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25
제224화
이것은 동방이 지금의 영광… 그러니까 동방에서 칸 제국이 흙먼지와 바람에서 일어나 번영을 누리기 전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동방의 뿌리 깊은 전설에 대해 먼저 다뤄야 했다.
용.
판데아에는 크게 세 종류의 용이 존재했다.
마법과 용언을 사용하는 하늘의 지배자, 고룡.
원시 용에게서 갈라져 나와 강인한 육체를 가졌지만, 마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비룡.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날씨를 다스리는 운룡이다.
운룡은 마법이 아닌 도술을 사용하며 오랜 세월 동방의 모든 부분에 관여해 온 초월적인 존재였다.
인간은 다가갈 수 없는 그들의 존재감에 여러 전설을 만들어냈는데, 그 안에는 판데아를 운룡이 창조했다는 전설부터 수백 년 수련을 쌓은 인간이 용이 된다는 전설까지 있었다.
이렇듯 동방의 뿌리는, 운룡과 얽혀 있었다. 현시점, 판데아에 존재하는 두 개의 거대 제국 중 하나인 칸 제국 또한 그러했다.
과거, 동방은 온갖 세력이 난무하던 아수라장이었다. 인간의 탐욕과 근원적인 악의 에너지가 아우러져 엄청난 양의 피가 흘렀다.
하나, 일견 당연한 듯 진행되었던 이 흉사에는 누군가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었다.
바로 동방의 악룡 화그무였다.
동방의 운룡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이룩하고 있으며 인간 세계에 개입하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화그무는 인간 세상을 오직 그의 뜻으로 하고자 어리석은 자들을 부추겨 그들을 휘둘렀다.
악룡의 힘을 부여받고 그의 부림을 받는 자들은 모두 동방이 들썩일 정도로 강력했고 세력 또한 막강했다.
더군다나 그들을 쓰러트리더라도 그들의 배후인 화그무는 감히 쓰러트린다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그렇게, 동방은 기어코 화그무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모두가 용의 도술에 숨죽일 때, 화그무를 향해 창을 휘두르던 사내가 있었다.
타락한 별과 달의 도술에도, 용의 심장에 창을 박아 넣은 사내.
홍천.
홍천은 사흘 밤낮의 싸움 끝에 화그무를 죽이고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피를 마셨다.
그것으로 동방의 혈전은 막을 내렸다.
무려 300년도 더 된 흉사였고 세대가 몇 번이나 바뀐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지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를 허황한 이야기라 치부하지 않았다.
동방의 대제국 칸의 시조이자 용살자였던 홍천.
홍천은 아직, 살아있다.
칸의 황제로서, 용의 피를 마신 자로서.
무려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리고 지금, 수많은 세월을 거쳐 그의 힘 아래 균형을 유지해온 동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강설이 동방에 도착하기 한 달 전, 홍천의 뒤를 이을 칸 제국의 후계자를 결정하기 위한 용쟁(龍爭)이 시작된 것이다.
* * *
새카맣고 조용한 공간.
강설의 소환수인 카루나, 카렌 그리고 쟈마드와 우르는 이런 공간이 익숙했다.
강설의 그림자 공간이 딱 이러했기 때문에.
그러나 이 말이 그들이 지금 그림자 공간 속에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들은 강설이 영생환을 복용하고 사망한 직후에,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들이 서로를 인식한 것은 시간이 조금 흐른 후였다.
“우르! 넌 알고 있었지?”
“뭘 말이냐?”
“일이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야 있었지.”
카렌이 안경을 쓴 정령에게 물었다.
“그럼, 우리가 지금 어디 있는 건지 어떻게 나갈 수 있는 건지도 아는 거겠네?”
“…….”
“우르?”
우르가 입을 꾹 다물었다.
기실, 이 모든 일은 강설과 우르가 상의하여 벌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르는 강설을 믿었고 강설 또한 우르를 믿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프리욘의 남부 도시 라베느 인근 해상에서 벌였던 그런 미친 짓을 계획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쟈마드가 우르를 흘깃하며 말했다.
