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12
제211화
강설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운 정보를 획득합니다.]
[돌발 모험 ‘한밤의 불청객’이 발생합니다.]
모험 29-2. ‘한밤의 불청객’
당신은 밀수로의 붕괴로부터 무사히 벗어났습니다. 네베니아의 추적자들은 두꺼운 바위에 가로막혀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 틈에 당신은 노구르스 산맥을 경로로 삼아 꽤 많은 거리를 주파했습니다. 하지만, 일행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에 이곳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다가올 아델린의 추적자들을 생각하면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됐지만, 당신은 이번 망명 일정이 급하게 간다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만용의 대가일까요?
한밤중에, 밤이슬을 맞는 자가 나타났습니다.
목표 : 불청객 퇴치.
이 모험은 돌발 모험입니다.
이 모험은 위험한 모험입니다.
현재 남은 시간 「알 수 없음」
슈로가 말했다.
“나는 그런 소리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래?”
“대신 다른 소리에는 관심이 있죠.”
휘리릭…
슈로의 잘린 팔이 서로 끈끈하게 이어 붙었다. 절단면 사이에 그림자가 끈끈한 접착제 역할을 했다.
“비명이라든지… 그보다, 까마귀. 당신은 누구죠? 나는 당신이라는 존재를 처음 봐요.”
“초면 아닌가? 나도 네가 누군지 모른다. 하지만….”
잘린 팔이 스르륵 다시 붙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강설이 덤덤히 얘기했다.
“어디서 왔는지 알 것 같군.”
“네? 정말요?”
“그래.”
강설이 리오나와 차도르프가 무사한지 슬쩍 고개를 돌려 확인하며 말했다.
“영생교겠지.”
슈로가 깜짝 놀랐다.
“허? 어떻게 알았지?”
“이해하기 어려우면 너는 영생교다.”
“그런 궤변이 어딨어요? 말이 안 통하네….”
“나는 영생교랑 잘 안 맞는 편이다. 역시, 영생교가 맞았군. 브리아가 보냈나?”
순간, 슈로의 표정이 급변했다.
마치 급속도로 냉각된 호수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요.”
“이번에도 맞혔군. 알기 쉬운 반응이라 고맙다.”
“브리아 님을 당신 같은 사람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굳이 따지자면 원수지. 그런데, 계속 떠들고만 있을 거냐?”
스릉…
슈로가 어둠 속에서 대검을 만들어냈다.
“아니죠… 아니죠, 브리아 님과 좋지 않은 관계라면… 얼른 세상에서 그 존재를 지워야겠죠.”
“그래, 우리도 갈 길이 바쁘니. 시작하자.”
“거들먹거리기는… 차!”
팟-!
차도르프는 따라잡지 못했던 속도. 슈로는 이번에도 시시한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소환사인 것 같으니, 먼저 저 괴상한 까마귀 가면을….’
스윽…
한데 어느 순간, 그의 앞에 카루나가 서 있었다.
슈로 자신의 속도를 따라잡은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추월한 듯한 느낌이 드는 빠르기.
“어딜 보는 건가?”
빠아아아악-!
“우으으으으윽….”
카루나의 발차기가 채찍이라도 된 듯 슈로의 복부를 걷어차 날려버렸다.
콰지이이익!
슈로는 그 충격으로 나무를 부러트리며 날아갔다.
이렇게 강설과 슈로의 전투가 이어지는 한편, 한쪽에서는 응급처치에 여념이 없었다.
“어떡해… 차도르프! 차도르프! 정신 차려요!”
“…….”
“나만 두고 가지 말아요! 차도르프!”
몇 번을 더 흔들거리자 차도르프가 깨어나는 듯한 기미를 보였다.
“으….”
“차도르프?”
“와, 왕녀님… 죄송합니다. 결국 절 따라 목숨을 잃으셨군요.”
“네? 무슨 소리예요! 죽기는 누가 죽어! 아무도 안 죽었어요?”
“예에…? 그게 무슨….”
차도르프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해 일어나려는데 저 멀리서 브리스핀 백작이 달려왔다.
“허억… 허억… 무, 무슨 일입니까?”
“습격이 있었어요.”
“이런…. 상황은? 상황은 어찌 된 겁니까, 왕녀님?”
“까마귀가 지금….”
슥…
그렇게 상황을 설명하려 고개를 돌리는 리오나의 눈앞에,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카아아앙!
카가가가가가강!
“제길….”
퍼어어어억-!
“우윽….”
슈로가 차도르프를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실력 차 때문일지는 몰라도, 까마귀도 고전하고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게 무슨….”
퍼어어어억!
“크으윽….”
콰지이이이익!
