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49
제148화
[휴식을 시작합니다.]
[거점 휴식이 시작됩니다.]
[휴식 9. 위기를 극복한 일리아]
휴식 9. ‘위기를 극복한 일리아’
대도시로 손꼽히는 일리아는 최근, 한 살인마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주변 도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리아의 소비는 크게 줄었고 세수 또한 타격을 받았다.
시민들은 도시의 장벽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보호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좌절했고, 도시의 실질적 지배자인 브리스핀 백작이 무능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었다.
하나, 브리스핀 백작의 현명하고 단호한 대처로 살인마를 궁지에 몰아넣었고 한 영민한 모험가의 활약으로 그 살인마를 끝끝내 쓰러트렸다.
위기는 곧 기회.
사람들은 브리스핀 백작의 업적을 찬양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탄생한 일리아의 영웅을 칭송하는 중이다.
도시는 현재, 축제 상태이다.
축제 상태의 도시는 축제 기간 숙소의 피로 회복률이 상승하며 물가는 낮아지고 시민들의 호감도 획득이 수월해진다.
모험가들은 이곳 혹은 다른 휴식 지역에서 휴식과 수련을 충분히 마치고 다음 모험을 준비해야 한다.
목표 : 휴식과 정비.
목표 달성 실패 시 피곤합니다.
현재 남은 시간 「약 30일」
“하하하하! 이거 성대하게도 부숴놨군!”
“자재 쪽은 해결됐어?”
“영주님께서 지원해주셔서 그쪽은 괜찮을 것 같아.”
“한 보름은 죽어라 일해야겠군.”
도시 전체에 활기가 돌았다.
단순히 도시에 드리운 암운이 거두어졌다는 이유로 이런 축제가 벌어진다는 게 전이자들에겐 낯선 장면이었지만 시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축제를 즐겼다.
왁자지껄한 도시 분위기답게 협회 커뮤니티도 평소보다 더 활기찼다.
(New)[‘불바다’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이 시각 제일 불쌍한 놈.]
난생처음 본 돌발 모험 메시지에 신나서 장벽 너머로 뛰어갔다가 목 날아간 놈 ㅋㅋㅋㅋ
– ㄹㅇ 똥인지 된장인지는 보기만 해도 알아야 하지 않나?
– 찍어 먹다가 죽었어 ㅋㅋㅋ
– 윽, 똥이었네?
(New)[‘여심서리꾼’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근데 솔직히 양심이 있으면]
장벽 너머에서 덜덜 떨던 놈들은 비웃지 말자 ㅋㅋㅋ ㄹㅇ 개 추했는데
–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까지 말리던 사람들이었음 ㅋㅋㅋ 이쪽 보면 어떡하냐고
– 그런 사람이 있다고? ㅎㅎ;;
– 그, 그러게? ㅎㅎ;;
(New)[‘힐통령힐러리’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글고 죄송한데 장벽 너머에서 옹기종기 뭉쳐서 숨어계셨던 분들…]
복구 작업하시는 분들이 그 자리에 쉰내가 진동한다고 뭐라 하시던데요? 혹시 지리셨나요?
– 내가 봤음, 누구 갑주 타고 뭐 흐르던 거.
– 솔직히 그 자리에 있었으면 지리는 거 ㅇㅈ
– 공포영화 혼자 보는 것보다 훨씬 무서웠음; 지려도 인정해 줘야 함ㅋㅋㅋㅋ 난 솔직히 살짝 지렸어.
– 인정은 무슨ㅋㅋㅋ 그냥 오줌싸개지.
– 니는 그 자리에 있었으면 바로 똥 지렸어 ㅋㅋ 직접 안 봤다고 개 까부넼ㅋㅋ
– ㄹㅇ 커뮤니티에서는 지들이 고행자야 아주. 막상 그 자리에 있었으면 바지 불룩해져서 바로 배기바지 될 새끼들이
– 그 상태로 랩하면 바로 그래미 노미네이트.
– 여러분 진정하세요! 이성을 찾으세요!
– 저 새끼가 나보고 오줌싸개라잖아!
– 내가 지금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우리 지금 누가 똥쌌녜 오줌쌌녜로 얘기하고 있는 거 맞지?
– 역시, 이 시대 지성인들의 대화답군요.
– 누군가 판데아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파묻어 협회 커뮤니티를 보게 하라.
– 그 앞에… 그저 어둠만이 보이는군요…
(New)[‘버럭버럭오바마’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지금 일리아 사람들이 고행자 어떻게 부르는 지 앎?]
시계탑의 영웅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 시발 난 종소리를 몰고 다니는 남자까지 들어봤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앜ㅋㅋㅋㅋㅋ 배 째졐ㅋㅋㅋㅋ 그만 웃곀ㅋㅋㅋㅋ
– 고행자가 직접 저 소리 들었으면 바로 시계탑에서 뛰어내렸을 듯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근데 왜 눈에서 눈물이 나지? …너무 웃어서 그런가?