“이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야. 이해할 수가 없군. 우르, 이 공간을 해석할 수 있나?”
“가능은 하지.”
쟈마드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우르의 대답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이다.
“시간이 문제로군.”
“…그래.”
강설은 이러한 일이 벌어지리라는 걸 우르에게 한차례 설명했었다.
영생환의 효능과 부작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강설이었으니까.
강설은 그가 영생환을 복용한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우르에게 당부했었다.
– 이 약은 배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신체에 녹아들어 틀을 부수고 새로운 균형을 만들 거야.
– 육체 개조라 보면 되는 건가?
– 그것과는 달라. 육체가 개조되는 것은 맞지만 더 중요한 건 육체가 한차례 부서지면서 내 몸 안에 새로운 공간이 생겨날 거야.
그리고 그 공간에 대해서는 강설 또한 전부 알지 못했다.
애초에 파생되는 공간이 이러이러하다는 텍스트로만 접했었기 때문이다. 이 공간의 모든 원리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건 그의 전설적인 말인 불사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강설이 대강이나마 설명할 수 있고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일러주는 것 자체가 우르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도움은 무슨….”
우르는 자신이 있었다.
그가 해석하지 못하는 건, 이 세계의 누구도 해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니.
금방 이 어둠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오랜 항해에도 강설은 깨어나지 못했다. 분명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벌떡 일어날 것이라 여겼는데 강설은 물론이고 소환수들 또한 지독한 암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시간이라면… 얼마나 걸리는 겁니까?”
카루나가 우르에게 물었다.
우르는 그가 가장 싫어하는 대답을 내뱉었다.
“모른다…고 할 수 있겠군.”
“야단났군요.”
“대체 어떻게 되먹은 공간인지… 어처구니가 없군. 이걸 인간이 만들었다고?”
헥헥…
코코와 까마귀들이 주변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 확언할 수는 없지만, 점차 나아질 거다.”
우르는 눈살을 찌푸렸다.
“조금 정도는 이곳에 대해 더 들어둘 걸 그랬군.”
이럴 땐 아주 단순한 부분부터 접근해야 했다.
우르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것을 알았다.
쟈마드가 말했다.
“강설이 이 공간에 대해 미리부터 알고 있었고 언질을 줬다는 건 적어도 이 공간이 부정적인 의미로 생겨난 건 아니라는 건가?”
“바로 그거다, 이 공간이 우리를 이렇게 가둬두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거야.”
그 말에 카렌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응? 그 말은 이 시커먼 공간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거야?”
“정확히는 도움이 될 거라는 거겠지. 지금부터 그것에 대해 알아보자고.”
“음… 우리가 없으면 주인이 곤란하지 않을까?”
카렌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그들의 시선에 담겨있는 것을 눈치챈 카렌이 배시시 웃었다.
“미안! 그럴 리가 없지.”
* * *
스으으으으…
그림자가 손아귀에 모여들었다.
스으으으으으…
더욱더 강하게 모여들었다.
“안 되네. 아직이군.”
그림자의 힘은 그대로였지만 소환수들을 불러올 수 없었다.
외부 요인이나 상태 이상에 의해 소환 장애가 발생한 게 아니었기에 혈통의 힘으로도 그들과 연결되지 못했다.
강설이 충분히 당황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생각했다.
‘아직 우르가 해석하지 못한 거구나. 이럴 때가 다 있네.’
우르가 공간의 해석을 끝마쳤다면 그의 손끝에서 언제든 소환수들이 튀어나올 수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은 영 반응이 없었다.
그렇다면 당분간 소환을 할 수 없게 된 거니 영생환을 복용한 게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그건 전혀 아니었다.
강설이 잠든 사이 떠오른 메시지만 보아도 그렇다.
[영생환(永生丸)이 신체를 재구축합니다.]
[영생환의 기운이 시초의 피와 결합합니다.]
[시초의 피가 영생환의 기운을 북돋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0만큼 상승합니다.]
