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58
제157화
강설은 해맑은 표정으로 마물인 바쿠를 몰아 탑으로 향하는 마엘의 모습에 크게 당황했다.
‘마엘이 이 모험에 개입한다고? 도무지 마탑의 일이랑 접점이 없잖아?’
두두두두…
마차에서 내리면 최대한 빨리 이 궁금증부터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은 강설은 마차가 얼른 탑에 도달하기만 기다렸다.
“정지, 모두 그곳에서 정지하십시오.”
다행히도 마차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탑의 입구에 도달했다.
“으… 느껴지는 마력이 너무 무거워요, 스승님.”
“그럴 거다. 천칭은 다른 곳보다 이런 마법에 특화된 곳이니까.”
– 형이 왜 거기서 나와?
– 오우쒯; 마엘이 여기서 튀어나온다고?
– 대체 무슨 연결 고리인데?
– 트롤이 왜 마탑에?
– 그거 인종 차별입니다.
– 트롤은 애초에 인간이 아니잖아?
– 그렇네요? 그럼 포유류 종 차별입니다.
– 그렇네, 내가 미안.
시청자들은 강설이 경험한 요그나툰 화산에서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학습했다.
– 와 씨;; 근데 마엘까지 끼면 판이 얼마나 커지는 거지?
– 마엘은 솔직히 티켓파워 있다고 해도 ㅇㅈ이야 ㅋㅋ
– 맞지, 등장하면 판이 커져서 ㅋㅋ;;
– 코난은 살인사건이 있는 곳에 항상 등장한다!
– 아니, 코난이 가는 곳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거야 ㄷㄷ
잠시 후, 강설이 마차에서 내리자 마엘이 다가왔다.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저야 늘 그렇지만… 그보다 천칭에는 어떤 일로 오시게 된 겁니까?”
마엘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마도 스노우맨 님과 같은 이유일 겁니다.”
프래넌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음? 트롤이 온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는데?”
마엘은 그 의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그럼 이 일과 유물회가 연관되어 있다는 얘기는 혹시 들으셨습니까?”
“들었지. 아하, 그거군. 유물회 소속인 거야?”
“네, 맞습니다.”
프래넌은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물회 녀석들 괴짜인 줄은 알았지만 굉장한 보물을 숨기고 있었군. 아, 이건 칭찬이야. 비꼬는 거 아니라고.”
“그렇다면 저도 칭찬으로 듣고 감사를 표하겠습니다, 인간.”
인간 사회에 적응한 트롤은 프래넌의 길었던 마법사 일생에서도 처음 보는 존재였다.
그는 흥미로운 눈길로 마엘을 뜯어보았다.
“그런데 저놈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지?”
“일전에 큰 신세를 졌습니다. 제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도와주신 분입니다.”
“오호… 재밌는 얘기군. 시간 날 때 이 늙은이가 들을 수 있을까?”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니, 물론입니다. 다만, 그럴 만한 시간이 날까 싶군요.”
“아, 그렇지.”
푸르륵…
마엘이 타고 온 바쿠가 투레질 같은 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바쿠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워어… 워… 바쿠 이 녀석… 착하지. 마엘! 같이 가자니까 신나서 혼자 달리면 어쩌나?”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은인을 만난 기쁨에 너무 앞서나갔군요.”
“음? 어이쿠, 이거 프래넌 님 아니십니까?”
“요핌바 아닌가? 이 트롤과 함께 온 게 자네였던가?”
마엘의 곁에 선 자는 난쟁이였다.
그는 키가 엄청나게 작았지만, 몸은 통나무처럼 굵직굵직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크하하하! 드높은 천칭이 도움이 필요하다는데 어찌 유물회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안 그래도 몸이 달아서 더 일찍 오려 했었으니… 지금 저 뒤에서 나머지 인원들도 오고 있습니다.”
“자네가 직접 나서줬으니 이쪽에서도 든든하네만… 회합에는 자네만 참여하는 건가?”
“그럴 리가요, 우리 마엘도 함께입니다.”
“우리 마엘? 허허….”
난쟁이 요핌바는 싱긋 웃고 강설을 쳐다보며 물었다.
“음? 함께 오신 분들은 대충 낯이 익은데 저분은 처음 보는군요.”
“전이자야.”
“…네?”
“그리고 자네랑 같이 온 트롤이랑 아는 사이라던데?”
요핌바가 마엘을 보고 물었다.
“…은인이라는 게 전이자를 말한 거였어?”
“네, 요핌바 님.”
요핌바가 강설에게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고 이모저모를 관찰했다.
“흐으음….”
“…….”
