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378
제377화
유림이 내 발작에 놀라 황급히 몸을 흔들었다.
“왜, 왜 그래! 강설!”
그녀는 내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니, 속이 타는 모양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광대 밑이 쑥 들어가 피죽도 못 얻어먹은 녀석처럼 생겼을 테니 몸 상태가 최악이라 판단했을지도.
하나, 지금은 육체보다 정신적인 타격이 심각했다.
– 토키, 분명 그게 바깥세상에서의 내 이름이었네.
– 내 모든 이유는… 너였어.
– 젊은이… 끝까지 포기하지 마.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 될 수 있으면 가끔은 선행을 하게.
“허억… 허어어억….”
머릿속에 떠오르는 토키의 또 다른 행동과 말들.
‘난… 난… 대체….’
나는 분명히, 토키를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꼭, 그것들이 정말로 있었던 일 같았다.
스륵…
토키가 내게 한차례 눈길을 주고 아그라스를 노려보았다.
“소년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큭큭… 그렇게 말하면 꼭 내가 나쁜 짓을 한 것 같잖아.”
“나쁜 놈이 하는 짓은 나쁜 짓이지. 아닌가?”
“난 녀석에게 위대한 미래를 선사한 것뿐이다.”
꿈틀…
“…위대한 미래?”
“녀석은 처음부터 특수한 체질이긴 했지만… 이 아그라스가 그 신비에 숨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해야겠군.”
“뭐라고 하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구나.”
“…시간이 흐른 후에는 알게 될 것이다.”
짜아아악-!
아그라스가 손뼉 치며 소리쳤다.
“이 아그라스의 혜안을!”
[아그라스가 검은 사냥개를 사용합니다.]
[어둠 속성의 검은 사냥개를 소환합니다.]
[검은 사냥개의 모든 피해는 소환사의 능력치에 비례합니다.]
[검은 사냥개의 모든 피해는 속성 피해입니다.]
……
컹-!
커어어엉-!
식탁만 한 개 세 마리가 불쑥 튀어나와 토키를 노렸다.
지근거리에서 노렸기에 대응하기가 난감할 것이다.
“후우우….”
토키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직 몸에 익은 무술, 그리고 임기응변만으로 검은 개들을 상대했다.
휘릭-!
타앙-!
몸을 낮추고 귀퉁이를 차올려 공중에 띄운 식탁.
스으윽…
파아아아아앙-!
양손으로는 식탁의 다리를 붙잡고 한쪽 발로 식탁을 밀쳤다.
식탁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섬세한 힘 조절이 필요한 동작이었다.
쿠직-!
컹! 커어엉-!
사냥개 한 마리의 시야를 식탁으로 가려 동시에 덤벼드는 것을 저지한 후, 다른 한 마리를 맞이하는 토키.
커어어엉-!
이빨을 들이밀며 치닫는 사냥개.
쑤욱…
토키가 밑으로 푹 꺼진 후, 부러진 식탁 다리를 위로 향했다.
이 모든 게 한 동작처럼 보일 정도로 엄청난 빠르기였다.
마치, 전투의 흐름을 읽고 있는 듯했다.
키에에에에엥-!
복부를 꿰뚫린 사냥개.
콰지지직-!
어둠이 새어 나오며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모습.
이어, 다른 사냥개도 그의 앞에 당도했다.
후우우웅-!
휘두르는 앞발은 가볍게 피해내고 남은 식탁 다리를 사냥개 목 뒤에 내다 꽂았다.
콰지이이이이이익…
푸스스스스…
급소를 당했는지 사냥개는 그대로 어둠이 되어 흩어졌다.
“어딜 보는 거지?”
“음….”
아그라스가 사냥개의 거대한 몸에 숨어 접근했는지, 토키의 바로 옆에서 나타났다.
휘오오오오…
아그라스의 손이 까맣게 물들었다. 그의 까만 손이 토키의 복부에 적중했다.
“크흑….”
[아그라스가 밤의 저주를 사용합니다.]
[밤의 저주는 대상의 신체를 검게 물들입니다.]
[밤의 저주는 밤에 그 효과가 50% 증가합니다.]
[검게 물든 대상은 술자의 능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
스으으…
의복을 포함해 복부가 새카맣게 변하자, 토키가 아그라스에게 물었다.
“처음 보는 힘이군.”
“정확히 3분 뒤, 넌 내 꼭두각시가 된다.”
“아하하… 이거 큰일 났군.”
