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66
제265화
쿵…
쿵…
강설의 심장이 고장이라도 난 듯 크게 뛰었다. 심장이 금방 가슴을 뚫고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
“으으윽….”
“괜찮아?”
쿠우웅…
쿠우우웅…
울림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 …강설, 문을 열어라.
“으윽….”
누구의 목소리인지 정확히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머리가 크게 울렸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허어억…
숨을 크게 들이쉬는 강설.
“왜 그래? 설마 방금 대련 때문에….”
“아니, 그게 아니라….”
갑작스레 잦아드는 울림.
어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한시름 놓았다.
“하아….”
“괜찮아진 거야?”
끄덕…
강설이 고개를 작게 끄덕인 후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대체 무슨….’
바로 그때.
쿠우우우웅-!
“우윽…….”
“이봐, 강설!”
털썩…
강설은 가슴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허물어졌다.
“기혈이 뒤틀렸어! 이리 눕혀!”
“강설!”
삐이이이이이…
멀어지는 주변의 소리.
강설의 의식은 저 밑으로, 침잠했다.
* * *
똑… 똑…
깊숙한 곳으로 빠져들수록 압력은 거세어지는 법.
침잠을 거듭하던 강설의 의식이 강렬한 압박을 맞닥뜨렸다.
으지직…
“으윽….”
“…강설.”
덜컥…
강설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저 밑으로 떨어지던 몸을 가까스로 지탱할 수 있었다.
“누구야?”
“누구일 것 같나?”
이제야 그를 부르던 게 누구의 목소리였는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우르.”
“그래도 영 잊은 건 아니었나 보군.”
“하하….”
안경을 쓴 정령이 강설의 앞에 나타났다.
“허무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게 정말이야?”
“그래. 그리고… 허무는 이미 완성되었다.”
“…뭐?”
여태, 허무가 완성되지 않았기에 강설에게 합류하지 못했던 우르와 다른 소환수들.
“그럼 어째서….”
“이것 외에도, 어째서 이렇게 시간이 오래 소모된 건지도 알게 됐지.”
스윽…
우르는 차분하게 안경을 추켜올리며 말했다.
“허무의 문을 여는 정상적인 방법은 이곳, 안에서 여는 게 아니다.”
“…….”
“눈치챘겠지? 즉, 허무의 문은 내가 여는 게 아니라 네가 열어야 하는 거다.”
허무.
단순한 사역마의 육성 공간치고는 막강한 효율을 발휘하는 그곳을 개방하는 데 필요한 건 우르가 아닌 강설의 힘이었다.
“카루나 때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로 무식하게 연결을 이어버린 그때엔 천운이 따라준 거나 다름없다. 두 번 다시 그럴 일은 없어.”
“하지만 이쪽에서 문을 열라니… 난….”
할 수 없어.
“어째서?”
“그야… 난….”
불사가 아니니까.
그만큼 강하고 지혜롭지 않으니까.
덜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니….’
아니었나?
나는…
“문을 열어라, 강설. 기다리고 있겠다.”
“잠….”
치이이이익…
* * *
정신을 잃은 사이, 잠자리로 옮겨진 강설은 최대한 불가와 가까이에 눕혀져 있었다.
피부가 드러난 몇몇 신체 부위에 몇 개의 침이 꽂혀있는 게 보였다.
“그러니까, 몸이 계속해서 차게 식고 있어서….”
“윽….”
“깨어났다!”
“강설!”
강설이 치우의 부축을 받으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으윽… 무슨 일이….”
“정신이 들어? 네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어.”
“아….”
강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린 것 같다 판단되자, 혜명이 웃었다.
“하하하! 하긴, 대련의 충격이 없을 수가 없지.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그건 몸을 상하게 하는 일이니 다음부터는 이상이 있으면 말해.”
“…….”
강설은 혜명의 반응에 대꾸할 기력도 없었다.
한바탕 소란을 치른 이 날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와탈라의 유적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도 이틀에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다들 풀어져 있었다.
강설,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끄으으응….”
강설은 미간을 찌푸리고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꼭 용변이 급한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
“하아….”
탁! 풀려버리는 긴장.
– 문을 열어라, 강설. 기다리고 있겠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우르의 말.
우르는 분명 기다린다 말했다.
아마, 자신이 더 이상 도울 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여는 건데?’
