가자고!
토키는 기쁜 듯이 말했다.
“이제부터 갈무리할 테니 잘 보고 배우게.”
“…예.”
그는 강설에게 차근차근 설명해가며 손칼로 부서진 전갈의 갑각 안의 살점들을 떠서 보관했다.
“우선은 이 정도만, 이놈은 조리를 거쳐도 쉽게 부패해서 오래 못 먹거든.”
이날을 기점으로 매일 사냥이 끝난 후, 강설과 토키는 밤에 불가에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흔히들 마물을 익혀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생각을 하지. 지금 이 자리에서 마물 요리의 권위자로서 얘기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네.”
“예. 그럼….”
“마물들은 각자 습성과 품고 있는 독기의 세기부터 그것이 집중된 부위 등….”
토키의 설명은 장황했다.
하지만 강설에게 최대한 풀어서 설명해주려는 듯 매우 친절하게 해설했다.
– …의외로 깊이가 있네?
– 당연히 헛소리를 늘어놓을 줄 알았는데…
– 놀랍게도 강의가 정상이잖아?
강설은 그의 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습득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시간은 흘러갔다.
* * *
– 저… 본 강의는 언제 들어가는 건가요?
– 어허! 지금 커리큘럼에 토를 다는 겁니까? 강의가 싫으세요?
– 네, 싫어요
– ㅎㅎ 저동
– 시청자 쭉 빠졌네 ㅋㅋㅋ 시청자들까지 인내의 고행을 겪는 건 에바잖아요…
– 놀라운 건 시간을 이렇게나 줬는데도 다들 스노우맨 점수 근처도 못 왔다.
– 왕년의 그는 대체…
– 300만 점의 굇수였던 내가 이곳에선 주방 막내?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매콤한 사막 두더지 찜이 완성되었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이 작용합니다.]
[좋은 향기가 납니다. 요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요리법입니다.]
[체력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영감이 깨어납니다.]
[새로운 식재를 접했을 시 조리법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요리 실력이 약간 늡니다.]
“…성공했습니다.”
“하하하! 확실히 재능이 있어! 이제 대강은 깨우쳤군.”
강설은 방금 자신이 만든 마물 요리를 토키와 함께 맛보았다.
스윽-
‘맛있어.’
마물 요리는 다른 요리법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제멋대로.
토키는 요리를 만들 때마다 손맛이라는 둥 요리사의 감이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그때그때 조리법을 달리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의 모든 요리가 맛있었다.
심지어 그의 요리를 먹고 단 한 번도 배탈이 난 적이 없을 정도로 토키는 마물의 부산물을 별거 아닌 듯이 다뤘다.
처음에는 그의 이런 기상천외한 요리법을 재능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강설도 감을 잡았다. 마물을 사냥할 때부터 군침이 돌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어떻게 요리할지도 곧장 떠올랐다.
강설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본 결과, 토키의 마물 요리법은 마물을 식량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정말 많은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대표적인 장점은 바로 식사 후에 발휘되었다.
달그락.
그릇을 다 비운 강설이 먼저 그것을 내려놓았다.
[훌륭한 식사를 했습니다.]
[마물 요리의 특수 효과가 발동합니다.]
[하루 동안 ‘모래 호흡’이 가능합니다.]
[영구적으로 무작위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영구적으로 체력이 1 상승합니다.]
바로 이것.
엄선된 재료를 사용하여 등급이 높은 요리를 먹어야만 발동하는 후속 효과들이 시도 때도 없이 발동했다.
마물 그 자체가 특수한 식재로 취급받는 것 같았다.
“그동안, 고생했네.”
“아닙니다.”
“요리로는 더는 가르칠 게 없어. 나머지는 숙련된다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을 터.”
강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터페이스의 재능 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
교육을 끝마쳤으니 분명히 요리가 마물 요리로 바뀌어야만 하는 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남았지!”
“…….”
– 아… ㅋㅋㅋㅋ
– ??? : 10년 더 내 밑에서 배우게!
– 끝난 줄 알았지?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바로 식재를 고르는 법이야.”
“식재를… 고르는 법?”
“그렇지. 젊은이도 알겠지만 모든 마물은 제각기 독성을 가지고 있지. 지금까지는 독을 잘 걷어내 인체가 견뎌낼 수 있는 정도로 만드는 게 주된 가르침이었지. 아주 훌륭하게 해내 주었어. 하나, 애초에 그런 조리 방법은 마물 요리법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해!”
