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487
제486화
[세 거인이 권능 : 압제를 사용합니다.]
[세 거인과 맞서는 상대는 전투 동안 체력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세 거인과 맞서는 상대는 전투 동안 마력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전투 중 모든 마력을 소모하면, 사망합니다.]
……
일 대 다수의 전투를 차륜전으로 이끌어가던 원정대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효과.
특히나, 신체의 재생이나 수복에 장점이 있는 강설의 능력 태반이 봉쇄되었으니.
[세 거인이 시대 병기 : 겨울을 착용합니다.]
[시대 병기 : 겨울을 착용한 상태입니다.]
[시대 병기 : 겨울은 전장에 눈보라를 흩날립니다.]
[눈보라는 모든 대상의 행동 속도를 10% 늦추며, 눈이 쌓인 부분을 밟았을 때 이동 속도를 20%만큼 늦춥니다.]
[겨울과 접촉한 상대에게 잠깐의 오한 경직을 부여합니다.]
……
역시나, 한파와 관련된 능력을 보유한 홈의 시대 병기.
서리가 묻은 거대한 양날 도끼를 어깨에 짊어진 채로, 홈이 강설을 내려다보았다.
[환상 절기 : 세 늑대를 사용합니다.]
[세 번째 늑대가 태어납니다.]
[두 마리의 그림자 늑대가 공격과 방어를 보조합니다.]
[그림자 늑대의 힘은 주인의 격에 따라 추가적인 능력치를 부여받습니다.]
[늑대의 의지를 가졌지만, 그림자이기에 피해를 입어도 피조물의 상태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
정작 중요한 세 번째 늑대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었다.
가면을 쓴 푸른빛의 늑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세 거인에게 승리할 수 있는지는 강설 스스로 알아내야 했다.
크르르르…
크르르…
강설의 그림자가 된 코코와 쿠쿠루가 으르렁거렸다. 명백한 적의를 가지고, 세 거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세 번째 늑대는 강설을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녀석….’
야차다.
야차라는 존재의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강설도 알지 못했다. 여기서 야차는 야차라는 이름의 검을 말하는 것도, 그 끔찍한 검귀를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
저기 저, 귀를 발로 긁고 있는 게으른 늑대를 말하는 것이다.
‘본 적… 있지.’
유림과 그의 앞에 나타났던 푸른 늑대. 유림의 괴로운 기억인지, 유림의 선천적인 힘인지, 주입된 아트로밀의 이상 반응인지, 그도 아니면… 그 모든 것인지.
그래도, 너무나 반가웠다.
혹시나 떠나간 유림의 기억 일부라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 유림의 늑대야?”
갸웃.
늑대는 강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강설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이 늑대가, 유림의 늑대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덩치가 훨씬 크고 송곳니가 돋보였다. 말을 걸지도, 어떠한 행동을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그렇게 서 있을 뿐이었다.
휙…
늑대가 고개를 돌려 세 거인을 쳐다보았다.
* * *
아그라스는 전장에 푸른 늑대가 등장하고부터는 안절부절못하고 중얼거렸다.
“푸른 늑대… 저건….”
콘지가 물었다.
“왜 그래? 또 헛소리 하려는 거지?”
“헛소리… 그래, 어떻게 보면 헛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군요. 거인의 내력에 대해 아시나요?”
“그냥 탄생한 거 아니야?”
“거인은 놀랍게도 먼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종족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죠.”
“…그래?”
조금은 이야기가 흥미로웠는지, 콘지가 귀 기울였다.
“그 고문헌을 본 게 언제였더라….”
“말 안 할 거면 말고.”
“어머니 늑대가 필멸자를 사랑하여 최초의 거인을 낳으시니, 온 땅에 선한 기운이 흘러넘쳤다.”
“…엥?”
콘지는 늑대가 거인을 낳았다는 구문보다 선한 기운이라는 구문에 관심을 가졌다.
“선한 기운?”
