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64
제163화
쏴아아…
콰르르릉-!
빗줄기가 점차 거세어져 가고 고원을 요란하게 울리는 천둥은 쉴 새 없이 몰아쳤다.
파지지지지직!
“크으으으으아아아!”
웅구스에게서 뽑혀 나온 뇌전의 힘이 쟈마드의 전신을 불태우려는 듯 난동을 부렸다.
“스노우맨!”
“괘, 괜찮은 거야?”
“크아아악!”
강설 또한 쟈마드와 합일된 밤까마귀 형상을 취하고 있었기에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크으으으으….”
그의 입가에서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어마어마한 고통이야… 뇌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것 같아.’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고통에 생각이란 것이 사라져갔다. 찰나가 지나면 익숙해지는 게 고통이라고 했지만, 이 강도 높은 통증은 오히려 더 커지기만 했다.
‘크윽… 쟈마드는 이런 고통을 거치면서 강해지는 건가?’
이전에 마그라를 흡수할 때는 아마도 이것보다 더한 고통을 경험했을 것이다. 몸이 산 채로 불타기를 여러 번이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반동으로 몸을 떨었었으니까.
지지지지지직…
강설이 쟈마드의 인내력과 비범함에 감탄할 무렵, 서서히 뇌전이 잦아들었다.
강설은 일찍이 고통에서 해방됐지만, 쟈마드는 아직도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그때, 강설의 입가에 그려진 쟈마드의 문신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생했구나, 웅구스. 이제 내가 짊어지겠다.”
콰르르릉-!
번개가 치며 하늘이 밝아졌고 그와 동시에 밤까마귀의 몸 또한 잠시 번뜩였다.
[웅구스의 주술을 흡수합니다.]
[화산의 쟈마드가 불벼락의 쟈마드로 강화됩니다.]
[소환수의 등급이 초월 등급으로 강화됩니다.]
[소환수는 이제 대주술사의 자격을 갖췄습니다.]
[대주술사는 근원의 힘을 다룹니다.]
[소환수가 근원력 : 산을 깨우칩니다.]
[소환수가 근원력 : 유황을 깨우칩니다.]
[소환수가 근원력 : 벼락을 깨우칩니다.]
[화산 태세가 불벼락 태세로 강화됩니다.]
[지속 : 찌릿찌릿을 깨우칩니다.]
[지속 : 기민한 신경을 깨우칩니다.]
[최초로 초월자 등급의 동료를 보유했습니다.]
[최초 업적 ‘너희는 이런 거 없지’를 달성합니다.]
[최초 칭호 「초월의 주인」을 얻습니다.]
……
강설은 눈에 띄는 메시지를 가장 먼저 확인했다.
‘근원력!’
대주술사 중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깨우치는 능력.
대마법사의 경지와는 다른 종류의 강함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벌써 깨우친 거지?’
쟈마드는 이제 막 대주술사가 되었는데, 벌써 근원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설마, 마그라와 웅구스의 힘까지 다룰 수 있어서 그런 건가?’
보통, 일평생 한 가지 주술을 심도 깊게 파고드는 대주술사가 있는가 하면 쟈마드 같이 다양한 힘을 다루는 대주술사도 있는 법이다. 깊지는 않지만, 넓은 힘을 깨우친 자.
파지직…
파지지직…
흡수가 끝났기에 강설과 쟈마드의 몸이 분리되었다.
“허억… 허억….”
“고통을 분담시켜 미안하군.”
“이게 그나마 반으로 쪼개진 고통이라고?”
쟈마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설은 아까 몸서리쳐지던 고통을 잠시 떠올린 후, 쟈마드의 태연함에 헛웃음을 지었다.
쟈마드가 자신의 손을 잠시 쥐락펴락했다.
파지지직…
손 위로 뇌전이 잠시 떠오르고.
화르륵…
불꽃이 떠올랐다가.
후두두둑…
돌덩어리들로 대체되었다.
“이것이… 근원력….”
“다룰 수 있겠어?”
“연맹의 늙은이들이 다룰 때는 마냥 신비로워 보였었는데, 실제로는 별것도 아닌 힘이군.”
“…….”
– 내가 할 수 있으면 별거 아니다.
– 손님, 맞을래요? 네? 맞을래요?
– 와 근데 저러니까 개멋있다 ㄷㄷ
쟈마드가 스스로 깨우친 힘을 확인하는 사이, 강설도 쟈마드가 새로 얻게 된 힘을 확인했다.