“…네?”
“양념과 불, 심지어 그릇조차 없는 곳에서는 어떻게 할 텐가?”
“그야….”
“마물을 먹지 않을 거라는 약해빠진 소리는 하지 말게!”
– 그, 그렇게까지 먹어야 하는 거였어?
– 어째 점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데 ㅋㅋㅋㅋ
– 어떻게든 네가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마!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찌할 셈인가?”
“그대로… 먹어야겠죠?”
“바로 그거야!”
강설은 자신이 답해놓고도 어이가 없었다.
마물을 그냥 먹겠다니.
“인간의 몸은 가히 기적이라 할 수 있지. 아무리 독한 마물의 살점이라도 결국 적응하게 되면 조금 풍미가 짙은 고기일 뿐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고! 자, 오늘부터 몸을 적응시키겠네.”
달칵.
구릿한 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지난번에 사냥한 전갈의 살점이지. 숙성을 거치면 독성이 눈에 띄게 가라앉아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고. 마침 적절하게 됐군, 자! 준비됐나?”
“그게 준비가….”
“자네, 설마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는 건가?”
“…….”
“손톱만큼의 근성도 없이 마물 요리법을 내게 배울 생각이었던 건가? 근성 있는 놈이 반드시 1등은 못하더라도 근성 없는 놈은 반드시 꼴찌다!”
“…먹겠습니다.”
– 근묵자흑이랬잖아.
– 결국, 이렇게 되는군.
– 카베페네 배너 올라 올 준비해주세요.
꼴사나움 그 자체인 토키가 살점을 움켜쥐더니 기합을 내질렀다.
“신께서 우리를 굽어살피시기를. 하! 먼저 가 있겠네!”
헙.
토키의 입속으로 전갈의 살점이 들어갔다.
그리고.
툭.
토키가 그대로 기절했다.
– ??? : 먼저 가 있겠네!(지옥으로)
– 어? 자네 왜 강 너머에 있는 건가? 어서 이리 오게.
– 염라대왕 : 뭐? 그래서 뭐 때문에 죽었다고? 왜 대답을 못 해?
– 카베페네 배너 : 네? 지금 올라가라고요?
강설은 그의 코에 손을 대보고 손목에도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
숨도 쉬고 맥박도 잘 뛰었다.
그저 짜릿한 고통에 잠시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강설은 한숨을 크게 쉰 후, 토키를 따라 전갈의 살점을 먹었다.
[끔찍한 맛입니다.]
[전율합니다.]
[업적 ‘먹어서 응원하자’를 달성합니다.]
[칭호 「무모한 자」를 얻습니다.]
툭.
그리고 그대로 기절했다.
– 이야! 독하다 독해! 이래도 배워?
– 염라대왕 : 넌 또 뭐야? 아까 걔 친구야?
– 카베페네 배너 : 아니 왜 자꾸 두 번 올라가래?
– 미친 ㅋㅋㅋㅋㅋㅋ 사막보다 무서운 자 토키.
– 배고파 죽든 먹어서 죽든 매한가지라는 걸 보여주는 무서운 영상이군요.
– 지금까지 눈사람의 영상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다시 한 달여.
후룹.
[끔찍한 맛입니다.]
[하지만, 익히 경험했던 맛입니다.]
[색다른 풍미를 느낍니다.]
[영감이 깨어납니다.]
[새로운 조리법이 떠오릅니다.]
[요리 실력이 크게 늡니다.]
“드디어… 모든 전수를 끝마쳤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네.”
“…….”
강설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 마물 요리는 사드시지도 마세요, 제발!
그의 인터페이스에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재능 ‘요리’의 숨겨진 승급 절차 ‘마물 요리’를 끝마쳤습니다.]
[재능 ‘요리’가 ‘마물 요리’로 승급합니다.]
[마물의 부산물을 능숙하게 요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요리하는 마물의 독기가 현저하게 감소합니다.]
[요리의 새 지평을 경험했습니다.]
[요리 실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엄청난 요리를 만들 확률이 대폭 증가합니다.]
[요리의 질을 결정하는 식재의 영향이 줄어듭니다.]
[‘간 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식재를 더 쉽게 분류해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메시지.
[재능의 숨겨진 승급 절차를 완료했습니다.]
[최초로 재능을 희귀 재능으로 승급시켰습니다.]
[특수 업적 ‘노력도 재능이야’를 달성합니다.]
[특수 칭호 「난놈」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