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66
제65화
뜻밖에, 아무 기대감도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상황에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 엥? 갑자기?
– 100만 점 곧이긴 했는데, 설마 얘가 처음임?
– 추론) 100만 점 벌려면 공대나 파티 모험 오지게 해서 포인트 벌어야 하는데 애초에 그렇게 크려면 시간이 한참 걸리는 듯.
– 이거 ㄹㅇ임.
– 마사카… 최강자란 말인가!!
– 그것도 봐야 앎. 100만 점은 이번 장기 모험들 끝나면 꽤 진입할 듯?
– 쟤는 130만 점인데?
– 모르지, 고꾸라지면 따라잡히는 거고.
– 님은 왜케 부정적임?
– 기대 컨하는 거잖아 ㅡㅡ 기대하면 실망한다고!
– 아 ㅇㅋ
강설은 이번 모험이 종료되면 그의 모험 점수가 100만 점을 넘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연인들도 100일이 되면 기념으로 선물을 교환하는데 모험 점수 100만 점이면 시스템이 보상으로 뭘 챙겨줘도 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최초 업적?’
모험 점수라는 시스템이 이번에 도입된 것이기에 강설도 이런 업적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칭호가 가지는 효과도 몰랐고.
그는 기대감을 최대한 억누르며 최초 업적으로 얻은 칭호를 확인했다.
[최초 칭호 : 알부자]
관련 업적 : 첫눈을 밟는다 (모험 : 없음)
특수 능력 : 모험의 보상으로 능력 점수를 추가로 획득한다.
간결하지만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지는 효과였다.
‘맙소사….’
판데아엔 나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계획된 몇 가지 시스템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레벨.
동일한 횟수의 모험을 경험하면, 레벨도 동일하게 오른다.
강설이 모험 8개를 거치며 11레벨이 됐는데, 이는 다른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라는 얘기.
그렇다고 해서 레벨을 높이기 위해 기간이 짧은 모험만을 골라 돌파하는 일명 스피드런을 계획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플레이어다.
레벨이 올라가서 좋은 점은 몇몇 중요 모험이 개방된다는 것과 능력치가 조금 오른다는 정도?
결국, 플레이어는 레벨만을 목표로 플레이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능력치도 높아야 하며, 장비의 급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칭호, 위업 그리고 업적 등과 같은 것들도 빠트릴 수 없고.
그리고 이런 부수적인 요소 중, 능력치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것이 좋은 능력과 그 능력의 숙련도였다.
지금, 강설이 얻은 최초 칭호는 이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엄청난 크기의 눈덩이를 구르게 할 게 분명했다.
‘능력 점수를 모험마다 추가로 얻게 되면, 능력의 숙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텐데.’
모험의 초반부부터 모인 추가 능력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가면, 이렇게 쌓인 능력 점수는 결국 강설과 남들의 격차가 될 것이다.
‘그래도 바쁘게, 바쁘게 움직인 보람은 있네.’
– 미친… 하지만 ㅇㅈ
– 지금 시점에서 100만 점 넘었다 = 미친 듯이 굴렀다.
– 이 추가 능력 점수는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인가…
– 테스형도 모른다고 하네요.
‘최초 칭호를 내가 얻어 망정이지, 다른 사람한테 들어갔으면 위험했겠어.’
이런 능력이 강설이 아닌 다른 플레이어에게 넘어갔다면, 언젠가는 따라잡혔을지도.
다른 이들을 앞지르기 위해 나아가는 건 아니지만, 따라잡힌다는 건 강설이 그만큼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 절대 따라잡힐 생각은 없었다.
“주인이 웃는데?”
“내버려 둬라. 가끔 저렇게 히죽거린다. 못 본 척해.”
그림자 공간에 수다쟁이가 한 명 들어오니, 이제는 북적북적했다.
강설은 그들에게 당부했다.
“도시로 들어가면 조용히 있어.”
“물론이지.”
“난 언제나 분위기 파악을 하는 편이었지. 이 요정과는 달리.”
“오, 분위기 파악을 하는 트롤이라니! 낭만적이야.”
“으으… 얼른 강해져서 이 안을 넓혀라. 이 요정과 날 떨어트려 놔줘.”
“왜 그래, 이제 막 이 좁은 공간이 마음에 든 참인데. 이웃끼리.”
“누가 이웃이냐!”
강설이 이마를 짚으며 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최상위 모험가 순위
1. 비공개(1,312,300)
2. 개똥벌레(500,020)
3. 혼자가 좋아(472,160)
4. 대림동햄주먹(450,080)
5. 진격의소인(391,810)
‘순위가 뒤바뀌었군.’
일전의 랭킹에 등록되어 있던 자들이 대부분이었고 2위와 3위가 각각 4위와 5위로 밀려난 것을 제외하면 크게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는 없었다.
‘4, 5위는 장기 모험 중인가 본데… 혼자가 좋아는 누구지?’
