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58
제257화
흔히들, 제각의 사택 부지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로 예상하곤 하는 것이 바로 그의 비고였다.
그의 가문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진귀한 물건들을 모두 한 장소에 보관해두었다면, 비고는 필시 그 어떤 곳보다 알기 어려운 장소에 위치하지 않을까.
안내인을 뒤따르던 용석들은 몇 개의 기관 장치를 거치고 나서야 그 비밀스러운 장소에 다다랐다.
“맙소사….”
“비고가 이렇게 크다고?”
그들이 머물렀던 연회장보다도 더 큰 공간이 지하에 잠들어 있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아, 그래.”
“솔직히 놀랍군….”
“대단한데요.”
안내인이 빙긋 웃고는 용석들을 안으로 인도했다. 그들은 마치 방앗간에 들른 참새들처럼 비고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정말 이 중에서 원하는 게 있으면 받아 갈 수 있는 거요?”
“물론입니다. 단, 하나의 물건만을 허락한다는 제각 님의 전언이 있었으며 모두가 선택을 마쳐야 물건을 하사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먼저 고른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란 거요?”
“물건은 한정되어 있으니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해 만든 규칙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흐음….”
“틀린 말은 아니지.”
이것은 반쯤은 거짓이었다.
물건은 제각에게 복종하는 용화의 용석에게만 건네질 것이고 다른 용화들은 이곳에서 아무 물건도 가져갈 수 없었다.
사실, 이 모든 게 용석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미봉책이었다.
비고에는 물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곳 아래에, 대규모의 폭약이 설치되어 있었다.
언제든지 제각과 이 모든 일을 꾸민 유경이 신호하면, 안내인과 용석들이 있는 공간이 분리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의 용석들은 비고의 물건들과 함께 흙더미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물론 그런 악랄한 수단을 사용한다는 건 지상의 일이 약간 틀어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가령, 이곳의 누군가가 용화들의 상황을 눈치채는 사태라든지.
“후훗….”
안내인은 미소 속에 칼날을 감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용화들의 용석이었으니 그 강함이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만한 규모의 공간이 무너지면 그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 사실은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에는 가장 강한 용석인 장두, 그리고 강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용석들과는 다른 공간에 와 있었다.
정확히는 원래 존재했던 비고를 틀어막아 세 구획으로 나누었고 그곳에 장두, 강설, 나머지 용석들을 집어넣은 것이다.
“흐흠~.”
장두는 콧노래를 부르며 안내인을 쫓아가고 있었다. 그에게 배정된 안내인은 무려 4명이나 되었다.
“이러다 갑자기 날 습격하는 거 아닌가?”
“무, 무슨….”
“하하! 농담이니 그렇게 놀라지 말라고. 그나저나 비고를 이렇게 지하 깊숙한 곳에 만들어뒀을 줄이야. 이러니 이러니까 홍연 한가운데에 이런 큰 땅이 필요했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흐음… 신요 님의 사택도 이 정도 규모는 아닌데 볼 때마다 감탄스럽군.”
“모두 선대의 은공이지요.”
“그래, 조상들한테 감사하며 살아야 해. 이 정도 땅을 물려받았으면 말이야.”
“…….”
“흐아아암… 다 온 건가?”
어느새, 비고의 끝에 도달한 장두와 안내인들. 장두만을 위해 마련된 공간엔 금빛이 번뜩이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이야… 진짜로 주는 거냐고, 이거 다 선물 맞아?”
“이 중에서 단 한 가지만 골라서 나가실 수 있습니다.”
“에게? 쩨쩨하잖아! 배포 좀 더 쓰라고!”
“그 이상을 원하신다면 제각 님께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면….”
“어? 진짜로? 진짜 더 준다고?”
더 달라고 해놓고 막상 더 준다니 이상한 표정을 짓는 장두.
“…뭔가 수상한데?”
“무, 무엇이 수상하다는….”
“이렇게 손님 대접을 철저히 신경 썼으면 소문이 나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하, 하하….”
“뭐, 나야 좋지. 사람은 변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제각도 변했나 보지.”
“…….”