휘오오오…
토키가 씨익 웃었다.
“3분 안에 끝내는 건 좀 촉박한데.”
“…뭐?”
파아앗-!
물러나는 아그라스에게 달려드는 토키.
푸화아아악-!
검은 손이 후두둑 튀어나와 토키의 돌진을 저지했다.
‘…굉장해.’
강설은 지금 토키가 아닌 아그라스에게 감탄했다.
지난 시간 동안 이곳에서 배웠다. 그러니 지금 아그라스가 임기응변으로 사용한 마법이 하나같이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저 검은 손들은 바로 소환한 것치고는 굉장한 위력을 선보였다.
콰지지지직-!
콰지지지지지직-!
그 위세가 산장을 때려 부쉈다.
“무너질 거야, 나가야 해.”
몸에 힘이 없다.
유림이 거동이 힘든 나를 부축해서 부서진 외벽으로 빠져나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바깥 공기.
망할 아그라스가 환기도 제대로 시키지 않아 신선한 공기를 맛본 것이 얼마 만인지.
‘그건 그렇고….’
짜아아악-!
짜아아아아악-!
연달아 박수 소리가 들려오는 산장 내부. 거의 반쯤 무너지다시피 했는데, 둘 다 빠져나오지 않고 있었다.
‘…강해.’
아그라스는 정말로 악마 그 자체였다.
깊고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음험한 마법들은 치열하게 생각해봐도 지금 자신의 수준에서는 절대 막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그라스가 토키를 상대로는 가진 밑천을 다 드러내고 있었다.
“크윽… 네 녀석….”
콰아아아아아앙-!
이윽고, 결국 버티다 못한 산장이 터져나갔다.
푸스스스…
흙먼지와 떠다니는 잔해들이 전투 현장을 잠시 가렸다.
“저게… 아그라스의 본 모습….”
유림도 전투 현장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중에서도 단연, 아그라스의 모습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몸이 종양처럼 부풀고 온통 검은 기운에 둘러싸인 괴물.
인간의 껍데기를 쓴 인두겁의 악마.
‘아그라스….’
마법사 스노우맨을 잡아먹고 위험한 실험을 자행한 자의 본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그라스도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이럴…수가.”
“대화는 여기까지. 넌 즉결심판 대상이라.”
“이 무슨… 광오한 힘이란 말인가?”
악마의 외침은 절규에 가까웠다.
토키는… 꼭 하늘에서 내려보낸 천사 같았다. 그의 몸이 어둡게 빛나고 있었다.
이 말이 모순되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해….’
이렇게 깨끗하고 포근한 기운을 느낀 적이 있던가.
토키의 주먹에, 검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이건 힘이 아니야.”
“…힘이 아니라고?”
“어둠을 끌어안은 장막의 신념이다.”
토키가 주먹을 앞으로 당겼다.
그러자 마치 대포가 발사되는 듯한 소음과 충격이 전해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악!”
어두운 빛에 휘말려 아그라스는 그 형체를 잃어갔다. 그것도 잠시.
아그라스는 마치 수백 년은 방치한 미라처럼 뼈에 달라붙은 인간의 형상이 되었다.
저벅…
저벅…
파아아악!
“큭….”
아그라스의 목을 움켜쥐는 토키.
압도적인 강자의 모습이었다.
그의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 아이는 어딨지?”
“흐… 흐으으….”
아그라스는 숨이 곧 끊어질 듯했다.
“답해라,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는 거냐?”
“킥… 키히히히히… 늦었다… 이미 너무 늦었어….”
“…….”
“나 또한 그 아이의 몸이 탐이 났으나, 이미 그분의 손에 들어갔다. 이미… 그렇게 된 지… 오래야.”
아그라스는 탁해지는 뱀의 눈을 하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가장… 괴로운 만남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을 거다….”
“…멋대로 떠들기는.”
투우욱…
아그라스가 숨을 거두자, 토키의 몸에 퍼져가던 검은 기운 또한 자연히 사라졌다.
스윽…
외투를 벗는 토키.
저벅…
저벅…
그가 내게 걸어왔다.
“춥겠구나.”
그가 외투를 내게 입혀주었다.
“…떠나자.”
어디로.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내겐 당신들에게 있는 날개가 없는데.
그렇기에 지옥에 몇 번이고 버려졌는데. 늘 땅거미와 함께 어둠을 맞이했는데.
유림을 그렇게 떠나보낸 이후, 내가 있던 곳은 가장 어두운 곳이었다.