[개벽(開闢) 상태에 빠집니다.]
[허무(虛無)의 구축을 시작합니다.]
……
영생환의 진정한 효능은 곧바로 발휘되지 않았다.
영생환이 발동하기 위해서는 신체가 무너지는 상태 즉, 죽음을 경험해야 했다.
영생환 자체가 극독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어차피 자연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될 터였지만 강설은 그럴 바에야 그의 죽음조차 이용해 영생교의 추적자들을 떨쳐내려 한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계획은 멋지게 성공했다.
다만 몇 가지 문제가 남겨졌다.
지금은 해결됐지만 가사 상태에 빠진 기간이 길었던 탓에 이러저러한 위기가 있었던 게 첫 번째 문제였고 잠시 소환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두 번째 문제였다.
그런 문제들을 감수할 만큼 영생환의 효능이 대단한가? 라는 의문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대답은 긍정이었다.
수많은 환수를 부렸던 영생교의 수장 불사의 비전답게, 영생환은 꽤 특이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우르는 영생환의 첫 번째 효과인 허무의 구축 때문에 끙끙대고 있을 것이다.
그가 고전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괜히 강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영생환의 첫 번째 단계인 개벽은 신체의 능력치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새로운 독립 공간을 신체 내에 형성하게 된다.
이 독립 공간을 다른 말로 허무라고 하는데, 불사가 기이할 정도로 강력한 소환수를 부릴 수 있었던 이유다.
‘아무리 그래도 모든 능력치가 50이나 상승하다니… 대단하긴 하네.’
도합, 무려 능력치 300을 폭증시켰으니 강설은 이제 맨몸으로 비슷한 레벨 대의 기사와 싸워도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이다.
원래였다면 모든 능력치가 그 절반 격인 30 정도 상승하는 걸로 그쳤겠지만, 영생환의 약 기운이 시초의 피와 결합하며 더 많은 능력치가 상승했다.
천운이 따랐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토록 많은 능력치를 얻은 탓에 강설은 앞으로의 일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전차나 다름없는 능력치, 그리고 그가 깨우친 쟈마드의 격투술과 함께라면 어지간해서는 소환수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터였다.
적어도 강적을 만날 리 없는 당분간은.
‘뭐, 나중에 생각하자고 지금은 해결할 일이 많으니까.’
강설이 그의 어깨 위에 올라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비탄에게 물었다.
“비탄, 불편하지 않아?”
코에 부풀어 오른 방울을 깨트리며 비탄이 깨어났다.
【아앗, 불렀어?】
“응. 등불이 사라져서 불편한 거 아니야?”
【아니! 비탄은 커져서 이제 등불에는 들어가지 않는걸!】
비탄이라는 존재 또한, 강설에게 있어서 중요한 존재였다. 단순히 마령을 융합한 무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성장할 줄이야.
‘비탄이 아니었으면 위험할 뻔했어.’
비탄이 눈을 끔뻑거리며 강설을 쳐다봤다.
【비탄, 무거워?】
“아니. 전혀.”
【그런데 왜 그렇게 봐!】
“그냥. 비탄이 뭔가 달라진 것 같아서.”
비탄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성격을 억지로 뒤틀어 괴리감을 심어뒀다면, 지금은 그냥 작은 악동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히히히! 비탄은 엄청난 모험을 했어! 그러니까 몸도 커졌어!】
“그래, 대견하네.”
아닌 게 아니라, 비탄의 몸은 전보다 2배는 커진 것 같았다.
비탄이 올라가 있는 강설의 어깨에도 묵직함이 느껴졌다.
비탄이 성장한 건 강설에게 있어서 큰 호재였다. 소환술이 잠시 봉인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숙소를 잡으면 얻게 된 보상들도 확인하자.’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칭호와 업적을 확인해보니, 큰 변화가 없었다.
적어도 영생교의 기둥 중 하나인 브리아를 처치했더라면 짤막하게라도 변화가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그 불길에서 살아나간 건가?’
