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570
제569화
서로를 곁눈질하는 사이, 흰 나무의 기사가 가진 권능이 발동한다.
[권능 : 별의 힘을 사용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이 같은 등급의 능력을 압도합니다.]
[환상 절기 이하의 능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리 공격 외에 정해진 속성의 힘만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휘오오오오…
흰 나무의 기사는 고요했으나, 마왕은 검게 타올랐다. 마치 불꽃처럼 밤까마귀의 곁에 떠올라 있는 수호성들.
모두 아홉 수호성.
파지이이익-!
그중 한 수호성의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힘의 발현과 동시에 소멸한 것.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아홉 번째 수호성 – 칼리가를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의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수호성을 소모품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불사는 그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힘을 전투에 활용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했지만, 흰 나무의 기사를 상대하기엔 가장 적합한 힘이었다.
전투 과정에서 조금의 격차라도 벌어진다면, 그 검에 목이 떠오를 테니.
츠즈즛…
– 가끔은, 내 말동무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 …시시해.
– 카렌, 마커스 경이 그렇게 말하지 말….
– 하하하! 되었다. 오히려 거리낌 없이 대해주는 편이 좋다.
– …….
아홉 번째 수호성이 소멸하자, 주변 공간으로 기억이 흘러들었다.
풍경이 이지러졌다.
흘러넘치는 음성,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묘한 감정.
라진의 음성이 이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했다.
– 이건… 기억이에요. 진, 태양 왕의 기억.
수호성에, 진의 기억이 봉인되어 있다. 능력의 발현을 위해 제물이 된 수호성이 소멸하자, 억눌러뒀던 기억이 터져 나오는 것.
‘어째서?’
선택하기 위해서.
망설이지 않기 위해서.
감정과 기억을 닫아둔 채로, 선택한 것이다.
“으아아아아!”
“아아아아!”
흰 나무의 기사와 마왕이 충돌한다.
콰아아아앙-!
검이 맞닿을 때마다 주변 공간이 들썩였다. 고함은 숨일 뿐이며, 서로 다른 둘이 어우러지기 위한 운율이었을 뿐이다.
그것을 내뱉는 것만으로는 감정은 격화되지 않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미 더 닳게 될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은 걸지도.
콰아아아아앙-!
검 사이로 서로의 눈빛을 확인한다. 두 사람 모두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두 사람 모두 이곳에 도달한 이유다.
강설뿐만 아니라, 불사 역시도 마지막 한 걸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만한 악업이 쌓였다.
세상의 절멸자.
그와 맞서는 대적자.
신이 되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야 했는가.
카아아아아아앙-!
낙과들이 춤을 춘다.
너무 익어 아래로 떨어진, 땅을 굴러다니는 열매들이여.
무엇을 원하느냐.
무엇 때문에 남았느냐.
파지이이이익-!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여덟 번째 수호성 – 고혼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의 새로운 환상 절기가 개방됩니다.]
검은빛이 일렁였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환상 절기 : 연옥(煉獄)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가 시도하는 모든 공격에 붕괴의 권능이 깃듭니다.]
콰아아아아아앙-!
밤까마귀의 검이 땅으로 파고들자, 지반이 붕괴한다.
콰지지지지직-!
파아아아앗-!
그들은 한 층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나 방금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 공간은 빠져나갈 수 없다.
싸움이 끝날 때까지는.
콰가가가가가각-!
연옥의 검이 잉걸불과 새벽을 동시에 붙잡는다. 밤까마귀의 검에서 넘실거리는 붕괴의 힘은, 금방이라도 두 검을 부숴버리고 기사의 목을 벨 것만 같았다.
– 우리는 친구다.
– 친구? 친구를 왜 우리랑 해.
– 내가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 …친구도 없어? 황제는 다 가진 거 아니야?
– 나는 가진 게 많지 않다.
– 그럼, 해줄게. 그거.
– 카렌!
– 해달라잖아! 레인한테 말하지 마!
어린아이의 기억이란, 환상을 품고 있다. 한때, 그들의 머릿속은 동화였다.
가만히 느끼고 있노라면, 웃음 짓게 된다.
밤까마귀와 쌍둥이 역시 미소 짓는다.