막상 문을 열라고 해도, 문이 어디에 있는지 또 문을 여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애초에 문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 이분 한번 혼절했다가 깨어나신 후에 바지에 똥을 싸는 습관이 생겼다는데 정말인가요?
– 아직 지리지는 않았지만,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앗, 표정을 보니 조금 샌 거 같아요!
– 순산 기원!
그의 속도 모르고 시청자들은 지금, 강설의 노력을 기행이라 치부했다.
“…카루나.”
– 예. 주인님.
“이곳으로 올 때 문을 넘어왔다고 했지?”
– 예, 분명 문이 있었습니다.
경험자만큼, 훌륭한 조언가는 없을 것이다.
강설은 카루나에게 허무에서 이곳으로 넘어올 때의 일을 꼬치꼬치 물었다.
“정확히 어떻게 생긴 문이었지?”
– 조금 비좁은 문이었습니다. 밀어젖히는 것만으로도 부서지는 건 아닐까 염려될 정도로 낡은 문이기도 했고요.
“음….”
– 설명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제가 넘어온 문은 원래 드나드는 용도로 만들어둔 문이 아닌 혹시 몰라 남겨둔 문 같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카루나가 넘어온 문은 정규 루트가 아닌 특수한 루트라는 얘기였다. 말하자면 게임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히든 루트라고 해야 할까.
‘카루나는 대체 어떻게 그 문을 넘어온 거지?’
그 우르조차 천운이라 표현했을 정도라면 말도 안 되는 확률이었을 것이고 고행의 길이었을 것이다.
카루나는 억지로 그 확률을 비집고 이곳에 도달한 것이다.
실패했다면 어쩌면 아직도 허무를 헤매고 있었을 테고.
새삼, 대단한 충성심과 의지라 생각되었다.
– 문은… 분명 더 있었을 겁니다.
한 문장을 덧붙이는 카루나.
강설은 그 말에 흥미가 생겼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 허무를 헤맬 때, 느껴졌습니다. 어딘가에 자리한 거대한 존재감이. 다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을 뿐이죠.
“흐으음….”
분명, 문은 있다.
그러나 열 수 있을까?
‘불사 때는 너무 쉽게 일이 풀려서 쉬운 일일 줄 알았는데….’
직접 경험한 허무의 구축은 보통 복잡한 게 아니었다.
의식의 침잠 속에서 강설이 우르에게 하려 했던 말.
‘나는 불사가 아니야.’
그는 불사가 아니었다.
강설이 애를 먹고 있는 허무를, 직접 구축한 불사만큼 강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
‘뭐 그렇다 해서 답이 없는 건 아니지.’
분명 길은 있을 것이다.
“끄으으으응….”
강설이 다시금, 힘을 내어 정신을 집중했다. 문이라는 것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은 아닐 테니 답은 정신에 있을 거라 판단해서다.
– 다시 힘을 주기 시작했어요!
– 또 시작이다!
– 이쿠죠! 쾌변!
* * *
이틀째 밤.
“하아….”
오전, 오후 내내 몰두를 거듭해도 큰 성과는 없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낙담할 일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면 허무를 개방하는 것도, 우르가 언급한 문을 찾는 것도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뒤늦게 개방하게 되면 자칫,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강설은 이후에 혜명에게 어떤 시련이 닥쳐올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련에 지금의 자신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잘 알았다.
‘힘을 일부라도 회복하지 않는 이상,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없고 같은 과거가 반복된다.’
과거, 혜명은 광야령을 이용해 위기를 극복했다. 강설은 그 광야령을 회수하기 위해 왔으니 광야령을 이용하는 방법은 지양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 혜명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건 결국 혜명이 다시 광야령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한다.
가진 힘이야 강설도 강력했지만, 이번 시련에 있어 맞닥뜨릴 상대는 그 힘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그러니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지나온 과거를 반복할 뿐이니까. 광야령을 회수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도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계속해서 부딪혀 봐야지.’
혜명에게 위협이 찾아오는 건 지금보다도 더 시간이 흐른 후일 것이다. 아직 황금 신상의 힘을 전혀 깨우치지 못한 것 같으니, 시기상으로 그랬다.
적어도 앞으로 유적을 여러 번 들락거린 후에야 위협이 찾아오겠지.
‘그때까지만이라도… 빌어먹을 문을 열 수 있기를.’
