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490
제489화
끼아아아아아-!
끼이이이이!
비룡의 울음과 검은 용들의 고함이 난무하는 협곡.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비행경(飛行鏡)을 착용한 발두의 전사들은 검은 날개를 추격했다.
전열은 의미가 없다.
바람이 모두 헤집으니.
승리 조건은 간단하다.
황혼 비행을 시작한 아자닉이 정해진 시간 내에 협곡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
날개 협곡은 판데아에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협곡으로 꼽힌다. 그 안에 떠도는 바람은 그 자체로 순수한 마력이며 광오한 괴물이다.
대계가 시행된 이상, 아자닉은 비행을 멈출 수 없다. 이유는 간단했다.
첫째, 아트로밀 폭탄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정해진 반응을 보인다. 폭발하거나, 작동을 중지하거나.
폭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협곡의 바람으로부터 기인한 마력을 충분히 모았을 때다. 아마 협곡의 중간을 빠져나간 다음부터는 무조건 폭발할 것이라고 번치가 카-부에게 말했었다.
반대의 경우는, 아트로밀 폭탄에 충분한 마력이 공급되지 않았을 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아자닉이 협곡의 비행을 포기한다면 정해진 시간이 흐르고 폭탄이 작동을 정지한다. 그리고 다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카-부가 노리는 것은 아자닉을 협곡의 중간에서 멈춰 세우는 것이다. 그리하면 폭탄은 반드시 터지며 아자닉이 그 폭탄의 충격을 혼자 뒤집어쓸 것이다.
그렇다면 아자닉은?
아자닉에겐 선택권이 있었다.
이번 계획을 포기하고 발두를 적극적으로 상대한다면… 혹여, 의회의 계획을 어그러트렸던 원정대가 이 싸움에 가담한다고 하더라도 승산이 아주 높았다.
또 다른 선택은, 위험을 짊어지는 것이다. 번치의 희생으로 아자닉이 의도하지 않은 대계가 발동했다. 어쩔 수 없이 황혼 비행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등 떠밀렸지만, 애초의 계획이 이러했다. 그가 가진 군단과 막강한 무력으로 날개 협곡을 돌파해 연방에서 폭탄을 터트리는 것.
그리하여, 보다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
그래, 아자닉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그의 검은 날개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안정과 군림인가.
혹은 열망과 진화인가.
대답은, 이미 아자닉이 창공으로 날아오르면서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자닉은 투쟁한다.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
후우웅…
후우웅…
그의 위엄 넘치는 날갯짓이 협곡에 공포를 만들어냈다.
그나마 발두가 안심할 점은, 아자닉이 협곡에서 마법을 사용하기 어려울 거라는 점이었다. 카-잔과의 싸움에서도 그러했다.
협곡에서 마력 흐름을 강제로 어그러트렸다간 까딱하면 추락할 수 있었다. 늪에서 함부로 헤엄을 치면 가라앉게 되는 것처럼.
아자닉의 가장 강력한 힘 하나를 손 안 대고 봉쇄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이곳 날개 협곡이었다.
파아아앙-!
카-부가 비룡의 고삐를 조종해 바람을 탔다. 정점에 달한 기수답게, 순식간에 검은 날개 한복판까지 도달했다.
“아자니이이익!”
“애송이가….”
아자닉이 그를 곁눈질하고 주변을 비행하는 개체에게 말했다.
“처리해라.”
“예!”
아자닉의 주변을 비행하던 용인(龍人) 몇이 움직였다.
용인.
실험을 통해 탄생한, 인위적인 종족. 두 발로 땅을 딛고, 용의 날개를 가진 자들. 그 힘을 얻는 대신, 다소 떨어지는 자아를 가졌고 수명 또한 대폭 줄어들었다. 말 잘 듣는 병사이자, 자신 외엔 아무도 믿지 않는 아자닉이기에 만들 수 있었던 소모품.
검은 날개는 발두보다 머릿수가 많았으며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들보다 강할 것이다.
후우우웅-!
역으로 쇄도해 오는 용인.
카-부는 코웃음을 흘렸다.
협곡에서 비행 중에 함부로 방향을 트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바람에게서 버림받기에, 바람과 싸워야 하기에.
“위험해! 카-부!”
헤쿰이 빠르게 뒤쫓으며 그를 도우려 했으나 카-부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의 검은 단창을 꺼냈다.
우르릉-!
카-잔의 용잡이처럼 천둥소리가 나는 단창.