그것이 지난 세월, 친구를 지켜내며 치른 대가였다.
“장막으로.”
“장… 막….”
9살이 되었을 때 그들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지금, 8년이 지난 후에야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었다.
“함께 간다, 소년. 유림, 부축해라.”
“예!”
유림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나와 함께하게 되어 기쁜 건가.
‘따뜻해….’
토키가 벗어준 외투가.
기대어 느끼는 유림의 온기가.
또다시 버려진 게 아니라고 말하는 세상이.
이렇게 보면 모든 길은 이어져 있는지도. 모두가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건지도.
길…
길이라….
뭔가 중요한 걸 잊은 것 같은데….
[중급 간파가 발동합니다.]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중급 간파 발동이 실패합니다.]
* * *
장막의 은거지는 깊숙한 산골짜기에 숨겨져 있었다.
이곳도 은신처 중 한 곳일 뿐, 본거지는 알고 있는 자가 극히 소수라고.
후두둑…
산골짜기 동굴에 눈을 털고 들어가자, 본 적 있는 얼굴들이 내게 아는 체했다.
“응? 이게 누구야? 세상에… 그때 그 꼬마잖아. 많이 컸네!”
“음? 누구라고?”
“이 돌머리야. 한 번 봤었잖아! 그 있잖아, 쟈마드와 충돌했을 때 유림이 친구. …그때 그곳에 두고 온 아이.”
“아, 그때 그….”
질리악이 퍼뜩, 나와의 과거를 떠올린 듯했다. 그 좋지 못한 헤어짐을.
파아아악-!
“질리악, 뭐 하는 거냐?”
토키가 그렇게 물은 이유가 있었다.
질리악이 나를 격하게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무사했구나, 장하다! 장해! 그것도 모자라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다니!”
“놔! 이 미친놈아! 누가 보면 지 동생인 줄 알겠어! 어휴… 쓸데없이 정은 많아서는….”
키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토키에게 물었다.
“어쩔 생각이에요?”
“노사(老師)에게 데려가야지.”
그는 나를 질리악의 품에서 떼어내며 앞으로 이끌었다.
“이 아이가 장막에 머물게 될지, 아니면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지는 노사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니까 말이야.”
이들이 말하는 노사라는 자는 누구일까.
나는 나를 이끄는 토키, 그리고 옆에 달라붙어 있는 유림과 함께 심처로 이동했다.
스으으으…
위험한 기운이 조악한 문밖으로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노사, 도착했습니다.”
【어서 와. 아이만 들여보내.】
안에서 꼭 어린아이 그리고 세상 풍파 다 경험한 악마의 목소리가 혼재되어 들려왔다.
“하지만….”
유림이 반박하려다가 입술을 짓깨물고 말했다.
“노사께 무례를 범해선 안 돼, 설아.”
“응. 이제 좀 놔줄래…?”
“아… 너무 꽉 잡았나….”
유림과 토키가 물러나고, 난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공?”
【공이 아니다!】
무례를 범하지 말라는 말에 대답한 걸 그새 잊고 곧장 무례를 범했다.
어쩔 수 없었다.
검은 공이 앉아 있었다.
팔다리는 짧고 몸은 둥그런 존재.
덩치는 또 커서 나와 비슷했다.
잘못 봤으면 그냥 뚱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탄이다!】
찌릿…
‘어라?’
또 기시감.
지긋지긋하다.
【나는, 비탄이야! 이곳에서는 날 노사라고 불러! 오래 살았거든!】
“…장난하는 거죠?”
비탄이 한숨 쉬고 내게 다가왔다.
【비탄은 장막의 간부, 토키가 데려온 아이일지라도 과거를 확인해야 해.】
“상관은 없지만… 어떻게 확인한다는 겁니까?”
스윽…
앙증맞은 손이 내 손을 붙잡았다.
【비탄이 너의 모든 것을 읽을 거야. 거부하지 마, 서로 피곤해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휘오오오오오…
비탄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내 귀와 콧구멍, 그리고 입으로 흘러들어왔다.
“크아아악!”
【조금만… 참아, 기억을….】
– 잘 가! 잘 가라! 유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마!
유림을 웃으며 떠나보냈던 기억.
– 각오해도 좋을 거다.
쟈마드의 손에 운명을 붙잡혔던 기억.
– 그래, 오늘이 네 9번째 생일이었지. 생일 축하한다.
