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516
제515화
순식간에 전력을 불린 강설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서사시 ‘심판’을 진행 중입니다.]
[돌발 모험 ‘행진’이 이어집니다.]
모험 40 ‘행진’
신성 왕국 바라노아.
빛나는 대지 위에 세워진 찬란한 문명.
그러나 이젠 이전과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된 곳.
당신은 이제는 바라노아의 주축이 된 부패한 성직자들과 맞서려 합니다.
신념을 위해, 민중을 위해, 시대를 위해서일까요?
아닙니다.
그저 당신의 친구가 도움을 원했기에 최전선에 섰습니다.
중대한 기치를 내건 성전사들에 비해 하찮은 동기일지 몰라도, 가장 단순하고 명쾌한 이유.
신의와 정의, 목표와 바람 등이 시험에 든 때에도 당신은 시험에 들지 않습니다.
당신이 믿는 것은 어떠한 가치가 아닌 친구이니까요.
그런데, 일이 점차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바라노아의 수도 테트라는 순식간에 미지의 힘에 사로잡혀 모든 신민이 행동 불능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테트라의 중심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꺼림칙한 힘이 느껴집니다.
그 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끈적해, 당신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내딛는 한 걸음이 곧 방황하는 이들의 이정표가 될 테니까요.
목표 : 신성 왕국 바라노아 구원.
현재 남은 시간 「알 수 없음」
“이, 이 힘….”
“미다르! 결국 이단에 넘어가 그 잘난 신념마저 져버렸구나!”
미다르를 쫓던 심문관들이 그를 향해 일갈했다. 미다르는 그들의 반응을 듣고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 신민들을 구할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다.”
“어찌….”
“네놈들은 악마보다도 못한 녀석들이니까.”
딸랑…
디리링…
딸랑…
작은 종과 하프.
비전투 집단인 성가대가 그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꺼내 들었다.
“찬송하라, 멍에를 짊어지고 고난으로 향하는 자들을 위해.”
아아아아아아-
비명과 적막만이 가득한 도시에 청명한 울림이 더해졌다.
“참회하라.”
“회개하라.”
아주 작은 울림이지만, 늘 작은 울림에서 거대한 천둥이 만들어진다.
“크윽….”
“어림없을 줄 알아라.”
파아아아앗-!
고작 심문관 셋으로는 행진을 막을 수 없다. 그렇게 판단을 내린 심문관들은 또 다른 전력을 불러오기 위해 재빨리 물러났다.
크르르르…
그 대신 몰려온 것은, 강설도 처음 보는 형상의 괴물들이었다.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몸, 길쭉한 주둥이에 혈광이 감도는 눈까지.
“흐음… 저게 뭔지 아는 사람 있나?”
강설의 물음에 전부 고개를 내저었다. 저런 마물들이 도시를 활보하고 있으니, 당연하게도 테트라가 이미 적의 손아귀에 떨어졌다는 말과 마찬가지였다.
키아아아아악-!
마물의 입이 찢어지며 엄청난 수의 이빨이 드러났다.
파아아앗-!
마물은 아무런 제지 없이 강설의 코앞까지 날아왔다.
박쥐 날개 같은 것이 어설프게나마 그들에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퍼어억-!
강설이 놈의 목을 낚아채 얼굴과 멀리하여 바라보았다.
키이익…
키이이이이익…
“으음….”
이들은 살점이 적어 뼈가 다 드러났으며 연신 침을 흘리는 게 굶주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놈들이 신민들을 노릴까 염려해 잠시 관찰했지만, 중앙으로부터 이어진 붉은 선에 연결된 신민들의 주위를 맴돌 뿐 입을 가져다 대지는 않았다.
그 때문인지, 강설의 군대가 있는 곳으로 이 마물들이 쏟아져 등장하기 시작했다.
“저, 저거 뭐야? 우리를 노리는 거 아니야?”
“굶주린 듯이… 보여요.”
키이이이이이익-!
“…온다!”
강설 혼자서 이 많은 수의 마물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그들을 전부 도살하는 건 가능할지라도, 한 명의 피해도 없이 물리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곳에 혼자 오지 않은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
벨리안과 벨드레 자매가 나눠 쥔 유물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후우우우우우웅-!
[벨리안이 악수하는 성채를 사용합니다.]
[벨드레가 악수하는 성채를 사용합니다.]