“왜 그래? 표정 좀 풀어.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어?”
장두가 실실 웃다가 갑자기 표정을 지웠다.
“꼭, 나를 겁내는 것 같잖아?”
바로 그때.
– …해줘, 장두!
신요의 목소리가 지하까지 울려 퍼졌다.
이 정도면 홍연의 모두가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커다란 고함.
장두와 안내인의 눈이 마주쳤다.
쿠구궁…
흔들림이 느껴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곳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들려온 폭음.
드드드드드…
공간 전체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아 그곳에서 전해진 충격의 여파가 미치는 것 같았다.
“다, 닫아! 그리고 무너트려!”
쿠우우우웅-!
석벽이 내려와 안내인과 장두 사이에 두꺼운 장벽을 만들었다.
직후에, 지반이 붕괴하는 소리가 뒤따랐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이번에는 장두가 있는 곳에서 커다란 폭음이 터져 나왔다.
단 한 명을 위해 준비한 것치고는 성대하다 싶을 정도의 폭약.
쿠우우웅-!
쿠우우우우웅-!
낙석이 충돌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안내인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문을 등지고 말했다.
“되었다. 장두는 처리했다 보고해. 그리고….”
콰지이이익-!
석벽이 쪼개지며 우악스러운 손이 안내인의 머리를 붙잡았다.
머리가 붙잡힌 채로 공중에 붕 뜨는 안내인.
“어… 어어? 이, 이거 놔라!”
장두의 근육이 서서히 부풀어갔다.
으직…
으지지직…
“괴, 괴물….”
원래 거대했던 그의 몸이 원래의 2배가 넘도록 커졌다.
낙석에 얻어맞은 것은 맞았는지 그의 상처가 군데군데 보였다.
“긴장 풀어라.”
“…뭐?”
후우웅…
당겨지는 장두의 팔뚝.
파악-!
후두둑-!
“…….”
“어… 어어어….”
손바닥으로 모기를 잡으면, 그 손에 피와 모기의 사체가 들러붙게 된다.
지금, 장두가 손바닥으로 안내인을 후려친 모습에서 꼭 그런 장면이 연상되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바닥으로 다음 상대를 찾는 그였다.
“어차피 죽을 거니까.”
* * *
이곳을 방문한 모든 용석 중에서 별채와 가장 멀어지고 있는 강설.
심지어 장두보다 더 멀리 떨어진 상황.
“이곳이 비고입니다.”
“여기로 내려가야 한다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강설은 안내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따라 내려갔다.
‘뭔가 이상한데….’
용석들이 모두 비고로 사라진 것 치고는 비고가 꽤 한산했다.
그렇다면 모두 흩어진 것일까?
혹은 자신만?
만약에 그 가정이 맞다면 어째서일까.
강설은 슬쩍 떠보기 위해 말을 건넸다.
“거병이라도 들어갈 만한 크기로군요.”
“실제로 제각 님께서는 거병을 한 기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물입니까?”
“퇴역 거병이라 실제로는 움직이기만 할 뿐이지 전혀 위협적이지는 않죠.”
“글쎄… 움직이지도 않는 물건을 가져다 놓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뭐, 굳이 믿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강설은 조용히 그를 따라 내려갔다.
장소도 외졌지만, 비고가 이렇게 깊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지하로 향했다.
실제로 강설이 지금 위치한 곳은 장두나 다른 용화들보다 배는 더 깊은 곳이었다.
스윽…
코끝을 스치는 아주 희미한 냄새.
[중급 간파가 발동합니다.]
[화약 냄새가 납니다.]
화약 냄새가 아주 진하게 났다.
아니, 화약이라기보다는 폭약에 가깝다 할 것이다.
‘비고를 무너트리려는 건가? 왜? 음… 더 지켜봐야 하나, 뭔가 나올 것 같은데.’
눈치채지 못한 척 계속해서 걸었다.
그 하나를 매장하기 위해 이토록 거대한 공간을 만들었다면, 제각을 위해 박수라도 칠 것이다.
‘아.’
강설은 잠시 우뚝 멈춰 섰다.
