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45
제44화
강설은 쉐이즈의 은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쉐이즈의 은총]
등급 : 보물
전용 직업 : 그림자 소환사
적정 레벨 : 15 – 25
공격력 : 50
내구력 : 75/75
무게 : 0.3kg
그림자의 정령 쉐이즈가 가진 능력을 모방해 만든 수정구. 치밀한 연구를 통해 그림자를 다루는 힘을 극대화하였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막을 수 없었다.
기본 능력 : 지능 + 5 지혜 + 15 정신력 + 2
특수 능력 : 그림자 손의 등급이 1단계 상승, 그림자 공간을 30% 확장, 그림자 소환수의 능력치가 20% 감소.
“아….”
그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다.
정말 좋은 옵션이었지만,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 이거 좋은 거야, 뭐야?
– 아… 개망했다 ㅋㅋㅋ
– 왜왜왜왜왜?
– 용도가 다르잖아.
– 용도가 다르다고? 그림자 소환사인데?
– 그림자 소환사가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님.
시청자들의 말처럼 강설이 지향하는 그림자 소환사의 방향과 이 쉐이즈의 은총을 사용하는 그림자 소환사의 방향은 아예 달랐다.
‘이 무기는 질 낮은 소환수를 다수 소환하는 소환사에게나 쓸모가 있겠는데….’
그림자 소환사가 사용하는 그림자 소환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강설처럼 그림자 소환수 하나하나가 매우 강력해서 소환수를 소수 정예로 운용하는 갈래.
이 경우엔 소환수의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보조하는 능력이 주가 되었다.
‘그런데 이 무기는 오히려 소환수의 능력치를 떨어트린단 말이지….’
그림자 소환의 또 다른 갈래는 레벨이 낮은 그림자 소환수들을 끝도 없이 뽑아내는 경우.
이때는 소환수들의 능력치보다 그림자 공간의 확장이 더욱 중요했다. 어차피 레벨이 낮은 소환수였기에 능력치의 낙폭도 크지 않았으니까.
– 엌ㅋㅋㅋㅋㅋ 블레인ㅋㅋㅋㅋㅋ
– 블레인 믿었는뎈ㅋㅋㅋ 허당이었네
– 이거 못 무르나?ㅋㅋㅋㅋ 바꿔 달라고 해!
– 블레인 : 이거,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으로 준비해봤습니다^^(자신만만한 표정)
강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무기는 이것이었다.
[만월(滿月)의 지팡이]
등급 : 희귀
적정 레벨 : 1 – 8
공격력 : 22
내구력 : 32/32
무게 : 0.8kg
신성한 달의 기운을 머금은 지팡이.
다소 무거운 편이다.
기본 능력 : 지혜 + 10
특수 능력 : 밤이 되면 모든 능력치가 5% 상승한다.
핵심 능력치인 지혜는 쉐이즈의 은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고 특수 능력 또한 쓸 만했다.
‘그래서 고민이란 거지….’
강설은 잠시 고민하다가, 쉐이즈의 은총을 다시 소지품으로 집어넣었다.
‘어쩔 수 없다. 거기 들르는 수밖에.’
강설은 정비를 마치고 노비라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 쉐이즈의 은총 때문에 생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를 향해 걸었다.
“거기! 새치기하지 마!”
“아, 죄송합니다.”
“흥!”
험상궂고 우락부락한 덩치의 사내들뿐만 아니라 교양 있어 보이는 여인들과 탐욕 어린 상인들까지 있는 장소.
“이번 유적 원정에서 풀린 물건들이 꽤 되네.”
“그 물건 봤어? 보물 말이야.”
“아, 그거? 올라오자마자 봤지.”
“그게 왜 경매 물품으로 올라왔을까?”
“모르지, 아직 주인을 못 찾았는지도.”
“하긴, 아무리 물건이 귀하다고 해도 그만한 가격을 주고 어떻게 사겠어?”
“들리는 말로는 그 가격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다른 물건이랑 교환을 원해서라는데?”
“미쳤군… 경매장 수수료는?”
“안 팔리면 등록비만 내면 되니까 상관은 없지.”
“아, 그렇네. 아무튼 보기는 좋네.”
노비라의 경매장은 남부 대륙에서도 꽤 큰 편에 속했다.
이곳은 보물들의 원산지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니 도매상과 중간 상인의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곳에도 모험가 협회의 커뮤니티 기능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건 검색 기능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곳은 통제 불능의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을 것이다.
강설은 필요 없는 소모품들과 모험 중에 얻은 잡다한 물품들을 경매에 올렸다.