[악수하는 성채를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 파장이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외부에서의 침입을 방해하며, 비행체와 부정한 존재에게 추가 피해를 줍니다.]
……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공기가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달려들던 마물들 태반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보유한 유물에 따라 전혀 다른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유물회.
벨리안과 벨드레 역시, 칠흑의 미궁 때보다 한층 더 강력한 위력을 선보였다.
키이이익-!
키이이이이이이-!
벨리안과 벨드레의 손을 맞잡고 있는 유물에서 연신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오래가진 않을 거예요! 사용하는 마력만큼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거라….”
“전진해야 해요!”
끄덕…
“떨어진 마물들의 숨을 끊으며 움직여라! 다시 덤벼올 테니까!”
푸우우욱…
콰지이이익-!
마녀단과 유물회, 검은 순례자의 병사들이 추락한 마물을 찌르거나 짓뭉개며 전진했다.
“끄아악!”
“왜 그래?”
“무, 물었어. 날… 이 자식이….”
콰지이익-!
“죽어! 죽어어!”
그때, 물린 병사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으직…
으지지직…
강설이 그 모습을 보며 소리쳤다.
“물러나!”
“하, 하지만….”
키이이이이이-!
마물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곧장 알아챌 수 있었다.
변이체.
마물에게 물리는 순간, 손 쓸 틈도 없이 변이되어 버린다.
‘어째서?’
저런 끔찍한 힘을 가진 마물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서걱-!
강설이 변이체가 된 병사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크흑….”
샐리가 강설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자들에게 일갈했다.
“정신 차려, 멍청이들아! 망설이면 다음엔 너희야!”
“다, 단장….”
강설이 변이체의 사체에서 뭔가를 감지했다.
[상급 간파가 발동합니다.]
[익숙한 피 냄새입니다.]
……
“피…냄새?”
곧장 변이체의 흘러넘치는 혈액에 손을 가져다 대는 강설.
혈액 내부에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힘.
‘…시초의 피? …어째서?’
강설이 머뭇거리고 있자 샐리가 다그쳤다.
“멈추면 안 돼! 어서 움직여야 해! 둘러싸일 거야!”
“…그래.”
그녀의 말이 맞았다.
시가지에서 머뭇거리다간 적들에게 포위될 가능성이 있었다.
“속도를 높이지.”
휘리리릭…
강설의 그림자가 마치 실타래처럼 휘리릭 풀려 그의 군세에 더해졌다.
까아아악…
까마귀 병사들이 마물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길이 열렸어!”
“뭉쳐! 뒤처지지 마!”
가는 곳마다 신민들이 쓰러져 있었다. 길 한 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자들도 적지 않았으며 규칙도 없었다.
그저 변을 당한 것이다.
키이이이익-!
키이이익…
주변을 위협해 오는 마물의 수는 점차 줄어들었으나 반대로 심적으로는 불안했다.
‘경우에 따라선 신민들도 위험해질 수 있겠어. 만약 그렇게 되면….’
강설이 미다르를 살짝 곁눈질했다. 신민의 안전보다 바라노아를 이렇게 만든 원흉을 제거하는 데 힘을 쏟는다면 미다르는 어떻게 반응할까.
강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전진할 때, 황금빛 갑주를 입고 군마에 올라탄 자들이 일렬로 길을 막아섰다.
“멈추어라, 이단.”
“신성 기사단… 휴즈!”
“미다르, 그리고 차멜리! 얘기는 들었소!”
“무슨 얘기를….”
“그대들이 반역을 꾀한다는 것이요.”
차멜리와 미다르는 의외로 차분하게 대응했다.
“그대들이 이 일에 관여되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우리를 막을 셈인가요?”
“의식을 방해할 셈이라면.”
“…….”
차멜리가 강설 쪽을 바라보았다. 신성 기사단을 뚫고 전진할 수 있느냐는 물음과도 같았다.
신성 기사단장 휴즈가 흥분한 말을 다독이며 말했다.
“심문관들과 대주교님들이 움직였다. 너희의 패악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미지. 지금, 무장을 해제하고 참회한다면 기회를….”
“형제님!”
차멜리가 강설의 곁에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뭉개주실 수 있나요? 저자들을.”
“…….”
“저, 간악한 자들을… 스스로 지은 죄를 깨닫도록… 그렇게 해주실 수 있나요?”
강설이 앞으로 나서며 두 손을 합장했다.