강설이 사색에 잠겨있을 무렵, 누군가 다가왔다.
“하하하! 형제, 무슨 생각을 그리해?”
혜명이었다.
그런데 호칭이 좀 수상쩍었다.
“내가 언제부터 너와 형제가 된 거야?”
“우리 지난밤, 기억 안 나?”
“…그거 때문에?”
“그럼, 서로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으니 형제가 아니고 무엇이겠어?”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강설도 10인의 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으니.
휙-!
“받아.”
“이건….”
호리병박.
찰랑…
“이 냄새… 술?”
“맞췄어, 아껴둔 것인데, 식사 대접을 받기도 했고 형제가 된 기념으로 주는 거야.”
– 내가 말했지. 이 새끼 승려 아니야. 머리 민 적도 없을걸.
– 파계! 진리에 도달하는 길을 가로막는 규율을 파계한다!
강설은 술을 즐겨 하지도 않고, 남이 주는 것을 넙죽넙죽 받아마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혜명을 남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형제, 아니 바로 그 자신인데.
거기다, 살펴본 결과 특별히 뭔가 첨가된 것도 없었다. 호리병박에 담긴 건 그냥 술이었다.
꿀꺽…
호리병박에 담긴 술로 목을 축이는 강설.
“좋지?”
“…좋네.”
차오른 달을 바라보며 두 사내가 바위에 걸터앉았다. 고원의 드넓은 땅이, 그들의 가슴에 들어찼다.
“아까도 말했지만, 고민이 많은가 봐?”
“고민….”
강설이 피식 웃었다.
“항상 고민이지.”
이에, 껄껄 웃으며 답하는 혜명.
“하하하! 솔직히 말하면 내가 처음으로 만난 대등한 사내야, 넌.”
“…….”
“오만했던 걸까?”
강설은 대답을 망설였다.
‘혜명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줘서는 안 돼.’
강설 자신과의 만남이 혜명에게 너무 많은 것을 뒤틀게 되면,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었다.
혹시라도 혜명이 승천에 성공하게 된다면?
그도 아니라 벽을 넘지 못하고 쓰러지게 된다면?
꿀꺽…
“아무튼, 젊은 나이에 그토록 강한 힘을 가진 네가, 대체 무슨 고민을 그리하는지 모르겠어.”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강설.
“내가 너였다면, 아무런 고민도 없었을 거야. 하하하!”
신이 되기 위해 승천에 도전하게 될, 전설적인 말 혜명에게 강자라고 추켜세워지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난 말이야….”
혜명은 그의 과거사를 풀어놓았다.
혜명이 작은 암자에서 수행을 쌓던 지난날.
박해받는 영안족, 그 영안족에게 조차 버림받았던 존재 미아가 찾아왔다.
미아는 성인식을 치르기도 전에, 눈을 잃었다.
이런 사례는 좀처럼 없었고, 그 몇 안 되는 사례를 살펴보면 보통은 부족에 재앙이 닥쳐왔다. 그렇기에 버려진 것이다.
“내가 지켜야 했어.”
영안족을 노리는 사냥꾼들이 기승을 부렸고 그들의 존재는 암자에 큰 해가 되었다.
혜명은, 미아를 데리고 암자를 나섰다.
“여기까지 다다른 건 솔직히 운이었어. 그리고 여기서 이 신상을 얻게 된 것도.”
와탈라의 황금 신상이 여전히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미아를 저버린 그들을 탓하지 않아?”
“전혀, 모두가 열반에 이를 수는 없는 법이지. 득오(得悟)의 길은 홀로 걷는 길이니, 고난을 나누는 것조차 누군가에겐 버거운 법이야.”
“그래도 가끔은 승려 같네.”
“하하하! 너도 고고학자로는 전혀 보이지 않잖아. 피차일반이지.”
“그렇네.”
강설의 마음에서 알 수 없는 기분이 샘솟았다. 우울감이라든지, 권태감은 아니었다.
그저 뭔가를 확인하고 싶다는, 그런 기분.
“혜명.”
“하하… 어딘가 나를 부르는 그 말이 익숙하게 들리네. 미아 이외에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좀처럼 없었는데.”
“누군가, 네 삶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면 넌 어떨 거 같아?”
“…재밌는 의문이군.”
혜명의 모든 것은 강설이 결정해왔다.
그것을 혜명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글쎄,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 만나보고는 싶군.”
