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72
제271화
카드드드득-!
산의 해골을 한입에 삼킨 늑대는 순식간에 변화했다.
으지지지직!
그림자가 일렁였던 털가죽엔 암석들이 자리했고 삐죽삐죽한 가시들이 솟아났다.
그리고, 엄청나게 거대해졌다.
‘…코코.’
다시 만난 코코는, 처음 강설이 압도당했던 그때의 덩치를 상회할 정도로 거대해지는 게 가능해졌다.
[환상수의 속성이 일시적으로 굳건한 산으로 정해집니다.]
[환상수의 유형이 일시적으로 대형 야수로 정해집니다.]
[환상수 행복한 코코가 일시적으로 단단한 코코로 변화합니다.]
코코의 달라진 모습은, 정말로 신화에서나 나오는 신수를 닮아 있었다.
코코는 날아오는 암석들을 모두 몸으로 받아냈다.
[단단한 코코의 꿈쩍도 하지 않는 바위 피부가 동일 속성의 공격을 흡수합니다.]
[단단한 코코의 꿈쩍도 하지 않는 바위 피부의 방어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가지가지 하는군.”
그슨대가 손을 내뻗었다.
후우우웅…
후우우우우웅…
그러자, 또다시 수십 개의 손이 생겨났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처럼, 그슨대의 공격은 그칠 줄을 몰랐다.
[그슨대가 명령 : 짓누르기를 사용합니다.]
[저주받은 손이 접촉한 대상을 밀칩니다. 만일, 밀쳐진 대상이 구조물에 부딪힌다면, 5초간 30%의 피해를 더 받습니다. 이 효과는 중첩되며 최대 중첩은 10회입니다.]
쒜에에에에에엑-!
쟈마드가 수십 개의 손이 날아드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
– 짖어라, 늑대야.
스으으읍…
코코가 숨을 깊게 빨아들였다.
[단단한 코코가 대자연의 산울림을 사용합니다.]
[대자연의 산울림은 총 공격력의 80%만큼의 피해를 매우 넓은 범위에 입히며 소환된 대상에게는 1,500%의 피해를 줍니다. 또한 마법 산울림에 영향을 받은 마법은 그 피해가 30% 경감되며 이때 일정 확률로 마법이 취소됩니다.]
커어어어어어어어어엉-!
코코가 목청껏 짓자,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저만한 덩치의 괴물이 있는 힘껏 짖었으니 울음소리 외에는 모든 소리가 잡아먹혔다.
푸스스스스…
지지직…
밤까마귀를 향해 쇄도하던 저주받은 손들이 일시에 사라졌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에 그슨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잘했다, 늑대.
헥… 헤에에엑…
[단단한 코코가 보살핌의 대상으로 스노우맨을 지정합니다.]
[보살핌의 대상은 단단한 코코가 근처에 생존해 있는 동안 20%의 추가 방어력을 획득합니다.]
– 이제 숨어라.
파파파파파팟-!
코코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파헤치고 그 속으로 사라졌다.
[단단한 코코가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사용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심한 장난 중 하나가 발동합니다.]
[심한 장난은 굉장히 심합니다.]
– 그래, 착하지. 시간을 벌어주었구나.
지독하게 퍼부어졌던 그슨대의 공격은 잠시 소강상태를 맞이했다. 그 모든 공격을, 쟈마드와 강설이 모두 파훼한 것이다.
전투는 기세가 반.
그림자 측의 기세가 크게 올랐다.
– 이제, 내 차롄가?
“…건방지기는.”
흐으으읍…
밤까마귀가 유적의 잔해를 집어 들어 내던졌다.
쒜에에에에엑!
특별한 움직임 없이 그저 직선으로 날아오는 파편.
“고작 생각해낸 게 그건가?”
훙-!
후우웅-!
두 개의 파편이 그 뒤를 이어 날아왔다.
그슨대는 코웃음 치며 저주받은 손을 이용해 첫 번째 파편을 후려쳤다.
콰자자작-!
볼품없이 부서지는 첫 번째 파편.
흠칫-!
휙…
꺼림칙한 기운이 느껴져 잠시 고개를 젖혔던 그슨대.
‘뭐였던 거냐, 방금?’
그슨대는 불가사의한 기척에 놀라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냉철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콰지이이익-!
두 번째 파편 또한 저주받은 손에 의해 부서졌다.
그리고 세 번째 파편.
