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70
제169화
푸슉…
사냥하고.
[코코의 특수 능력 : 야생의 선물이 발동합니다.]
[코코가 사냥감 날카로운 호스의 능력치 일부를 당신에게 선물합니다.]
[야생의 선물을 받습니다.]
[지능이 2 상승합니다.]
키에에에엑-!
사냥하고.
[코코의 특수 능력 : 야생의 선물이 발동합니다.]
[코코가 사냥감 싸늘한 아이사의 능력치 일부를 당신에게 선물합니다.]
[야생의 선물을 받습니다.]
[민첩이 2 상승합니다.]
“하아….”
헥헥…
강설은 지난 수일간 코코를 이용해 알카트론 지하 4층의 탐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다.
‘3일은 지났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어.’
원정대 출발 당시 총인원이 100여 명에 달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 중 누군가 한 명쯤은 지하 4층에 도착할 법한데도 아직도 소식이 없었다.
강설은 그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위층에서 무슨 일이 생겼거나… 아니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거겠지.’
알카트론은 넓었다.
광활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정말이지 너무도 넓었다.
그런 곳에서 뿔뿔이 흩어진 원정대가 다시 모여 재정비하는 것은 확률이 희박한 일이었다.
‘그나마…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모이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기는 하지.’
위에서 원정대를 추스르고 밑으로 향한다.
죄수의 강함을 경험한 원정대의 지도자들은 아마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을까.
‘나였어도 그랬겠지.’
그도 사실은 위층으로 향해 원정대와 합류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합류하기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 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헥헥헥…
“잘했어, 코코.”
헥헥…
강설이 코코의 목덜미를 쓸어 넘겼다.
이렇게 온순한 개처럼 보이는 코코도 알카트론 지하 4층의 포식자였다.
“…조금 커졌나?”
강설이 그간 코코를 살찌웠는지 코코의 몸집은 전보다 조금 더 커져 있었다.
물론, 몸집을 자기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코코인지라 몸집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성장한 것은 맞을 것이다.
‘내가 확실히 성장했으니까.’
강설의 능력치는 지금, 어마어마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야말로 지하 4층에 깔려 있다시피 했던 죄수들을 사냥한 덕분이다.
코코의 ‘야생의 선물’이라는 특수 능력은 강설이 단시간 내에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것만이었다면 이만큼 성장하지도 못했겠지.’
마물 요리 또한 착실하게 숙련도를 늘려나갔다.
진귀한 사냥감들이 널려 있었으니 그 부산물로 만드는 요리는 먹기만 해도 영구적인 능력치 상승을 가져왔다.
– 능력치가 복사가 된다고!
– 사냥 열심히 하는 ‘척’ 모험 어려운 거 고르는 ‘척’ 꼴깝떨다가는 그냥 죽탱이랑 싸다구 마구 갈겨 버린다.
– 스노우맨은 무적이다.
– 코코는 신이고.
– 좋은 호흡이었습니다, 다들 이거 받으시고 해산하세요.
‘결과적으로 코코도 좋고 나도 좋고. 윈윈이기는 하지.’
아마 강설의 능력치는 꽤 상위권 전이자와 겨루어 보아도 격차가 극심할 것이다.
‘적어도 3배… 아니, 4배는 되지 않을까?’
강설 스스로가 그렇게 예상할 정도로 능력치 상승이 이루어진 상황.
헥헥헥…
하지만 코코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강설은 뭔가 성에 차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전투 감각을 일깨우려면 내가 직접 전투를 치르는 게 가장 좋을 텐데.’
코코가 싸우는 것은 능력치 상승을 불러오지만, 강설이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기에 강자와의 싸움 경험을 가질 수가 없었다.
강설은 그 점이 특히 아쉬웠다.
‘그렇다고 나도 놀고 있는 건 아니니까.’
그가 3일 동안 지하 4층에서 생존하는 동안 늘어난 것은 요리실력만이 아니었다.
