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51
제150화
프래넌은 괴짜가 분명했다.
“여기서는 작업이 어려울 거야. 이 집은 골치 아픈 일들을 피해 쉬러 온 곳이니까.”
“네?”
“팀브리안으로 간다고 했지? 마침 거기 내 별장이 있으니까, 같이 가자고.”
– ???
– 저기요?
“뭐 해? 안 움직이고?”
그는 이렇게 말하며 간단하게 짐을 꾸렸다.
“나 없는 동안 집 잘 지키고 있어라, 이놈아.”
“예, 나리.”
“창고에 거미줄도 좀 걷어놓고!”
“거미는 해롭지 않은데요….”
“네 나태는 해롭다, 욘석아! 아무튼… 내 다녀오마!”
“조심히 다녀 오세요.”
– 와이프가 친정에 갔네요…
– 방금 쟤 탭댄스 추면서 들어간 거 같은데?
– 거미줄은 결국 걷히지 않을 듯 ㅋㅋ
하인과의 정감 넘치는 대화를 끝으로 프래넌이 강설 일행에 합류했다.
강설 일행은 달빛도 겨우 드는 숲길에서 마차를 몰아야 했다.
밤인 와중에도 이들이 잠을 자지 않고 길을 서두르는 이유는 프래넌 때문이었다.
“뭣 하러 자고 가? 시간 많아?”
[프래넌의 밤눈이가 작동 중입니다.]
[주변이 환하게 빛납니다.]
[마수의 주의를 끌 수 있습니다.]
프래넌의 밤눈이.
평범한 등불에 마법 수식이 잔뜩 그려져 있는 모양새.
그 성능은 굉장했다.
“…대낮같이 환해졌네요?”
“그렇지? 옛날에 만들어둔 건데 왕실에 조금 납품하고 치워버렸어. 들어간 수고에 비해 이문도 안 남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효과보다 더 커서 말이야.”
“마수들을 끌어들이는 거 말인가요?”
“그래, 그래도 이 부근은 내가 주기적으로 청소해 놓는 편이니, 뭐 그렇게 걱정할 건 없어.”
강설은 브리스핀 백작에게서 프래넌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느껴지는 프래넌의 성격과 브리스핀의 성격이 크게 일치하는 부분이 딱히 없었다.
‘그래도 성위의 마법사였다고 하니….’
성위의 마법사. 조디악의 12마탑.
그리고 각 마탑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마탑주.
판데아의 원주민들에게 마탑에서 탑주 다음가는 실력자는 누구인가 묻는다면 모두 각 탑의 ‘성위의 마법사’를 꼽을 것이다.
성위의 마법사는 말하자면 마탑이 자랑하는 소수 정예인 장로 집단이었다.
‘당대의 성위의 마법사가 어느 정도 수준이려나….’
조디악을 창시한 건 강설의 서리 대공이었지만, 정작 창설만 했을 뿐 조디악을 위해 뭔가를 하진 않았었다.
성위의 마법사라는 둥 작은 별이라는 둥 뭔지 모를 직함들은 전부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들이다.
강설은 은근슬쩍 눈치를 살피며 프래넌을 떠보았다.
“프래넌 님께서는 과거에 어떤 책무를….”
“아, 내 얘기를 브리스핀에게 듣지 못한 건가?”
“성위를 지내셨다는 것 정도만 전해 들었습니다.”
“흐으음… 그랬지, 근데 그것도 꽤 된 일이라.”
이렇게 답하고 다시 침묵.
프래넌은 그대로 술기운을 못 이기고 잠이 들었다.
“음냐… 음냐….”
이후로 대략 1시간 정도가 흐른 후, 프래넌이 잠에서 깨어났다.
“이제야 정신이 좀 드는군. 좋은 아침이야.”
“아직 밤입니다, 프래넌 님.”
“큭큭… 늘어지게 잤는데도 시간이 더럽게도 안 가는군. 시간은 왜 마법으로 휘두를 수 없는 걸까? 참 세상이 심심하단 말이지. 아, 아까 잠들기 전 대화나 계속하지. 내 정보가 필요하지?”
“…네?”
“그렇잖아, 그 영주 놈에게서 제대로 내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귀찮은 일은 전부 나에게 떠넘겼군, 그 녀석….”
“프래넌 님과 브리스핀 백작님은 어떻게 알게 된 사이십니까?”
“음? 그놈 애비가 나랑 친구였어. 애비는 아주 걸출한 놈이었지. 뭐, 진작에 흙이 되었지만.”
