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541
제540화
“변상?”
후키가 건조하게 묻자, 강설이 뒤쪽을 가볍게 가리키며 답했다.
“등, 추궁받을 거야.”
“그 무엇도 황금 왕보다 밝아서는 안 되거늘, 이해가 부족하구나.”
“…돌아가.”
쿵.
강설이 문을 닫아버렸다.
상대의 반응은 곧장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문 앞에 있네.’
후키는 여전히 문 앞에 있다.
메스프라는 종족 전체가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지, 아니면 유독 후키만이 그러한지는 알 수 없다.
‘힘만 센 아이 같잖아.’
힘이 좀 많이 세긴 했지만, 후키는 오랜 잠에서 깨어났고 달라진 시대에 적응하는 와중이다.
대화를 나눌 만한 상대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다.
쿵쿵…
후키가 문을 두드렸다.
부수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딘가 싶긴 했지만, 강설은 내색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후키는 여전히, 똑같은 자세로 우산을 쓴 채 강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는 것이냐?”
“…뭐?”
황금 왕이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변상이란 것, 어떻게 하는 것이냐?”
“…….”
강설이 한숨을 쉬며 뒤돌았다.
“들어와, 좀 어둡겠지만.”
“황금 왕이 있는 한, 어둠은 없다.”
끼이이익…
후키가 우산을 접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이 강설은 창에 암막을 쳤다. 이로써 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알 수 없게 됐다.
후우웅…
후키가 그녀의 주변으로 은은한 빛을 발했다.
확실히, 그녀는 터져버린 등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이유가 있었다.
강설은 탁자에 앉으며 황금 왕에게 맞은편 자리를 권했다.
스으윽…
후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인기척이 아닌 뭔가다. 그러니까, 바람이 살랑거린다거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소름 끼치는 감각.
‘메스프의 특성인가?’
강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화를 주도했다.
“오늘은 졸졸 따라다니던 녀석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근방에 있나?”
“황금 왕은 이곳에 대화를 나누고자 왔으니, 영광스럽게 여겨도 좋다.”
“영광?”
“후키가 그대를 대등한 상대로 인정했음이다.”
“아… 그거 고맙네.”
떨떠름한 반응.
사실 강설은 후키에게 원하는 것도 없고 수상쩍은 그녀를 돕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나눌 대화에 초연할 수 있었다.
“원하는 게 있어서 온 거지?”
“후키의 편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원한다면 은밀하게라도.”
강설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오만하고 독선적인 인물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교활한 면까지 갖추고 있을 줄이야.
“그거, 내겐 그다지 흥미로운 제안이 아닌데.”
“어째서?”
“나는 네게 얻을 것도 없고 애초에 네가 내게 숨기고 있는 게 너무 많아. 나는 꿍꿍이를 모르는 자와 한배를 탈 생각은 없어.”
간단하게 생각해도 후키와 손을 잡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원정대에서 강설의 위치는 협력할 대상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다.
원정대 내에 알력 관계에 놓인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행동 양식도 정해진 게 없었기에 한없이 자유로웠다.
후키는 원정대 내에서 꼭 필요하지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존재. 굳이 그녀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질 이유 따위, 없다.
“그럼 간단하구나. 황금 왕의 꿍꿍이를 알려주면 되는 것이냐?”
“…뭐라고?”
“어렵지 않은 일이다. 네가 불필요한 문제를 끌고 오지만 않는다면.”
“…난 네 얘기를 들어도 너와 손잡지 않을 수 있어. 이건 이해한 거야?”
“그렇다면 그대가 큰 파도도 읽지 못하는 우매한 자라는 방증이니. 황금 왕 역시 그러한 자는 거절한다.”
“방금 흥미가 조금 생긴 것 같아.”
황금 왕의 속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를 강설이 놓칠 리가 없었다.
“황금 왕이 원정대에 합류한 이유는 하나의 유물 때문이다.”
“유물?”
“메스프의 신물과도 같은 것. 우리는 수명이 다하면 육신을 잃지만 생에 쌓아온 힘은 해방되어 자연과 하나가 된다. 그것은 매장되지 않으며 한곳에 얽히지.”