후우우우웅…
푸드드드득…
마치 마술사가 모자에서 비둘기를 꺼내듯 검붉은 기운이 그의 손에서 일렁이더니 까마귀로 변해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 수는 못해도 10마리가 넘었다.
강설은 그간, 피조물을 다루는 방법과 기술에 관해 연구하고 있었다.
이번 알카트론 원정에서 그 힘을 알차게 써먹은바, 혹여나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하여 연구해 본 건데 뜻밖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되돌아왔다.
[깨달음! 피조물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피조물이 은신을 깨우칩니다.]
스르륵…
허공으로 유영하듯 사라지는 까마귀들.
가뜩이나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은신 능력과 선지안으로 무장한 까마귀들은 스텔스 정찰기나 다름없었다.
‘나중에는 전투 쪽으로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지.’
피조물을 다루면서 집중력 또한 전보다 상승한 느낌을 받았기에 이것이 전투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아무튼, 강설이 이런 까마귀들을 통해 알아낸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이 공간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넓다는 것이다.
그건, 이곳의 비자발적 주민인 토리도 동의한 바였다.
“여기? 응! 무지하게 넓지. 아마 지하 1층보다 훠얼씬 넓지 않을까?”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구조입니까?”
“응. 아마도?”
알카트론과 비슷한 건축물로는 피라미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원뿔 형태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어. 그래도 넓어지는 게 정도껏이어야지… 이건 심하잖아.’
강설은 뭐 이딴 곳이 다 있나 싶었다.
토리가 없었으면 목숨을 잃을 위기도 몇 번이고 있었다.
‘여기 온 이후로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
프래넌과의 거래로 인해 뭔가가 꼬인 것 같았다.
그가 천칭을 되찾아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선 딱히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천칭은 이미 죽었을 확률이 높다.’
이만큼 위험한 장소에서 실종되었다면 제아무리 대마법사라 할지라도 사망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한 번 발을 들인 이상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이곳의 최하층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토리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고.
오늘, 예정된 순찰 시간이 꽤 지났다.
‘슬슬 취침 시간인가. …싫은데.’
이곳에서 불편한 잠을 청하면, 꼭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에선 장막 속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 …….
괴상하고, 특이한 언어였기에 잠에서 깬 후 들은 그대로 카렌과 카루나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들도 알지 못하는 언어였다.
“그래도, 오늘 순찰은 진도가 조금 나갔네.”
오늘, 3층으로 향하는 문이 있는 곳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곳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했다.
너무 많은 죄수가 그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강설이 위층의 인원들과 합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우선, 내일부터 차근차근 죄수들을 유인해서 숫자를 줄여나가야지.’
그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든 간에 강설은 해낼 생각이었다.
* * *
피가 흐르는 복부를 움켜쥐고 벽에 기대어 쓰러진 남자가 트롤과 여인을 바라보고 물었다.
“너흰… 뭐냐?”
“지나가는 원정대입니다.”
마엘이 남자의 질문에 답했다.
“어이, 왜 그냥 지나가냐고… 다친 사람을 내버려 두고….”
“아직 부탁받기 전이라 괜히 먼저 도와주면 화부터 낼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누가 화부터 낸다고 그… 으윽… 크으윽….”
남자는 분한지 씩씩대며 이를 악물었다.
남자의 신분은 철사자 대주였다.
마엘이 옆에 있는 차멜리에게 말했다.
“그것 보시죠, 우리가 맞지 않았습니까?”
“그러게요… 제가 아는 철사자 대주께서는 이런 분이 아니셨는데….”
철사자는 차멜리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교구장님, 정신 차리시길. 트롤은 인간의 적입니다! 놈들은 언제라도 이성을 잃고 우리 인간을 집어삼킬 놈들입니다. 제가 보증하죠!”
“철사자 대주께서는 편견에 사로잡힌 분이시군요. 그건 과한 불안이며 망상입니다.”
“하… 편견?”
으드득!
철사자가 으르렁거렸다.