바람을 탄 카-부는 물 흐르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단창을 위로 쳐올렸다.
푸화아아아악-!
“…으?”
용인 하나가 둘로 나뉘어 추락했다. 등에 달린 날개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비행이 서툴군.”
날개가 달렸지만, 이 협곡을 모르는 자들.
“…카-부.”
“헤쿰! 따라와라! 돌파한다! 아자닉을 막아야 해!”
“하지만….”
끼아아아아아-!
헤쿰이 제대로 답하기도 전, 발두의 정예 전사들이 속속들이 합류하고 있었다. 협곡에서라면, 검은 날개를 상대할 수 있는 자들.
이것이 발두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정작 가장 중요한, 아자닉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으니까.
‘아직…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소식이 없군.’
의회 쪽의 일이 어떻게 됐는지, 소식이 없었다. 어쩌면 최악의 상황이 찾아올지도 몰랐다.
‘이대로라면 놈이 1문으로 곧장 빠져나갈 거다.’
협곡의 진출로는 크게 5구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바람의 기세가 줄어드는 곳이며 통과할 수 있는 경로가 좁아져 병목 구간이 되는 곳이다. 일명 바람이 드나드는 곳이라 하여 바람의 문이라고도 불리는 곳.
그 외에는 외풍이 거세 함부로 진입하다가는 와류에 휩쓸려 나가떨어지거나 바람에 살갗이 찢어져 죽기 일쑤였다. 발두조차 병목 구간 이외의 다른 곳에서는 함부로 협곡에 진입하지 않았다.
‘아자닉이 별다른 제지 없이 제1문을 통과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어려워진다. 날개 협곡의 특성상, 바람의 문을 통과할 때마다 탄력을 받게 된다.
1문에서 저지하지 못하면 2문까지 따라잡을 수 없고 2문을 통과하면 그 후론 아자닉의 꽁무니조차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아자닉만큼은… 내가 여기서 막아야 한다.”
파아아아아아앙-!
그의 비룡이 가속한다.
막아야 한다.
바람의 문을 멋대로 통과하게 할 수는 없다.
저기, 첫 번째 바람의 문이 보인다.
후우우우웅…
아자닉이 뒤돌아보았다.
“그래… 너인가?”
“아자니이이익!”
아자닉이 가소롭다는 듯이 날개를 떨쳤다.
파아아앙-!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주변 흐름이 뒤흔들렸다.
후우웅-!
“크윽….”
중심을 잡기조차 버거운 상황.
간신히 아자닉에게 따라붙은 카-부.
“여기서 널….”
우르릉!
“막는다!”
창이 아자닉의 꼬리를 향해 휘둘러졌다.
까아아앙…
“…뭐?”
퍼어어억-!
“크으으윽….”
아자닉의 꼬리에 직접 맞은 것은 아니지만, 꼬리가 터트린 바람에 휘말렸다.
아자닉과 멀어지는 카-부.
적당한 공격만으론, 갑주까지 입은 아자닉에게 흠집을 낼 수 없었다.
“흥….”
“히히… 앞을 봐라, 아자닉.”
카-부가 히죽 웃으며 아자닉을 조롱했다.
첫 번째 바람의 문.
그곳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
[쟈마드가 대주술 : 낙석을 사용합니다.]
[낙석을 생성해 주변을 초토화합니다.]
[산악 지형일 경우 효과가 2배가 됩니다.]
……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콰지지직…
“크으윽….”
아자닉이 1문을 빠져나가는 동시에 떨어진 바위에 한차례 몸을 휘청였다. 갑주가 일부 찌그러져 덜그럭거렸다. 수많은 마법이 그를 두드렸으나 피해를 준 건 쟈마드의 주술뿐이었다.
덕분에 1문을 통과할 때, 오히려 속도가 줄어드는 아자닉.
“왔구나!”
높새 날개의 카쿠이를 탄 원정대가 1문으로 합류했다.
“강설! 친구여!”
“카-부!”
“그대가 여기 왔다는 건….”
강설이 카쿠이에 올라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카-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믿음을 가져다주었다. 이 밤이, 누구의 승리로 돌아갈지에 대해.
“받아!”
파아악-!
카-부가 여분의 비행경을 던져주었다. 공중에서 팔을 뻗어도 닿지 않기에, 그의 그림자가 늘어나 비행경을 낚아챘다.
강설이 고글과 흡사하게 생긴 비행경을 끼고 말했다.
“놈은….”