“무슨 뜻?”
“너희 인간들의 공동묘지와도 비슷한 유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 아무튼, 종교적인 의미에서나 통치적인 의미에서나 큰 역할을 하는 유물이지만 메스프는 한차례 그것을 잃었다.”
“잃어? 어째서?”
“전쟁이다. 생명은 늘 힘들게 쌓아 올린 것들을 함부로 잃어버리지. 이 역시 자연의 순환이라면 순환이겠지만.”
전쟁으로 잃어버린 유물.
왕의 상징.
‘…고작 그것뿐일까?’
아니다.
분명히 뭔가 더 있을 것이다.
“그 공동묘지인지 뭔지 하는 유물이 설마 저 신대륙에 있다고 하는 거야?”
“그렇다.”
“말도 안 돼. 바다에서 솟아난 땅에 판데아의 유물이 있다는 것도, 네가 이제 와서 그 유물을 찾아다닌다는 것도. 유물의 위치는 대체 어떻게 알 수 있는 건데.”
스윽…
후키가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는다.
“느껴진다, 나의 백성들이니까.”
“…….”
“메스프의 수명은 길지 않다. 자연의 순수한 힘으로 돌아간 선대의 힘을 이어받아 수명을 이어나가거나,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지. 그도 아니면, 다시금 순수한 힘으로 되돌아간다든가.”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종족이라는 건가….”
“그러하다. 메스프는 과거에 유물을 빼앗겼으며 그로 인해 순환이 엉망이 되었다. 황금 왕은 결단했다. 유물을 빼앗아간 자들은 결코 유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들이 쇠하는 날 다시 유물을 되찾겠노라고.”
“유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메스프의 봉인은 강력하다. 적어도 황금 왕보다 아득히 강한 존재가 아니라면 결코 봉인을 풀 수 없다.”
“네 다른 백성들은… 죽은 거야?”
“황금 왕과 하나가 되었다.”
정리하자면, 메스프가 과거의 전쟁으로 유물을 빼앗겼고 당시에는 유물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황금 왕이 후일을 기약하며 잠든다. 그리고 깨어난 게 지금. 그녀는 유물의 위치를 파악했으며 그것이 고르고지아에 있다.
‘말은 되는군. 하지만… 아직도 숨기고 있군.’
강설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유물의 이름은?”
“갈렉티온, 너희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영혼함… 정도겠구나.”
“영혼함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
“혹시, 영혼함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나?”
“이만한 크기에 사슬로 칭칭 감겨 있을 것이니, 그 연결부에 푸른 보석이 빛나고 있다.”
강설은 번쩍, 머리에 벼락이 꽂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허리가 찌릿할 정도로 강렬한 자극과 함께 떠오른 이름.
‘영혼함! 이제 이해가 된다!’
영혼함.
강설은 이 유물이 어째서 고르고지아에 떠올랐는지 알 것 같았다.
‘…내 잘못이네.’
영혼함은 한차례 강설의 손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그의 말 중 하나의 손에.
‘경계(境界)의 무기나.’
오랜만에 떠올린 그 이름.
강설이 육성한 전설의 10말 중 하나.
무기나는 승천에 오르기 전, 영혼함을 얻게 된다.
‘아마… 필요 없었지?’
필요 없었다.
적어도 당시의 무기나에게는.
‘역시, 거짓말이군.’
후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영혼함은 결코 상징적인 의미나 다른 부수적인 의미로 사용될 수 없었다.
그 안에 잠든 것은 말 그대로 엄청난 자연의 힘. 영혼함에 담긴 힘은 단순히 파괴력만 따지면 대륙의 절반을 초토화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했다.
무기나는 그것을 경계했다.
이미 하늘에 오를 준비를 마친 그에게 이 힘은 의미가 없었고 모른 척하기에는 강설이 판데아를 너무도 사랑했다.
‘그리고… 봉인은 풀렸어.’
무기나는 봉인을 풀었다.
그 역시 절대적인 강자였으니.
대신, 그만의 새로운 봉인을 새겼다.
‘그리고… 대해에 가라앉게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봉인도 모자라, 바다 깊숙한 곳에 감췄던 영혼함이 신대륙에 나타난 이유. 고르고지아가 떠오르며 영혼함이 하필 그 상승에 휘말린 듯했다.