“그랬었군요.”
“그래, 아무튼 가는 길에 심심하니 내 얘기를 좀 해주지. 흠흠….”
프래넌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눈을 천장으로 향하며 과거를 상기했다.
“내가 몸담았던 곳은 천칭자리였지. 혹시 천칭자리의 특징을 알고 있나?”
“전투형 마법보다는 보조형 마법을 주로 연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이자라고 했지?”
“예.”
“흐음… 전이자들은 잘 모르는 사실인데 어떻게 알았지? 아무튼, 나는 그곳에서 수학했어. 덕분에 남들 펑펑 터트리고 콰쾅 하면서 산 무너트릴 때 조용히 실내에서 내 학문에만 열중했지. 내 전공은 마법 부여야.”
마법 부여.
인챈트라고도 알려진 이 작업은 해당 분야의 깊이와는 상관없이 배우는 이들이 극히 적었다.
학문의 난이도도 상당했고 경지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다른 학파와는 달리 전능한 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프래넌을 소개해 준 거였군.’
내심 짐작은 하고 있었다.
마법사 출신이 비탄을 다루도록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장인이라니?
만일 그게 정말이라면 프래넌이란 사람은 아마도 천칭자리의 마법사가 분명하다고 여겼었다. 프래넌이 말했다.
“혹시라도 전문분야를 선택해야 될 때가 온다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안 그럼 나처럼 평생을 연구실에서 썩을 수도 있으니까.”
그밖에도 프래넌의 무용담과 더불어 진행했던 연구들 이야기를 한참이나 듣던 그들.
그러던 와중, 차멜리가 물었다.
“조디악은 어떤 곳인가요?”
교구장쯤이나 돼서 조디악에 대해 아예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단지, 조디악이 워낙에 신비로운 조직이었고 그곳의 높은 위치까지 도달했던 인물이 곁에 있으니 물어본 것이라 추측되었다.
“큭큭… 음? 조디악? 아아, 그러니까 그게… 음… 그렇게 아름다운 조직은 아니… 지?”
“네?”
“가뜩이나 권위가 넘치는 마탑을 한데 묶어놓은 집단이니 얼마나 권위가 넘치시겠어? 분위기도 딱딱하고 말이야… 개인적으로는 조디악 이전 시절도 나쁘지 않았다고 봐.”
“아… 예…, 그래도 서리 대공께서 이룩한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데….”
차멜리의 말에 프래넌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서리 대공인지 뭔지 그 자식… 똥만 거하게 싸지르고 튀면 뭐 전설적인 존재로 남기라도 할 줄 알았나?”
전설적인 존재로 남았다.
똥만 거하게 싸질렀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마법을 수학하는 이들 사이에서 서리 대공은 전설적인 존재였다.
“그렇게… 남긴 했잖아요?”
“스읍….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제길… 그리고 그래서 더 열 받아. 그놈 때문에 마법사들은 벽을 느껴버렸거든. 그리고 그놈이 만든 조디악은 말이지, 참 신기한 단체야. 어이, 수녀님. 판데아에서 마법사들이 어떤 존재인지 아나?”
“네, 순혈 마법사들은… 조금 골치가 아픈 편이긴 하죠.”
“마법사란 놈들은 모두 선민의식이 효율 좋게, 기본으로 탑재된 녀석들이지. 놈들은 일반적인 원주민이 아니야. 명백한 판데아의 상류층이지.”
차멜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그게 최근에는 조금 위태롭지 않나요?”
“크큭… 수녀님도 소식은 좀 빠른 편이군. 맞아, 전이자 때문이지 뭐겠어. 어이, 너! 마법의 3요소가 뭐라고 생각하나?”
프래넌은 강설이 전이자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었다.
그래서 방금 화제를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 강설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마력, 지혜, 지식입니다.”
“…어? 전이자라고 하지 않았어?”
“전이자입니다.”
“근데 생각보다는 맹탕이 아니네? 뭐, 그러니까 이런 허무맹랑한 일을 맡긴 거겠지. 아무튼, 전이자들은 쉽게 뭔가를 터득하곤 하지. 다만 놈들은 지식의 깊이가 매우 얕아. 마탑은 사실 학회의 역할도 겸하고 있기에 산더미처럼 불어난 양산형 마법사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지 손에서 불이 나가는데 왜 불이 나가는지도 모르는 놈들을 자신들과 동등한 존재로 대우해주기는 조금 아니꼽긴 할 거 아니야?”