카-부는 아자닉의 둥지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말할 수 없기에, 짧게 전했다.
“폭탄이 작동했어. 놈은….”
“…그래, 그거면 됐어.”
카쿠이의 고삐를 잡은 그가 말했다.
“쫓는다.”
후우우웅-!
* * *
높새 날개의 헤카이는, 아자닉의 추격을 포기하고 원정대로 합류했다. 그는 그가 해야 할 일을 잘 알았다.
엄청난 수의 조련된 카쿠이를 몰고 와 원정대에게 고삐를 쥐게 했다.
이 싸움이, 날개 협곡까지 번지리라는 걸 일찍부터 예측했기에 한 행동이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시의적절하게 원정대가 아자닉과의 싸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금방 속도가 붙을 거야. 제길… 이렇게 빠르다니.”
헤쿰이 헤카이에게 말하자, 헤카이가 끄덕이며 답했다.
“수고했다. 이제 우리도 함께다.”
“…형님.”
“놈을 막아야 한다.”
파아아아앙-!
가속을 붙여 아자닉을 뒤쫓는 자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이거… 말을 안 듣는데?”
“큭… 떨어질 것 같습니다.”
날개 협곡의 바람은, 비행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들이 감당할 정도로 하찮지 않았다.
“강설!”
“큭….”
“어쩔 수 없군, 카쿠이에서 떨어져!”
“…뭐?”
“어서! 너희도!”
허공으로 떨어지라니.
물론, 추락한다고 해서 즉사할 정도로 허약한 몸은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위험한 행동이었다.
파아아앗-!
고민은 잠시, 카쿠이에게서 떨어졌다.
후우우웅…
카-부의 비룡이 완벽하게 강설의 추락 지점을 예측해 그를 받아냈다.
예비용 안장이 있었기에, 카-부의 비룡에 자리한 강설.
쟈마드는 그림자 공간으로 회수, 카렌과 카루나는 발두의 전사들이 낚아챘다.
“간다!”
후우우웅-!
헤카이가 그랬던 것처럼 가속하는 비룡.
검은 날개의 틈바구니로 파고든다.
카-부는 비행에 집중하고 강설이 접근하는 용인과 새끼 용들을 도륙했다.
푸화아아악-!
서걱…
“하아… 하아….”
“강설… 괜찮은 거냐?”
“…….”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한 지는 한참이나 되었다. 오늘만큼은, 하루가 길었고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어쩌면, 아침이란 것은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삐이이이…
“강설!”
“아, 아아… 응.”
“…모두 애쓰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강설은 돌아보는 카-부에게 애써 웃어 보였다.
주변을 돌아보았다.
눈에 띄게 단순해진 검술.
거친 호흡.
흐리멍덩한 눈까지.
승리했으나, 패잔병의 몸으로 이 싸움에 임하고 있었다.
그래, 눈을 떠보니 창공을 날고 있었다. 높은 곳의 두려움 따위는, 육체와 정신의 쇠퇴에 비할 바 못 되었다.
“으아아아아!”
“추격해! 놈들을 추락시켜!”
고함과 괴성.
후우우우우웅…
그리고 찢어지는 바람 소리.
그그그그그그…
저 멀리서 터져 나오는 마력.
“말도 안 돼!”
기이이이잉…
멀리 떨어진 아자닉의 몸에 푸른 실선이 잔뜩 뻗어 있는 것이 보였다.
[천공 용 아자닉이 창공의 왕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인 마력 폭풍을 발생시켜 공간을 뒤흔듭니다.]
“숙여어어!”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재앙처럼 퍼지는 마력 폭풍.
콰아아아아아아-!
아자닉은, 날개 협곡에서 마법을 사용해도 될 정도로 강해졌다. 그 옛날의 그가 아니었다.
키이이이이이이-!
비룡들과 검은 날개가 비명을 내지르며 우수수 추락했다. 아자닉도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곳에서 추격을 떨쳐내겠다는.
그리고 그 판단은, 예측 못 한 일을 만들어냈다.
‘어? 나 지금….’
몸이 붕 뜨는 느낌.
눈이 감긴다.
필사적으로 졸음을 참아보지만, 결국 수마에 함락되는 것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고장 난 사람이 되었다.
강설! 잡아아아…!
손을 짧게 뻗었지만, 카-부의 손과는 닿지 않았다. 그림자도 뻣뻣하게 굳어 반응하지 못했고.
강설은 카-부에게 눈빛으로 말했다.