“다른 기록들과 대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최초의 거인들은 선한 존재들이었죠. 대지를 가꾸고 나무를 심고 강을 옮기는. 판데아의 일꾼들이라고 보는 게 좋겠네요.”
“그게 정말이야? 지금 모습으로 봐서는 그 반대인데.”
“대지의 수호자인 탄크리드 또한 그들을 아꼈다고 나와 있으니… 신기하지 않나요?”
“신기하기야 하지… 그런데 갑자기 이런 얘기는 왜….”
콘지가 푸른 늑대 쪽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설마?”
“어머니 늑대라는 거, 거인들의 기록을 제외하고는 다른 전설에는 나오지 않아요. 토속 신이 아닐 확률이 높아요.”
“흔한 일 아닌가?”
“아니에요, 거인들이 추앙하는 존재라면 한 번쯤 그 모습만이라도 역사에 언급되는 게 맞아요. 전설로 남았어도 이상하지 않죠. 그런데… 전부 거인이 남긴 유적에서만 그 흔적을 드러냈어요.”
“뭐 거인들의 신? 아니면 망상 같은 건가?”
“아니면… 질병이겠죠.”
“…….”
“아트로밀이 거인의 피라는 건 알고 있나요?”
“들었어, 지안이 그렇게 죽기 전에.”
콘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아그라스가 답했다.
“…음, 꽤 오래전부터 아트로밀 연구를 해왔는데 중독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 실험자들에게서 모두 같은 반응이 나타났어요.”
“같은 반응?”
“모두 늑대를 보았다고 말했어요.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다들 그렇게 말하고 죽었죠.”
“…흐음.”
“푸른 늑대가 자신을 애처롭게 쳐다보았다고. 모두 같은 말을 했죠. 저는 아트로밀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푸른 늑대를 직접 보고야 말겠다는… 그런 생각이었죠.”
아그라스는 끔찍한 마법사.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더할 나위 없는 악인이다.
“딱 한 번, 그것을 실제로 본 적 있어요.”
“푸른 늑대를?”
“예. 여자아이였죠. 그녀가 절 떠날 때, 푸른 늑대와 함께 사라지는 걸 보았어요. 아마도 그 여자아이는….”
아그라스가 강설을 보았다.
“저 남자가 집어삼킨, 그 아이겠죠.”
“결론은?”
“어쩌면 푸른 늑대는 거인들의 피에 각인된 그들의 뿌리에 존재하는 신이 아닐까요? 뭐… 그냥 하찮은 정신 분열일 수도 있지만….”
“타인도 볼 수 있도록 실체화하는 정신병이 어딨어?”
“그러니까요. 그래서 전자에 더 무게가 쏠리는 거예요. 아무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능력이에요. 아트로밀 연구가 나아갈… 이정표죠. 궁극의 경지라고나 할까….”
“저 늑대를 거인들은 뭐라고 부르지?”
“어머니 늑대.”
콘지는, 조금 망설이며 물었다.
“넌… 알지? 누가 이길지?”
“…….”
“말해봐.”
“알 수 없죠. 야차가 거인과 싸웠던 적도 없고 말이에요. 다만….”
“다만?”
아그라스가 히죽 웃었다.
* * *
후우웅…
후우우우웅…
거대한 양날 도끼, 시대 병기 겨울을 휘두르기 시작하는 세 거인.
“…어머니 늑대다. 작아.”
“인간이 어떻게?”
“위험하다…. 우리를 벌하려는 건가?”
이제는 저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는 머리들.
“늑대가 움직이기 전에 죽여야 해.”
“맞는 말이다.”
끼기긱…
콰아아아아아아앙-!
도끼를 후려치자, 눈사태라도 일어난 듯이 주변이 온통 눈 천지가 되었다. 그 경이로운 공격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우선, 눈을 뿌리치고 전장과 거리를 두었다.
화르르륵…
카렌 주변으로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되자 그곳으로 모여드는 전위들.