우르의 엄청난 힘과 함께 쓸려나갔을 거라 여겼는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긴 그렇게 쉽게 당해주지 않겠지.’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강설은 이미 동방까지 흘러들어 왔고 동방에 온 이상 영생교는 이미 그의 의식 저 너머로 희미해졌다.
아마, 다음에 다시 조우한다면 굳이 우르의 힘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브리아는 손쉽게 무릎 꿇릴 수 있을 터였다.
‘그래도 이번에 쓰러트렸다면 보상이 더 높게 책정됐을 텐데, 그건 아쉽네.’
브리아를 처치했다면 아마 불세출 정도는 획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비토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산토스의 기억을 이어받은 강설은 그가 잠든 사이 비탄과 비토나의 일전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때문에 보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도 인지했다.
다만,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했다.
강설은 비토나와의 싸움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오직 비탄이 그를 대신하여 싸웠으니 기여도가 제대로 책정될지 걱정되었다.
‘뭐, 보상이 부족하더라도 큰 상관은 없지. 이미 영생환까지 얻은 마당에….’
소환수 빨, 장비 빨에 이어 이제는 약 빨까지 받게 되었으니 보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웃어넘길 수 있었다.
【마을이다! 마을이야!】
“응, 보여 비탄.”
새로 얻은 보상과 비탄의 달라진 부분은 저곳에서 천천히 확인하면 될 것이다.
사실, 그것들은 저 조그만 마을에 들르기 전 미리 확인해도 될 일이었다. 무엇이 그리 급하기에 강설은 보상을 확인하는 것도 미루고 마을에 오고자 한 것일까.
검문을 마치고 마을 안으로 들어온 강설.
애초에 검문이란 게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다.
경비대의 무장 수준도 자경단 정도에 머물렀고.
마을에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전부 그가 있던 남부와는 아예 다른 복색을 하고 있었다.
단단한 갑옷 대신 가죽과 천으로 무장을 대신하고 무기의 형태도 전혀 달랐다.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동방에 온 게 실감이 났다.
강설은 마치 홀린 듯이 마을을 걸었다. 마치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사람처럼.
그는 곧, 현상수배 전단이 붙은 게시판에 도착했다.
원래였다면 이 게시판도 모험가 협회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마을의 규모가 심각하게 작은 탓에 협회 지부가 들어오지 못한 것 같았다.
“그대, 영웅이 되지 않겠는가?”
머리를 갈래로 땋은 앙증맞은 소녀가 게시판 앞을 얼쩡거리는 무인에게 말을 걸었다.
척 보니 전이자인 것 같다는 느낌이 확 오는 남자였다.
“뭐야, 이 꼬맹이는?”
“이 설홍과 함께, 칸을 더 위대하게 만들어보지 않겠는가?”
“꼬마야, 바쁘니까 저기 가서 놀아라.”
“나는 용화(龍華)이니라! 위대한 홍천의 피가 흐르는 자손이다!”
“얼씨구? 그래서?”
“그대, 영웅이 되지 않겠는가?”
사내가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답했다.
“재밌는 얘기였어. 그런데 네가 용화면 나는 용석일 거다, 꼬마야. 귀찮게 하지 말고 저리 꺼져.”
“무엄하구나!”
“별 이상한 경우를 다 보겠네. 이래서 너무 외진 데는 오는 게 아니었는데, 에휴….”
강설은 그런 상황을 멀찍이 떨어져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모든 걸 미루고 곧장 이곳으로 달려온 이유가 저곳에 있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저 소녀를 가리키는 것일까.
“하아….”
강설이 한숨을 쉬며 사내가 떠나가 시무룩한 상태인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처량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모습.
비를 맞은 생쥐처럼 꽁해 있는 것이 신경 쓰였다.
강설의 눈앞에 보이는 소명의 화살표가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막힌 것은, 강설이 육성한 말 중 그 어떤 말도 그녀와 같은 특징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돌겠군.”
처음 보는 존재가, 강설에게 되찾아야 할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