“…누구를?”
“내 삶을 결정한 사람 말이야.”
정작 그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하는 혜명. 연극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강설에게는 많은 대답이 되었다.
혜명과의 대화는 강설에게 있어 번쩍이는 반딧불처럼 조금씩 희미하게 앞을 보여줬다.
내친김에 조금 더 가보기로 했다.
“문.”
“…뭐?”
“내 안에 문이 있어.”
“해괴한 소리네.”
“그걸 열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어. 너라면 알아?”
“흐으음….”
혜명이 잠시 턱을 긁적이다 이렇게 말했다.
“가슴을 열어 심장을 꺼낼 수도 없는 노릇일 테니, 수양에 관한 말이겠군.”
“수양?”
“그래, 수양. 정신적인 부분 말이야.”
혜명의 견해도 강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건 내 전문이기도 하지, 자! 어디 한 번 와탈라에게 물어볼까?”
스윽…
황금 신상을 꺼내어 쥐는 혜명.
“그건 왜?”
“알고 있지 않아? 이 유적에 대해.”
“대강은.”
“그럼 와탈라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그렇지.”
“와탈라는 신이라기보다는… 초월적인 정신체라고 해야 하나? 정신의 극한에 이를 정도로 수행을 쌓은 고대의 존재지.”
“상세하게 알고 있는 편이네.”
“하하, 유적에 그의 흔적이 잘 담겨 있거든. 그림으로 남겨져서 이해도 쉽고 말이지.”
황금 신상.
이 신상에 깃든 건, 바로 그 와탈라의 정신체다.
와탈라는 별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신상을 지닌 자가 탈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 힘을 세상에 널리 퍼트리기를 바란다.
때때로 유적에서 발굴되는 이런 조각상들은 대체로 기괴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지만, 황금 신상은 드물게도 선한 의지를 품은 조각상이었다.
“자, 와탈라. 강설의 고민을 들었지? 문을 열려면….”
– 당도했다.
“오고 있… 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황금 신상이 입을 벌려 말을 하고 있었다.
강설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순간 멍해졌다.
– 해악이 당도했다. 대비하라, 선한 자여.
그 순간.
쿠구구구구구구구궁-!
유적의 문이 갑작스레 솟아났다.
혜명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째서… 왜 하루 일찍….”
강설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콰르릉…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강설의 머리가 쭈뼛 섰다.
‘놈이다! 이럴 수가….’
유적을 몇 번이나 드나들고 난 이후에 만나게 될 악이, 이 순간 다가오고 있었다.
‘혜명은 아직 준비가 안 됐어!’
그렇다면 답은 하나.
“혜명! 뛰어!”
“뭐?”
“달리라고! 어서!”
이미 소란 때문에 일행은 전부 깨어나 있었고 나타난 유적의 문에 당황한 기색이었다.
“들어가!”
“무슨….”
“설홍!”
“미아!”
강설이 소리치자, 상황을 빠르게 판단한 치우가 설홍과 미아를 들쳐메고 유적 안으로 몸을 날렸다.
정말로, 훌륭한 대응이었다.
반면, 혜명은 멈칫하며 고개를 뒤로 돌려 강설을 바라봤다.
“강설!”
“…온다!”
휘이이이이잉…
마치 유성이 날아오는 듯한 감각.
유성은 순식간에 날아와 강설과 충돌했다.
“강설!”
[시초의 뼈가 충격을 집어삼킵니다.]
[시초의 뼈가 공복 상태입니다.]
[시초의 뼈가 모든 충격을 소화합니다.]
뒤로 날아간 강설과 그를 지탱한 혜명은 충격에 휩쓸려 유적의 문 너머로 사라졌다.
쿠우우우웅…
강설과 혜명을 삼킨 유적의 문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허억… 허억….”
“괜찮아? 저게 대체 무슨….”
엄청난 일격을 받아낸 그들은 순간 어리둥절한 상태로 정지했다.
황금 신상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 해악이 당도했다. 빼앗겨서는 안 된다. 와탈라의 선한 의지를, 그 힘을.
강설이 황금 신상과 눈을 맞추었다.
황금 신상은 마치, 강설에게 말하는 듯했다.
– 와탈라의 유산을 손에 넣어라.
강설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돌발 모험 ‘와탈라의 유산’이 발생합니다.]
[이 모험은 매우 위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