“아아악! 아프다고!”
강설이 부리는 흑색의 기사가 슈로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던 것.
그야말로 어린애 다루듯이 슈로의 전신을 두들기고 있었다.
휘오오오오…
금세 그의 몸에서 그림자가 내뿜어져 상처를 치유했지만, 슈로의 안색은 좋지 못했다.
“하아아… 제법이네요?”
“넌 제법이지 못하군.”
“까불지 말아요…. 주제도 모르고….”
까드득…
슈로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확실히 그림자의 기운이었다.
강설은 그에게 약간의 의문을 품었다.
‘근데 저 특이한 몸은 뭐지?’
그림자가 계속 상처를 치유한다니, 듣도 보도 못한 발상이었다.
‘영생교… 또 귀찮은 걸 만들어낸 건가?’
뿌드득…
슈로가 고개를 꺾더니 이렇게 말했다.
“브리아 님 말을 듣기를 잘했네요. 이제 제대로 할게요.”
휘리릭-!
휘리릭-!
슈로의 양옆으로 성인 남성 크기의 그림자 2기가 생성되었다.
“비란과 비돈이에요. 인사드리렴.”
“키이이이이….”
“캇! 카아아앗!”
입은 쭉 찢어져 있고 이가 제멋대로 난 괴물. 마치 혐오를 뭉쳐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비란, 비돈. 준비해.”
“키이이앗!”
팟-!
졸지에 3:1이 된 상황.
스릉-!
후우우우우웅…
카루나의 검이 얕게 떨었다.
그리고, 폭증하듯 타오르는 그의 기운.
후아아아아아아앙-!
[카루나가 월광충천(月光衝天) 3단계, 만월(滿月)에 돌입합니다.]
흠칫-!
슈로가 갑자기 돌변한 카루나의 기세에 화들짝 놀랐지만, 아직 수를 다 꺼내 보이지도 않았기에 침착하게 행동했다.
콰아아앙-!
비란의 팔이 카루나를 노렸지만, 애꿎은 땅을 후려쳤다.
빈틈.
그 기회를 노리고 카루나의 참격이 쏟아지려는 찰나.
비란이 카루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지이잉-
[비란이 멸시를 사용합니다.]
[대상은 비란에게서 멀어집니다.]
투우우웅…
기이한 척력이 작용해 카루나가 밀려나고, 그의 자세가 잠시 흐트러졌다.
“비돈!”
마찬가지로 비돈이 카루나를 바라보았다.
지이이이잉…
[비돈이 호의를 사용합니다.]
[대상은 비돈에게 가까워집니다.]
후우우웅…
뒤에서 누가 떠미는 듯한 감각.
카루나는 몸을 핑그르르 회전하며 저항했지만, 떠밀려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여기!”
촤라락-!
카가가가가가각-!
슈로의 대검이 카루나의 흉갑에 일격을 가했다.
[희망 포식자가 충격을 집어삼킵니다.]
[희망 포식자가 공복 상태입니다.]
[희망 포식자가 모든 충격을 소화합니다.]
“…이건 또 뭐지?”
팟-!
희망 포식자가 피해를 흡수한 틈에 거리를 벌리는 카루나.
“진짜로 반칙이에요….”
스윽…
쉽지 않은 상대라 강설이 카렌을 가세시키려 했다.
하지만, 카루나가 손을 뻗어 제지했다.
“주인님.”
“카루나?”
“괜찮습니다.”
“…알았어.”
전과 달리, 홀로서기라는 지속 능력이 있기에 쌍둥이 기사는 따로 소환되더라도 능력치 증가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
따라서 카렌을 동시에 소환하지 않았다고 해서 손해를 볼 건 없었다.
다만, 카루나 혼자서 저 3명… 아니 3마리를 동시에 상대하는 게 가능할까 같은 의문은 있었다.
강설은 일단 카루나의 의지가 확고하기에 지켜보기로 했다.
스으으으으…
“그거 알아요?”
슈로는 이번엔 강설이 아니라 카루나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거.”
카루나도 지지 않고 답했다.
“특이한 존재인 건 이해했다.”
“에히히히… 슈로는, 브리아 님에게 선택받은 아이예요. 영생교에서… 선택받았다고요. 그러니까….”
팟-!
“얌전히 죽으라고!”
“키아아앗!”
“키이익….”
4개의 인영이 동시에 충돌했다.
카아아앙-!
카가가가각!
카루나는 맨 처음 능력을 사용했던 비란을 주시했다.
저 괴물이 사용했던 밀쳐내는 능력이 가장 껄끄러웠기에.
지이잉…
[비란이 호의를 사용합니다.]
