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6
제25화
보르고의 반대쪽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쟈마드는 재빨리 보르고의 반대쪽 손도 봉쇄하려 했지만, 애당초 보르고가 노린 것은 쟈마드가 아니라 그의 붙잡힌 손이었다.
서걱-!
“…제법이군.”
“감히 날… 가르치려고 하는 거냐! 하!”
우지지직…
보르고의 신체 재생력은 처음보다 더 빨라졌다. 잔가지처럼 뻗어 나온 그의 손은 어느새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보르고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
강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보르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라지고 더 냉혹해지며 더 빨리 재생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강설과 쟈마드가 보르고를 쓰러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쟈마드의 어깨에 얹힌 짐의 무게가 막중했다.
“왜 그래? 심각한 얼굴을 하고서는… 도저히 이기지 못할 것 같나?”
보르고가 건방을 떨었다.
그의 건방은 이유가 있었다.
쟈마드가 지진 태세를 사용하긴 했지만, 이미 이전에 한번 그에게 치명타를 가했던 보르고가 그에게 겁을 먹을 리가 없었다.
“누구든 내 앞길을 막으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게. 덩치만 큰 트롤 새끼야.”
“재밌군.”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척-!
스릉-
보르고는 재생된 손에 한 자루의 장검을 가져왔다.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검이었다.
그리고 지체 없이 쟈마드에게 뛰어들었다.
고통을 잊은 그에게 두려움이란 없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어진 전투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일까.
하지만, 쟈마드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드드드드…
쟈마드의 기세가 일변했다.
포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단단하게 느껴졌던 기운이 야수처럼 사나워졌다.
그도, 전력을 다하고 있진 않았었다.
“나 또한 일깨워주마.”
쟈마드의 자세가 견고해졌다.
양팔은 앞으로 살짝 내밀고 두 다리는 넓게 벌려 단단하게 땅을 딛고 있었다.
강설이 느끼기에는 틈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보르고 또한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과감하게 수를 선택했다.
“깨부수면 그만이지!”
계속해서 재생하는 몸.
어느새 고통조차 잊은 몸.
보르고는 분명 한 단계 나아가고 있었다.
후우웅-!
휘잉-!
양손에 나눠진 칼이 동시에 쟈마드를 향해 날아들었다.
“미숙하다.”
이런 어설픈 검술을 기대한 게 아니라는 듯 엄하게 말한 쟈마드가 순간적으로 양팔을 흔들었다.
그러자 기적처럼 보르고의 팔들이 그의 손에 붙잡혔다.
“뭣….”
스르륵.
쟈마드의 양팔이 부드럽게 보르고의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보르고는 재빨리 벗어나려 했지만, 쟈마드의 힘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
“놔… 놔!”
“그러지.”
쟈마드가 오른발을 올려 보르고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콰아아앙!
쁘지지직!
“커허어어억….”
그 반동으로 날아간 보르고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갑옷 자체는 매우 튼튼하여 파이지도 찌그러지지도 않았지만, 그의 양팔만은 끊어져서 쟈마드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끄어어어… 아파아아….”
스스로 한쪽 손을 베어낼 때도 괴로워하지 않았던 보르고였지만, 이번에는 꽤 타격이 있었는지 허리가 아치형으로 휘었다.
“일어서라, 설마 벌써 끝난 건 아니겠지?”
“죽여… 죽여 버릴 거야. 미개한 트롤 새끼가….”
“생전의 나를 보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못했을 거다. 내가 보았던 인간들은 모두 살려달라고 했거든. 아니, 아니지….”
쟈마드가 괴물 같은 웃음을 지었다.
“결국, 제발 죽여 달라고 했던가?”
우지지직…
보르고는 어느새 재생을 마쳤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쟈마드에게 달려들려 했으나,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멈칫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휘리릭-!
곧 긴 창이 그의 손에 잡혔다.
보르고가 이번에는 신중하게 움직였다. 쟈마드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며 틈을 노리는 모습.
“겁을 먹었군.”
“뭐? 내가? 이 보르고가?”
“아닌가?”
“하! 웃기지 마!”
팟!
이번엔 쟈마드가 먼저 움직였다.
묵직한 기운이 땅을 헤집으며 보르고에게 당도했다.
부웅-!
보르고가 반사적으로 휘두른 창은 꽤 예리한 궤적으로 파고들었지만 쟈마드는 그것을 별 어려움이 없이 쳐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는 신경질적으로 창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쟈마드가 그것을 막는 틈에 날카로운 단검 두 자루를 쥐었다. 빠른 속도로 쟈마드를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하앗! 죽어! 죽어!”