우선, 쟈마드의 능력치를 잠깐 확인해 보는 강설.
‘음… 거의 1.5배는 되겠네.’
동일 레벨의 기존 능력치를 기억하는데 그것보다 무려 50% 가까이 늘어난 능력치들.
‘그냥 주먹질로도 웬만한 마물은 때려죽이겠는데….’
애초에 쟈마드가 전설 등급이 되면서 그림자 소환수 페널티도 사라졌었다.
거기에 더불어 강설은 소환수의 능력치를 배가시키는 옵션의 장비와 능력을 보유했기에, 사실상 쟈마드는 동레벨 대의 보스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 레벨이 높은 건 아니지만….’
사실 이건 강설이 경험하고 있는 모험들이 죄다 동레벨들이 경험하는 모험보다 1, 2단계는 높은 등급의 모험이기 때문이었다.
[지속 : 찌릿찌릿]
– 모든 공격 행위에 벼락의 주술력이 담깁니다. 벼락의 힘은 각기 천둥, 번개, 섬광 등의 효과를 지닙니다.
[지속 : 기민한 신경]
– 벼락의 힘이 신경계를 자극합니다. 신체적, 정신적인 반사 속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공격 행위에 주술력이 담긴다는 소리는 공격에 성공하면 상대에게 상태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겠네.’
감전으로 인한 추가 피해나 이명으로 인한 혼란 효과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민한 신경은… 전투력의 상승? 정도로 보면 될 거고… 실제로 효과는 체감해봐야 알겠지만 좋은 능력인 건 분명해.’
능력은 꼼꼼하게 살펴야 했다.
밤까마귀가 되면 쟈마드의 능력은 자신의 능력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리고 칭호는….’
[최초 칭호 : 초월의 주인]
관련 업적 : 너희는 이런 거 없지(모험 : 없음)
특수 능력 : 초월 등급의 소환수 하나당 소환사와 모든 소환수의 능력치가 10% 상승.
‘…끝장이군.’
초월 등급.
마물과 소환수를 분류한 등급에서 전설보다 윗줄에 놓이는 등급이었다.
영원의 세계에서 이 등급은 전투력뿐만이 아닌 다양한 가치를 두고 정해졌는데 기준이 무엇인지는 강설도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나마 확실한 것은, 초월 등급의 마물을 만난다면 현시점에서는 상대할 방법이 없는 게 맞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만약에 지금의 쟈마드가 적이었다면….’
실제로는 붙어 봐야 알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쌍둥이 기사도 압도적인 능력치와 능력 앞에서는 제힘을 온전히 발휘하기가 어려울 테니까.
물론, 쟈마드는 지금 적이 아니라 아군이었다.
– 다 성장하는데 스노우맨만 성장하지 않아….
– 쟈마드 혼자서 검둥우레 다 뿌시겠는데;;
– ㄹㅇ 마그라 처음 봤을 때보다 지금 쟈마드가 더 무섭게 생김 ㅋㅋㅋ
강설과 쟈마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 웅골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의 형 웅구스의 시체에 다가갔다.
“…형님.”
까맣고 단단한 시체.
죽어서도 그 위풍당당한 풍모는 사라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새카맣게 그슬린 검둥우레의 영웅 웅구스. 이제는 죽어버린 그 시체의 눈조차 새카맣게 물들어 있었다.
웅골라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감은 채로 읊조렸다.
“편히 잠드소서, 나의 혈육이여.”
그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번엔 다른 메시지가 강설의 시야로 떠올랐다.
[매력적인 존재가 발동합니다. 추가 호감도를 획득합니다.]
[조력자 ‘검둥우레 웅골라’를 얻습니다.]
[‘검둥우레 웅골라’의 등급은 영웅입니다.]
[조력자는 모든 모험에서 등장할 확률이 있습니다.]
[그들은 호감도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줍니다.]
[세력 : 검둥우레에 대한 당신의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세력 : 트롤 부족 연맹에 대한 당신의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세력 : 검둥우레와 우호적인 관계로 바뀝니다.]
[세력 : 검둥우레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세력 : 검둥우레가 당신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 * *
천둥의 고원에서 다시 부락으로 되돌아온 그들.
프래넌이 강설에게 말했다.
“시간을 좀 지체했군.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는 떠나야 해.”
“예, 그러시죠.”
강설과 쟈마드는 웅골라에게 자신들의 목적을 이야기했다. 웅골라가 쟈마드에게 되물었다.