짜아아악-!
순간, 끓어 넘치는 마력에 신성 기사단의 군마들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돌격! 사악한 이단을 짓밟아라!”
말들의 눈빛이 붉게 물들었다.
강설은 이들 역시, 감염체의 또 다른 형태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휘오오오오오오…
지난 2년간 벼려온 힘의 일부.
콰지지지지지직-!
어둠살이의 상반신이 강설의 전면에 등장했다.
강설은 이 거대한 존재를 효율적으로 다루는 다른 방법을 깨우쳤었다.
그레고리를 상대할 때 임기응변으로 꺼내어 들었으나, 지금은 조금 더 강력해진 힘.
[절기 : 산통 깨기를 사용합니다.]
[어둠살이를 짧은 시간 소환하여 강력한 일격을 가합니다.]
[어둠살이의 능력치에 따라 피해량이 증가합니다.]
……
후우우우우우우우웅-!
어둠살이의 팔이 하늘로 번쩍 들렸다. 기형적으로 거대한 어둠살이의 팔.
형태의 안정을 포기한 채, 파괴력의 증가에만 몰두해 만든 능력.
신성 기사단은 시야를 전부 틀어막은 검은 기둥에 경악했다.
“피….”
강설이 손바닥을 내려치는 동작을 취했다.
파아악-!
뒤따라, 검은 기둥이 정면을 향해 떨어진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폭발의 충격은 강설 일행 쪽에도 전해졌지만, 검은 순례자들이 훌륭하게 대처한 덕분에 다친 이들은 없었다.
푸스스스스…
반쪽짜리 어둠살이가 사라졌다.
그 앞에 놓인 것은, 지면과 일체화한 신성 기사단이었다.
“하… 하하하하!”
“이럴…수가….”
휴즈를 포함한 기사단은 유언은커녕 비명조차 남기지 못했다.
강설이 가진 힘은 진정한 왕이 가질 법한 힘이었다.
“길이 무너졌으니, 조심하시길.”
“아… 아아.”
차멜리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다르가 히죽 웃었다.
“통쾌하군… 통쾌해. 이런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
운 좋게 공격 범위에서 벗어난 기사단원들은 싸워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후퇴했다.
말과 인간의 육편(肉片)이 합쳐져 일그러진 거리를 강설 일행이 돌파했다.
이제, 대성당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적들도 이곳에서 강설 일행을 막을 것이다.
“…드디어 납셨군.”
미다르가 이를 갈았다.
모든 심문관과 타락한 주교들을 대동한 채로 교황 다에몬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다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
“그대는 바라노아를 위해 싸워오지 않았는가? 어째서 이런 선택을….”
“내가 섬기던 바라노아는 여기에 없습니다.”
“…….”
“추악한 돼지들과 고약한 족제비들의 소굴만 보이는군요.”
스릉…
심문관들이 저마다 병기를 빼 들자, 교황 다에몬이 크게 웃었다.
“흐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
“…….”
“그걸… 이제야 알았는가?”
“…뭐?”
“어리숙한 놈. 차멜리, 그대 또한 마찬가지지. 건방 떨지 마라.”
차멜리가 인상을 쓰며 대꾸했다.
“역겨운 자….”
“이것이 우리의 본질인 것을.”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가요?”
“신. 신이다. 그토록 바라온 신이 우릴 위해 강림했나니….”
“무슨 헛소리를….”
“신을 섬기는 자의 입에서 나올 만한 소리는 아니로구나. 자매여, 우리는 사실 알고 있지 않은가?”
“…….”
“신 따윈, 어쩌면 이 세상에 관심조차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녀가 분노했다.
“불경한!”
“만일 그렇지 않다면…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어째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는가?”
“…꼭 신앙을 파는 장사꾼처럼 말하는군요.”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러니 가장 비싼 값에 팔았을 뿐이야.”
“테트라를 뒤덮은 이 붉은 장벽… 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죠?”
“신께서 오시리니… 진정한 신께서 낙원을 만들 것이다.”
강설은 슬슬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껍데기에 불과해.’
아까부터 느껴지는 이 거대한 힘은 대성당과 광장을 둘러싼 곳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심문관들과 대주교의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용당했을 뿐인가?’
쿠르르릉…
광장 쪽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거대한 힘이 꿈틀대었으니….
‘둘로 나뉘어야겠군.’
강설이 그의 두 기사에게 말했다.