“자기가 경험한 것을 믿는 게 편견이라면 저는 평생 편견에 사로잡혀 살겠습니다!”
“지금 뭐라고… 경험한 것…?”
“제 가족은… 트롤들에게 모두 잡아먹혔습니다.”
“…….”
“제 아버지는 행상이셨고 변방의 트롤 부족과도 거래할 정도로 수완이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수완이 결국 우리 가족의 발목을 잡았죠.”
“설마….”
“네, 거래하던 부족이 저와 가족들을 붙잡아 물건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가져갔습니다. 저만이 필사적으로 탈출해 지금껏 살아남은 거지요. 이제 아시겠습니까? 트롤은… 트롤들은 그런 놈들입니다.”
그때, 마엘이 마치 짐승이 낼 법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철사자에게 다가갔다.
“크르르르….”
“마, 마엘?”
“크르르르르….”
“저것 보십시오! 놈은, 결국 본색을 드러….”
쑤욱.
마엘이 손가락을 입속으로 집어넣으며 말했다.
“이에 잠시 뭐가 끼었었습니다. 오, 왕건이. 자, 됐습니다. 이제 빠졌군요. 엄니는 이래서 불편하다니까요?”
“마엘… 놀랐잖아요.”
“하하, 앞으로는 놀라지 않게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교구장님, 속지 마십시오! 저놈은….”
발광하는 철사자의 얼굴 앞으로 마엘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착각하지 마십시오, 인간. 당신이 우리 종족을 미워하는 건 상관없지만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지 마시길.”
“뭐?”
“성직자와 도적 무리가 같은 저울에 놓이지 않듯 우리들 트롤도 마찬가지입니다.”
착-!
마엘은 철사자의 복부에 뭔가를 소리 나게 붙였다.
“으아악! 뭐, 뭐 하는 짓….”
“잘 듣는 약초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독초의 일종이니 잠시 잠드시고 깨어나시면 될 겁니다. 화도 좀 누그러뜨리시고요.”
“너….”
스륵…
철사자의 눈이 감겼다.
마엘이 그를 들쳐 메고 말했다.
“가시죠.”
저벅… 저벅…
그들은 오래지 않아, 아래로 내려가는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여, 늦었군.”
“프래넌 님? 그리고 요핌바….”
“우리도 있습니다.”
순식간에 북적거리는 공간.
이곳에는 거의 마흔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자네들이 마지막인 것 같군.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 말이지.”
“이곳에서 얼마나 기다리신 겁니까?”
“열흘.”
“…….”
“그나마 지하 3층은 이상한 장난을 걸어오지 않아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곳에서 모이지도 못했을 걸세. 그런데… 자네들도 같이 안 온 건가?”
“누구를… 아!”
프래넌이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내 제자 말이야.”
“…프래넌 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마엘은 그가 지하 2층에서 경험한 일을 그에게 전달했다.
“뭐? 그때 그 지진이 내 제자를 저 시커먼 구렁텅이로 떨어트렸다고? 푸하하하!”
“예,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됐어, 살아있을 거야.”
“예?”
“자네도 놈을 알잖나? 그 바퀴벌레보다 더한 생명력.”
마엘이 피식 웃었다.
“맞습니다. 저도….”
“어이, 내 친구! 왔는가?”
“요핌바!”
푸석해진 피부의 난쟁이 요핌바가 아장아장 걸어오며 마엘의 손을 맞잡았다.
“어이쿠, 도무지 고고학에 무지한 것들과 토론하기도 지치던 참일세. 마엘, 살아 있어 줘서 고맙네.”
“저야말로.”
“이곳에서 내가 밝혀낸 사실들과 그나마 가능성 있는 추론들을 아낌없이 자네에게 제공하겠네!”
“좋지요! 이 얼마나 훌륭합니까!”
“우리는 지금, 아주 위대한 공간에 와 있는 거지!”
프래넌이 눈치를 주었다.
“어이, 자네들. 눈치 좀 챙기게. 사람이 많이 죽었으니.”
“앗….”
“그, 그렇지요.”