“주인! 어떻게 할 생각이야?”
“방법이 있는 거냐?”
카렌과 브론이 질문하자, 강설이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대꾸했다.
“…수 있어.”
“뭐?”
“…벨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이라면.”
강설이 내뱉은 이 황당한 말을 비웃는 자들은 없었다. 지금껏 세 거인에게 휘둘려 왔지만, 강설이 어떻게든 방도를 마련해 줄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
바미온이 합세했다.
“그 말… 정말인가?”
“시간을 벌어줘. 한순간에 결착이 날 거야.”
“어째서 확신하는 거지?”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크하하하하!”
바미온은 그 한 마디에, 자신도 모르게 강설이라는 인물에게 빠져들었다.
“이 긴긴 싸움을… 이토록 중대한 싸움에서 모든 이의 운명을 그런 근거 없는 말로 결정지으려는 건가?”
무책임하다.
그러나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책임을 두려워하는 자는 발을 내디딜 수 없다. 그 옛날 잿가루의 왕 시리온이 고룡 왕자 말카디아를 쓰러트리며 했던 말이다.
“아버지와 닮았구나… 좋다! 시간을 벌지.”
바미온이 품에서 작은 보석을 꺼내어 들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빛과 함께 보석이 깨져나갔다.
파지지직…
화아아아아아-!
[축성의 돌이 파괴되었습니다.]
[신체가 보석으로 변화하며 보다 단단해집니다.]
[거대화합니다.]
……
“흐으아아아아!”
말카디아보다는 작은 체구였지만, 그래도 세 거인의 허리까지는 오는 크기.
“미안하군, 이게 내 한계다.”
바미온이 망치를 들고 돌격했다.
“죽어라, 거인!”
그와 동시에 모든 병력이 세 거인을 쓰러트리기 위해 맹공을 가했다.
쌍둥이 기사는 기동력을 살려 지독하게 세 거인의 하반신을 노렸고 브론은 전장의 눈이 방해되지 않도록 주술을 사용해 쓸어버렸다.
파아아앙-!
강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밤까마귀와 덧칠은 다르다.
신체를 공유하는 밤까마귀와 달리 신체의 주도권이 완전히 강설에게 넘어간다.
– 좋은 느낌이다.
쟈마드가 강설에게 말했다.
함께 합일을 이룬 것도 오랜만이었지만 강설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어준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저 ‘성장했겠지’ 하는 정도였던 쟈마드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어 더 크게 도약하는 강설.
– 적어도 오늘은, 지지 않겠군.
후우우우우…
쏟아지는 눈보라가 그들을 괴롭혔다. 세 거인은 방심하지 않았다. 신체가 가장 거대한 건 바미온이었지만, 존재감이 가장 거대한 건 강설이었기에.
파아아악-!
강설을 향해 날아드는 얼음 조각. 실려 있는 마력이, 범상치 않았다.
크르르…
검은 늑대가 늘어나 눈덩이를 갉았다. 경로가 틀어진 눈덩이를 스쳐 지나가는 강설.
후우우우…
세 거인의 손이 그의 전면을 가렸다.
“큭….”
그는 투갑에 산의 힘을 부여해 거인의 손을 밀쳤다.
으지지직…
콰아아아아앙-!
견딜 만한 충격.
절대로 부상당해선 안 된다.
회복할 수 없는 페널티를 안고 있으니 부상당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었다.
푸른 늑대는 여전히, 세 거인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여, 우리를 벌하려는 것입니까?”
“어찌하여 적들의 곁에 서신 겁니까!”
세 거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소리를 했다.
홈이 말했다.
“당신을 버렸기에 우리는 더 나아졌습니다. 생명을 죽여도, 마음이 깎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후우우우웅-!
콰아아앙-!
겨울이 주변을 후려치자 눈사태가 일었다.
“피해에에에!”
난쟁이 마법사들과 빙하아귀들이 한곳에 뭉쳐 눈덩이로부터 그들의 몸을 보호했다.