깜빡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린 사람처럼.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는 겁니까?”
“조금만 더….”
“그만, 선물은 됐습니다.”
그때, 거적을 쓴 남자와 일단의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등장했다.
바로, 이 모든 일을 꾸민 유경이었다. 그를 필두로 우르르 몰려든 건 제각의 수하들이었고.
“이 앞에 당신을 위한 선물이 준비되어 있을 터인데, 왜 발걸음을 멈추십니까?”
“…굳이 선물을 주셔야겠다면 다음으로 미루시죠.”
“그건 아니 될 말이죠. 선물을 핑계로 이런저런 할 얘기도 있으니 말이에요.”
“할 얘기라면….”
유경이 강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그를 포섭하기 위함이었다. 신요가 어렸을 적부터 연을 맺은 장두와는 달리, 설홍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설.
그 빈틈을 파고들어 강설이라는 사람의 호의를 끌어낼 계획이었다.
설홍이라는 여인이 남들과 다른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강설의 도움 덕분이었으니까.
그만큼, 탐스러운 먹잇감이었다.
“제가 모시는 주인인, 제각 님께서 강설 님을 눈여겨보고 계십….”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육합성이 터져 나왔다.
– …줘, …두!
강설은 방금 전해진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드드드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드드드드드드드…
연달아 폭약이 터지는 소리.
강설이 시큰둥하게 유경을 바라보았다.
“이쪽은 안 터트립니까?”
“…일이 조금 순탄치는 않은 모양입니다. 장소를 옮겨서….”
갑자기, 강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순간, 피 보라가 일었다.
핏-!
피핏!
순식간에 강설의 앞길을 가로막으려던 무인들의 머리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곳에는, 유경의 머리 또한 함께였다.
유경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강설의 말이 홀로 울려 퍼졌다.
“얘기 잘 들었습니다.”
* * *
연달아 들리는 폭음.
제각은 비고가 무너졌다는 걸 보고받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하, 신요. 성급하게 행동해서 일을 그르치는구나.”
“일을 그르쳤다고?”
“장두는 이곳에 오지 못할 거야.”
“…어째서?”
“네 섣부른 행동 때문에 흙더미에 파묻혔을 테니까.”
“흐응….”
대화를 나누는 사이, 순식간에 자리를 잡는 용화들. 그들은 제각과 무인들과 정반대의 위치로 집결했다.
공공의 적이 생긴 지금은, 힘을 합칠 때였다.
“큭… 뭐 하는 거지?”
“제각! 잘도 오만방자한 짓거리를….”
“내가 이곳에서 나가면 네….”
파아악-!
단검이 날아와 말을 하고 있던 용화의 어깨를 꿰뚫었다.
“끄아아아악!”
“그 주둥이 좀 다물지. 시간이 넉넉한 건 아니라서.”
“이, 이런다고 우리가 복종할 거라 생각하느냐? 참으로 어리석구나!”
“그래, 어차피 순순히 복종할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지도 않았다.”
제각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저렇게 자신만만하다는 건 준비된 무언가가 있다는 뜻.
치우가 조용히 설홍에게 속삭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 이 녀석들이 언제 고깃덩이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니까.”
설홍은 흐리멍덩한 눈을 하고 있었다.
“설홍, 정신 차려라.”
“나, 난….”
제각이 품에서 두루마리 몇 개를 꺼냈다.
촤라락-!
두루마리가 펼쳐졌고, 그 안에 피로 쓰여진 내용이 공개되었다.
“이게 뭔지 알아보겠어?”
“그게 무슨….”
“혀, 혈맹약서다….”
물건을 알아보는 자가 있었다.
“혈맹약서라고! 빌어먹을 자식이! 저주받은 물건을 들고 와?”
“눈썰미는 있구나. 그래, 혈맹약서가 어떤 물건인지 알았으면 너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겠지?”
“입 닥쳐라!”
“영, 말이 안 통하는군. 소리만 빽빽 질러대니…. 이봐, 왕장.”
대식가 왕장.
온몸이 지방으로 덮어 씌워진 덩치.