새로 순위권에 진입한 인물이 있었다.
3위인 혼자가 좋아.
‘유미라, 아니면 제3의 인물인가. 뭐, 아무튼.’
이제 강설과의 점수는 벌어질 대로 벌어져 모험 1, 2개로는 극복이 안 될 테니 굳이 기억에 담지 않았다.
– 압-도적!
– 와… 점수가 ㄹㅇ 깡패네 깡패.
– 비공개 이름표 만들어서 등에 붙이고 다녀도 인정
– 바로 소개팅 애프터 들어오겠네.
[휴식을 시작합니다.]
[거점 휴식이 시작됩니다.]
[휴식 4. 유적 도시 노비라]
휴식 4. ‘유적 도시 노비라’
영원의 세계, 판데아의 남쪽 유적 도시 노비라.
대삼림에 인접하여 유적에서 파헤쳐진 많은 보물과 물자가 오고 가는 도시. 남부에서 꽤 큰 편에 속하는 암시장과 규모 있는 경매장이 형성되어 있다.
최근, 인근 지역에 흉흉한 일이 있었기에 지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모험가들은 이곳 혹은 다른 휴식 지역에서 휴식과 수련을 충분히 마치고 다음 모험을 준비해야 한다.
목표 : 휴식과 정비.
목표 달성 실패 시 피곤합니다.
현재 남은 시간 「약 30일」
‘흉흉한 일?’
노비라의 메시지가 아주 약간 바뀌었다.
흉흉한 일이 대체 무엇이길래, 민심까지 영향을 주는지.
강설은 이를 유념하고 도시로 진입했다.
* * *
“저거 사줘.”
“쉿.”
“우와… 저게 다 사람들이야?”
“조용히 좀 해줄래?”
“옷부터 사주면, 생각해볼까?”
“일부러 이러는 거지?”
“옷, 옷, 옷, 옷.”
–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 카루나 언제 와…
– 옷 사주자, 형…
강설은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게 만드는 그림자 공간의 카렌 때문에, 가장 먼저 대장간으로 향하려 했다.
“어디 가?”
“옷 사달라며?”
“일상복을 사 줘야지. 나보고 무거운 갑옷을 입고 다니라고?”
“카루나는 잘 입고 다녔는데….”
“카루나가 참은 거겠지! 카루나도 돌아오면 카루나 것도 사줘!”
쟈마드가 한마디 거들었다.
“가끔 여기에 되돌아오면 카루나가 한숨을 쉬긴 했지. 뭐, 이유는 알 것 같았지만.”
“들었지? 이제 내가 있으니, 그림자라는 걸 들킬 걱정 안 해도 돼.”
“아지랑이 때문에?”
“응, 환상 마법의 일종이긴 한데 평범한 사람들한텐 들킬 염려가 없을 거야.”
강설도 그 말에는 수긍이 갔다.
‘확실히 감쪽같았지. 변장 재능이 발현된 건가?’
애매한 능력을 전승하는 것보다, 이런 능력이 생활면에서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녀의 능력 중 애매한 능력은 없었지만.
‘봉인된 능력들이야 다음에 해금하면 될 거고… 근데 왜 이런 쪽에 재능이 있는 거지?’
그림자 공간에서 그 대답이 들려왔다.
“방금, 이상한 생각 했지?”
“아니. 아지랑이가 전승된 이유에 대해 생각 중이었다.”
“원래도 이런 쪽 임무를 많이 했었거든. 변장이라든가, 잠입이라든가 말이야. 한 번은…… 아니다.”
말끝이 살짝 뭉개지는 게, 그녀도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아무튼, 저기로 들어가자.”
강설은 그녀의 요구대로 의복점으로 들어가 옷을 골랐다. 귀한 가문의 여식들이나 입을 법한 붉은색의 드레스였다.
“너무 화려한 거 아니야?”
“내가 고른 건데 무슨 상관이야? 설마, 돈이 아까운 거야?”
“그건 아니지만, 눈에 띄면 곤란한데….”
“난 어차피 눈에 띄어,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 요정으로 보이는 사람 있어?”
“…그렇네.”
– 듣고 보니 맞말 ㅋㅋㅋ
– 애초에 눈에 띌 생각이었잖아!!!
– 소환사는 설득당했다.
– 그는 오늘부로 그녀의 지갑이 되었다.
강설은 옷을 구매한 다음, 인파가 없는 거리에서 옷을 그림자 공간에 집어넣었다.
[쌍둥이 기사 카렌에게 붉은 명주 드레스를 착용시킵니다.]
“야단법석이군.”
“조용히 좀 해줄래, 트롤?”
“예예.”
쟈마드도 두 손 들었다는 듯이, 성의 없이 대꾸했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안에서 또 한 번 말소리가 들려왔다.
“호… 그럴싸하군.”
“어때, 괜찮지? 트롤이 보기엔 괜찮아?”