일반 상점에 가서 판매하는 건 협상 재능이 없는 강설에게 있어 제값을 못 받을 확률이 다분했다.
경매에 올린 소모품은 거의 올리자마자 낙찰되었다.
연일 계속되는 모험에 소모품들이 동이 난 것일까.
아무래도 강설과는 관계없는 일이었기에 그는 매물을 확인하며 그가 사용할 만한 물건이 있는지 확인했다.
‘각반은 소환사가 착용을 못 하니… 바지나 무기, 장신구 정도인가?’
다른 부위는 적당한 물건들이 자리를 찾아 안착해 있는데 무기는 등급이 낮았고 바지는 아무 옵션이 없었고 장신구도 비어있는 상태였다.
강설의 손가락은 빠르게 오르내렸다.
그가 원하는 물품의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주르륵 모든 글자를 읽어 내려 갔다. 그러던 중, 그의 손가락이 갑자기 정지했다.
“음? 이거… 뭐야?”
경매장에 올라오는 물건들, 특히 장비의 경우엔 범상치 않은 물건들이 즐비했다.
대부분 특이 등급부터 시작했고 잘 찾아보면 그 윗대인 희귀 등급까지.
물론, 희귀 등급도 옵션이 꽝인 경우가 많았기에 제대로 된 옵션이 붙었을 때만 제값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강설의 손가락을 멈춘 물건의 등급은.
‘보물이라고?’
더군다나 무기 카테고리에서의 보물 등급.
주요 부위의 장비들은 다른 부위의 장비보다 가격이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차이가 났다.
강설은 물건의 옵션을 확인했다.
[갈로타의 혓바닥]
등급 : 보물
전용 직업 : 그림자 소환사
적정 레벨 : 14 – 23
공격력 : 42
내구력 : 68/68
무게 : 0.2kg
칠흑 뱀 갈로타의 혓바닥으로 완성한 보물. 그림자를 내뿜는 뱀의 힘이 담겨 있다. 하지만 갈로타의 그림자 독기가 스며있어 사용자를 중독 상태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
기본 능력 : 지혜 + 22
특수 능력 : 그림자 소환수의 능력치가 15% 증가, 그림자 소환 사용 시 전승 확률 20% 증가, 착용자가 6시간마다 일정 확률로 그림자 독에 중독.
‘갈로타의 혓바닥!’
칠흑 뱀 갈로타는 악명이 높은 몬스터였다.
갈로타는 그림자 독뿐만 아니라 막강한 맷집으로 많은 플레이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 괴물은 단일 개체가 아니었고 대삼림 인근의 유적에서 이따금 출몰하는 커다란 검은 뱀들의 총칭이었다.
‘그래서 노리지 않은 거니까.’
대삼림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마주칠 수 있고 반대로 찾아가도 마주치지 못할 수도 있는 게 갈로타였다.
따라서 강설이 굳이 시간을 내어 노릴 만한 몬스터는 아니었다.
‘아니, 그것보다 갈로타의 혓바닥이 드랍됐다고?’
갈로타는 낮은 확률로 보물 등급의 장비를 떨궜다.
대부분이 훌륭한 옵션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중 몇몇은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 강설이 보고 있는 갈로타의 혓바닥처럼.
착용자가 그림자 독에 중독될 확률이 있다는 건 일견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위험이었다.
‘그림자 독은 치명적이진 않지만, 해독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감각을 서서히 잃어가게 만드는 독.
해독 방법 또한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고 심지어 해독제의 재료 또한 이 대삼림 인근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경매장에 올라온 거군.’
아마 착용자는 이미 그림자 독에 중독되었을 수도 있었다.
이만한 물건이면 암시장에서 직거래를 통해도 됐을 테고 아무리 비싼 값이라도 그림자 소환사라면 누구나 탐을 낼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 물건이 경매장에 덩그러니 올라와 팔리지 않고 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누구지?’
갈로타의 혓바닥은 쉽게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이것을 얻은 사람, 혹은 집단은 분명 근방에서 꽤 유명한 실력자일 것이다.
‘유적 사냥꾼 파벌이 가장 유력하겠군.’
다른 이들이라면 유적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으며 유적에서 갈로타를 만나더라도 토벌할 수 없었다. 아마도 이 물건의 출처는 그들일 것 같았다.
‘정보를 더 모아봐야겠어. 물건의 주인과 접촉할 수만 있다면….’
강설이 갈로타의 혓바닥을 경매에 올린 사람과 접촉하려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이대로는 너무 비싸.’
강설이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을 다 합쳐도 갈로타의 혓바닥의 최소 입찰금조차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나….’
강설은 줄을 서서 기다린 후, 경매장 관리인 중 한 명에게 다가갔다.