그는 잠깐의 탐색을 멈추고 손을 내밀었다.
“마엘의 친구면 우리 유물회의 친구기도 하지. 즉, 요핌바의 친구라는 얘기! 반가워!”
“반갑습니다, 스노우맨입니다.”
“회합 시간이 아슬아슬하니 일단 회합이 끝난 다음 깊은 얘기를 나누든지 하자고! 프래넌 님! 들어가시죠, 다들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음.”
이미 프래넌의 방문을 확인한 경계병들은 깍듯한 자세로 일행을 맞이했다.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시기에 돌아와 주셨군요, 프래넌 님.”
“들어가도 되겠나?”
“물론입니다, 진리의 수호자시여.”
지이이이잉…
준비된 마법진에 올라서자, 일행의 신형이 어딘가로 전송되었다.
그들이 전송되자마자 주변에서 들려온 것은 경악성이었다.
“프, 프래넌 님이다!”
“돌아오셨어! 정말로 돌아오셨어!”
“프래넌 님! 돌아오셨군요!”
천칭의 복색을 한 마법사들이 프래넌을 보고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너무 놀라 들고 있던 물건들을 떨어트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 연출되었다.
“…….”
프래넌은 이곳에 오는 동안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그는, 마법사들이 멀뚱멀뚱하게 그를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걸어갔다.
“저, 잠시만! 프래넌 님!”
“음? 자네? 오랜만이군.”
프래넌에게 뛰어오는 마법사.
여인은 숨이 턱에 차서 헐떡거리면서도 들고 온 것을 성심성의껏 건넸다.
“그래도… 복색은 갖추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챙겨와 봤어요….”
성위의 견장이 달린 옷.
빳빳하게 손질되어있는 게 누군가의 손길을 거친 것 같았다.
“이거 참… 과한 환대로군, 하… 하하….”
프래넌이 일행에게 부탁했다.
“잠시만 기다려주게, 금방 갈아입을 테니.”
“예.”
그로부터 잠시 후, 프래넌이 단정한 옷차림으로 탈바꿈하여 돌아왔다.
– 와;;
– 옷이 날개네.
– 술주정하던 프씨 어디 갔어?
“기다려줘서 고맙네, 시간이 다 되어가니 이제 슬슬 들어가자고.”
강설은 조용히 그의 곁에 서서 마탑의 풍경들을 뇌리에 새겼다.
‘이곳이 마탑….’
판데아에 뿌리내린 지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범국가적인 규모와 세력을 가진 지혜의 추종자들.
그 이름값에 걸맞게 12 마탑 중 하나인 천칭의 마탑은 웅장한 위세를 자랑했다.
그 위용에 감탄하며 일행이 계속해서 나아갔다.
“들어가겠습니다.”
강설 일행을 안내한 마법사가 회합이 열리는 대회당의 문을 열어젖혔다.
“물병자리의 마법사를 대표하여 와 주신 블레인 님과 프린 님, 신성국가 바라노아의 네베니아 교구장이신 차멜리 님, 유물회의 요핌바 님과 마엘 님, 마지막으로… 모험가 스노우맨 님과 천칭의 성위이신 프래넌 님 입장하십니다.”
강설은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찌릿한 느낌을 받았다.
‘…만만한 사람이 없네.’
프래넌과 비슷한 나이대의 노인 둘, 그리고 각 마탑에서 파견된 것으로 보이는 마법사들.
그리고.
“응? 트롤? 트롤 아니야, 저거?”
“그리고 뭐, 모험가? 설마 전이자는 아니겠지?”
사자가 그려진 가죽 갑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용병대구나.’
강설은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이곳에 이름 있는 용병대주들이 참석했다는 것을 간파했다.
마법사들은 폐쇄적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천칭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불러 모았다.
‘규모 면에서는 대단하긴 하네.’
이만큼 쟁쟁한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은 천칭의 힘이 비로소 피부에 와닿았다.
“프래넌… 돌아왔구나.”
“…….”
“큰 결심을 해줬어. 앉아, 괜히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
프래넌이 쓰게 웃으며 답했다.
“…그래. 고맙네.”
모두, 각자의 자리를 찾아갔다.
물병자리의 마법사들은 긴 탁자에 가까이 앉지는 못하고 방관자들이 자리할 만한 곳에 앉았다.
‘남 일이라 이거군.’
도움을 받는 천칭도, 도움을 주는 다른 마탑도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거리감인 게 분명했다.
프래넌은 그를 위해 마련된 상석이라고 할 만한 자리에 앉았고 그 옆에는 차멜리가 앉았다.
유물회의 인물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도 있었지만, 그들은 설명할 것이 있는지 둘 다 서 있었다.