콰아아아아아-!
경이로운 광경.
사방에서 눈이 덮쳐오는 것을 마력과 주술이 보호했다.
이곳보다도, 세 거인과 직접 맞서는 자들의 싸움이 더욱 치열했다.
눈보라가 휘몰아침에도 그들의 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다.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아그라스가 트롤과 난쟁이에게 둘러싸여 중얼거렸다.
“그런가… 듣자 하니 어머니 늑대는 거인 스스로 저버렸던 존재였군요.”
“입 닫고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거인들이 폭력이라는 걸 배웠고 투쟁의 시대가 시작됐죠. 아마도… 그들은 죽인 겁니다. 선에게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어머니 늑대를 말이죠. 그러나 과연 그것이… 옳았을까요? 궁금하군요.”
휘이이이이이잉-!
강설은 꼭 그날이 떠오르는 듯했다. 세상은 온통 눈, 터질 것 같은 심장까지.
그때와 다른 점은, 설원에 그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조금은 들뜬 기분.
걸음이 점차 가벼워졌다.
신유도 마찬가지인지, 따뜻함이 전해져왔다.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눈인데도, 외롭다는 감정은 찾아오지 않았다.
“하아아아압!”
퍼어어억-!
거센 기합을 내뱉었으나 거인의 손짓에 튕겨져 날아가는 카렌.
“카하하하!”
그럼에도 즐거워 보였다.
후우우우웅-!
쩌어어어어어어엉-!
“으그그그극….”
시대 병기의 힘을 망치를 휘둘러 받아내는 바미온까지.
휘오오오오오-!
“크으으윽….”
“아, 안 돼!”
병사들이 모여 있는 보호막이 눈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전열이 그들을 돌아보았다.
구해야 한다.
모두의 뇌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때, 눈에 파묻혀 가는 자들과 함께 신디오가 소리쳤다.
“오지 마!”
“…….”
“앞으로 가!”
휘이이이이이이-!
그들의 흔적이 사라졌다.
눈으로 덮여, 다른 곳과 다를 바 없어졌다.
장벽이 무사하다면,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죽을 것이다.
죽는다.
죽을지도 모른다.
분명 그런 싸움이다.
“우리의… 승리다.”
세 거인 중 누군가 말했다.
콰아아아아아앙-!
바미온이 뒤로 날아가 건물에 부딪혔다. 정신을 잃었는지, 점차 몸이 작아지더니 눈에 파묻혀 사라졌다.
전장에 남은 건 정말로 얼마 안 되는 영웅들이었다.
아마도 싸움에서 패한다면, 세 거인에게 맞서 싸웠던 대적자 중 한 무리로 남겨질 이들.
그 순간, 강설의 눈에 푸른 불길이 치솟았다.
스윽…
눈 위에, 푸른 늑대의 발자국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게으른 늑대가, 관망을 멈추고 움직인 것이다.
시선은 세 거인에게 고정된 채로, 늑대가 발걸음을 옮겼다.
“오지 마….”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세 거인은 푸른 늑대가 움직이자 경기라도 일으킨 듯 두려워하며 겨울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앙-!
세 거인의 체력은 지하에 떨어진 후부터, 아니 억지로 부활을 시도한 후부터 지속적으로 깎여나가고 있었다.
때가 온 것이다.
누구나에게 한 번쯤 찾아오는, 몰락의 시기가.
“헉… 허억….”
이곳에 모인 이들이 자처한 희생 덕분에, 강설에게 다시 없을 기회가 찾아왔다.
푸른 늑대가 걸어간 길을 걸어볼 기회가. 꿈속 세상에서, 검사로서 완성된 신유의 가슴을 꿰뚫은 그 신비로운 길을.
묘하게도, 아무런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유 역시 자유로움을 누렸다.
휘몰아치는 눈보라, 피투성이가 된 자들. 그리고 눈앞에 헐떡이는 세 거인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다.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그래야만, 푸른 늑대가 움직이는 것처럼.