“관리인 리타입니다. 경매 물품을 등록하러 오신 건가요?”
“네, 리타.”
“물건은 이쪽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강설은 아쉬워하며 쉐이즈의 은총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위치에 올려놓았다.
달칵.
그 순간, 경매장 관리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이건….”
“왜 그러시죠?”
“아닙니다. 물건이 물건인지라… 음… 입찰 최소 금액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강설은 갈로타의 혓바닥 최소 입찰 금액을 떠올리고 그대로 읊었다.
“백금화 200개로 해주세요.”
“하, 하지만 그 금액이라면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괜찮습니다.”
시간은 많고, 무기의 교체도 당장 급한 건 아니었다.
운이 좋아 갈로타의 혓바닥 주인이 그의 의도를 알아채 교환을 요구해 올 가능성도 있었고.
‘물론 그럴 확률은 희박하지만.’
어느 쪽이든 좋았다.
누군가 쉐이즈의 은총을 사서 그 판매금으로 갈로타의 혓바닥을 노리든지, 아니면 갈로타의 혓바닥을 가진 사람이 쉐이즈의 은총과 거래를 요구하든지.
관리인 리타가 강설에게 물었다.
“대리 매매로 진행할까요?”
“네,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다만 물건이 물건이니 매일 경매장에 들러주시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예.”
강설이 몇 가지 물건을 더 산 뒤, 경매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잠시 후, 리타가 경매장 뒤로 빠져나와 험상궂은 남자에게 뭔가가 적힌 쪽지를 전달했다.
* * *
강설은 자리를 비운 동안 노비라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협회로 향했다. 역시나 소식을 알아보는 수단으로는 커뮤니티만 한 게 없었다.
(New)[‘ㅈ돼따’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보르고 사라져서 평화로울 것 같다던 놈들]
반성해라 ㅡㅡ 노비라 상황 미쳐 돌아가네;
신 냉전인가?
– ㄹㅇ 요즘 길 가다 칼 맞을까 봐 무서워 죽겠네;
– 유적의 사자 헤카인지 뭔지 개띠껍네 진짜
– 헤카 앞에서 그 말 할 수 있음?
‘헤카?’
강설도 일전 차오의 소식을 알아보며 이것저것 들은 게 있었다.
보르고가 죽기 전, 노비라의 거물급 유적 사냥꾼들은 5 파벌로 나뉘어 있었다고 한다.
그중 보르고 파벌이 강설의 손에 사라지자 다른 4 파벌이 서로 팽팽하게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고 했고.
‘설마 긴장 상태에서 뭔 일이 일어난 건가?’
(New)[‘헤카죽어’ 님의 게시글]
[게시일 : 일주일 전]
[제목 : 일이 이렇게 된 이유.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
헤카랑 도쥬랑 편 먹고 키보랑 슈르가 편 먹었잖어? 여기까진 알지? 양강 체제로 잘 가다가 키보 쪽에서 뭔 일이 터졌나바. 그래서 휘청하니까 헤카랑 도쥬가 노비라 다 잡아먹겠다고 덤비는 거. 알잖아? 여기가 인생 막장들이 모이긴 했어도 워낙 큰돈이 왔다 갔다 하니까 다 먹는 놈은 엄청 커질 거란 거.
– 키보랑 슈르 쪽에서 뭔 일이 일어난 거?
– 키보 쪽에 문제가 생긴 게 확실함. 슈르 쪽은 아무 일 없음.
– 외로운 늑대 키보 센세 ㅠㅠ
– 어서 노비라를 지켜줘 키보 쨩!
– 미치겠네; 키보는 온건파라 전이자들한테 잘 해주는데 헤카 쪽은 ㅅㅂ 전이자들 칼받이로 쓰일 게 뻔한데
– 노비라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데… 하… 전이자들 이제 노비라에서도 떠야함?
– 콩고리 가면 괜찮냐? 콩고리에 한여명이랑 길드 연합 있어서 살만해졌다고 하던데.
– 함부로 거점 옮겼다가 파티 못 구할까 봐 사리는 중;
강설은 이 글에서 대강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균형이 무너진 거로군. 긴장 상태인가?’
딱히 유적 사냥에 목을 매지 않는 강설로서는 강 건너 불구경 얘기였다. 그리고, 이제 그는 이런 싸움에 휘둘릴 존재가 아니었고.
강설은 다른 소식이 없나 살펴보았다.
‘음?’
그러던 중, 그와 관련된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New)[‘속보’ 님의 게시글]
[게시일 : 방금]
[제목 : 노비라에 비공개 상륙.]
커뮤니티에 비공개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