– 사실… 시계탑의 영웅 좀 간지나서 숙소 거울 앞에서 내 닉네임 붙여서 소리 내 봄 ㅋㅋㅋㅋㅋ
– 나는 종소리를 몰고 다니는 XXX라고 ㅋㅋㅋ
– 우리끼리라도 불러줄까?
– 그래, 니 닉네임 뭐냐?
– 나 겐지스호떡.
– 나는 오이넣지말라고.
– …존나 길게 지었네. 우리 그냥 부르지 말자.
– 하아… 쓰읍… 세상이 쓰다, 시팔.
(New)[‘수달이가또’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시벌 도시 사람들 다 고행자 얘기다. 인기 부럽다… 여자친구도 있겠지?]
그 같이 다니던 순례자랑 사귀는 사인가?
– ㄴㄴ 요전번에 보니까 그 궁수랑 더 붙어다니던데.
– 궁수도 존나 세 보이던데…
– 솔직히 고행자가 뭐 잘났다고 그리…
– 야 ㅋㅋㅋ 이 새끼들 봐라, 흑기사 잡았다고 인마들아. 니들 흑기사 이길 수 있음?
– 나는 바로 5초 컷이지 ㅋㅋ
– 너 강하구나? 5초나 버티다니;;
– 근데 그 스킬 뭐임? 보니까 자기 소환수로 투포환 하던데
– 제구도 개 쩔었음 ㄹㅇ
(New)[‘방귀중장뿡뿡이’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님들은 보상 뭐 떴음?]
나 은화 1개 ㅋㅋㅋ
– 나는 포션 1개 ㅋㅋㅋ
– 와ㅋㅋㅋ 다들 보상 박살났네.
– 고행자는 백작한테 직접 받겠지? 백작이 뭐 줄까?
– 백작 : 보상은 바로 나…
– 그거 흉물이네, 보상으로 흉물이 떠버렸어.
– 근데 그래서 고행자 닉넴이 뭐냐?
– 모른대.
– 모른대가 닉넴임?
– 아니, 진짜 모른다고.
– 쌍팔년도 아이돌도 아니고 닉넴을 왜 알 수가 없냐고 ㅋㅋㅋ 신비주의 오지네.
–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고행자라고 부르잖아.
– 그래도 시계탑의 영웅보다는 낫지. 어우 씨 방금 불러봤는데 부르는 사람도 괴로워서 자결 마려운 닉네임이네 ㅋㅋㅋ
차멜리와 강설, 그리고 이번에는 필리아까지. 이들은 지금 브리스핀 백작의 고풍스러운 별장에 와 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듣도 보도 못한 차가 놓여 있었다.
차멜리가 먼저 차를 음미한 후 입을 열었다.
“향이 심심하네요. 북방에서 온 건가요?”
“그 심심한 게 북방의 매력이지. 동토를 어떻게든 뚫고 나와 생명을 꽃피우는 생명력이라면 향 정도는 조금 심심해도 괜찮으니까.”
“역시… 귀한 차였군요. 대접이 과하세요.”
“고작해야 풀 씻은 물이 무에 그리 대단하다고…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마신다면 그냥 약수와 다를 바 없지. 그런데….”
브리스핀 백작이 강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네는, 차를 즐기지 않는 건가? 저번이야 대접이 미흡했다고 치더라도 이번엔 나름의 고심을 거듭해 준비한 차이거늘 입에도 대지 않을 줄이야…. 뭔가 마음에 들지 않나?”
사실, 귀족이 준비한 다과를 거부하는 것부터가 글러 먹은 예절이긴 했지만, 강설은 그래도 최대한 예의 바르게 사양했다.
“차에는 소양이 없어 그렇습니다.”
“하하… 뭐, 귀족들의 고리타분한 취미긴 하지. 아무튼, 이 별장에 귀빈들을 모시게 돼서 기분이 흡족하구려.”
백작이 차멜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에, 차멜리가 겸양을 떨었다.
이런 예의 차리는 일은 보통 그녀가 맡는 게 옳았다.
“귀빈이라뇨, 당치도….”
“아니, 일리아에 아주 큰일을 해주었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 흑기사는 판데아에 해악이 되는 존재, 바라노아는 언제라도 판데아의 정의를 위해 검을 뽑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성국의 은혜가 네베니아까지 닿으니 찬미로 보답할 따름이오. 몇 가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을 이곳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소.”
“물론이죠.”
브리스핀은 차멜리와 강설을 흘깃하며 말했다.
“이번 일리아 도시 봉쇄령에 따른 피해에 관한 것부터 정리하도록 하지.”
“네. 저희 교구는….”
“말을 잘 골라야 할 것이오. 함부로 내뱉었다간, 주워 담을 수도 없을 테니.”
“……피해가 큰가요?”
“전손 피해만 해도 상당하지. 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주니 인력 문제야 그렇다 쳐도 자재 공급과 여러 문제가 있어서….”
차멜리는 울상이 되었다.
건물을 부순 건 흑기사인데 자신들의 교구가 그것을 다 물어줘야 하는 게 억울한 듯 보였다.
“하나, 그 부분에서 발생한 비용은 받지 않을 생각이오.”
“그, 그게 정말인가요?”
차멜리의 눈이 화등잔만 해져서 벌떡 일어섰다.