이 참혹한 싸움에서, 지난날을 떠올리며. 그들 중 누구도 스스로가 웃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이는 없었다. 그 기억은 몸을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면 통증에 찡그리게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했다.
카아아앙-!
카아아아아아아앙-!
흰 나무의 기사가 전보다 몸놀림이 부드러워졌다. 삐걱거리던 서로 다른 그림자가 온전히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불사와 황제, 그리고 밤까마귀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 판데아에서 가장 강한 존재는 이 새하얀 기사이기에.
파지이이이익-!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일곱 번째 수호성 – 소소코를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분신을 형성합니다.]
[분신은 물리력을 가집니다.]
휘오오오오-!
그림자로 된 밤까마귀의 분신이 대전 끝자락에서 만들어졌다.
녀석은 불사와 대치 중인 새하얀 기사에게로 곧장 돌진해왔다.
– 이제 이렇게 능력이 출중한 기사를 곁에 두게 된 심정은 어때?
– 어떻습니까?
– …카루나, 나 왜 안 말려?
– 이건 나도 궁금해서.
– 고맙다.
– …뭐?
– 고맙구나.
“흐어어억….”
밤까마귀가 지독한 기억에 주춤했다. 불사의 발작이 아니다.
이건, 진의 괴로움이다.
그 괴로움이 틈을 만들었다.
휘오오오오오오-!
푸화아아아악-!
그가 아닌 분신이, 틈을 내보인 그를 대신해서 죽었다.
한 번의 기회를 잃은 셈.
앞으로 얼마나 기회가 남았을까.
“정신 차려라, 황제.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으득…
실로이가 이를 앙다물고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내리 찍히는 충격을 양손의 검을 교차해 막아내는 흰 나무의 기사.
콰지지지지직-!
지반은 또 한 차례 무너졌다.
그리고 또다시 착지한 곳은 똑같은 대전.
휘오오오오오…
황제는 전투를 모른다.
아니, 알지 못한다.
그는 그저, 불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적으로 지탱할 뿐이다.
수호성이 소멸할 때마다, 밤까마귀에 전해지는 정신적인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아마도 불사 홀로 이를 감당해야 했다면 벌써 승패는 정해졌을 것이다.
화르르륵…
검게 타오르는 밤까마귀.
새하얀 기사.
카아아앙-!
검을 맞댄 그들의 움직임에 그들의 그림자가 뒤이어 따라붙는다.
한쪽은 희고, 한쪽은 검다.
두 힘의 주인은 다르다.
그러나 그 차이가 눈에 보이는 차이만큼 극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둘은 선과 악이 아니다.
늪에 형성된 와류일 뿐.
그리고 마침내, 흰 나무의 기사가 새로운 힘에 적응을 마쳤다.
기이이이이잉-
두 자루의 검에 깃드는 신묘한 기운.
일반적인 힘이 아니다.
밤까마귀의 눈이 부릅떠졌다.
[환상 절기 : 일식(日蝕)을 사용합니다.]
[검으로 대상을 난자합니다.]
[두 가지 속성 피해를 입힙니다.]
[일반적인 환상 절기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집니다.]
……
스으으으응-!
까만 물감에, 동그란 빛의 테두리가 만들어진다.
막을 수 없다.
죽는다.
파지이이익-!
동시에 터져나가는 수호성.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여섯 번째 수호성 – 뮬라니를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그림자에 숨어듭니다.]
[그림자에 숨어든 상태에서는 모든 피해의 90%를 무효화합니다.]
피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일식의 여파로 밤까마귀의 그림자가 찢어졌다.
그러나 살아남았다.
– 위험해, 진!
– 카렌!
– 크으으윽… 카루나! 진을 데리고 피해!
– 누이, 살아남아! 반드시 돌아올 테니.
– 카하핫! 누가 누굴 걱정해!
계속된 추억을 경험하며 모두는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황제의 봉인된 기억은, 모두 쌍둥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즐거웠던 추억, 괴로웠던 날, 평온했던 날까지도. 모두, 같은 순간이었다.
황제의 몸을 빼앗은 실로이는 그 반작용에 치를 떨었다.
수호성 그 소멸의 힘까지 사용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아마 고르고지아 일전과 같은 몸 상태로 흰 나무의 기사 앞에 서게 되었다면, 순식간에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인정해야 했다.