저 큰 몸이 어찌 탁자 안에 숨어있었는지, 알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도끼가 뜨거운 열기와 함께 움직였다.
핏-!
으직…
제각의 얼굴에 피가 튀었다.
방금까지 그에게 대들던 용화의 팔이 되는대로 날아가 어딘가에 처박혔다.
“끄, 끄아아아악!”
“왜 엄살이야, 고작 팔 하나 잘린 것 가지고.”
“어으… 어으으….”
용화들이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
지금, 제각의 목표가 되면 방금 팔을 잃은 용화와 같은 꼴을 당할 것이 뻔했으니까.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자, 너부터 여기에 서명해.”
“으으… 이런 개자식이….”
“기회는 4번까지 줄 거야.”
“…….”
“거부할 수 있으면 거부해. 그때마다 사지를 하나씩 날려주마.”
4번의 기회라는 말이 너무 섬뜩했다.
“그 뒤에도 똑같은 대답이 나오면 목을 날릴 거야.”
“미, 미쳤어….”
“큭큭… 그래, 나는 미쳤다.”
제각이 눈을 치켜뜨며 장내의 모든 이를 바라보았다.
“너희가 평소에 나를 우습게 여긴다는 건 절절히 느끼고 있다고. 우습게 여겨지는 것보단… 두렵게 여겨지는 게 낫잖아?”
“…….”
“서명해라. 다음 기회다.”
고통 때문에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내가 침을 뱉었다.
투!
“지옥에나 떨어져라, 제각.”
“기회를 모두 박탈한다.”
“…뭐?”
그 순간, 왕장의 도끼가 뚝 하고 떨어져 내렸다.
콰지이익-!
데구르르르르…
“꺄아아아아아악!”
“허… 허어어… 이, 이 자식….”
제각은 이미 선을 넘었다.
그의 안에 깃들어 있던 울분이 악으로 화했다.
“개운하군. 자, 다음은 누구지?”
털썩…
“서, 서명할게… 그러면 모, 목숨은 살려주는 거지?”
“아, 드디어 말귀를 알아먹는 녀석이 나왔구나. 당연하지. 목줄이 채워진 개를 뭐하러 미워할까? 안 그래?”
“그, 그렇지?”
다른 이들은 말을 아꼈다.
여기서 그의 협조를 막는다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고 오히려 그가 혈맹약서에 서명하는 그 찰나의 시간까지 활용해야 했으니.
“설홍.”
치우는 설홍만 들리도록 조용히 말했다.
“치우….”
“당황한 건 이해하지만 상황이 급박하다.”
설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력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어. 구출을 기다려야 한다. 마음 단단히 먹어.”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기대했던 연회는 꿈처럼 사라졌고 어느새 지옥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사삭…
삭…
혈맹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용화.
곧, 그의 눈에 붉은 기운이 머물렀다.
“공소, 네 주인이 누구지?”
“제각… 제각 님이십니다….”
“아, 아주 좋아. 듣기 좋은 소리야.”
공소라는 용화의 동공은 순식간에 탁해졌고 눈 주변으로 핏줄이 흉하게 돋아났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왕장의 도끼에 목이 베이든 혈맹약서에 서명하여 제각의 인형이 되든 둘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할 것이다.
“자, 다음은 누구로 할까….”
바로 그때, 신요가 문 쪽으로 뛰어들었다.
팍-!
“큿….”
단검이 그녀의 손등에 틀어박혔지만, 그녀를 멈추지는 못했다.
“신요, 굳이 그렇게 자신을 봐달라 애원할 필요는 없었는데.”
“하아… 하아….”
“무슨 수작이지?”
신요가 문 바로 옆의 벽에 등을 기대고 소리쳤다.
“장두우!”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와 함께, 밖에서 가해진 충격으로 문이 크게 함몰되었다.
“무, 무슨….”
제각이 입꼬리를 떨었다.
방금의 그 충격은 회리강으로 만들어진 문이 뚫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상상을 하게 했다.
문 너머에서,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장내의 모두를 얼어붙게 할 만큼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조금만 참으십시오, 신요 님.”
장두의 목소리였다.
“제가 거기서 꼭 꺼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