타닥…
타닥…
푸른 늑대가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이다.
길이다.
늑대가 찾은 길.
이상했다.
이 속도로는, 거인에게 도달할 수 없을 텐데.
그래, 지금 코앞에 도끼가 떨어지잖아.
카아아아아아아아앙-!
“끄그그그극….”
“으그그그그….”
스콜라와 카루나가 겨울을 막아섰다.
“가!”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푸른 늑대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강설 역시 돌아보지 않았다.
늑대를 따라잡아야 했다.
타닥…
타닥…
늑대는 더욱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후우우웅…
거인의 발.
한순간에 덮쳐온다.
이상하다.
발자국이 끊어져 있다.
그러나, 발자국을 믿었다.
투우우우웅-!
뭔가가 그의 몸을 강하게 밀었다.
카루나의 만조였다.
튕겨진 몸이 발자국 위에 안착했다.
카루나 역시, 있어야 할 자리에.
파파파팟-!
늑대가 허공을 박차고 오른다.
강설에게는 그런 힘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시, 따른다.
촤아악-!
살얼음 낀 물의 계단이 허공에 만들어진다.
브론이다.
그도 같은 길을 본 것이다.
공중으로 몸이 떠오른다.
후우우우우우웅-!
거인의 팔이 밀어닥친다.
거인의 팔뚝에, 발자국이 만들어져 있다. 공격을 막으면 튕겨 나갈 텐데, 피할 방법도 달리 없다.
늑대는 가만히 거인의 팔뚝 위에서 강설을 지켜보았다.
아니, 그가 지켜본 것은….
“가라, 강설.”
투우우우웅-!
색이 뒤바뀐다.
흰색을 토해내고, 쟈마드는 그대로 남아 몸을 둥글게 말아 바위가 되었다.
콰아아아아앙-!
눈 속에 처박히는 쟈마드.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탁…
발자국에 안착.
달린다.
늑대가 기다려준 만큼, 거리는 가까워진다. 흰색 섬광이, 그와 같은 색의 꼬리를 남기며 거인의 팔을 타고 돌진한다.
그그극…
아, 늑대가 사라졌다.
아니다.
사라진 게 아니다.
늑대를 따라잡았다.
발자국은 없고, 늑대의 푸른 불길을 온몸에 휘감았다.
그 순간, 별의 순간에 도달했음을 깨달았다.
지금?
아니, 신유가 조금 더 인내했다.
아직 아니야, 유림은 기다렸어.
그래, 지금.
콰르르르르르릉-!
폭풍검 특유의 벽력성과 함께, 흰 실선이 허공에 흩뿌려졌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푸른 비가 내렸다.
푸스스스스…
겨울이 만들어낸 눈이 하늘로 솟구쳐 사라졌다.
하나인 거인은, 넷으로 나뉘었다.
세 거인의 머리가 사이좋게 추락했다.
그그그…
거인의 몸은 그대로 굳어, 머리를 잃은 채로 서 있었다.
겨울에 기대어, 무릎을 꿇었다.
강설이 푸른 불길을 발하며, 무릎 꿇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공교롭게도, 세 거인의 눈이 강설을 노려보고 있었다.
“어머니… 틀렸습니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당신의 말은… 틀렸습니다.”
“우리는 그토록 추악한 자들을… 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틀렸습니다.”
회색으로 변해가는 쟘과 뭄의 머리.
마지막 남은 홈의 머리가 끝으로 말했다.
“가시게, 시대여… 놓아주리다.”
[시대의 왕, 세 거인의 부활을 저지합니다!]
[대장정의 내용이 일부 변경됩니다.]
[비밀결사 : 장막이 막대한 시대력을 획득합니다.]
[늙은 용이 남긴 것이 존재합니다.]
[늙은 용이 남긴 것이 세 거인과 늙은 용의 유물로 변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