“…틀린 말은 아니긴 하죠.”
“그들은 마법은 단순히 현상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지식까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
차멜리는 최근 들려온 소식을 이 얘기에 보탰다.
“그래도… 나름 상생안을 마련한 것 같던데요?”
“아, 그거? 그렇지.”
강설도 전해 들은 그 소식.
“실력 있는 전이자들을 마탑의 수련생으로 끌어들이는 거. 뭐 서로 이득이긴 할 거야. 전이자들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그리고 마탑은 마법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고 세력 또한 키울 수 있으니까. 그리고 말하는 중에 미안한데….”
프래넌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여기서 좀 쉬다 가지. 배고파.”
따악-!
프래넌이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튕기자, 신기하게도 마차가 멈췄다.
강설이 창밖을 내다보니 바닥에 거대한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프래넌의 마법 부여 : 안식처가 발동합니다.]
[범위 내의 종속된 생명이 편안함을 느끼고 휴식을 취합니다.]
[범위 내의 모든 회복 속도가 20% 상승합니다.]
지이이이잉…
* * *
마차가 멈춘 지도 시간이 좀 지났다.
차멜리가 강설의 옆에 쪼르르 다가와 풀죽은 듯 말했다.
“죄송해요… 건식은 싫다고 하셔서….”
“괜찮습니다. 저도 말린 음식은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 그렇군. 오늘의 짜파게티 요리사는 이 몸인가.
– 순례자 새끼들 어떻게 아무도 요리를 못해 ㅋㅋㅋ
– 이 새끼들 오늘 다 뒤졌다 ㅋㅋ 마물 요리 맛 좀 봐라
강설은 한동안 커다란 웍에 뭔가를 잔뜩 때려 넣은 후 복닥거렸다.
치이이이…
“킁킁… 어이, 냄새는 제법인데?”
프래넌이 안주도 없이 술을 홀짝이다가 강설의 요리 냄새가 풍겨오자 코를 벌름거렸다.
“정말이에요… 냄새가 꼭….”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양념된 톤트리오 갈비가 완성되었습니다.]
[좋은 향기가 납니다. 요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영감이 깨어납니다.]
[새로운 식재를 접했을 시 조리법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요리 실력이 약간 늡니다.]
강설은 그것을 퍼 담아, 순례자들과 프래넌이 있는 곳으로 가지고 갔다.
“어디….”
“저도….”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기를 본인의 접시로 가지고 갔다.
그리고.
“음? 이거….”
“뭐야, 맛이?”
“맛있는데?”
“아니,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어, 엄청 맛있는데?”
강설은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접시에 고기를 떠 갔다.
‘고행의 미궁 사막에서 사냥했던 톤트리오 갈비가 조금 남아서 다행이네.’
강설은 프래넌과 눈이 마주쳤다.
“대단한 실력인데… 상주 요리사도 이만한 맛은 좀처럼 내기 힘들었는데. 요리를 원래 했었나?”
“취미로 종종 합니다.”
“하하! 나랑 잘 맞겠어! 근데 이거 처음 느끼는 식감인데 꼭 이게 돼지고기도 아닌 것이 닭고기도 아닌 것이….”
그럴 것이다.
돼지와 닭의 중간 선상에 있는 마수의 고기였으니까.
“톤트리오의 고기니까요?”
툭. 투욱.
강설의 말에 순례자들이 기겁하며 바닥에 씹던 고기를 뱉어냈다.
“에퉤퉤퉷!”
“우웨에에엑!”
“뱉어! 중독된다!”
“형제님, 어째서….”
순례자들이 강설의 행동에 의문을 품고 경계했으나, 이내 프래넌의 말에 의해 누그러졌다.
“그만, 독은 없는 것 같으니.”
“저, 정말입니까?”
“그래, 톤트리오라면 연구 때문에 몇 번 손대봤는데 만일 여기에 독기가 남아있었다면 냄새만 맡아도 코가 얼얼해졌을 거야.”
“어… 그러면?”
“먹어도 괜찮을 거야, 그렇지?”
강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파묻고 마물 요리를 마음껏 즐겼다.
[훌륭한 식사를 했습니다.]
[마물 요리의 특수 효과가 발동합니다.]
[하루 동안 ‘끈질긴 체력’이 적용됩니다.]
마수에 대한 거부감은, 그 안에 품은 독기 때문도 있었지만 실은 그 혐오감이 생기는 그 외모도 한몫했다.
톤트리오는 돼지 닭.
생김새도 볼품없었다.
