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584
제583화
강설의 몸이 팽창한다.
“어딜!”
광기의 가면을 쓴 신이, 그의 성장을 막기 위해 빛처럼 쇄도했다.
카아아아아앙-!
카가가각… 카가가각…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둘.
그사이, 강설의 몸은 검정으로 물들었다.
푸른 불길이 넘실거리는 이 위험한 힘은, 신조차도 물러서게 했다.
콰지이익-!
“윽….”
가면을 감싸며 얼굴을 붙잡은 강설이 천상의 지반을 향해 그것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너무 강한 힘에, 구멍이 뚫려 지상으로 추락하는 둘.
상승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지상에 떨어진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검게 물들어, 아무것도 남지 않은 행성의 말로.
그것과 대면하게 하는 강설.
“더러워어어어어!”
충격을 해소한 신이 강설을 붙잡아 집어던졌다.
콰아아아아아앙-!
두 초월자 모두 검은 미뤄둔 채로, 원시적인 형태의 싸움을 했다.
콰지이이이익-!
콰지이이이이이익-!
서로의 안면을 강타하는 둘.
“으오오오오!”
콰지익…
파아아아앙-!
강설의 목을 조르며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오르는 신.
휘오오오오오오오…
그들이 존재하던 천상조차 넘어, 우주로 나아간다.
우주의 공허가 그들을 맞이한다.
새하얀 혜성이 강설에게 향하고 있었다.
[신이 신성 절기 : 유성우를 사용합니다.]
[부유하는 유성들이 대상을 폭격합니다.]
큭큭…
쟈마드가 낄낄 웃으며 힘을 발휘한다.
휘오오오오…
[신성 절기 : 별 부수기를 사용합니다.]
[괴력을 발휘해 부딪히는 모든 것을 부숩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혜성이 터져 나간다.
빛이 폭발하며, 그들은 점차 거대해졌다.
땅보다도.
하늘보다도.
혜성보다도.
마침내, 행성보다도 거대한 존재가 탄생한다.
광기의 신은 성장을 멈추었다.
하지만…
콰지지지지직…
[신성 절기 : 붕괴를 사용합니다.]
[주변을 초토화합니다.]
“으하하하하하하!”
악을 품은 인간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심판관과 평의회가 경계한 특이점.
성장을 멈추지 않는 존재.
심판관 강림 10분 전.
만일 그 결정이 조금만 미뤄졌다면, 우주의 세력이 재편될 것이 확정되었을 게 분명했다.
스으으으으…
우주의 말단을 붙잡는 강설과 쟈마드.
“으으으으으!”
보이지 않는 파도를 잡아 던지는 것처럼, 신은 그것에 휩쓸렸다.
“크아아아아아!”
이상한 일이다.
마치 모든 상상을, 모든 비밀을 움켜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변두리 우주에서 시작된 조용한 혁명은 계속된다.
후우우우웅-!
검은 팔을 뻗어 신을 움켜쥔다.
그리고 힘껏 당겼다가 판데아를 향해 내동댕이친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행성에 폭발이 일어날 만한 충격.
후우우우우우우우웅…
거미줄을 통해 또다시 힘을 부여받는 신.
상처를 금세 회복하여 강설만큼 거대해진다.
콰지이이이익-!
콰지이이이이이이익-!
서로를 향해 주먹을 뻗으며, 맞부딪친다.
잠시 후, 모든 혁명은 막을 내릴 것이다.
심판관의 강림으로.
평화 유지군의 개입으로.
강설은 신을 엉망으로 만들며 생각했다.
떠올렸다.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 끝에, 무엇이 있는가.
계속되는 싸움에서 흔들리고 좌절한다.
하지만, 쓰러지진 않는다.
그의 형제가 지탱하기에.
파아아아아아아아앙-!
신과 강설.
두 괴물은 서로의 팔을 붙잡고 힘을 겨뤘다.
콰직…
콰지지직…
우주가 밀려나는 듯한 감각.
어째서 고작 변두리 행성에서 이런 끔찍한 힘들이 탄생했는가.
신은 말한다.
“대체….”
“…….”
“너는 무엇이냐?”
그 역시도, 의문을 가졌다.
“너희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싸우느냐.”
강설은 눈을 부라리며 팔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끼기기기긱…
“어째서….”