마흔 명. 출발할 때의 인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일렀다.
모두의 눈에는 핏기가 어려 있었다.
절망과 광기가 동시에 공존하는 동공. 그들은 밑을 향해 나아갔다.
“조금 늦었지만, 내려가자고.”
“출발한다! 다들 알겠지만, 내려갈수록 위험한 놈투성이다! 동료를 믿고 밀착해! 낙오되면… 죽는다.”
저벅… 저벅…
아래로 향할수록 짙어지는 기운.
“이건… 마기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공간이군.”
“이곳에 대한 기록을 밖에 가지고 가기만 해도 세상이 뒤집힐 걸세.”
“하하, 글쎄… 밖으로 나갈 수만 있….”
프래넌의 표정이 굳었다.
“온다.”
“준비해라!”
시이익…
시이이이이…
그들이 모두 지하 4층의 바닥을 디딤과 동시에, 거대한 눈 한 쌍이 그들을 향했다.
매우 커다란 뱀이었다.
그 윤곽만으로도 일행을 공포에 떨게 할 만한 마물. 느껴지는 기운도 심상치 않았다.
그런 거대한 마물이 그들을 향해 매우 빠른 속도로 밀어닥치고 있었다.
“빌어먹을… 또 듣도 보도 못한 마물이군. 오자마자 성대하게 환영해주는구나.”
“한 놈이 아닙니다…. 저놈뿐만이 아니라 또 있습니다, 둘.”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군. 우리를 인식한 걸까?”
“모두 전투 준….”
“이런! 모두 도망쳐라! 놈들은 도망치고 있는 거야!”
“도망? 도망이라니? 무슨 말씀을….”
“어서 위로 되돌아가! 뭔가… 뭔가가 온다!”
파아아앗-!
뭔가가 번뜩이더니 비명이 들려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커어어억….
“벌써 두 놈이 당했어! 마물이 당하면 다음은 우리다!”
시이이이이…
원정대를 겁먹게 했던 거대한 뱀도 뒤에서 닥쳐오는 정체불명의 검은 생물에게 결국엔 따라잡혔다.
콰지직!
시이…
콰지지지직!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진 채 사방으로 나부끼는 육편들.
프래넌은 판단했다.
이대로 등을 보이는 순간, 원정대는 몰살이라고.
“…이미 늦었다. 모두 올라가.”
“프래넌 님!”
“시간을 벌겠다. 우선….”
그때,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 프래넌 님입니까?”
“맙소사… 이 목소리는… 자네! 살아있었군! 어서 이쪽으로 피하게!”
스륵…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강설.
지하 4층에서 지냈는데도 어쩐지 잘 먹고 잘 지낸 사람처럼 몸에 고기 냄새가 배어 있었다. 머릿결은 또 어찌나 찰랑거리는지.
강설이 의아한 듯 고개를 까딱하며 물었다.
“예?”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해! 놈이 식사를 마치면….”
크르르르…
검고 수북한 생명체가 어느 순간, 프래넌의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다음은 우리일 테니.”
“다음이라뇨? 다음은 없습니다.”
강설이 앞으로 나서며 손을 내밀었다.
“코코, 이리 와.”
“자네 무슨….”
헥헥…
스르르륵…
커다란 늑대가 서서히 작아져 사람보다 조금 더 큰 덩치를 가진 정도로 줄어들었다.
“…자네 짓인가?”
“예, 입구 쪽 죄수들 정리가 이제야 끝났군요. 다른 분들은요? 설마 혼자 오신 겁니까?”
뒤편에서 고함과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성위님이 이런 곳에서 죽게 내버려 두는 건 있을 수 없다!”
“우릴 위해 희생하시려고 혼자….”
“죽으려면 다 같이 죽는 거야! 떨어지지 말자고 했잖아!”
눈썹이 휘날리게 도망치던 원정대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모두 되돌아오고 있었다.
프래넌이 강설에게 말했다.
“들었지? 내가 처리한 걸로 해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