하…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강설이 탄식을 내뱉었다.
“왜 그러지?”
“…자책 중이야.”
“어째서?”
“그런 게 있어. 그보다… 네 목표는 이제 알겠어. 그보다 넌 내게 무엇을 바라는 거지?”
“영혼함을 회수할 때까지, 조력을 바란다.”
“어째서? 네 힘이라면 고르고지아에서 영혼함을 회수하는 것쯤은….”
“불사라는 자가 신대륙으로 향한 이유, 어쩌면 그 역시 영혼함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불사가 그것을 어떻게 알고?”
“강한 힘은 도리어 또 다른 강한 힘을 끌어들인다. 불사라는 자가 정말 황금 왕보다 강한 존재라면 영혼함이 그를 가까이 오게 함이니.”
강설은 확신했다.
‘…불행하게도 그 예측이 틀리진 않을 것 같은데.’
불사가 신대륙으로 향한 이유는 영혼함이 분명했다.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영혼함이 그의 손에 들어간다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만일 그자가 봉인을….”
“아니.”
“…….”
“봉인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 거야.”
강설이 입매를 비틀었다.
“설령 불사라고 해도.”
“…메스프의 힘을 존중하는 건가?”
“…그렇다고 해두지.”
황금 왕이 말했다.
“만일, 불사가 영혼함을 노린다면 나와 함께해다오.”
“불사에게 함께 맞서 달라는 건가?”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강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좋은 제안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함부로 적극적인 태도로 돌변했다간, 후키에게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주도권은 잡아둘 필요가 있겠군.’
강설이 덤덤하게 말했다.
“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누군가와 협력할 마음은 없는데. 나에게 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한가? 아쉽게 됐군.”
스으으…
황금 왕이 미련 없이 툭 털고 일어나자, 강설이 넌지시 말했다.
“하지만, 네가 몇 가지만 조심한다면 힘을 보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스으으…
황금 왕이 다시 앉았다.
“노력 정도는 해볼 수 있다.”
강설이 해맑게 웃었다.
[세력 : 황금 왕 후키의 원정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합니다.]
[특수 업적 ‘양다리’를 달성합니다.]
[특수 칭호 「이중 첩자」를 얻습니다.]
[관계된 각 세력은 다른 관계를 눈치채지 못한 상태입니다.]
[관계된 각 세력이 다른 관계를 눈치채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 * *
출항일이 되었다.
원정대의 함선은 총 15척.
그중, 군함에 가까운 규모는 5척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호위함과 예비함으로 구성되었다.
인적 자원, 물적 자원이 산더미 같이 들어간 이번 원정.
“밧줄을 잘라라!”
“닻을 올려!”
“출항이다!”
대장선에는 선두를 고집하는 황금 왕이 자리하여 선단을 이끌었다.
마엘이 그녀의 곁에서 시중 아닌 시중을 들고 있으니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육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촤아아…
모든 함선이 부두에서 벗어나 물살을 가를 때, 강설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대규모 선단에 소속됩니다.]
[원정대가 새로운 항로와 새로운 지역을 발견할 때마다 시대력을 획득합니다.]
[대장정 : 개척자로 이어집니다.]
……
[왕은 대장정을 경험하지 않습니다.]
[대장정이 서사시로 변경됩니다.]
[서사시 : 약속으로 이어집니다.]
……
[원정대에 세력 : 칸의 원정대가 소속됩니다.]
[원정대에 세력 : 조디악의 원정대가 소속됩니다.]
[원정대에 세력 : 황금 왕 후키의 원정대가 소속됩니다.]
[원정대에 세력 : 장막이 소속됩니다.]
[원정대에 세력 : 강의 아들들 용병단이 소속됩니다.]
……
[원정대 내에 분쟁이 존재합니다.]
[이번 모험에 참여하는 모든 조력자는 회색 조력자로 분류됩니다.]
[회색 조력자 ‘황금 왕 후키’가 이번 모험에 등장합니다.]
[회색 조력자 ‘황금 왕 후키’가 이번 모험에 당신의 아군으로 합류합니다.]