“나도 염치를 알고 은혜를 아는 자요. 그런 지원은 내게 불명예나 다름없소.”
“…하해와 같은 배려에 바라노아를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단, 그렇다고 피해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니 내가 지원을 하더라도 시민들이 불만을 품을 수는 있겠지.”
강설 일행은 눈빛을 교환했다.
차멜리가 침을 삼키며 물었다.
“원하시는 조건이 있으신 거군요.”
“말이 통하는군.”
“어떤….”
“하하… 그래서 말인데… 이 얘기와 얽혀있는 문제부터 해결하려 하오.”
“얽혀있는 문제?”
스윽…
브리스핀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강설을 쳐다보았다.
“스노우맨이라고 했던가?”
“맞습니다.”
“흑기사를 처치해주면, 이 브리스핀이 그에 견줄 보상을 하기로 선포했지. 기억하는가?”
“예, 기억합니다.”
“따로 원하는 게 있는가?”
강설의 무덤덤한 눈앞에 선택지가 우르르 떠올랐다.
[브리스핀 백작이 흑기사 격퇴의 보상으로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습니다. 대답을 신중히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1. 제가 감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대가로 사적인 이득을 바랄 수야 있겠습니까? 그저 백작님의 현명한 통치를 위해 나섰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2. 시민들을 위해 나선 결과가 어찌 제 사욕으로 귀결되겠습니까?
3. 주시는 대로 받겠습니다.
4. 검을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
‘위선적인 선택지들이 한가득이네.’
대체로 귀족들을 상대할 때는 저런 선택지들이 뜨곤 했다.
돌리고 돌려서 말하든가 2, 3번 권했을 때야 비로소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귀족의 호감도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강설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애초에, 일리아는 곧 떠날 생각이니까.’
이곳에 머물 만한 이유가 되어줄 모험이 딱히 보이지 않았다. 강설은 흑기사의 일만 마무리되면 이곳을 떠날 계획이었다.
무릇, 사표를 가슴에 품은 사원이 가장 파격적인 행동을 하듯이 강설 또한 거침없이 바라는 바를 얘기했다.
“실력 좋은 장인을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호오… 그런 쪽에 관심이 있었나? 일리아에도 그런 장인들이라면 제법 있네만?”
“제가 원하는 장인은 아마도 백작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장인들이랑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런가? 뭐가 다른지 말을 해준다면 내 힘써보지.”
통…
조금 크기가 있는 병이 탁자 위에 올라왔다. 병 안에 든 검은 물체가 소리를 질렀다.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네 정신을 잘근잘근….】
강설이 병을 찰싹 후려쳤다.
퉁.
【하지 마! 달래지 마!】
차멜리와 필리아, 그리고 브리스핀의 표정이 한순간에 험악해졌다.
“이건….”
“맙소사….”
“이거 혹시….”
강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흑기사를 조종하던 마령, 비탄이죠.”
“이런 건 다, 당장 불태워야….”
“지금 정화 의식을 준비할게요!”
비탄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나 조용히 있을게! 가만히 있을게! 나 지금부터 가만히 있는다!】
브리스핀이 물었다.
“혹시, 비탄을 완전하게 소멸시켜줄 장인을 찾는 건가?”
강설이 고개를 저었다.
“이 녀석을 써먹을 수 있게 해줄 장인을 찾는 겁니다.”
“허허… 허무맹랑하군. 또 하나의 흑기사가 되려는 건가?”
“너, 너무 위험해요!”
스윽…
강설이 자신이 차고 있는 2개의 반지를 보여주었다.
“이건… 그렇군, 미궁의 증표인가?”
“제가 고행자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전이자들이 그렇게 떠들어대니 내 귀까지 안 들어오는 게 이상한 거지. 이 증표는….”
“흉물의 힘을 무효화 합니다.”
“이럴 수가… 그렇군, 그래서 저 비탄을 노리는 거였군.”
브리스핀이 잠시 고심하다가 답을 내놓았다.
“자네의 부탁에 맞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다룰 만한 장인을 한 명 알고 있네.”
“그게 정말입니까?”
솔직히, 강설은 이렇게 바로 적임자를 찾게 될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만일 브리스핀이 소개해 줄 장인을 찾지 못하면 적당한 다른 보상을 생각해두었는데 기대 이상의 일이 벌어졌다.
브리스핀이 검지로 이마를 툭툭 두들겼다.
“끄응… 근데 그 늙은이가 선뜻 나설지는 모르겠네.”
“괜찮습니다. 일단 시도라도 해보겠습니다.”
“좋네, 그럼 그 장인을 소개해주지. 단… 조건이 있네. 이 조건을 수락하면 아까 언급했듯 도시 복구비용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고, 장인에게 추천장도 써주지.”
강설은 브리스핀이 일부러 조건을 수락할 수밖에 없게 하기 위해 이야기를 질질 끌었다는 것을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다.
‘별거 아니어야 할 텐데….’
브리스핀이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이 브리스핀이 자네의 후견인이 되고 싶네.”
“예?”
풉-!
차멜리가 짤막하게 머금었던 차를 내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