강설만 앉으면 이야기가 진행될 텐데, 그의 의자는 어쩐 일인지 일행과 떨어져 있었다.
‘저기 있네.’
그의 자리가 위치한 곳은 아까 전, 마엘이 트롤이란 점과 강설이 전이자란 점에 불만을 품었던 사자 문양의 남자의 옆자리였다.
저벅. 저벅.
강설이 그곳까지 걸어가 자리에 앉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자 문양의 남자에 의해 좌절되었다.
드르륵…
의자를 발로 주르륵 밀쳐버리는 남자.
“…….”
냉랭해지는 분위기.
남자가 말을 던졌다.
“전이자가 여기 낄 깜냥이 되나?”
“쿡… 쿡쿡….”
“방관하는 게 너희들 특기 아니었어? 응? 이런 자리엔 왜 나타난 거야? 너희들이 잘하는 골목대장 놀이나 계속하지, 왜….”
“그만하게! 엄연히 천칭이 모신 분이야.”
“하… 그렇습니까? 누가 부른 거죠? 이딴 기회주의자를?”
“…프래넌일세.”
“흐음… 그렇다면야.”
사자 문양의 남자는 불쾌한 행동을 사과하지도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그때였다.
휘리릭-!
강설의 그림자 손이 튀어나와 쓰러졌던 의자를 되찾아왔다.
턱.
“헤에… 재밌네.”
강설은 남자를 무시하기로 했다.
적어도 아군이 되기 위해 모인 자들이었으니 자신이 분란의 중심이 될 필요는 없었다.
천칭의 성위 중 한 명인 노인이 말했다.
“이해하게, 철사자 용병대의 대주께서는 전이자들에게 데인 게 많은 모양이니.”
강설은 그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넣고 표정 변화 없이 자리에 앉았다.
짝-!
요핌바가 박수 치며 말했다.
“흠흠… 다 모여 있으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요핌바의 바람과는 달리, 회합은 순조롭게 시작되지 못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용병대의 대주 한 명이 말했다.
“어이, 난쟁이 씨.”
“음?”
“뒤에 괴물이 서 있는데, 안 무서워?”
“…….”
남자는 마엘을 괴물 취급하는 게 분명했다.
요핌바가 발끈했다.
“뭐, 이 자식아? 내 친구한테 한 말이야?”
“친구? 아, 저 친구 유물회 쪽이었어? 그런데 유물회도 괴짜는 괴짜란 말이지? 이런 자리에 트롤을 들이밀 줄이야. 대체 언제부터 트롤이 우리의 친구였지?”
이번엔 또 다른 성위가 나섰다.
“그만! 입씨름을 하자고 모인 게 아닐세!”
“…….”
“분란을 일으킬 거면 돌아들 가게. 계약은 없던 걸로 할 테니.”
그제야, 한결 조용해졌다.
요핌바가 화를 누그러뜨리고 회합을 진행했다.
그의 서문을 시작으로 회의에 물꼬가 트였다. 이런저런 정보 교환이 오고 간 후,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었다.
“자, 다음으로는 보르누일 님이 실종된 장소입니다. 마지막 행선지이기도 하죠. 마엘.”
“예.”
마엘의 소매에서 신비한 모래가 흘러나왔다.
스으으…
모래는 잘게 모여 어떤 형상을 이루었다.
‘유적의 입구겠군.’
요핌바가 말했다.
“지명, 알카트론. 아델린의 서쪽으로 마물과의 접경지역에서 좀 들어간 위치에서 발견된 유적입니다. 에… 최근까지도 발굴이 진행된 곳이니 모르는 분들이 드물겠죠.”
“근데 이 회의 왜 유물회가 진행하는 거지?”
“그거야 간단한 문제지. 알카트론의 발굴은 유물회에서 도맡아서 진행했었으니까.”
“호오… 그럼 저곳에 대해 잘 알고 있겠네?”
“뭐… 잘 모르겠다는 걸 잘 알고 있긴 하지.”
“……….”
참여한 용병대 대주 가운데 가장 젊은 대주가 물었다.
“근데, 거기 요정들이야 그렇다 쳐도 트롤 부족은 어떻게 했습니까? 검둥우레 부족이 그리 호전적이지 않다지만 발굴이 꽤 진행될 정도면 소란 때문에라도 문제가 생겼을 것 같은데요?”
“아, 좋은 질문. 접경지역을 빙 둘러 가서 충돌을 피했지. 대신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어. 트롤 대신 험지를 뚫어야 했으니까.”
“그러니까, 거기도 마물이 잔뜩 있잖아요?”