운명을 질주하는 흰 나무의 기사에겐 우세를 점할 수 없다.
이는 각오이자 성장이다.
그녀와 맞서기 위해 아픔을 넘었고 또한 여전히 아파하고 있다.
어떠한 각오로 부딪혀 온 들, 모두 분쇄하겠다고 그의 검이 말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실로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경지 역시 가볍게 얻어낸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중 가장, 위대한 경지에 가까워진 상황.
파지이이익-!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다섯 번째 수호성 – 츠론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그림자로 이루어진 암흑 기사단을 소환합니다.]
[기사단의 위력은 경지에 비례합니다.]
휘오오오오오-!
수십 명의 기사가 그림자로부터 일어나 새하얀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 진.
– 응.
– 도망치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어?
– 네겐 있었어?
– 종종? 레인이 못살게 굴 때는. 말해봐, 응?
–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해진 거야?
– 황제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잖아.
– ……같아.
– …같다고? 그럼, 진도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어?
– 있었어.
– 언제?
– 항상.
생명의 무게는 가혹하다.
짊어질 수 있는가. 그들의 바람을 저버릴 각오는 되었는가. 이상을 위해 때로는 그것들 모두를 외면할 각오는 되었는가.
그저, 한 인간일 뿐인 황제.
파츠즈즈즈즛-!
흰 나무의 기사의 동공이 별과 같이 빛났다.
[환상 절기 : 월식(月蝕)을 사용합니다.]
[참격으로 이루어진 충격파를 사방으로 발출합니다.]
[두 가지 속성 피해를 입힙니다.]
[일반적인 환상 절기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집니다.]
콰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아-!
기이한 파동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와 그림자 기사들을 짓뭉갰다.
밤까마귀가 시대 병기를 앞세워 그 힘을 막아내려 했다.
다짐은, 실현된다.
– 오르고, 나의 스승… 이 검이 당신의 마지막 검을 부러트릴 겁니다.
콰지지지이이익-!
휘둘러진 새벽은, 오르고 최후의 마검 절멸을 부러트리고 더 나아가 밤까마귀의 가슴을 갈랐다.
푸화아아악-!
“크하아아악!”
밤까마귀가 나뒹굴며 피를 토했다.
[권능 : 내가 보는 세계가 발동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실로이가 죽음을 납득하지 않으면, 죽음에 강력하게 저항합니다.]
분명, 죽었어야 하는 공격인데도 벌떡 일어나는 괴물.
카학… 학…
“하하… 하하하… 오르고 빌어먹을 자식….”
“…….”
“아직이야, 아직이라고 아버지. 나는 죽지 않아! 아직은!”
파지이익-!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네 번째 수호성 – 무무긴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마검, 불화를 소환합니다.]
[불화의 위력은 경지에 비례합니다.]
휘오오오오…
밤까마귀에게 검은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들려졌다.
– 그대는…
– 미래를 보아라.
– 아아…
– 모든 것이 불타고, 다 타버린 재마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을 미래를.
– 나는… 난…
– 외면한다면 너는 평안하리라, 싸운다면 너는 괴로우리라.
계시자다.
처음으로, 계시자와 관련된 기억이 토해졌다.
밤까마귀는 이 이상의 기억을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인지, 흰 나무의 기사에게 전투를 강요했다.
카아아아앙-!
카아아아아앙-!
강설은 생각했다.
가면을 쓰고 진의 앞에 나타난 자.
누구일까.
파지이이이익-!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세 번째 수호성 – 쟈부와를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는 더 이상 생명력이 회복되지 않습니다.]
[생명력을 계속해서 소모합니다.]
[생명력을 대가로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카아아아아아앙-!
카아아아앙-!
느슨해졌던 경합이 이루어졌다.
생명력이 다하기 전, 먼저 다음 경지에 도달한다. 실로이는 그 미래에 걸었다.
– 레인.
– 폐하….
– 그대도 계시자를 마주했는가?
– …….
– 발가벗겨진 채로, 땅을 뒹굴었는가.
– 녀석은… 인간이 아닙니다. 신, 혹은 그와 버금가는 무언가….
– 나는 선택해야 한다. 내 손으로 생명의 운명을.
– 어찌 이리 가혹한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겁니까…
– …….
