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84
제83화
카렌의 시원한 발길질과 함께, 계속해서 떠오르는 메시지들.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 점수를 획득합니다.]
[알부자의 특수 능력이 발동합니다.]
[능력 점수를 추가로 획득합니다.]
[방황하는 자의 갑옷을 획득합니다.]
[탄력적인 가죽 바지를 획득합니다.]
[굴절하는 희망의 반지를 획득합니다.]
[백금화 7개를 획득합니다.]
[금화 25개를 획득합니다.]
[은화 35개를 획득합니다.]
[중형 붉은 물약 21개를 획득합니다.]
[중형 푸른 물약 13개를 획득합니다.]
……
화아아아…
강설은 상자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빛이 좀 약한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앞의 모험이 아나킨드리아의 자손을 처치하는 엄청난 모험이었기에 보상도 그만큼 대단했을 뿐.
비슷한 레벨 대의 모험에서 얻은 보상은 보통 이 정도의 빛을 뿜어내는 게 맞았다.
강설은 보상을 차례차례 확인하기 시작했다.
[방황하는 자의 갑옷]
등급 : 희귀
적정 레벨 : 13 – 18
방어력 : 115
내구력 : 90/90
무게 : 9kg
떠돌이 기사가 사용하던 갑옷.
생전 기사가 워낙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기에 착용한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지만, 갑옷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기본 능력 : 근력 + 8 체력 + 8
특수 능력 : 방향을 전환하는 속도가 2배 빨라진다.
‘음… 어떨까.’
카루나가 사용하고 있는 악령의 갑옷이 적정 레벨이 낮아 능력치는 이 갑옷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특수 능력은 월등히 좋았다.
‘이 특수 능력은 애매해도 너무 애매한 느낌인데?’
방향 전환의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가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가 맞았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방향 전환 속도가 2배 빠르다는 옵션이 장비의 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갑옷에 붙기에 적절한 옵션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떨까.
고민하는 강설의 뒤에서 카렌이 속삭였다.
“내가 쓰기에 딱 좋은데?”
– 으아 ㅅㅂ 뭐에요! 깜짝이야!
– 귀에 바람 불지 마!
– 자다가 꿈에 나올 듯 ㅋㅋㅋ 내 건데?
강설이 물었다.
“어째서?”
“여기서 핑글핑글 도는 친구가 나 말고 또 있나?”
“핑글핑글 돈다고? …아!”
카렌의 능력 중 하나인 불의 꽃.
그녀는 불의 꽃을 사용하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불꽃의 회오리를 만들어낸다.
그 회오리는 막대한 광역 피해를 주며 주변을 초토화시키고.
‘갑옷의 능력이 불의 꽃에도 적용이 되는 거군.’
불의 꽃이 특이한 점은, 회전 횟수 당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보다 빨리 회전하면 더 짧은 시간 안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카렌이 벌써 갑옷을 들고 히죽 웃었다.
“내가 사용하는 데 이견 없지?”
“…….”
“…….”
“좋아, 그럼 갈아입고 나올게!”
[쌍둥이 기사 카렌에게 방황하는 자의 갑옷을 착용시킵니다.]
휘리릭-!
카렌이 갑옷을 갈아입으러 가자, 쟈마드가 말했다.
“빨리 확인해라.”
“…그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녀가 오고 있어! 빨리 확인해!
– 이러다 금화까지 뺏기겠다고!
[탄력적인 가죽 바지]
등급 : 희귀
적정 레벨 : 13 – 17
방어력 : 60
내구력 : 75/75
무게 : 1kg
탄탄한 질감과 훌륭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바지.
어떤 가죽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기본 능력: 체력 + 10, 정신력 + 5
특수 능력: 갑옷에 적중한 공격을 아주 낮은 확률로 튕겨낸다.
그냥저냥 무난한 옵션.
특별할 것도, 나쁜 것도 없는 옵션이기에 고민은 사치였다.
“고맙게 쓰지.”
[폭군 쟈마드에게 탄력적인 가죽 바지를 착용시킵니다.]
휘리릭-!
이번에는 쟈마드가 그림자 공간으로 사라지고, 그를 대신해 카렌이 되돌아왔다.
[굴절하는 희망의 반지]
등급 : 희귀
적정 레벨 : 10 – 18
저항력 : 27
내구력 : 60/60
무게 : 0.1kg
구원을 얻지 못한 자의 반지.
기본 능력 : 체력 + 3, 정신력 + 3
특수 능력 : 감각이 약간 증가한다.
강설이 반지를 챙기려 할 때, 카렌이 말했다.
“그 반지, 내가 가지면 안 될까?”
“…왜?”
– 또 왜!
– 이번엔 무슨 이유야!
