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394
제394화
“허억… 허억….”
“형님! 좀 빨리 달릴 수 없수?”
“이 녀석아! 지금이 최대다! 너야말로 왜 이렇게 굼떠!”
“그야 나도 지금이 제일 빨리 달리는 거니까 그렇지!”
“그럼 입 다물고 달려!”
신씨 형제는 지금껏 살아온 그 어떤 날보다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신유, 걱정하지 마라. 아직 시간이 좀 남았을 거야!”
“그래! 형들만 믿어라! 형들이 널 꼭 제시간에 문 앞으로 데려가 주마!”
신현이 품에, 신유를 넣고 달렸다.
신유도 손을 움직이면 속도로는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지구력은 다른 형제들을 따라갈 수 없었기에.
온기가 느껴졌다.
그들은 영혼이기에, 과도한 활동이 만들어내는 열기는 아닐 것이다.
– 다리가 풀렸구나. 그러게, 무리하지 말래도. 자, 업히거라.
신유에게는 일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신강을 찾아, 그가 수련하는 산에 방문했다가 탈진한 기억이.
그리고 그런 신유를 신강이 업고 산을 내려왔었다.
단련된 몸, 노력하는 자.
그의 곁은 따스했다.
“헉… 헉… 거의 다! 거의 다 와 간다!”
“저기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면….”
그리고, 지금 형제들의 곁도 따스했다. 그가 숨 쉬어온 모든 삶에, 형제들의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
타다닥…
탁…
탁…
그들의 발걸음이 점차 둔해졌다. 이미, 결과를 보았고 그것을 의심하고 있었기에.
“…닫혔군.”
“설이도 떠났구나.”
“히히히… 이거 참… 난감하네.”
형제들은 따스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최후의 관문.
그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은 실로 거대했으며, 아무리 보아도 다시 열릴 기미는 없었다.
털썩…
제아무리 낙천적인 신현이라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리가 풀릴 수밖에.
신유는 그들을 위로해야 했다.
사삭…
– 나는 괜찮아.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
“괜찮기는… 이 녀석아, 너 전혀 괜찮지 않아!”
“……문을 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들은 그 짧은 시간 내에 시도해볼 만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다.
카아아앙-!
카아아아아앙-!
챙그랑…
“…….”
신강과 신현의 검이 모두 부러졌다. 문은 단단했고, 한낱 철로 이루어진 검으로는 그 어떤 반응도 불러낼 수가 없었다.
사삭…
– 그만해. 이제 됐어.
“…그만두면, 그만두면 네가….”
– 혼자 남아도 괜찮아. 언젠가는….
언젠가는 누군가 미궁에 다시 와주지 않을까.
“그 언젠가가… 영원히 오지 않으면?”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형제들이 잠든 이곳에서 납골당을 지키는 망령처럼 미쳐가겠지.
모두 그것을 알았다.
– 미안해, 모두 나 때문에….
“유아야.”
신립이 신유를 불렀다.
신유는 잠자코 맏형의 말을 경청했다.
“미궁을 나가면, 무엇을 할 생각이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이제, 미궁을 나갈 수 없게 되었는데 어째서 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일까.
그러나, 상상 정도는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이다.
– 누구? 설이랑?
“아니, 굳이 설이가 아니더라도. 네 생각을 묻는 거다.”
– 난….
그저 미궁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니, 이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형제들에 대한 미련 때문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는 불안 때문에 밖으로 표출하지 못했을 뿐.
‘미궁을 나가게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엄청난 해방감이 찾아왔다. 왜 여태 결심하지 못했을까.
형제들이 등을 떠밀고 나서야, 선택지가 만들어진 것처럼.
‘…아!’
미궁을 나가게 되면, 꼭 경험하고 싶은 게 있었다. 뒤틀린 꿈의 관문을 경험하며 얻게 된, 작은 소망이었다.
– 눈이 보고 싶어.
“…눈?”
– 응, 눈. 꿈에서 다시 봤었어.
돌고 도는 계절.
미궁에도 날씨와 추위는 존재했지만, 눈은 오지 않았다.
아니, 설령 미궁에서 눈이 내렸다 한들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어째서… 눈이냐?”
– 그건….
어째서 눈일까.
강설과 마주한 날에, 유림의 마지막 날에, 눈이 펑펑 쏟아졌기 때문은 아닐까.
그날이 좋았다.
서로의 전부를 걸고 싸웠던 그날이.