그래, 어째서지?
왜… 이 힘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이지?
나는 분명 짊어졌다, 모든 것을.
모든 악과 모든 슬픔, 모든 괴로움과 모든 굴레를.
그의 안에 있는 강설이, 뒤를 돌아보았다.
이 끝없이 솟아오르는 힘의 원류를.
아아…
너희였구나.
검은 폭풍 속에서, 나를 지켜보는 자들.
백발이 성성한 마법사도, 늑대와 함께하는 여인도, 검은 용도, 거인도.
이 운명에 휘말린 모든 자들이, 내게 있구나.
짊어진 것이 아님을.
함께하는 것임을.
이성과 감정, 사상과 유형이 전혀 다른 존재들이 뒤섞여 하나가 된 채로.
모두가 진실된 삶을 원했다.
그들의 투쟁이, 그들의 삶이 그저 인형극에 그치지 않기만을 바랐다.
가짜를 위해 전부를 바쳤다고, 그렇게 기억되길 원하지 않았다.
시작은 제각각이다.
그러나 끝을 향해 오르는 길에서 모두는 싸우기를 택한다.
반목은 밀려나, 위대한 하나의 뜻으로.
이 싸움이 패배로 결정지어진다면, 앞으로 영원히 우주의 운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형들만 존재하는, 주인은 없는 괴상한 우주가.
“으아아아아아아!”
신의 팔을 으깨버리는 강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주먹으로 신을 후려친다.
전장은 은하까지 넓혀진다.
신을 좇는 눈.
…어?
강설에게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알게 된다.
격자무늬.
네모 한 칸씩.
이 세계가.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이 우주가.
마침내 승천을 이루며 빠져나와 도달했다고 생각한 이 무대가.
또 다른 게임판이었다는 걸.
온 우주에 새겨진 격자무늬가 보인다.
운명은 분명, 존재한다.
하나… 그렇기에…
후우우우웅…
저항한다.
“으아아아아!”
심판관 강림 임박.
* * *
최근 은하군에서 벌어진, 대규모 미디어 탈취 테러.
가장 질 낮은 공격이지만, 그 공격은 기습적이었고 공격 범위 또한 방대했다.
사소한 균열조차 용납할 수 없는 심판관의 지배는 감시망을 넓히는 선택을 한다.
1차 균열 발생.
그 틈은 숨 하나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아주 작디작은 흉일 뿐이다.
경계망이 재편성되며, 그 틈을 벌리는 정도의 성과.
그러나 그것만으로, 심판관의 대지는 즉각적인 위협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천뇌는 탁월하다.
그녀가 판단하기에, 넓어진 경계망은 약점이 아니다.
심판관의 대지는 뿌리내린 이후 단 한 차례도 위협받은 적 없다. 또한 경계망을 뚫고 외부로부터 심판관의 대지가 공격받은 적 역시도.
만일 그러할지라도, 심판관이 존재하는 이상 모든 것이 안전했다.
심판관이, 존재한다면.
그래, 그가 마땅히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면.
2차 균열 발생.
심판관 강림 확정.
하지만 괜찮다.
심판관이 부재하더라도 외부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심판관의 병력이 이 땅에 존재하니.
3차 균열 발생.
아카식 붕괴로 별 에너지 폭주.
연쇄 붕괴로 교역망 거미줄까지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
거미줄은 심판관을 우주의 패왕 중 하나로 만들어준 위대한 창조물.
그것을 잃는다는 건, 패왕의 자격 역시 잃는다는 것.
그렇기에,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은 그곳으로.
거미줄을 지키기 위한 발버둥으로.
그렇게, 균열은 서서히 넓혀져 왔다.
콰직…
“끅….”
“하아… 하아….”
경계병의 머리를 도끼로 내려찍은 여인이 히죽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실로 오랜만에, 신이 가진 힘을 발휘한다. 그녀는, 심판관의 비밀이 존재하는 심연에 다가섰다.
이곳은 영원의 회랑.
사태를 파악한 천뇌가 영원의 회랑으로 병단을 보내오기까지, 앞으로 3분 정도의 시간.
스윽…
그녀가 안대를 벗었다.
새까만 눈이, 아카식의 비밀을 엿봄으로 재창조된 눈이 정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찾는다.
가장 완벽한 수를.