– 그 결정이 무엇이든, 따르겠습니다.
– 명예는 더럽혀질 거고, 원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그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충의만큼은 지켜보겠습니다.
– …….
– 몬트라의 태양 왕이시여, 당신의 그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
“…….”
밤까마귀가 괴성을 지르며 폭주했다.
모든 혈관이 터질 듯 부풀었고 동공에 힘이 풀렸다.
침은 냇물처럼 흘러 검은 피와 함께 바닥을 적셨다.
기억과 책임.
부담과 증오가 되돌아온다.
봉인된 기억과 함께.
“죽여줘어어어! 제발… 나를! 나를 죽여줘어어어!”
흰 나무의 기사는 그의 괴로움에 기꺼이 부딪쳤다.
카아아앙-!
카아아아아아앙-!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두 번째 수호성 – 힐그림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대상을 지정합니다.]
[단 한 번, 지정한 대상의 능력을 훔칩니다.]
– 계시자, 선택하겠다.
– …….
– 그 전에, 한 가지 묻지. 그대가 보여준 미래의 모든 것은 불변인가?
– 네게 보여준 것은 미래가 아니다.
– 미래가… 아니라고?
– 이 또한 나에겐 너희의 과거처럼 고정된 것이다.
– 그렇다면… 내가 본 최후 역시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겠지.
– 의미를 모르겠군.
– …쌍둥이는 오는가?
– 반드시 온다. 검은 남자와 함께, 새하얀 모습으로.
– 훌륭한 기사가 되었겠지. 아마도….
기억 속의 진은, 활짝 웃었다.
– 그렇다면 좋다. 그대의 바람대로 진 아우뎀 몬트라, 모든 원죄를 짊어지겠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하하하하하하하!”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흰 나무의 기사의 능력을 훔칩니다.]
[환상 절기 : 극야(極夜)를 훔칩니다.]
[경지가 부족해 사용할 수 없는 힘입니다.]
파지지직-!
마지막 남은 수호성이 소멸한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첫 번째 수호성 – 옴을 사용합니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의 경지가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강제적인 경지의 상승은 이치를 벗어나는 행위입니다. 상승한 경지의 능력이 약화됩니다.]
밤까마귀의 검이 움직인다.
[실로이의 밤까마귀 : 황제가 환상 절기 : 극야(極夜)를 사용합니다.]
[세상을 새카맣게 물들입니다.]
츠츠츠츠즈즈즈즛-!
말도 안 되는 위험한 힘.
넘어서는가, 실로이.
마침내 저 너머의 아득한 존재로 향하는가.
라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모든 것은, 이곳에서 불탈 것이다!
파지지지직-!
라진이 소멸한다.
[열 번째 수호령 – 라진을 사용합니다.]
……
흰 나무의 기사가 검을 휘두른다.
라진의 불꽃을 휘감고, 그늘에 맞선다.
밤인가 낮인가.
낮인가 밤인가.
찾아올 미래는 무엇인가.
누가 먼저, 그곳에 다다르는가.
……
두 도전자 중 누군가, 먼저 목적지에 다다랐다. 간발의 차로.
[스노우맨이 초신성(超新星)의 경지에 도달합니다!]
[섭리를 벗어난 경지입니다.]
[모든 초월자가 새로운 초신성의 탄생을 인지합니다.]
……
첫 용, 미에르는 말했다.
– 마침내 백야가 도래하면… 모든 것을… 알게 되리라….
카가가가각…
두 검이, 교차한다.
후우우웅…
새하얀 빛이 만들어진다.
지상에서 별이 타오른다.
세상에 엎질러졌던 검은 물감을, 눈이 멀어버릴 듯한 새하얀 빛으로 걷어내며.
이것은 최후다.
불사 실로이가 그토록 바라던, 최후.
“이것이야말로….”
그대가 바라던 죽음.
실로이는 마침내,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녀는, 납득한다.
그야, 그럴 만한 최후니까.
명멸하는 빛 사이로, 왕과 기사는 작별을 고한다.
기사는 떠나보낸다.
“안녕… 나의 제국.”
황제가 떠난다.
“안녕… 나의 태양.”
[신성 절기 : 백야(白夜)를 사용합니다!]
[온 세상을 밝힙니다!]
……
콰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