겉보기에는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
기이이이이이이잉…
“노린 건 이거였군.”
벼락의 낙인이 새겨진 파편.
길게 고민할 것 없이 저주받은 손으로 파편에 대비했다.
‘놈은 인장을 임의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닿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파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앙-!
잔해에 떨어지는 벼락.
그리고 다시 부스러기로 쪼개진 유적의 잔해는 바위의 탄환이 되어 그슨대를 노렸다.
피피피피피피핏-!
그러나, 저주받은 손이 그슨대의 정면을 떡 하니 가로막고 있었기에 바위의 탄환은 아무런 해를 입히지 못했다.
낙뢰가 제법 위력적이긴 했지만, 그것이 직접 그슨대에게 닿지 못하는 이상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다.
“…숨었군.”
화르르르르륵…
[들불이 확장합니다.]
[피어나는 열기와 연기가 증가합니다.]
추우우욱…
장내가 더 뜨거워졌다.
고열에 녹아 흘러내리는 저주받은 손도 계속해서 나타났다.
그슨대는 이 싸움을 길게 이어갈수록, 불리해질 거라 판단했다.
퓨퓨퓨퓩-!
일렁이는 연기 너머로, 암석 파편들이 잔뜩 날아왔다.
“거기구나!”
후우우우웅-!
파아아앙!
불길 속으로 날아간 저주받은 손은 열기에 녹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밤까마귀가 단 한 번만 위치를 노출하는 실수를 한다면 그슨대는 다시 이 싸움의 기세를 잡아 올 자신이 있었다.
“쳇….”
밤까마귀는 그 자리에 없었다.
피피핏!
피핏!
잊을 만하면 성가시게 쏘아대는 암석 파편.
설령 저것이 몸에 닿는다 해도 정신체인 그슨대에겐 기대한 만큼의 타격은커녕 간지러움만 유발할 것이다.
‘불바다를 만든 이유가 있었군.’
열기보다 성가신 건 매캐하게 시야를 어지럽히는 연기였다.
기척도 평범하지 않은 주제에 눈으로도 잡아내기 어렵게 연막까지 만들어내니 그슨대에게 있어선 그 존재가 날파리나 다름없었다.
‘어쩔 수 없군.’
일부러 약간의 틈을 내보인 후, 거창한 공격해오는 틈을 타 으깨버려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대로 싸움을 길게 이어 나가다간 저 열기에 저주받은 손이 전부 사라질 것이다.
스으윽…
슬쩍 줄곧 저주받은 손에 보호받던 신체를 노출 시키는 그슨대.
이윽고, 예의 습격이 찾아왔다.
퓨퓨퓨퓻-!
방어는 최소한으로, 공격은 최대한으로.
“거기구나!”
[그슨대가 명령 : 짝을 사용합니다.]
[이 공격에 저주받은 손 2개체가 소모되며, 손바닥 맞부딪혀 넓은 범위에 폭발을 일으킵니다.]
쒜에에에에엑-!
서로 공격을 교환하는 밤까마귀와 그슨대.
이번엔, 쟈마드도 꽤 진심을 실었는지 가로막는 저주받은 손들을 바위 파편이 꿰뚫었다.
파지직…
콰아아아앙!
아까와 같은 수.
파편에 벼락의 인장을 새긴 것이다.
파지지지직!
파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아앙!
‘…막았다.’
벼락의 인장이 새겨진 파편들은 가로막는 저주받은 손들을 전부 터트리는 쾌거를 이뤘지만, 정작 그슨대에겐 닿지 못했다.
반면, 위치를 노출한 밤까마귀는 위기에 처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휘오오오오오오오…
폭발과 함께 불길 사이로 시야가 탁 트였다.
시초의 뼈가 군데군데 부서져 있는 밤까마귀를 본 순간, 그슨대는 미소 지었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 이제 다시 내 차례인….”
푸욱…
어느 순간, 그슨대의 가슴에서 찾아오는 이물감.
“…가?”
쟈마드가 답했다.
– 아직, 내 차례다.
그슨대가 가슴팍을 더듬었다.
분명 보이지 않는 뭔가가, 가슴으로 파고들어 왔다.
이번엔 강설이 답했다.
“그게, 와탈라의 가르침이다.”
“…뭐?”
이곳에 부유하는, 와탈라의 힘을 깨우친 자만이 인식하는 구조물의 파편을 중간중간 함께 섞어 투척했던 강설.