그토록 밀도 있는 숨을 내뱉었던 날이 또 있을까.
미궁을 벗어나게 된다면, 다시금 그 숨을 내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립은 얘기를 듣고 입을 꾹 다문 채로 있다가 신유에게 물었다.
“유아야, 최후의 관문에서 네가 강이를 떠나올 때 같은 문을 통해 나왔느냐?”
같은 문?
신유는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끄적였다.
– 같은 문이었어.
“확실한 것이지? 이 문이, 건너편에도 있는 거 맞느냐?”
– 맞아. 근데 그건 왜….
“묻는 말에 답해라, 시간이 없다. 강이 녀석이 이 문 너머에 있는 녀석과 얼마나 오래 싸웠느냐?”
– 그건… 몰라. 너무 처절한 싸움이었으니까….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도 알 수 없는 싸움. 그런 싸움을 펼쳤었다. 아마 문 너머의 강설도 마찬가지의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렇군… 그렇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
– 뭐?
“형님, 생각이 있는 겁니까?”
신립은 신현에게 속삭였다.
신현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히죽 웃었다.
“그거 완전 도박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확률이 낮다는 걸 알면서도 판돈을 전부 걸어야 하는 판도 있는 법이지. 안 그러느냐?”
씨익…
“맞는 말입니다. 유아야, 물러나라.”
– 어쩔 생각이야?
“물러나라, 시간이 없다!”
– 하지만…
“어서!”
신유는 형들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두 형제가 마주 보고 양쪽으로 문을 열려고 애썼다.
끼긱…
끼기기기기긱…
“으으으으으….”
“으으으윽….”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끼긱…
끼기기긱…
“으으으으….”
“으으….”
아니, 하지 마.
파츠즈즈즛…
어둠을 덮어쓴 그들이, 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하지만…
쩌적…
쩌저저저적…
오히려 그들의 손에 균열이 발생했다.
쩌저저적…
안 돼.
균열은 순식간에 확대되었다. 손에서 팔로, 팔에서 전신으로.
심지어 얼굴까지도.
깨진 거울에 비친 얼굴처럼, 모조리 금이 갔다.
그들의 몸에서 알 수 없는 빛이 새어 나왔다.
털썩…
그들은 결국, 문을 열지 못한 채로 문 앞에 쓰러져 문에 등을 기댔다.
“허억… 허억… 형님 말대롭니다. 역시, 형님 말만 따르면 뭔가 일이 된다니까.”
“그러게 진작 말을 좀 듣지 그랬느냐.”
“히히히… 가는 날까지 잔소리요.”
– 어째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신현이 말했다.
“신유. 너는 세상을 놀라게 할 녀석이다. 우리 형제 중 으뜸이니까! 이런 비루한 곳에 남겨질 녀석이 아니라고.”
– 무슨 소리를… 방금 무슨 일이….
신립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혼의 붕괴를 가속했다. 아마 곧 폭발할 거다.”
“문이 열리면 좋은 거고… 아니라도 그 정도의 폭발이라면 누군가는 들을 것 같지 않으냐?”
누군가, 폭발을 눈치챈다.
누군가가.
“설이는 눈치 빠른 녀석이다. 분명히 알아줄 테지.”
“암, 그간 받은 은혜가 있는데 말이야. 동생 좀 데려가 줄 수 있는 거 아니겠어?”
“큭큭… 낯짝이 두껍긴 하다만 그 말도 맞구나. 신유, 형제들의 마지막이다. 새겨들어라.”
– …….
“재능에 취해 오만하지 말라,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며 후회하지 마라.”
“새겨들어, 우리가 네게 남기는 말이니까.”
신립은 신유가 죽던 날, 형제들과 함께 나누었던 말을 늘어놓았다.
“신유, 너의 죽음이 한때 형제들을 하나로 만들었듯이 우리의 죽음이 너를 강이 녀석에게 데려가 줄 거다.”
칠흑의 미궁.
네 형제가 발을 들였다.
세 명이 남고 한 명이 떠났다. 그리고 이제.
단 한 명만이 남게 된다.
“울지 마라, 우린… 함께다.”
“이제 떨어져라! 신유!”
신유가 소리 나지 않게 울며 돌아섰다.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문에서 멀어지는 것이 고작이었다.
쩌적…
쩌저적…
“히히… 히히히…. 진짜로 가는 거군.”
“…현아, 고마웠다. 다음 생애에도 형제로 만나자꾸나.”