“알카트론? 그 기분 나쁜 유적을 말하는 겁니까?”
“그래, 웅골라. 우리는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흐으음….”
쟈마드의 얘기를 들은 웅골라의 표정이 묘해졌다.
“길이야 있지만 뭔가 꺼림칙하군요.”
“무엇이?”
“얼마 전에 이 일대에 큰 지진이 있었습니다. 향하시는 유적 방향으로는 다리 하나가 나 있는데 그 다리를 만든 것이 워낙 오래전이라 제대로 남아있을지 모르겠군요.”
“…확인해 보는 수밖에.”
“저도 수를 내보겠습니다.”
그렇게, 내일 무사히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은 강설의 일행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휴우우… 트롤들한테 붙잡혔을 땐 정말로 끝나는 줄 알았어요.”
“하하하, 검둥우레는 그리 악독한 집단이 아닙니다. 단지 영역에 멋대로 침범하는 이들을 잔인하게 처리하는 모습만 보고 그런 착각들을 하곤 하죠.”
마엘의 답에 차멜리가 차게 대꾸했다.
“우리가 그 영역에 멋대로 침범하는 이들 아니었나요?”
“아하하, 그랬던가요?”
“아무래도 마엘은 저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는 잘 맞는 것 같은데요?”
“으….”
천둥의 고원에서 손에 땀을 쥐는 광경을 목격한 이들은 피로에 짓눌려 쉽게 잠에 빠졌다.
* * *
다음 날, 마차가 다시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그런데, 검둥우레는 왜 따라오는 거예요?”
“그게 말입니다… 아무래도 스노우맨 님이 쟈마드 님과 함께 처리한 일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요? 뭐가 잘못된 건가요?”
“아뇨, 오히려 너무 잘 풀려서 우리 길잡이 역할을 자처해서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쪽 길을 선택한 게 옳았군요.”
“글쎄요… 일단 이곳에서 검둥우레와 어울리느라 소모한 시간도 있고 하니 우회로 쪽으로 간 수색조가 먼저 도착할 수도 있겠군요.”
“그래도 우리가 더 빠르지 않겠어요?”
“그게….”
며칠이 지나, 마차가 멈춰 섰다.
“도, 도착한 거예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가 마차에서 내렸다.
검둥우레와 강설 일행은 깎아지른 절벽 앞에 섰다.
어안이 벙벙한 다른 일행들.
강설과 쟈마드가 웅골라를 보았다.
“어떻게 된 거지?”
“불길한 예감이 맞았군요. 지진 때문에 다리가 끊어진 겁니다.”
마엘이 손바닥을 탁! 하고 치며 말했다.
“아, 그래서 우회로에 산사태가 일어났던 거군요. 길이 무너진 건 그 때문이었어요.”
차멜리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마엘… 우리 쪽도 길이 무너졌잖아요.”
– ??? : 저쪽 집이 무너졌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죠.
– 그런데 보고 오니 우리 집이 무너진 거예요, 보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 어떡하냐, 진짜 ㅋㅋㅋ
강설과 프래넌이 무너진 다리를 보고 한숨 쉬었다.
특히, 프래넌은 인상까지 찌푸리며 말했다.
“이거… 곤란하군. 우회로로 돌아가면 원래의 일정보다 족히 일주일은 늦어질 텐데….”
“사실 지금 이곳을 건너가도 우회로 쪽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있을 겁니다.”
“그러니깐 말이야.”
쏴아아아…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건너편을 바라보는 그들.
강설에게 선택지가 떠올랐다.
[지진으로 인해 물안개 구릉지에서 알카트론으로 향하는 다리가 무너져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우회로로 방향을 틀어 이동한다.
2. 원정을 포기한다.
3. 마차를 버리고 인원들만 이동한다.
4. 다른 길을 찾아본다.
……
‘음….’
강설은 가장 확실한 답을 찾기 위해 선택지를 최대한 꼼꼼히 살폈다.
‘이대로 되돌아가면 그것대로 문제니….’
설마하니 물안개 구릉지 쪽 다리가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졌을 줄이야.
이럴 줄 알았다면 모두 우회로를 이용하는 게 나았을지도 몰랐다.
‘뭐, 그쪽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확실치 않으니.’
강설이 인상을 찌푸리고 골몰히 생각을 이어나가던 그때, 웅골라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인간. 형님, 제가 돕겠습니다.”
“음? 네가?”
“웅골라가 도와주신다고요?”