계속해서 뒤바뀌어 가는 경 단위의 범위. 그 안에서 심판관의 가장 은밀한 장소를 찾는다.
…찾아야 한다.
찾아야 해.
검은 눈은, 아카식을 끝끝내 해체한 자에게서 건네받은 결과물.
영원의 회랑이 아카식과 마찬가지로 별의 힘을 이용한 공간이라면, 찾을 수 있다.
그걸 위해 건네받은 힘이다.
‘찾는다….’
찾는다.
찾아낸다.
규칙을.
‘…찾았다.’
규칙 발견.
해체 시작.
경우의 수는 압도적.
그러나 순식간에 줄어든다.
하나를 대입하기 시작하면서, 천뇌에게 정보가 전해졌을 것이다.
심판관이 애지중지하던, 영원의 회랑 어딘가에 숨겨두었던 비밀이 누군가의 손에 떨어지려 한다는 것이.
계속해서 줄어든다.
경우의 수는.
‘그래.’
앞으로 세 번.
…둘.
…하나.
마침내.
“찾았…다.”
후우우우우우우우웅-!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일전, 심판관의 옥좌가 해낸 것처럼 빛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웅장하고 거대한 힘이 드러난다.
교역망으로부터 끌어모은, 끔찍한 운명의 힘이.
모든 신앙과 광기로부터 비롯된 것.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큰 파장을 일으킬 게 분명한 그 파괴적인 힘이.
“그마안!”
지이이이잉…
무장한 병사들이 영원의 회랑, 심판관의 은닉처에 잇따라 들어온다.
“거기까지다.”
수십여 명의 병사들이 잇따라 들어온다.
척…
척…
쟈넷의 사방을 포위한다.
그녀는 아직, 심판관의 힘에 손대지 못했다.
그러나 웃는다.
“큭큭… 큭큭큭….”
“네 계획은 실패했다.”
“…실패? 바넷사가 그렇게 말하던가? 아니면 심판관이 직접?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무슨 소리지?”
“난 실패하지 않았다.”
쟈넷은 이곳의 좌표를 직접 찾아냈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당한 방법으로.
문을 열면, 다른 것들 역시 따라 들어온다.
한 줄기 바람이 허리춤에 둘려 함께 방문하는 것처럼.
그녀가 이곳에 들어옴으로써…
“이미, 사건은… 일어난 거야.”
사건이 발생하면, 그곳엔 틀림없이 존재한다.
시간이.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휘오오오오오오오오…
드드드드드드…
새하얀 힘이,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사라지고 있었다, 어딘가로.
“아, 안 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경과를 전달받는 천뇌가 떨었다.
쟈넷은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멍하니 웃었다.
“여기 있었어, 코돈. 당신이… 운명 속에 숨어서… 하하하하하하하!”
“안 돼에에에!”
병사들이 그녀를 구속했다.
“쟈넷… 너는… 영원한 감옥, 헤로잉에 처박힐 것이다! 빛을 볼 수 없는 영원한 암흑에!”
그러거나 말거나, 쟈넷은 혼잣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분명, 이 말은 전해질 것이다.
“난… 당신의 말이었던가. 나 역시도…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거야… 큭… 하하하하하!”
광기에 물든 여인이 울었다.
“최초의 외상이다. 반드시 갚아.”
천뇌가 소리쳤다.
아직 상황을 호전시킬 무언가가 있다고 믿으며.
“놈이 아직 이곳에 있다! 찾아! 심판관님의 힘을 탐한 자다! 그만한 힘을 짊어지고 전이하기엔 시간이… 아직 빠져나가지….”
그러나, 천뇌는 깨닫고 만다.
교역망 거미줄을 지키려고 한 행동이, 도리어 잘못되었다는 것을.
“거미줄….”
그녀가 명한다.
“거미줄이다! 놈이 거미줄을 이용해 빠져나가려고 한다! 봉쇄해!”
늦었다.
새하얀 힘이, 거미줄을 통해 빠져나가고 있었다.
코돈이 양팔을 하늘로 향해, 판데아로 향한다.
시간이여.
우주의 바람을 타고, 고향으로 갑시다.
우리,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쟁취해냈다.
비로소 훔쳐냈다.
그가 바란 힘이다.
그는 무엇을 원하는가.
“…이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