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338
제337화
북부 연방의 수사국.
그곳에 소속된 수사관 게일은 지금 최전방 초소에 파견을 나와 있었다.
이곳에서 행방불명된 전투원들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군부 딸랑이 새끼들, 이런 일을 왜 수사국에 넘기는 거야?”
“걔네도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랍니다. 이런 쪽 일에는 영 젬병이라 조사 도중에 손 떼고 우리한테 매달린 거라는데….”
“우리는 안 바빠? 아니, 다른 걸 떠나서 휘겔텅 코앞까지 와야 한다는 게 얼마나 살 떨리는 일인데?”
“에이… 무서우십니까?”
“무, 무섭긴 누가! 추워서 떨린다는 얘기지, 내 말은!”
“아, 그렇군요. 이해는 갑니다.”
수사관 게일과 그의 부관 조몬은 연방에서도 꽤 기세등등할 수 있는 직급이었다. 때문에, 수사를 핑계로 파견을 나가서 농땡이를 부리는 경우도 왕왕 있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엔 농땡이를 부릴 수 없었다.
그랬다간 필시 얼어 죽을 테니까.
그들이 이곳에 온 지도 꼬박 하루가 지났다.
실종된 이들이 살아있을 거란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서 삭제한 지 오래였다.
그들은 실종자들을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게 아니었다. 이 모든 건 실종자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알기 위함이다.
“야생 동물일까요?”
“아무리 피죽도 못 얻어먹었기로서니 야생 동물에게 반항도 못 하고 잡아먹힐 정도의 얼간이를 최전방에 보냈겠어. 연방의 병사는 최정예다.”
“…맞아요?”
“이런 극지에서 살아남은 녀석들을 그렇게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를래.”
“그야 그렇긴 한데… 혹시 보급이 끊어진 기간에 아사한 건….”
“일리 있긴 해. 근데 보급이 얼마나 끊어져 있었지?”
“두 달 연속 끊어졌답니다.”
“보급창도 어지간히 미치광이들이로군. 왜 끊겼지?”
“뭐, 아시다시피 갖다 붙이면 고개를 끄덕여야 하는 게 그 작자들의 이유이지 않습니까.”
“지들이 뒤로 해 처먹고 핑계를 댈 수도 있다는 거군.”
“그걸 따지러 여기까지 온 건 아니지 않습니까? 공공연한 사실을….”
“맞아! 그러니 계속 더 찾아보자고.”
다시 몇 시간을 그들의 흔적을 찾아 뒤지는 수사관과 일행들.
“혹시 자살한 건….”
“초소를 내버려 두고 설원에 나가서 자살한다고?”
“그럴 리는 없겠죠?”
“당연히 그럴 리 없지. 그리고 봤어?”
찰랑…
뽕…
“으… 술 냄새.”
“그래, 술이 아직 남아 있어. 멀쩡한 기호품이 아직 남아 있는데 뒈질 리가 없지.”
“하기야, 저라면 죽기 전에 바닥까지 마셨겠죠.”
“바로 그거야.”
“가끔은 그래도 수사관다우시군요.”
“그럼? 노름으로 딴 줄 알았어?”
“솔직히요.”
“솔직한 건 네 단점이야.”
“남들은 장점이라던데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건 그 친구들의 단점이고.”
수사관 게일이 예리한 척 손가락을 추켜올리며 말했다.
“휘겔텅이야.”
“…네?”
“휘겔텅으로 넘어간 거야.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돼.”
“에이… 미쳤다고 휘겔텅으로 넘어가요? 자살보다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
“왜 말이 안 돼?”
“거긴 빙하아귀랑 에몬이 하루가 멀다고 싸우는 곳이잖아요. 여기보다 훨씬 춥기도 하고.”
“넘어갈 이유가 없다?”
“네. 식량이 떨어져서 미치지 않은 이상 휘겔텅까지 갈 이유가 없어요. 둘 중 누구한테 발각되더라도 잡아먹히겠죠. 끌려간 게 아닌 이상 말이 안 돼요.”
“…….”
“…….”
게일과 조몬은 눈을 끔뻑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방금 그럴듯한 가설을 입으로 내뱉었기 때문에.
“끌려간 걸까?”
“가능성이 있어요.”