[대상은 비란에게 가까워집니다.]
후우우웅…
카루나의 눈이 검은빛으로 일렁였다.
괴물들은 서로 같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었기에 큰 당황은 하지 않았다.
휘릭-!
횡으로 휘둘러지는 슈로의 대검.
카가각-!
카루나가 막았다. 다음은 반격할 차례.
적들은 그걸 두고 볼 자들이 아니었다.
비돈이 카루나를 멀리 떨쳐내기 위해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카루나의 손에서 쏘아지는 무언가.
팍-!
“키아아아아!”
비수로 비돈의 눈을 맞춘 카루나는 그대로 돌진했다.
“읏….”
전체적인 전투력은 슈로보다 카루나 쪽의 우세.
당연히 슈로는 비돈이 회복할 때까지 방어적인 행동을 취했다.
하나, 카루나는 슈로를 노리지 않았다.
푸화아아악-!
“키에에에에에!”
카루나는 먼저 능력을 사용한 비란의 팔을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
슈로는 이를 악물고 카루나의 맹공을 저지했다.
카아아앙-!
카아앙-!
“죽어! 죽으라고! 죽어야 해!”
슈로는 영생교 내에서 특이한 위치였다. 영생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
그중에서도 특별한 힘을 부여받은 몇몇 인재들. 슈로는 그들 중 하나였다.
카아아앙-!
카아앙-!
“여태… 여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카가가강…
“키아아아!”
푸슛-!
공방 중 비돈의 팔도 날려버리는 카루나.
“멈추라고!”
쩌어어엉-!
[비란이 멸시를 사용합니다.]
[대상은 비란에게서 멀어집니다.]
투우우웅…
“허억… 허억….”
“…….”
카루나는 밀려난 그대로 자세를 고쳐잡았다.
이번 공방은 카루나의 압도적인 승리.
상대가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미리 알고 대비만 한다면 카루나는 쓰러지지 않는 기사였다.
반면, 슈로는 공방의 패배에 큰 충격을 받았는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는… 선택받았는데… 어째서….”
강설은 승리를 낙관했지만, 슈로의 상태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이 녀석, 꺼림칙하네.’
슈로가 치를 떨며 성치 않은 비돈과 비란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 방법이 있었지.”
순간, 슈로가 입을 크게 벌리고 공기를 빨아들였다.
콰아아아아-!
아니, 정확히는 그림자를.
“키이이이이!”
“키아앗!”
비란과 비돈이 그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아… 하아….”
강설이 슈로에게 눈을 고정했다.
스르르륵…
슈로의 몸이 꼭, 밤까마귀처럼 그림자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나는… 안 져.”
슈로의 뇌리에 각인된 기억.
“슈로 너는 선택받았단다.”
“정말…인가요?”
“그래, 이 브리아가 수많은 아이 중 오직 너를 골랐다는 걸 명심하렴.”
그 말은 사실이자 사실이 아니었다.
그와 같은 실험을 받은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오직 그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가능성이 기대되는 신체에 그림자를 직접 이식하는 실험.
슈로는 그 실험의 생존자였다.
신체가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작용이 숨 쉬듯 이루어졌고 목을 자르지 않는 이상 죽지 않았다.
이대로 잘만 성장한다면, 이 인재들이 불사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브리아를 비롯한 수뇌부는 그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슈로의 특별한 점은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슈로, 너는 싸울수록 강해진단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네 몸 안에 있는 그림자가 상대의 움직임에 익숙해지는 거야. 인간이 가진 감각보다도 훨씬 예민한 감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기억할 수 있단다.”
“그럼… 저는 죽지만 않으면….”
“그래, 죽지만 않으면 그 어떤 상대라도 쓰러트릴 수 있어.”
빠지지지직…
빠지지직…
슈로는 노이즈가 발생한 회상 대신 현실로 되돌아왔다.
강설은 밤까마귀처럼 변한 슈로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밤까마귀인가? 아니, 약간 달라. 저건… 그림자를 억지로 붙잡아둔 거다.’
슈로가 히죽 웃었다.
“흐히히히… 나는 무적이에요! 선택받았으니까!”
쫘자자작-!
그의 대검이 손잡이를 잡아 뜯자 2자루의 검으로 나뉘었다.
파아아앗-!
비란과 비돈을 흡수한 슈로가 카루나를 노렸다. 아까보다 훨씬 속도가 붙은 슈로.
카아앙-!
‘아직….’
카아아아앙-!
‘아직이야….’
슈로는 양손에 쥔 검을 맹렬히 휘둘렀다. 그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카아아앙!
카아아아앙!
‘아직이라고!’
카아아아아앙!