“카렌, 카루나.”
스릉…
“지워버려.”
파아아앙-!
파아아아아앙-!
카렌과 카루나가 양쪽으로 나뉘어 심문관을 습격했다.
“큭… 이 무슨!”
“참살해! 고작해야 둘이다!”
[카렌이 규율(規律) : 왕의 기사를 사용합니다.]
[카루나가 규율(規律) : 왕의 기사를 사용합니다.]
[두 기사는 왕에게 근접해 있을 때 최대 체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두 기사는 왕에게 근접해 있을 때 능력의 범위가 크게 상승합니다.]
[두 기사가 왕의 기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방합니다.]
……
끼릭…
화르르르르륵-!
카렌의 잉걸불이 이단을 숙청하는 성화를 피워올렸다.
화아아아아악-!
검을 나누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심문관의 철퇴. 그리고 철퇴뿐만 아니라 몸에도 달라붙는 잉걸불의 불꽃.
“허어….”
힘 빠진 탄성을 토해내고 죽음을 맞이하는 심문관.
“믿음이 우리를 보호할지니!”
후우우우웅-!
특수한 신성력으로 몸을 보호하는 심문관.
카아아아앙-!
카렌이 두 심문관을 녹여버렸을 때, 처음으로 그녀의 칼이 막혔다.
“흥, 어딜 감히….”
치이이이이이익…
그러나 그것이 전부.
칼날은 순식간에 용광로에 들어간 것처럼 녹아 심문관의 손으로 흘렀다.
“끄아아아아악-!”
화르르르르륵-!
불타는 심문관.
피이이이잉-!
카렌을 노리는 심문관의 이마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미다르의 검이었다.
“이쪽도 재생하는 건 아니겠지?”
일전에 목을 찔렀다가 큰 낭패를 경험했던 미다르이기에, 그는 재생하기 어려운 부분만을 노려 공격을 감행했다.
“쓸어버려라!”
“사악한 이단을 몰아내!”
“와아아아아아-!”
곧이어, 교황의 병력들과 전면전이 시작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아군 쪽에도 다치거나 죽는 자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강설이 직접 저들을 응징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게 될 우려도 있었다.
‘만일 저들이 단순히 시간을 벌 생각이라면….’
순전히 추측일 뿐이지만, 광장을 둘러싼 빛이 심상치 않았다.
이 순간에도 수상쩍은 의식은 계속되고 있었으니. 대성당에 숨은 악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이다.
후우우우우웅…
비탄이 빛을 머금었다.
광장을 둘러싼 붉은 장벽을 부수기 위해.
키이이이이이이이잉-!
‘…뭐?’
붉은 벽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강설이 있는 힘을 다해 내려친 것인데도.
【아파라아아아! 잠깐마안!】
비탄이 강설이 검을 물리도록 소리를 질렀다.
강설이 한 발짝 물러나자 비탄이 말했다.
【아파서 못 참겠어!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런… 음… 그리즈?”
“이건 저라고 해도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겠는데요?”
강설이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수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초의 생명은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지식을 사용했다.”
“…이 목소리.”
“또한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의 우리는… 지혜를 쌓았다.”
나긋한 목소리는 전장 전체에 울렸다. 병기가 부딪는 소리, 비명에도 묻히지 않게 또렷이.
강설은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그대들에게는, 지혜가 필요해 보이는군요.”
“…마…엘.”
지붕에 걸터앉은 그가 히죽 웃었다.
“차멜리, 스노우맨. 오랜만입니다. 결국 시대의 바람이 우리를 인도해 이렇게 다시 모이게 됐군요.”
“마엘!”
“하하하! 차멜리! 건강해 보여 다행입니다!”
“분명 오지 못할 거라고….”
“…억지를 좀 부렸습니다.”
알카트론 원정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가 강설의 앞에 나타났다.
[강력한 조력자 ‘별의 아이 마엘’이 이번 모험에 등장합니다.]
[강력한 조력자 ‘별의 아이 마엘’이 이번 모험에 당신의 아군으로 합류합니다.]
……
“그럼, 조금 늦었습니다! 회포는 나중에! 우선 힘을 좀 쓰겠습니다!”
콰지이이이익-!
마엘이 괴상하게 생긴 상징을 땅에 박아넣으며 말했다.
“…길을 열지요.”
후우우우우웅…
기괴한 상징이 울부짖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