“왜? 앙숙과 싸우기도 바쁜 녀석들이 초소까지 나타나 놈들을 끌고 갔을까.”
“뭔가를… 알아보려 한 거 아닐까요? 아니면 사냥을 오랫동안 실패했다든가….”
“둘 다 배제하지 마. 쓸 만한 의견이니까.”
조몬은 불안해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빙하 아귀나 에몬 둘 다 휘겔텅의 경계선을 넘어온 적은 한 번도 없지 않았습니까?”
“…이제까지는 없었지. 이번엔 모르는 일이고.”
“…부국장님에게 그렇게 말씀하실 생각입니까?”
“미쳤어? 그 꼬장꼬장한 늙은이는 내 의견에 반박하기 위해 아침부터 준비운동을 하는 사람이야. 그나마 국장님이랑은 말이 좀 통하니 면담을 좀 해봐야겠어.”
게일이 담뱃잎을 썰지 않고 말은 엽궐련을 입에 물었다. 다른 궐련에 비해 배는 두꺼운 굵기.
칙… 칙…
불똥조차 튀지 않는 성냥에 게일이 신경질을 냈다.
“에이씨… 드럽게 안 붙네.”
드드드드드드…
갑자기 땅이 울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잘 모르겠습니다.”
“내 말은, 알아보라는 뜻이었는데.”
“아이쿠, 몰랐습니다.”
“허허… 넉살이 늘었어, 친구.”
그때.
쿠구구구구구구궁…
진동이 점차 커졌다.
이제는 확실해졌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뭐야, 눈사태인가? 지진?”
저 멀리서 고용인이 뛰어왔다.
“수사관님! 수사관님!”
“그래, 무슨….”
“저기를… 저기를 보십시오.”
“8급 마수라도 나타났나? 왜 이렇게 호들갑을….”
고용인이 가리킨 방향은 이곳에서도 보이는 휘겔텅의 산등성이였다.
“눈이… 눈이 녹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하얀 부분이 점차 다른 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휘오오오오오오오…
급작스럽게 형성된 녹지가 밀려왔다.
설원은 더 이상 설원이라 부를 수 없었다.
마치 초록빛의 해일처럼, 휘겔텅의 주변부를 뒤덮은 눈들을 사르르 녹여버렸다.
그리고 그 해일은 게일 수사관마저 지나쳐갔다.
툭…
불이 붙지 않은 궐련이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게일이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기 때문이다.
게일 수사관은 지금의 직위까지 오르기 위해 수많은 일을 거쳐왔다. 그 과정에서 연방이 용인하지 않는 불법적인 일도 많이 저질러 왔고 세상에는 이런 복잡한 일도 다 일어나네 하는 사건들도 해결해왔다.
“…….”
새로운 엽궐련을 꺼내 입에 물었다.
이것 또한 생각의 과정.
칙… 칙…
불이 붙었다.
궐련의 연기를 입 안에 머금었다.
들이마시면 일찍 죽기 딱 좋은 독한 연기.
한차례 혀 위에서 맛을 음미했지만, 추위 때문인지 평소보다 둔한 감각이었다.
그러나 머리를 깨우는 데는 역시 이만한 게 없었다.
쟈마드가 대순환을 깨우쳐 수차를 회전시켰듯, 그 또한 독한 연기를 회전하며 뇌 운동을 활발히 했다.
“…수사관님.”
“조용.”
빙하 아귀와 에몬.
누군가 둘 중 뭐가 두렵냐며 게일에게 묻는다면 단연코 빙하아귀를 고를 것이다. 에몬은 신흥 강자이긴 했지만, 문화라고 할 것도 없는 아직 짐승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였으니.
문제는, 이 일련의 사건들이 하나의 불안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휘겔텅의 끝없는 분쟁이 종식된다면, 만일 그렇다면….
그렇게 이른 하나의 결론.
후우우…
연기와 부정한 생각이 입 밖으로 토해져 나왔다.
“…엿 됐군. 여기저기 불려 다니겠어.”
북부의 상황은 오늘의 일로 아주 많이 변하게 될 것이다.
* * *
‘안녕내이름은쟈마드’님이 광기를 3,000만큼 후원하셨습니다!
[왼 주먹은 꿈나라 오른 주먹은 황천길이라고 불리지. 인사해.]