가.
저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강설이 남긴 의지다.
카-부가 입술을 깨물고, 아자닉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그래, 잘한 거야.
그런데… 이제 어떡하지?
추락…
아자닉의 마력 폭풍으로 일그러진 협곡. 수많은 전사가 예측하지 못한 마법에 추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중에는, 강설도 있었다.
그가 협곡의 밑바닥으로 몸을 가라앉힌다.
피유유융-!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뭔가가 그를 낚아챘다.
* * *
평온했다.
휘오오오오…
아자닉의 마력 폭풍은 여전히 1문과 2문 사이에 머물러 주변을 어지럽혔다.
그곳을 유유히 비행하는 이가 있었다.
뭘까, 이건.
‘나는 왜 아직….’
날고 있는 걸까, 이곳을.
강설은 삐걱대며 비명을 지르는 몸을 일으켰다. 잠시 정신을 잃었던 게 분명했다.
그 잠깐 사이의 휴식은, 고장 났던 몸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다. 그러나 상황만큼은 되돌려놓지 못했다.
모두가 떠나갔다.
놓친 열차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둥실, 떠올라 있는 강설은 이 기막힌 상황이 너무 신기해 웃었다.
“하하….”
웃은 것이다.
사태를 파악하는 건 그 이후였다.
왜인지, 그가 탄 뭔가가 마력 폭풍으로 엉망이 된 이곳을 아주 유유히 날고 있을 뿐만 아니라…
흠흠흠…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카쿠이가… 아니야?”
“응?”
슬그머니, 대답한 이가 뒤돌아보았다.
“난데?”
“…탄시아?”
“응!”
강설이 기억하는 탄시아의 본모습은, 이것보다 훨씬 작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개가 작았었다.
한데 지금은…
“…날게 된 거야?”
“막투스가 날 밀었어. …절벽으로.”
배시시 웃는 용.
“그리고 한 발짝 앞으로.”
“탄시아….”
“막투스의 말이 맞았어. 전부 다… 그래서 열 받아! 으응…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데, 사라져버렸어.”
“…….”
“이제 나, 날 수 있게 됐어.”
그림자로 된 고삐를 한 손으로 붙잡은 강설이 탄시아의 말을 듣고 웃었다. 둘은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나아가기 위해 어떤 싸움을 치렀는지.
“대단해! 아빠는 역시 대단해!”
“탄시아….”
“나는 날게 된 것뿐인데, 아빠는 힘들었겠다!”
그 작은 위로에, 강설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아자닉을 쓰러트리기 위해선, 자신이 그 자리에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미안, 탄시아.”
“…아빠, 우리 이대로 도망칠까?”
“뭐?”
“힘이 들면, 도망쳐버리자. 응!”
“…….”
탄시아가 물었다.
“그건… 싫은 거야?”
강설이 답했다.
“해야 할 일이 있어.”
“꼭 해야 해?”
“응.”
“어째서?”
“나밖에 못 하는 일이니까.”
“그럼… 어쩔 수 없네!”
탄시아가 히죽 웃으며 물었다.
“어디로 가고 싶어?”
“…뭐?”
“어디로 가고 싶냐고, 지금.”
“…….”
강설이 자조하듯 말했다.
“…아자닉에게.”
“이런… 3문쯤은 지나쳤을 텐데! 서둘러야겠다!”
“따라잡을 수 없을 거야, 탄시아.”
“용은 희망으로 산다!”
“…그게 무슨 소리야?”
“희망을 줘! 내게! 그러면 내가… 사랑을 줄게!”
“…….”
강설이 고삐를 잡고 부르르 떨며 말했다.
“탄시아… 날 데려가 줘. 아자닉에게.”
“…응!”
철컥…
탄시아가 막투스의 유품 중 하나였던, 작았던 시절의 비행경을 착용했다.
“꽉 잡으세요오! 탄시아가 지금부터….”
후우우우웅…
탄시아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녀의 몸이, 아주 조금 커졌다.
으지직…
으지지직…
그리고, 더 큰 변화가 일어났다.
후우우우우웅…
그녀의 날개가 신체에 비해 기형적으로 거대해졌다. 아주, 새카맣고 반짝이는 날개.
이 경이로운 광경을, 강설 홀로 마주했다. 그 최초의 순간을.
펄럭이는 그녀의 날개는 밤하늘이었다.
“…따라잡을 테니까!”
콰아아아아아아앙-!
협곡에 한 줄기 벼락이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