“형님도… 고생 많았수다. 대신 다음 생에는 내가 형이유.”
“…얼마든지.”
으지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발이 공간을 뒤흔들었다. 신현과 신립이 축적해온 힘이 아예 공간 자체를 무너트리려는 듯한 폭발을 일으켰다.
푸스스스스스스스…
신유는 폭발이 가라앉자마자 문을 향해 뛰어갔다.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이 엄청난 폭발의 충격에도, 열리지 않은 것이다.
신유는 그 앞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이제 미궁은 그 혼자만이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의 고독 또한 오로지 그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실감이 나질 않았다.
걸레짝이 된 형들의 유해.
그래 봐야 살점이 아닌 어둠의 조각들이지만 신유는 그것을 주섬주섬 모았다.
그리고 멍하니, 문을 바라보다가 조각들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 * *
카아아아앙-!
카아아앙!
후욱…
후우욱…
야차의 힘에 익숙해져 가는 강설은, 점차 쟈마드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었다.
‘쟈마드는… 내가 기억하는 힘 이상을 낼 수 없다.’
가짜이기에, 미궁의 주인의 힘은 애초부터 그렇게 제한을 받는 듯했다.
그렇다면 경계해야 할 건 금술, 혹은 대주술이다.
금술은 근접전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았으니 대주술만 의식하더라도 승부를 길게 가져갈 수 있었다.
물론, 승부를 길게 끈다고 해서 쟈마드를 누를 수 있다는 건 아니었다.
퍼어어어어억-!
“크으으윽….”
“왜 그러지? 아까의 움직임은 운이었던 거냐?”
따악-!
짜아아아악-!
주술과 마법이 교차했다. 그들의 성향답게 모두 물리력으로 무장한 마법과 주술들이었다.
퍼버벅…
“크으윽….”
뻐어어엉…
“크헉….”
동시에 울컥 피를 토하는 그들.
“하아… 하아….”
“왜 그러지? 벌써 지쳤나?”
쟈마드 쪽이 약간 우세했다.
강설이 잠시 멈칫한 채로 물었다.
“…방금, 무슨 소리 듣지 못했나?
“소리?”
“…아니야. 착각이었나 보군.”
“한눈팔 여유까지 있다니, 숨겨놓은 패를 좀 더 꺼내 봐라.”
끼긱…
“그렇지 않으면, 곧 그 숨도 끊어질 테니.”
휘오오오오…
강설에게 야차는 최고의 검이나 다름없었다.
2년 전이었다면 공방을 시작하자마자 피떡이 되어 나가떨어졌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려, 지고의 경지에 도달한 쟈마드와 힘겹긴 해도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승리하기 위해선 더 궁리해야 했다. 치열하게, 늘 그렇듯이.
패배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단 한 가지 수를.
파아아앗-!
강설의 감았던 눈이 뜨였다. 그는 미궁을 돌파하겠다 다짐한 순간부터 하나의 그림을 그려왔었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인 그림.
“어딜!”
카가가가각-!
“크으으으….”
“고작 그것뿐인 힘이라면… 여기서 죽는 게 옳다!”
콰아아아앙-!
강설이 이를 악물고 쟈마드를 떨쳐냈다.
후우우웅…
야차의 길이 다시금 펼쳐졌다.
끼기기긱…
다양한 선들 사이로, 딱 한 가지 흐름만 쟈마드에게 닿지 않고 있었다.
강설은 망설임 없이, 그 선을 붙잡았다.
후우우웅…
콰아아아아아아앙-!
쏟아지는 참격.
하나의 선이 쭈욱 뻗어 나갔다.
쟈마드는 그 자리에 멈춰 선 채로 가만히 있었다.
방어를 하지도, 반격을 하지도 않았다.
후아아아아아앙-!
참격은 쟈마드를 지나쳤다.
간극은 꽤 벌어져 있었고, 참격은 어디론가 날아가 부딪혀 소멸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뭐 하는 짓이냐? 피하지도 않았는데 빗나가다니.”
“…아니, 확실히 베었어.”
철컹…
뒤이어 들려온 소리에 쟈마드가 뒤돌았다.
투우욱…
멀리 떨어진 문에서 소리가 들렸다. 뭔가가 참격에 베여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
강설은 처음부터 잠긴 문을 노리고 기운을 발출했다. 안에서부터 잠긴 문을 열기 위해.
끼긱…
끼기기기긱…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육중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거기 있지?”