– 톤트리오 어디 보자… 으웩… 뭐가 이렇게 커?
– 큰 닭이면 먹을 만한데?
– 존나 큰 닭임, 벼슬이 시발 지붕만 함.
– 아, 이해했습니다. 지옥의 식재료였군요.
프래넌이 강설을 보며 말했다.
“…재밌는 재주군. 이런 훌륭한 식사를 대접받았으니 나도 어른인 이상 보답을 해야겠지. 최근, 경지에 막힌 부분이 있나?”
강설이 그 말에 물었다.
“예?”
“얼른, 난 제자를 들인 적이 없어. 내게 가르침을 받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니까 기회를 놓치지 마. 최근 경지 중, 막힌 부분이 있을까?”
“막히는 부분이라… 아, 있습니다.”
“뭔가?”
꿀럭… 꿀럭…
[지속 : 끈적한 어둠(복합)이 발동합니다.]
강설의 근심이 된 이 힘.
시초의 피와 그림자의 힘이 결합한 이 능력은 다소 애매한 성능을 보이고 있었다.
‘관련 능력도 파생되지 않고 말이야. 이렇게 사용하는 게 아닌가?’
끈적거리는 것 외에 다른 효과가 없으니 능력 점수를 땅에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흐음… 이것저것 집어 먹었군, 전이자다운 힘이네. 굉장히 독특한 힘이긴 한데, 효율은 개판이군. 이걸 전투에 사용한 적이 있나?”
“있기는 한데, 성능이 아쉬웠습니다.”
“그럴 만하지. 이거, 직접적으로 전투에 활용하는 성질의 힘은 아닌 것 같거든.”
“…네?”
“아무래도, 창조 쪽 권능인 것 같은데?”
프래넌의 말에, 강설의 머리에 종이 울린 것처럼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맞아! 왜 그 생각을 여태 못 하고 있었지? 이러면… 간단하잖아?’
멀리서 보이는 것들이 가까이서는 보이지 않을 때도 있는 법. 자신이 늘 정답이라 생각했기에 벌어진 실수였다.
창조의 권능.
골렘이나 혹은 키메라, 또는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권능.
간단하게 설명해 무생물에 직접 이지를 불어넣어 술자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하는 권능이었다.
“그래, 그런 쪽으로 사용해 본 적 있나?”
“아,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래? 더 알려 줄 건….”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나는 이만 자겠네.”
강설의 매몰차다고 할 만큼 즉각적인 거절에, 주변의 모두가 당황했다. 특히 심통이 난 프래넌은 마음속으로 그를 비웃으며 잠자리로 파고들었다.
‘멍청한 놈, 아침이 되면 내게 한 터럭의 가르침이라도 달라고 빌어야 할 거다. 암….’
감히 성위였던 본인의 가르침을 업신여기다니, 더군다나 창조의 권능은 프래넌의 전문분야였던 마법 부여와 굉장히 연관이 깊었다.
프래넌은 강설의 매몰찬 거절이 괘씸해서 한참 뒤에 방도를 일러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중에 보자고, 어디.’
차멜리가 강설을 붙들고 말했다.
“어… 모처럼 얻은 기회인데 가르침을 더 구하시는 건….”
“괜찮습니다. 먼저 주무세요.”
“아… 예….”
불침번을 제외한 모두가 잠든 사이, 강설은 불가에 앉아서 질척거리는 그림자를 끌어올렸다.
[지속 : 끈적한 어둠(복합)이 발동합니다.]
“창조라… 일단 간단한 거부터 도전해볼까.”
흐으읍…
아주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집중했다.
– 창조란 의식의 투영.
“창조란 의식의 투영….”
꿀렁…
눈을 감고 강렬하게 뭔가를 떠올려라.
그리고 그것을 놓치지 마라.
검은 종이에 물감이 번진다.
– 창조는 양치보다 쉬운 일.
“창조는 양치보다 쉬운 일.”
꿀럭…
생각으로 그것을 마음껏 주물러라.
계속해서 주물러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물러라.
– 창조는…
“창조는….”
낡은 기억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 씨익 웃었다.
강설 또한 똑같이 이를 드러내며 따라 웃으며, 마지막 가르침을 기억해냈다.
– 즐거운 일!
“즐거운 일….”
수많은 마물을 찍어냈던 불사가 그에게 남긴 흔적이었다.
“…은 아니네. 음, 생각보다 쉽지 않네?”
일단, 처음은 처참하게 실패.
…일단은.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