슉-!
슈육-!
“죽으라고!”
슈욱-!
쟈마드는 정말 간단한 동작으로 그 움직임들을 전부 피해냈다.
그리고 반격을 시작했다.
“의욕은 앞서지만, 질서가 없고.”
파밧.
따앙-!
“큭….”
“빠르지만 의지가 없다.”
파바밧.
텅-!
“크악!”
“무례하고, 가볍기 짝이 없구나.”
팍.
콰아아앙-!
쟈마드의 주먹이 보르고의 가슴을 때렸다.
그는 그대로 날아가 처박혔다.
“쿨럭….”
보르고의 입에서 검은 피가 울컥울컥 흘러나왔다.
“너는… 뭐, 뭐야….”
“네가 말한 대로 미개한 트롤이다.”
“나를… 네가 어떻게 이 보르고를 이길 수 있어… 이게 말이 돼?”
“된다, 세상은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일뿐이지.”
쟈마드는 그 상태에서 강설을 힐끗 살폈다. 아마도, 강설이 자신을 쓰러트렸던 그때를 떠올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거든.”
“이이… 닥쳐! 아직 안 끝났다!”
강설은 쟈마드가 보르고를 제압하는 것을 보며 바위 어금니 부족의 설정을 떠올렸다.
그들은 지도자들 중 대족장을 뽑을 때 단순히 주술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의 굳건함, 육체의 강건함, 기술적인 완성도까지 전부 고려한다.
마엘이 말하기를 쟈마드는 그중에서도 능력과 위엄으로는 역대 대족장 중 손에 꼽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부족의 대주술사이자 위엄 넘치는 지도자였으며 단련된 격투가였다.
단지 포악하기만 한 유적 사냥꾼에게 쓰러질 리가 없었다.
‘보르고가 고통을 느끼고 있다.’
쟈마드의 공격이 먹혀들고 있다는 얘기.
아마도 쟈마드는 보르고를 끝장낼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곧 끝날지도.’
보르고가 이를 앙다물고 쟈마드를 노려보았다.
“이야아아아!”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보르고가 보물 부리기를 사용합니다.]
……
쟈마드의 주위로 우수수 보물들이 떠올랐다.
날카롭고 둔탁한 무기들이 쟈마드를 향해 겨누어졌다.
“죽어어어어어!”
파바바바밧!
쟈마드를 믿고 있는 강설조차 손에 땀이 흐를 정도로 대담한 공격이었다.
저 안에서 무사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온갖 보물들이 쟈마드에게 날아가 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연계가 발동합니다.]
[보르고의 특수 능력 : 회심의 일격이 발동합니다.]
[보르고의 다음 타격의 충격량이 2배가 됩니다.]
[밀치기 효과가 적용됩니다.]
[밀치기 효과로 지형에 부딪히면 추가 피해량이 적용됩니다.]
거기에 특수 능력까지 발동한 상황.
보르고는 쟈마드를 향해 장검을 크게 휘둘렀다.
후우우우웅-!
강설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쟈마드!”
터어어억.
“어… 어어….”
쩌저적…
쟈마드는 단단한 바위 갑옷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와 참 어울리는 기술.
덕분에 보르고의 공격에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쑤우욱…
쟈마드가 보르고의 검을 빼앗아 그의 갈비뼈 사이를 찔렀다.
“커헉… 커허억….”
“재생은 끝났나?”
콰각-!
쟈마드가 무른 벽에 보르고를 관통한 검을 찔러 넣었다.
덕분에 보르고는 검에 꿰뚫린 채로 벽에 걸리게 되었다.
“아파… 괴로워….”
“아직도, 나를 우습게 여기는가?”
“그만해… 무서워… 제발….”
보르고는 바닥에 피 웅덩이를 만들며 죽어갔다.
“제발… 이제 죽여줘… 괴로워….”
쟈마드가 악마같이 웃었다.
“결국엔, 너도 그 말을 내뱉는구나.”
쟈마드의 거대한 손이 보르고의 투구를 살포시 움켜쥐었다.
“손… 거대한 손! …너무 크잖아? 흐흐.”
“아니, 이건 네 두려움이다.”
으지지지지직!
투구째로 보르고의 머리가 으깨졌다.
잠시 정적이 찾아왔다.
보르고는 더는 재생하지 못했다.
“하아… 하아….”
쟈마드도 적지 않은 힘을 사용한 것인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이 순간 강설은 침묵했지만, 시청자들은 날뛰었다.
‘받아’님이 광기를 300만큼 후원하셨습니다!
[받으라고!]