그곳에 조악하게 만들어진 인영이 있었다.
“…신유.”
신유가 어린아이보다도 더 작은 어둠에 깃든 채로, 입을 벌렸다. 형제들의 기운을 이뤘던 것이기에 입을 열자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 아… 아… 어….”
다시.
팟-!
별안간 뜀박질을 시작하는 신유.
불쾌함을 느낀 쟈마드가 손뼉을 쳤다.
짜아악-!
으지지직…
바위 창 수 개가 형성되어 신유를 노렸다.
후웅…
후우우웅…
신유는 익숙하지 않은 몸인데도 그것을 전부 회피했다.
그 움직임에서 비범함을 감지한 쟈마드.
어느새 지척까지 접근한 신유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후우우우웅-!
퍼어어어엉…
조악한 신체의 하반신이 터져나갔다.
“…피했다고?”
저 어설픈 몸으로 공격을 피했다. 신유는 최선의 움직임으로 몸이 전부 파괴되는 것은 피한 것이다.
쟈마드는 그 움직임에 흥미가 생겨, 이 이상한 녀석을 뒤쫓지 않았다.
강설과 쟈마드의 사이에 철퍼덕 떨어져 꿈틀거리는 신유. 늦은 선택의 대가였다.
“…….”
스릉…
그런데, 별안간 강설이 검을 뽑아 들었다.
【안 돼! 뭐 하는 짓이야!】
비탄이 소리쳤다.
서걱…
푸화아아아아악-!
그대로 자신의 오른팔을 베어버리는 강설.
신체의 손상으로 찾아오는 고통에도 표정 변화가 없는 그의 모습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 신유, 내게서 떠나라. 내겐 네가 필요치 않아.
이곳.
이곳에서 똑같이 팔을 자르며 했던 말이었다.
신강이다.
신유가 올려다본 남자는 신강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른 감정과 다른 언어였다.
“…신유. 내게 와라. 난 네가 필요해.”
무릎을 굽히는 강설.
– 이 길의 끝에서 다시 만나기를.
“반드시, 이 길의 끝에 데려가 주마.”
“…….”
“이제, 대답을 들려줘. 아직도, 미궁에 남을 생각이냐?”
신유는 기력이 다해 억지로 입을 열었다.
“데려… 가… 줘…. 부… 탁이야… 나를….”
이제 미궁 따위는 지긋지긋하니까.
그러니까…
혹시, 아직 늦지 않았다면.
“데려가 줘… 세상으로….”
씨익…
강설이 신유의 팔과 절단 부위를 맞닿게 했다.
휘리리릭-!
아트로밀의 푸른 선과 시초의 피의 붉은 선이 얽혀들어 팔과 절단면을 이어붙였다.
[아트로밀이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냅니다.] [시초의 피가 신체 결손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신체를 강제로 결합합니다.]……
으직…
으지지직…
엄청난 고통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설.
여러 번의 충돌.
꿈속에서의 삶.
설원의 혈투.
둘의 마음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기나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신유가 강설에게 스며드는 데는 순간이면 충분했다.
[체질 : 귀신의 손이 각성합니다.]
[귀신의 손 : 검은 손을 개화합니다.]
[검은 손이 움직임을 보조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움직입니다.]
[움직임을 익히는 데 소모되는 시간이 대폭 감소합니다.]
[대단히 강력한 귀신이 깃들었습니다.]
[능력 점수가 소모됩니다.]
[능력 점수를 사용합니다.]
[능력 점수를 사용합니다.]
[능력 점수를 사용합니다.]
[능력 점수를 사용합니다.]
……
기어코, 모든 능력 점수가 사라지며 둘은 하나가 되었다.
아직은 어색한 검은 손.
손을 까딱까딱하며 바라보는 강설에게 쟈마드가 물었다.
“그게… 네가 얻은 마지막 힘이냐? 고작… 손 따위가?”
강설은 신유에 대해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이제 곧 싫어도 알게 될 테니까.
눈 덮인 설원에서의 싸움.
한때의 동료는 적으로서 눈앞에 있고, 한때의 적은 동료로서 곁에 섰다.
수많은 길이 얽혀들었다.
“신유. 보여주자, 그날의….”
눈보라마저 멈춘 겨울을.
그날의 고요한 폭풍을.
이른 커튼콜 뒤에 가린, 마음들을.
그리고…
“우리를.”
강설이, 신유가 비탄을 앞으로 향했다.
파지지지지직-!
빛이 번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