– 할머니 제사라…
– 저번에도 그 이유였잖아!
카렌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여기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게.”
– 아… 그럼 할 말 없지.
– 와 이걸 치트키를 쓴다고?
– (울먹이며) 너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반지를 건네주지 않는 나쁜 사람은 아니겠지?
– 해산하세요! 물 건너갔습니다!
강설이 어깨를 으쓱하며 카렌에게 반지를 건넸다.
[쌍둥이 기사 카렌에게 굴절하는 희망의 반지를 착용시킵니다.]
이렇게 끝이 나면, 사실 강설이 이번 모험에서 얻은 장비가 하나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상관이 없었다.
강설의 목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목걸이가 있었기 때문에.
[왜곡된 신앙의 목걸이]
등급 : 보물
적정 레벨 : 14 – 20
저항력 : 50
내구력 : 82/82
무게 : 0.1kg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목걸이 전체에서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기본 능력 : 모든 능력치 + 3
특수 능력 : 모든 능력치 + 2
강설은 장거리 모험에서 땅거미 마을을 쓸어버리는 선택을 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페널티를 떠안았지만, 이 목걸이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로써 결과적으로는 강설 일행의 모든 구성원이 조금씩이라도 강해지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 얘는 좋겠다. 템 못 쓰는 거여도 소환수가 쓰면 되니까.
– 정신 차리쇼. 방금 템 3개 먹었는데 다 뺏긴 거 보면 모름? ㅋㅋㅋ
– ㄹㅇ 소환수고 나발이고 주인 템부터 뺏어가는 색기들임
– 소환수 : 소환사, 너의 의견은 잘 알았다. 참고하도록 하지. 아, 그리고 이건 내 거다.
– 실질적으로는 삼두정이 맞다 ㅋㅋㅋ
‘아, 칭호도 남아있었지.’
[칭호 : 구원자]
관련 업적 : 틀린 그림 찾기 (모험 : 얼굴 수집가)
특수 능력 : 간파의 숙련도가 약간 상승합니다.
[칭호 : 돌팔이]
관련 업적 : 병마의 극복 (모험 : 얼굴 수집가)
특수 능력 : 모든 치료 행위가 10%의 추가 효과를 가집니다. 신분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큰 수확인데?’
간파의 숙련도는 늘 부족한 것이니, 상승하면 무조건 좋은 것이었다.
또한 새롭게 얻게 된 의사 칭호는 기본 옵션도 훌륭했지만, 신분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었다.
‘모험가 신분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가끔 있으니까.’
신분이 높은 사람을 꼭 만나야 할 때라든지, 모험가를 가장한 도적들에게 큰 수난을 당한 도시에 입장해야 할 때라든지.
그럴 땐 모험가 신분보다 다른 신분이 훨씬 유용했다.
일단은 돌팔이라도 의사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게 좋은 것처럼.
“끝.”
“다 됐어? 그럼 이것 좀 봐봐, 내 갑옷들이 만들어낸 이 훌륭한 곡선과….”
“흥, 그래 봐야 통풍도 잘 안 되는 통짜 갑옷이지. 갑옷에 의지해 봐야 질 좋은 가죽에는 못 당한다.”
“어? 이게 무슨 소리지? 벌거벗은 원시 종족이 하는 말이라 귀담아듣지 못하겠어.”
“원래 요정들은 철을 멀리하고 가죽과 식물을 가까이한다는데,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군. 아, 아니면 누군가가 괴짜인 건가?”
“뭐? 야! 말 다 했어?”
– 스노우맨은 오늘도 눈을 감는다.
– (양쪽 귀에서 피나는 중)
– 카루나, 언제 오는 거야?
모험 종료를 누르면 노비라로 이동하겠지만, 그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 어디에 불시착하진 않을지 걱정하는 게 싫었기에 강설은 모험 종료를 누르지 않고 아우데닌에 도착했다.
“여기가 아우데닌이야? 와… 진짜 크다. 노비라보다 더 큰 것 같은데?”
“구경할 시간 없어. 곧바로 돌아갈 거야.”
“그래?”
“일정이 좀 꼬여서 차오와 약속한 때까지 도착하려면 어쩔 수 없어.”
“으음… 아쉽네.”
“조만간 이곳에 다시 올지도 몰라. 그때 구경하자고.”
“좋아! 아쉽지만, 그때 보면 되겠네.”
모험의 제한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남았다.
강설은 서둘러 아우데닌으로 거점을 설정했다.
[휴식 거점이 아우데닌으로 변경됩니다.]
[거점 이동입니다. 여행 운 주사위를 굴립니다.]
도르르르르르….
주사위가 정지했다.
[여행 운 주사위의 눈이 2가 나왔습니다.]
[상당히 불운한 운세가 나왔습니다.]