“트롤들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것보다는 천 배 낫지.”
“풉… 옆에 있는 트롤은 뭔데?”
“얘는 내 친구.”
“검둥우레는?”
“걔들은 아직 친구 아니야. 만나지도 못했거든.”
“굉장히 개방적인 난쟁이네, 본받아야겠어.”
“아무튼, 헛소리 말고… 이 알카트론 발굴은 얼마 전 중단되었다.”
요핌바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중단된 건 알고 있는데, 이유는 모르는걸?”
“사고가 발생했어. 발굴 인원 대부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뭐? 규, 규모가 제법 되지 않았어?”
“그렇지? 작업은 총 5개 조로 운영됐는데 비번이었던 2개 조는 멀쩡했지만, 작업에 나섰던 2개 조는 실종, 가장 나중에 들어갔던 마지막 조는 가까스로 구출해냈지만 얼마 못 가서 시름시름 앓다 전부 죽었지.”
“이유는?”
“몰라.”
“전염병? 호흡기 문제?”
요핌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둘 다 아니었어. 정신병의 일종인 것 같다는 결론이 나기는 했는데… 이것도 확실하진 않아.”
“정신병이라… 꺼림칙한데.”
“그래서 검은 순례자 쪽에서도 나서주는 거 아닌가? 맞지요?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거 맞습니까?”
차멜리가 답했다.
“네, 저희 검은 순례자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돕겠습니다.”
“그 넓은 마음씨에 천칭이 꼭 보답하리오.”
성위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그때, 철사자 용병대의 대주가 기어코 시비를 참지 못하고 말문을 열었다.
“방금 들었는데, 너, 너 말이야. 일리아에서 꽤 거창하게 한 탕 했다며?”
“…….”
“네베니아 전이자들 사이에서는 완전 유명하다던데, 맞아?”
“…잘 모르겠는데?”
“시치미 떼지 말고, 이제 보니 그래서 이 자리에 불려 나온 거였네? 고행의 미궁에 들어가서도 살아 돌아왔다며? 그거 사실이야?”
“사실이다.”
강설은 나름의 제대로 된 대답을 들려줬지만, 남자는 오히려 계속해서 그를 자극했다.
“이번에 향하는 알카트론에 정신병이 돌고 있다며? 고행의 미궁도 마찬가지 아니었어? 그럼 네가 잘 알겠네,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어때, 미궁을 돌파하고 뭘 깨달았지?”
실실 웃고 있는 것이, 명백히 조롱하려는 의도였다.
강설이 차분히 답했다.
“쓸데없는 시비에는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멍청이랑은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 정도.”
강설의 이 대답은 철사자 용병대 대주의 화를 돋우었다. 그가 벌떡 일어섰다.
“…야?”
드르륵…
【뿌웅….】
그때, 모든 이들의 시선이 돌아갔다.
웬 어설픈 방귀 소리가 어디선가 흘러나왔기 때문에.
“어머….”
“아이쿠….”
철사자 용병대의 대주는 발끈하며 말했다.
“나… 나 아니야! 아, 아무튼… 일리아의 무지렁이들이 널 추켜세운다는 모양인데… 흑기사인지 뭔지 참… 말 같지도 않은 소문이야, 그렇지? 너도 네 주제는 알….”
【뿌웅….】
“아이 씨! 누구야!”
잠시 정적이 흐르고, 평정을 찾은 남자는 으르렁거리며 경고했다.
“다시 한번 나한테 장난치면 반드시 죽여줄게. 그리고 너, 네가 여기 낄 깜냥이나 된다고 생각해? 다들 안 그래? 천칭을 구하기 위한 수색조에 전이자 출신의 믿을 수 없는 놈이 끼어있다는 게? 네가 무슨 자격으로….”
타아앙!
누군가 탁자를 강하게 후려쳤다.
모두의 고개가 그쪽을 향했다.
프래넌이었다.
“자격, 그래… 자격이야 있지.”
“…무슨 소립니까?”
“그는 내 제자니까.”
“…….”
이곳에 있는 모두의 눈이 크게 뜨였다.
심지어 강설의 눈까지.
프래넌이 지금까지도 제자를 두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 니가 놀라면 어떡햌ㅋㅋㅋㅋ
– 네, 누구요. 저요?
– 절 왜요?
정적은 한참이나 계속됐다.
누군가의 입에서 작은 의문이 흘러나오기 전까진.
“어, 언제부터….”
프래넌이 슬며시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지금부터.”
“…….”
자리에 앉은 모두는 잠시 침묵했다.
강설의 등불 속에 있는 누군가만 빼고.
【뿌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