[회색 조력자 ‘처형하는 자빌’이 이번 모험에 등장합니다.]
[회색 조력자 ‘처형하는 자빌’이 이번 모험에 당신의 아군으로 합류합니다.]
……
강설은 같은 배에 타고 있는 험악한 남성과 한참 어린 남매를 바라보았다.
“헤헤헤… 잘 부탁해!”
레그리프가 히죽 웃으며 강설에게 눈을 찡긋했다.
자빌, 레그리프, 그윈.
이 셋은 출항 전날인 어제, 강설을 찾아왔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됐냐면…
[최초 업적 ‘만인의 연인’을 달성합니다.]
[최초 칭호 「쓰레기」를 얻습니다.]
……
강설이 찡그린 눈으로 대해를 담는다.
“…망할.”
* * *
출항과 같은 시각.
강설에게 검은 용에 대해 말해준 노인이 집 안을 뒤지고 있었다.
“갑자기 등이 나가면 일찍 자라는 것도 아니고….”
이것은 분명 황금 왕과는 관련 없는 일이다.
그저 사고였고, 노인의 거처가 외진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맞지 않게 마석 등을 사용했기에 치른 대가다.
더군다나, 마석을 교체해야지 교체해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일을 미뤘으니 등이 나갔다 한들 그것은 뜻밖의 사건이 아닐 것이다.
“여깄…었….”
칙… 칙…
등유가 채워진 등불이 다행히 깊숙이 처박혀 있었다.
노인은 불을 켠다.
그리고 탁자 위에 놓는다.
오래된 물건이라 그런지 빛은 멀리 뻗어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탁자 주변 정도까지는 불빛이 미쳤다.
그렇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는 사내를 확인할 정도의 빛이다.
두근…
심장이 떨어져 버릴 것만 같았지만, 어째선지 불안하다거나 하진 않았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사내가 만일 나쁜 목적을 가졌다면 결코 이렇게 기다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손님…인가?”
“소문을 들었다.”
소문.
노인은 그제야 웃었다.
그래, 또 마음껏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려 볼까.
노인의 삶은 그리 비범하지 않은, 소박한 삶이었다. 그러나 일생에 단 한 번, 그것도 최근에 한 경험이 그를 위세 좋게 했다.
“…요즘 손님이 많군그래.”
좋아, 꽤 그럴듯했지?
“소문을 들었다.”
사내는 무엇이 급한지 계속해서 같은 말을 내뱉었다.
노인은 떨지 않고 자리에 앉으며 연초를 입에 물었다.
독하고, 잘 태우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뭐, 이런 날을 위해 준비해둔 것이 아닌가.
스읍…
후우우우…
“용.”
“…….”
“검은 용을 봤지.”
“…그리고?”
“그 굴곡에, 흐릿한 인영도. 아마… 사람이었을 거야.”
“오직 당신만이 그렇게 말하는군.”
“나만 눈이 제대로 됐나 보지, 크허허. 켈룩… 켈룩….”
사내가 노인을 바라본다.
감정 한 조각 없는 것처럼, 차가운 눈빛. 그러나 두렵진 않았다.
그 안에, 포근한 무언가가 분명 있었기에.
“거짓은 아니군.”
“난 거짓말 안 해!”
“몇 가지만 더 묻지.”
“얼마든지.”
사내는 머뭇거리며 묻는다.
“나와 같은 질문을 한 사람이 있었나?”
“있었지, 아니! 많았어. 두 손의 손가락을 다 합쳐도….”
“그럼… 그중에….”
사내가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대답을 바라지만, 동시에 대답을 듣기 망설이는 듯 보였다.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망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검은 남자가 있었나?”
“검은… 남…자?”
노인은 어렵지 않게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을 떠올려냈다. 꽤 정중했던 손님. 당연히 기억하는 게 예의일 것이니.
“…있었어.”
사내의 표정 변화는, 그 노인과 대화를 나누던 어느 순간보다 극적이었다.
만면이 웃음과 희열로 가득하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게 분명했다.
남자는 원하던 것을 알게 됐고, 이제…
“…찾았다.”
서쪽으로 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