‘망할! 또?’
– 엌ㅋㅋㅋㅋㅋㅋ 22222222
– 또 22222냐고 ㅋㅋㅋ
– 폭풍 설사 스노우맨이 간다!
– 흐-뭇
강설은 아우데닌에 머물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그렇더라도 나쁜 운세가 나온 것에는 당황했다.
잘못하면 거점 이동 자체가 다른 돌발 모험에 휘말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의 불행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강설에겐 이 불운에 충분히 대처할 방법이 남아있었다.
[무법자가 발동합니다.]
[여행 운 주사위의 눈이 3으로 고정됩니다.]
[적당히 무난한 운세가 나왔습니다.]
[당신이 아우데닌 인근에서 진행하는 모험이 평범한 난이도로 진행됩니다.]
[당신이 노비라 인근에서 선택한 모험이 강제로 다른 돌발 모험으로 대체될 확률이 낮게나마 있습니다.]
[인근을 모험하기에 나쁘지 않은 운세입니다.]
‘휴… 다행이야.’
– 될놈될 ㅡㅡ
– 않이 이게 왜 1이 안 나오지?
– 정보) 1 나와도 3으로 바꿀 놈이다.
– 특수 칭호 같은 건 왜 처만든 거야?
강설은 안심하고, 모험 종료를 눌렀다.
어차피 거점이 이곳이었기에, 전이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은 현재 모험 12까지의 점수 획득 순위입니다.]
삐리릭-
[정보가 비공개 상태입니다.]
[당신의 점수는 1,897,700점입니다.]
최상위 모험가 순위
1. 비공개(1,897,700)
2. 비공개(990,020)
3. 사후세계라니(882,360)
4. 유토피아(870,210)
5. 낯선천장(860,140)
– 여기서도 압-도적!
– 진짜 점수 차이 실화냐 ㅋㅋㅋ
– 밑 순위들 현타 오겠닼ㅋㅋ
– 밑순위 : 이 뭐… 뭐하는 새끼지?
– 2배 차이 호달달…
도시에 진입했을 때, 모험가 점수가 공개되는 건 강설에게 있어 나름 쓸모있는 정보를 주었다.
‘이곳이 노비라보단 앞서나가고 있군.’
그사이 모험이 진행된 것도 있겠지만 2위가 50만 점에 겨우 머물렀던 노비라와 비교했을 때, 아우데닌 최상위권 모험가들의 질이 훨씬 좋았다.
‘노비라에서 일을 끝마치면, 이쪽으로 내려와도 되겠어.’
차오의 일과 카렌의 장비만 마무리되면 거점을 이동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무튼, 이후에 휴식 지역 메시지가 떠오른 것까지 확인한 강설은 광장의 사람들에게 마차들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 물어 그곳으로 향했다.
그가 터벅터벅 걸어서 움직인 지 10분쯤이 됐을 때, 거리 곳곳에 전이자로 보이는 모험가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봐, 봤어? 거의 200만 점 가까운 거?”
“누구지? 창식이 형은 이번 모험 뛰면 100만 점 넘을 것 같다고 좋아하던데 200만 점은 웬 괴물이지?”
“쩌어어어기 더 밑에 있는 거점에 괴물 같은 애 몇 명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인성 쓰레기들? 근데 걔들도 이 정도는 아닐걸?”
“미쳤다, 진짜… 난 100만 점은커녕 60만 점도 버거운데.”
“창식이 형하고 그쪽 패거리들 난리 났겠다. 갑자기 툭 하고 뭐가 튀어나와서?”
“아마도 그럴걸?”
강설은 자신이 거점을 이동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런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그것을 티 내고 다니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지만.
드디어 적하장에 도착한 강설은 노비라로 곧장 향하는 마차를 찾기 시작했다.
“노비라? 거길 왜? 죽을 일 있나?”
“네?”
“가! 허튼 소리할 거면.”
하지만 어째선지 마부들은 그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고, 급기야 한 마부가 그에게 다가와 충격적인 말을 건넸다.
“노비라로 가려는 거유?”
“네, 그렇습니다. 왜 마차들이 노비라까지 가지 않는 겁니까?”
“그쪽에 문제가 생겼으니까 그렇지.”
“문제?”
– 엥? 멀쩡히 잘 있는 노비라가?
– 문제라니? 문제는 우리에게 있는데?
– 갑자기 때리지 마.
마부가 코를 긁적이며 말했다.
“얼마 전에 습격받았잖아, 노비라.”
“그게 무슨….”
“상가고 뭐고 다 불에 타고 사람들도 잔뜩 끌려갔어.”
강설의 팔이 힘없이 늘어졌다.
아무래도 그가 장기 모험을 돌파하는 와중, 노비라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습격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