– ㅎㄷㄷ 바지에 소변을 눠버렸습니다.
– 이게 낭만이지… 협객이야! 협객!
– 그의 수하 눈사람의 공도 있습니다.
– 아, 맞아. 그런 녀석도 있었지.
– 트통령 쟈마드! 날 가져요!
‘뿌셔뿌셔’님이 광기를 2,500만큼 후원하셨습니다!
[이리자드 뿌셔! 원신 뿌셔! 야근 뿌셔! 과장님 뿌셔!]
– …직장 생활이 많이 힘드신가 봐요.
– 후욱… 후욱… 부순다….
– 과장님 혹시 보고 있으시다면, 도망치세요.
– 돔황챠!
쏴아아아아아…
쏴아아아아아아아아…
끝산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인지, 산등성이에 거대한 폭포가 흘렀다.
아마 휘겔텅에서 가장 정기가 충만한 장소가 바로 이곳일 것이다.
“…….”
쟈마드는 그곳에서 좌정한 채, 눈을 감고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헥… 헥헥…
오랜만이지만, 코코도 함께였다.
코코는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인지, 쟈마드의 곁에 앉아 가만히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휘오오오오오…
쟈마드의 앞에는 검은 구슬이 둥둥 떠서 기이한 파장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써 수 시간째였다.
빠직…
빠지지직…
슬슬, 반응이 왔다.
금이 가기 시작한 검은 구슬에서 엄청난 기운이 풀려나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림자는 마침내 하나의 형상을 이루었다.
퍼어어어어엉!
[깨달음! 새로운 피조물을 창조합니다.]
[새로운 피조물은 활기찬 쿠쿠루입니다.]
[피조물이 초저녁의 쿠쿠루의 기억을 이어받습니다.]
[피조물이 초저녁의 쿠쿠루의 능력을 일부 전승합니다.]
[새로운 피조물의 속성이 끈적한 어둠으로 정해집니다.]
[새로운 피조물의 유형이 중형 야수로 정해집니다.]
[이제 관련된 새로운 능력이 파생될 수 있습니다.]
[깨달음! 피조물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피조물이 그림자 이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깨달음! 피조물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피조물이 피 냄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깨달음! 피조물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피조물이 지속 : 그림자 야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깨달음! 피조물이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피조물이 지속 : 무리의 군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르르르…
쿠쿠루는 깨어나자마자 주위를 보며 으르릉거렸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헥헥…
코코가 그녀에게 다가가 등에 주둥이를 비볐다.
헥헥…
그와 동시에 쿠쿠루도 긴장을 풀고 코코와 어울렸다.
[행복한 코코가 활기찬 쿠쿠루의 지속 : 무리의 군주의 영향을 받습니다.]
[행복한 코코가 점진적으로 성장합니다.]
[그림자 늑대 암수 한 쌍이 존재합니다.]
[대를 이을 수 있습니다.]
[피조물이 이제 탈것으로 기능합니다.]
[속도는 승마와 민첩, 그림자 친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만상에서 얻었던 쿠쿠루의 핵을 지금에서야 꺼내게 되었다.
원래였다면 적당한 제물과 함께 우르의 도움을 받았을 테지만 경지에 오른 쟈마드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기에 시기를 가늠해 쿠쿠루를 부활시킨 것이다.
스윽…
스윽…
쟈마드가 두 늑대를 쓰다듬었다.
– 머, 멋있어!
– 주인은 눈사람이야, 얘들아!
– 저기, 얘들아?
강설도 쟈마드의 곁에 앉아 늑대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너도 카렌처럼 시간이 필요한 거 아니야?”
“그래, 하지만 시간을 보내는 곳이 꼭 허무일 필요는 없지.”
지고의 경지에 다다른 소환수는 그것을 체화하는 데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듯싶었다.
카렌도 영 소식이 없는 게 그리 단기간에 끝날 기다림도 아닌 듯했고.
강설은 쟈마드가 허무로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정작 쟈마드는 돌아가지 않겠다 말했다.
쟈마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대로 나까지 태업하면 네가 곤란할 것 아니냐?”
“그야 그렇지.”
강설은 이번 모험을 끝낸 후 얻게 된 보상을 지금에서야 확인할 짬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휘겔텅에 대격변이 일어났으니 다들 부산스러웠다.
“어디….”
끼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