골런과의 괴롭고도 후련한 2년.
– 당연하지, 멍청아!
산토스와의 시간.
– 괴로워하며 죽든가, 살아남아 내 몸이 되어라.
그리고 유림을 다시 한번 구해낸 대가로 지옥에 떨어졌던 기억까지.
휘오오오오오오오…
검은 기운이 점차 가라앉았다.
【으으으으….】
“…….”
【우으으으으….】
“…우는 겁니까?”
비탄이 동그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너무 슬퍼! 너무 끔찍해! 비탄한테 미리 말했어야지! 저녁 먹기 전이란 말이야!】
“…….”
【유림에게 말했어? 네 과거.】
고개를 젓자, 비탄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유림에게는 말하지 마. 아마도 혼절할지도 몰라. 그 아이, 널 참 많이 좋아해.】
“유림이 저를 말입니까?”
그래, 그렇기에 구하러 와준 것일 테지.
【응. 나이를 먹으면 좀 변할 줄 알았는데 임무 중에도 틈틈이 네 행방을 찾아다녔어. 포기한 줄 알았는데….】
다시 울상을 짓는 비탄.
【그곳에서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비탄은 몰랐어. 음… 어쩔 수 없지. 자!】
“……네?”
【비탄은 푹신해, 써도 돼!】
비탄이 양팔을 벌리고 눈을 감았다.
“안기라는 겁니까?”
【눈부신 빛보다는 어둠이 안락한 법이야. 모든 걸 끌어안거든. 비탄을 써.】
몽실…
동그란 공은 푹신했다.
그 어떤 품이 이보다 안락할 순 없을 것이다.
나는 그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네가 이번에도 유림을 구했어. 덕분에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아그라스도 처단했고 말이야.】
“…아그라스, 그의 정체는 무엇이었습니까?”
【망령이야. 노마법사의 영혼인데 이리저리 몸을 옮겨 다녔어. 그리고… 얼굴들의 끄나풀이었고.】
“…얼굴들?”
【널 지옥으로 떠민 쟈마드가 얼굴 중 한 명이었고 다른 녀석들도 잔뜩 있었어. 그런 악한들이 소속된 곳이 바로 얼굴들이야.】
“…그렇군요. 장막은 그들과 맞서는 자들입니까?”
비탄이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장막도 엄밀히 따지면 얼굴들과 뿌리가 같아. 장막을 만든 자도 처음엔 얼굴들과 뜻을 같이했거든.】
“그럼….”
【물론, 지금은 아예 다른 이상을 품었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신을 만신창이로 만든 괴물들에게 보살핌을 받는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우리는 얼굴들을 막을 거야. 어둠에 숨어… 은밀하게! 그리고 너도 곧 장막의 일원이 될 거고.】
“저는 가진 힘이 미약한데요.”
【힘이 중요한 게 아니야! 결국엔 신념과 뜻이 중요한 거지! 소년! 비탄은 네 과거를 엿봤어. 넌 17살이 되는 동안 유림을 2번이나 구했어. 그 대신, 네가 지옥으로 들어갔지. 그 이유가 뭘까?】
“…….”
【넌 뭣 때문에 유림을 구한 걸까?】
어째서라니…
그야, 당연하잖아.
“당연한 일이니까요. 유림을 구하는 건.”
【당연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린 친구니까.”
비탄이 히죽 웃었다.
송곳니가 빛났다.
【신념과 숭고한 뜻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칼처럼 벼려내야 하는 거지. 장막에 있는 이들 또한 처음부터 강했던 사람은 드물어. 자, 이제부턴 네 힘을 확인할 거야.】
“미리 죄송합니다.”
아까와 똑같이 손을 내밀었다.
후우웅…
거무튀튀한 기운이 이번엔 입으로만 들어와 내 내장을 헤집는 듯했다.
【장막은 과거, 얼굴들과의 싸움에서 크게 패퇴했었어. 많이 죽었고 한동안 숨어지낼 수밖에 없었지. 힘이 부족했어! 하지만 비탄은 앞으로 우리의 미래가….】
휘오오오오오-!
‘으….’
비탄의 어둠이 온몸에 퍼졌다.
혈관을 비롯하여 내 몸 곳곳에 숨은 것들을 찾아냈다.
비탄의 눈이 완전한 원을 그리며 동그랗게 변했다.
【…어라? 그, 그러니까… 이게….】
[어둠의 축복이 발동합니다.]
[어둠의 안배가 깨어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