“오래전부터 이곳은 우리의 영역이었으니까. 이 다리를 만든 것도 검둥우레의 선대들이시다.”
“다리가 지어진 구조로 봤을 땐… 평범하게 만들어진 게 아닌 듯한데, 웅골라 맞나?”
“정확히 봤습니다. 주술의 힘이지요. 다행히 저희에게 이 다리를 구축한 주술의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쟈마드의 말을 들은 웅골라가 외쳤다.
“검둥우레의 주술사들이여! 지금부터 다리를 재구축하겠다!”
“예!”
“미리 준비한 주술석을 가져와라! 지침으로 삼는다!”
“예!”
쿠궁…
짐마차에 실려 온 거대한 주술석 2개가 다리의 근간이 되는 부분에 박혔다.
웅골라가 거대한 크기의 바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정도 크기가 좋겠군. 저 인근의 바위들로 하지.”
“시작해라!”
“예!”
스으으으으…
주술사들의 눈에 흰자위가 보이기 시작하고 심상치 않은 기류가 주변을 에워쌌다.
콰르릉-!
뇌전이 뿌려지며 거대한 바위를 후려쳤다.
파사삭…
거대한 바위들이 잘게 부서지기 시작했다. 물론, 한 번에 모든 바위를 부술 수는 없었기에 이 과정은 무려 이틀이나 지속되었다.
“허억… 허억….”
“이 정도면… 된 것 같군요.”
웅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앞으로 나서 바닥을 짚었다.
“이쪽도 준비됐습니다.”
웅골라가 짚은 바닥엔 동물의 피로 그려진 선이 있었고 이는 한쪽은 주술석으로, 다른 한쪽은 다른 주술사들에게 향해 있었다.
“시작하겠다.”
우르릉-!
스으으으으…
준비된 바위 조각들이 떠올랐다.
“크으으으….”
검둥우레의 주술사들 모두 이마에 핏줄을 세워가며 집중했다.
후두둑…
후두두두둑…
두두두두두둑!
돌조각이 날아와 다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차멜리가 크게 놀랐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프래넌 또한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재밌군. 이게 주술의 정수인가? 마법과는 또 다른 종류야.”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다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바위 조각들로 이루어진 다리가 뚝딱 만들어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준비 기간이 훨씬 길었다.
투두두두두둑…
“다 됐군.”
폭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반대편 절벽까지 마차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이어져 있었다.
“그립토를 보내봐라.”
“예!”
트롤의 이동 수단인 그립토가 다리를 천천히 건너갔다. 다리는 멀쩡했다.
다리가 튼튼한 것을 확인한 웅골라가 소리쳤다.
“이제 반대편에 주술석을 설치해라! 설치가 완료되면 완벽하게 고정이 될 거다!”
쿠궁…
* * *
다리 하나가 며칠 사이에 새로 만들어졌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성과였다.
‘이거 검둥우레가 나서줬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사면초가였겠어.’
모두 같은 생각인지 마차에 올라탄 후로 검둥우레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정말 다행이에요! 하마터면 낙오될 뻔했는데….”
“알카트론을 코앞에 두고 되돌아가는 수모를 겪었을 수도.”
“그랬으면 얼굴을 못 들고 다닐 것 같네요.”
“이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임무는 확실히 실패였지.”
“그때, 트롤들을 따돌렸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도 하기 싫네요….”
끼이익…
이윽고, 마차가 차례차례 건너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마차에는 강설 일행이 올라타 있었다.
웅골라가 쟈마드를 배웅하며 그에게 말했다.
“형님, 웅구스, 제 형을 잊지 마십시오.”
“웅구스는 이 안에 있다, 웅골라.”
“…또 봅시다. 형님의 야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래.”
마차가 다리를 무사히 건넜다.
이제 알카트론까지는 정말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
일행은 말이 없었다.
이제부터 일행은 본격적으로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먼저 도착했을까요?”
“우회로 수복이 빨리 끝났다면 그렇겠지.”
“그래도 엇비슷하게는 도착할 테니, 다 같이 알카트론 수색을 시작하면 되겠네요.”
“…….”
차멜리가 무거운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마엘에게 말을 걸었다.
“마엘? 원정 내내 뭘 그렇게 들여다봐요?”
“아, 알카트론에 대한 발굴 기록과 유물회의 고문서 중 하나를 대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래 봐야….”
“이제,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네? 뭔가 찾았어요?”
마엘의 표정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어두워 보였다.
“지금 막, 제가 알카트론이 원래 어떤 용도였는지 알아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