처음, 그슨대가 보이지 않는 커다란 파편을 피했을 때부터 점차 파편의 크기를 적당하게 줄여나갔다.
쟈마드가 웃었다.
– 타죽어라, 귀신.
딱딱딱…
벼락의 해골이 말했다.
– 벼락이 정화하리라.
당연히, 방금 쏘아낸 파편에도 벼락의 인장을 새겨져 있었다.
파지지지지직…
“빌어먹을….”
엄청난 규모의 낙뢰가 곧 덮칠 것이라는 신호. 그슨대가 재빨리 방비했다.
[그슨대가 절기 : 한정된 모순을 사용합니다.]
[정신의 영역에서 짧은 시간, 모든 피해를 크게 경감합니다.]
[한정된 모순은 이후에 추가 효과를 가집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푸스스스스스…
절기를 사용하여 최대한 방어했지만, 낙뢰의 충격이 꽤나 컸던지 그슨대는 새까맣게 타버렸다.
푸스으으…
입에서 연기가 나오는 그슨대.
“죽여…주마.”
그슨대는 여전히, 와탈라가 만들어낸 구조물을 볼 수 없었다. 승리하고자 한다면, 방법을 바꿔야 했다.
촤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정신 영역에서 빠져나오는 그슨대.
그에 따라 그곳에 만들어졌던 임의의 지형들은 전부 사라졌다.
[한정된 모순이 재차 발동합니다.]
[원소 피해와 정신 피해에 대부분 저항합니다.]
[물리 피해에 취약해집니다.]
보이지 않는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 제 맘대로 피해 유형을 골라내기까지.
그러나, 그 정도로는 밤까마귀를 상대할 수 없었다.
쩌어어어어억…
공간을 열고 나타난 거대한 늑대의 아가리.
[단단한 코코가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한 장난이 발동합니다.]
[단단한 코코가 엉망진창 신발 물어뜯기를 사용합니다.]
[엉망진창 신발 물어뜯기는 총 공격력의 500%에 해당하는 물리 피해를 주고 대상이 생명체일 경우 누적된 피해의 30%만큼 20초간 상태 이상 : 출혈 효과를 남깁니다.]
카가가가가가가가각-!
코코의 아가리가 그슨대를 씹어 삼키려 했다. 그에 강렬히 저항하는 그슨대.
“제기랄! 제기라아아알! 죽여주마, 부정한 힘을 목도하라!”
[그슨대가 절기 : 천수관음을 사용합니다.]
[남아있는 모든 저주받은 손을 소모하여 육체를 연성합니다.]
[천수관음의 육체는 물리 피해가 50%만큼 경감됩니다.]
[천수관음의 손은 저주받은 손의 150%만큼의 위력을 가집니다.]
콰아아아앙-!
순식간에 밀려나는 코코.
쿠구구구구궁…
점점 거대해지는 그슨대.
손들이 모여들어 덕지덕지 그의 몸에 달라붙었다.
어린아이는 마침내 거인이 되었고 그 신체는 관절 인형처럼 변했다.
아니, 싸구려 불상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끽…
끼긱…
“보아라… 진정한… 힘을….”
– 보기 흉하군.
“죽어라….”
콰아아앙-!
그슨대의 신체와 연결되면 더욱 강력해지는 저주받은 손.
그슨대는 거미 인간이라도 된 듯 무수히 많은 손을 뻗어왔다.
– 큭큭큭….
쟈마드는 그런 그슨대를 마주하고도 웃어 보였다.
– 좋아, 아직도 쓰러지지 않는다니. 그만 돌아와라, 늑대.
헥헥…
휘리릭-!
코코가 그림자 공간으로 되돌아오며 시초의 뼈에 새겨진 산의 문양의 불빛이 흐릿해졌다.
쟈마드가 나직히 말했다.
– 이봐, 고철. 나와서 도와라.
휘리리릭-!
카아아아아아앙-!
소환된 즉시 저주받은 손을 튕겨내는 카루나.
“내게 명령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쟈마드. 난 오직 주인님의 명만을 따릅니다.”
– 고철 아니랄까 봐 딱딱하게 굴기는. 귀찮게 거쳐 갈 필요 없잖아?
쟈마드가 시초의 뼈에 새겨진, 새로운 문양을 어루만졌다.
– 네게 특별히 이 몸이 허무에서 새로이 얻은 힘을 체험할 기회를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