“내 미적 감각으로는 별로지만, 인간들은 다를 수도 있다.”
“트롤에게 기대한 내가 바보지. 심미안이라는 걸 알겠어?”
“다시 보니, 더 별로다.”
“야!”
“흥!”
수준 이하의 대화들이 오고 가는 와중, 강설은 그들에게서 관심을 돌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평온하기 다름없는 노비라의 일상.
강설은 오늘 이곳에 온 후, 딱히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강설에게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만한 창구가 있다는 점이었다.
‘키보와 접촉해봐야겠어.’
이제는 노비라 유적 사냥꾼들의 수장이 된 키보가 바로 강설의 아군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어딜 보고 있는 거야?”
강설이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카렌이 뒤편에서 말을 걸어왔다.
“별거 아니….”
무심코, 고개를 돌린 강설은 카렌의 모습에 당황했다.
“어때?”
“…괜찮은데?”
“뭐 본질은 그림자지만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 운치 있잖아?”
– 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
– 괘, 괘, 괘, 괘, 괘, 괘, 괘, 괘, 괜찮지 그럼…
– 와…………
– 그녀의 후광에 저는 그만 눈을 잃고 말아버렸습니다.
– 카렌이 이렇게 미인이었다고?
– 몬트라 돌려내! 몬트라 돌려내! 몬트라 돌려내! 몬트라 돌려내! 몬트라 돌려내! 몬트라 돌려내!
– 제국을 부순 원흉을 부순다. 처음부터 그 생각뿐이었다.
카렌은 생전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붉은 드레스에 선명한 피부색.
완벽한 요정으로 재탄생한 그녀.
‘그래도, 머리칼만은 돌아오지 않네.’
카루나와의 기억과는 달리, 그녀의 머리칼은 붉은색이 아니라 여전히 회색이었다.
그녀도 강설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쑥스러워하며 머리칼을 매만졌다.
“이건 내키지 않더라고. 자, 가자. 어디로 갈 거야?”
“제일 먼저 들를 곳이 있어.”
“그래, 좋아.”
거의 강설의 키와 맞먹는 우월한 신장, 그것도 모자라 회색빛 머리칼을 찰랑이며 걷는 그녀의 모습은 노비라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저… 저, 누구지?”
“유랑단이 온 건가? 난 못 들었는데?”
“실례들 하지 말아, 어디 고귀한 가문의 안주인이 바람을 쐬러 나온 것 같으니.”
“아, 그렇군. 굉장한 유력가인가 본데… 저기 저 수행하는 노예를 봐.”
“확실히 그러네. 노예도 제법 잘 차려입었어.”
– 노예?
– …난가?
– 씨발 나잖아?
– 삐빅… 노예로 강등되셨습니다 ㅋㅋㅋ
– 지지 마, 스노우맨! 너도 꾸미면 돼!
– 못생긴 건 죄가 아니야!
– 솔직히 잘생긴 편인데… 이때다 싶어 못생겼다고 물타기 하는 건 좀 ㅋㅋㅋ 너 못생겼지?
– 증인은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강설은 조금 억울한 심정이 들었지만, 카렌이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세상이 정말 달라졌네, 건물도 신기하게 생겼어.”
“그래?”
“응, 모든 게 새로워.”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자조했다.
“…그대로인 건 나뿐이네.”
강설은 굳이 그녀에게 억지로 말을 붙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했다.
“사람들이 점점 없어지는데? 왜 이렇게 으슥한 곳으로 가는 거야?”
“여기 사는 분이니까.”
“여기 사람이 산다고? 인기척이… 아! 혹시 저 사람을 말하는 거야?”
척-!
카렌의 손가락이 향한 곳에는 뒷짐을 진 남자가 서 있었다.
하문이었다.
“돌아오셨군요.”
“하문, 연락도 없이 찾아와 죄송합니다.”
“그건 괜찮습니다. 좋은 일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이죠. 그보다, 함께 오신 분은….”
“제 동료입니다.”
강설의 대답에 하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좋은 동료를 두셨군요. 단단한 검처럼 굳센 기세가 느껴집니다.”
“들었어? 방금 나 칭찬한 거야? 꽤 하네, 인간! 너도 좋은 느낌이야!”
카렌이 방방 뛰며 좋아하자, 하문이 미소를 지었다.
“들어오시죠.”
강설 일행은 하문을 따라 그의 집으로 들어섰다.
하문은 강설이 차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굳이 돌려 말하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찾아오신 이유는….”
그와 마주하는 강설 또한, 시간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척-
그는 곧바로 용건을 밝혔다.
하나의 물건을 건네면서.
“음… 또 골치 아픈 문제를 가져오셨군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이 검은… 숨을 쉬는 게 기특할 정도로 망가졌군요.”
강설이 이곳에 들른 이유는, 카렌의 부서진 홍련검 때문이었다.
“이 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하문이 그 질문에 한참 동안 검을 살펴보다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