– 이것이 후원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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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커서 쟈마드가 될래요! 엄마 나는 커서 쟈마드가 될래요! 엄마 나는 커서 쟈마드가 될래요!]
– 비켜! 쟈마드는 내가 될 거야!
– 이 미개한 트롤 새끼가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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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펀치! 두려움 펀치! 그는 신이야! 와, 완전 개처발라 버리고 오지고 렛잇고 화강고 파이팅!]
– 화강고는 님 모교임?ㅋㅋㅋㅋ
– 미쳤다. 쟈마드는 리얼 미쳤다.
– 이 쟈마드를 독점한 스노우맨 네녀석은 대체…
– ??? : 트롤과 인간. 금단의 사랑… 이거… 꽤 괜찮을지도?
– 바로 팬픽 들어간다고 ㅋㅋ
– 우욱 씹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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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참는 중임.]
– 풉… 네 두려움… 풉…
– 이걸 참네 ㅋㅋㅋ
– 웃으면 쟈마드가 발그레하면서 어깨 침.
– 그리고 어깨 없어짐. 그러니까 웃으면 안 됨.
– ㄹㅇ 쟈마드 싸움 실화냐? 학창 시절 떠올라서 바로 매점으로 달려갈 뻔했다. 난 쟈마드가 싫어졌어…
– 난 벌써 소시지 빵부터 샀다. 500원도 남겨왔다고.
– 네 지건이 제일 아파 그만해 ㅠㅠ
‘스노우맨’님이 광기를 300만큼 후원하셨습니다!
[쟈마드 넌 강해졌다. 나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야.]
– 네?- 아 어쩔거냐고 ㅋㅋㅋ 하극상 일으킬 거냐고 ㅋㅋ
– 쟈마드가 주인공이고 주인공이 소환수인 거죠?
– ㅖ 아무 능력 없는 소환수입니다.
– 쟈마드 님이 참 고생하시네요 ㅎㅎ
곧 메시지가 우수수 떠올랐다.
[이즈모칸의 망령(유적 사냥꾼 보르고)를 처치했습니다.]
[업적 ‘화 달래기’를 달성합니다.]
[칭호 「망령 퇴치자」를 얻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쟈마드가 강설을 돌아보았다.
“믿으라고 했잖아.”
강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쟈마드는 그것으로 만족했다는 듯이 콧김을 크게 내쉬었다.
“흥.”
강설은 쟈마드와 함께 보상 상자로 다가갔다.
찬란한 빛이 강설을 애워쌌다.
그는 망설임 없이 보상 상자를 열어젖혔다.
끼이익…
철컥!
[최고 보상인 이즈모칸의 선물을 확인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 점수를 획득합니다.]
[악령의 갑옷(정화됨)을 획득합니다.]
[통제의 투구(파괴됨)을 획득합니다.]
[금화 920개를 획득합니다.]
[은화 877개를 획득합니다.]
[중형 붉은 물약 25개를 획득합니다.]
[중형 푸른 물약 13개를 획득합니다.]
……
강설이 보상 목록을 보며 의아해했다.
‘…갑옷? 투구?’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물건들.
이 갑옷과 투구는 빛이 강렬해서 강설이 따로 빼두었던 것이지만 동시에 불길한 빛이라 선택하지 않았던 물건들이었다.
‘보르고가 강제로 사용했었는데.’
그것이 정화까지 되어 자신의 손에 들어오다니. 강설은 기묘한 상황에 헛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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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득템 개쩔어;; 줬다 뺐는 게 어딨냐고 스노우맨!]
– 악마들 일어나서 기립박수.
–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스노우맨!
– 이걸 제물로 써서 정화까지 시켜버리네 ㅋㅋㅋ
‘ㄲㅂ’님이 광기를 400만큼 후원하셨습니다!
[쟈마드! 투구 벗기고 죽였어야지! 다 너 때문이야!]
– 쟈마드 : 뭐?(근육)
– 봐드리겠습니다. 투구는 답답해서 별로였어요.
– 투구는 누가 봐도 별로였음 ㅋㅋ… 그치 다들?
– 신포도야! 저건 신포도…
강설은 얻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들을 다 얻었기에 보상의 상세 능력치를 확인하려 했다.
후우우웅…
“…음?”
하지만, 별안간 들려온 기묘한 소음에 고개를 돌렸다.
“이즈모칸?”
이즈모칸의 신상이 원래대로 여신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새하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쟈마드가 서 있었다.
이즈모칸의 신상이 말했다.
【욕망을 넘어선 자여, 그대야말로 굳센 의지일지어다.】
[쟈마드에게 이즈모칸의 축복이 내려집니다.]
아직, 메시지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