점차, 무아지경에 빠지는 슈로.
그것을 본 강설이 한마디 했다.
“점점 빨라지는군.”
그 독백은, 슈로에게도 분명히 들렸다. 그리고 자신에 차게끔 했다.
‘이길 수 있어! 나는 점점 강해지니까! 점점 빨라지니까!’
브리아가 그렇게 말했다.
죽지만 않으면, 슈로는 더 강해질 거라고.
‘빨리! 더 빨리!’
카가가가강!
‘더 빨리!’
슈로는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
한데, 뭔가 이상했다.
‘왜… 왜… 같은 상황인 거지?’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카루나가 월광충천(月光衝天) 4단계, 흑월(黑月)에 돌입합니다.]
고오오오오…
그가 상대하는 기사의 몸에서 새카만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안 돼… 아니야! 나는… 더 빨리…. 나는 대단한 아이인데… 브리아 님의 칭찬을 받아야 하는데….’
내가 지금 느려진 건가?
아니, 저자가 빨라진 건가?
그것도 아니면….
‘둘 다잖아….’
슈로는 직감했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는 저 기사를 누를 수 없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그의 천부적인 전투 센스가 발휘되었다.
“죽어어어어어!”
이 휘두름은 눈속임.
승패를 가를 결정적일 순간을 위해 아껴둔 능력을 발동했다.
지잉-!
[슈로가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사용합니다.]
[바라보는 대상과 위치가 바뀝니다.]
비란과 비돈을 삼키며 얻은 새로운 능력.
앞을 가로막은 폰을 걷어차고 킹에게 맹렬히 돌진하는 룩의 기분.
슈로는 카루나를 떨쳐내고 강설에게 돌진했다.
“너만! 너만 죽으면….”
“죽으면?”
“너만… 왜…”
슈로의 몸이, 자석에라도 붙들린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뒤에서 꼭 누가 머리채를 붙들고 있는 것 같았다.
강설이 그의 얼굴을 마주하며 말했다.
“잘 가라.”
드드드드드-!
허리케인에 빨려들어 가는 듯, 슈로의 신형이 뒤로 끌려갔다.
푸화아아아악-!
그리고 카루나가 일으킨 검은 파동과 함께 몸이 사선으로 잘렸다.
“커어어억….”
툭…
투둑…
상체와 하체가 절단된 슈로는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죽여주마, 이 새끼들아아아아아!”
겁이라도 주려는 듯 소리를 지른 슈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능력을 사용했다.
[슈로가 모멸감을 사용합니다.]
[잠시 모든 둔화 효과와 제어 효과에 면역이 됩니다.]
휘리릭-!
그가 마치 바람 빠진 풍선이라도 된 듯, 절벽으로 몸을 던졌다.
살아야 한다, 일단은… 살아야 한다.
생존본능이 슈로를 구원했다.
추격은 없었고, 간신히 절벽 어딘가에 걸친 채, 손으로 기어 내려올 수 있었다.
스으으으…
어느새, 그의 하반신이 재생되었다.
믿기지 않는 속도였지만, 타격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아… 하아… 괴물… 괴물이에요. 브리아 님에게… 알려야… 알려야 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비틀거리던 슈로가 품을 뒤적거리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수정구가… 어디 갔지?”
* * *
“거짓말을 잘하는군.”
강설이 넝마가 되어 탈출한 슈로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카루나는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지금도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이번 싸움으로 그것을 확인했다.
“마, 말도 안 돼.”
“이 정도라니….”
리오나와 브리스핀은 카루나의 압도적인 위용에 입을 못 다물었다.
차도르프도 지금 보는 장면이 꿈인지 아닌지 연신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강설이 그들에게 걸어갔다.
그는 가장 호되게 당한 차도르프에게 물었다.
“괜찮습니까?”
차도르프가 흠칫 놀라며 말했다.
“아… 아아… 다행히 부러진 데는 없다…요.”
“네?”
“흠흠… 아니, 죽을 듯이 아프지만 거동은 할 수 있네…요.”
“…알겠습니다.”
리오나가 걱정했다.
“어쩌죠? 누가 보낸 걸까요?”
“놈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그러니까 어… 그래요! 맞아, 조각상을… 찾았어요.”
“조각상이라… 영생교군요.”
“여, 영생교요?”
브리스핀이 침통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영생교까지 우리를 노리면… 상황이 더 어려워졌군.”
“그래도 일단은 정보를 더 모아보죠.”
“정보? 어떻게?”
스윽…
강설이 품에서 영롱한 수정구를 꺼내어 들었다. 그러면서 마른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이 손버릇도 생각보다 쓸모가 많네….”
“뭐라고?”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