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103)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103화(103/497)
88. 강의 주인, 바다의 주인 (1)
“여기서부터 암초 지역입니다. 모두 꽉 잡고 계세요!”
“해무(海霧)가 시작됐다. 모두 피할 수 있겠어?”
카릴은 자욱하게 끼기 시작한 해상의 안개를 바라보며 칼 맥에게 말했다.
습한 공기에 코끝을 손등으로 쓸면서 칼은 대답했다.
“어차피 안개는 상관없습니다. 사실 저도 이 정도로 먼바다에 나와 본 건 처음이라……. 부디 지도가 틀리지 않길 바라야죠.”
그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암초들의 위치를 이미 머릿속으로 모두 외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보면 볼수록 놀랍군.’
며칠간 항해를 하면서 이따금 카릴은 칼 맥의 배를 모는 기술에서 특이한 점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도 배를 몰 수 있을 줄이야. 하긴, 올리번의 특작 부대 중 하나였던 수안 하자르의 배는 타봤어도 맥 마이스터의 배는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으니까.’
전생의 역사에서 가장 이름을 날린 배라면 뭐니 뭐니 해도 교도 용병단의 비공정과 수안 하자르의 마도범선 일 것이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배를 제외하고 인류가 만든 배 중 신탁 전쟁에서까지 활약한 것이 다름 아닌 골든 마이스터의 금빛 해일(Golden Surge)일 것이다.
끼릭- 끼리릭–!!
촤르륵—!!
칼 맥은 안개 속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배의 키를 좌우로 있는 힘껏 돌렸다.
그는 바다를 보고 배를 모는 게 아니라 마치 이미 출항 전부터 머릿속에 집어넣은 지도에 맞춰서 한 박자 빠르게 조타했다.
콰드드득……!!
마지막으로 그가 키를 꺾었을 때 배가 크게 요동치며 바닥이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암초인가?!”
배의 난간을 붙잡고 조이 요한셀이 소리쳤다. 지도에 나와 있는 정보를 모두 외우고 있지만 바다는 언제나 변하게 마련이니까.
“아뇨.”
하지만 칼 맥은 고개를 저었다.
“바위에 긁히는 소리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이빨같이 날카로운 것으로 선체의 바닥을 뜯어내는 거라면 모를까.”
“설마…….”
그때였다.
부글…… 부글…….
자욱하게 깔렸던 해무가 서서히 걷히자 마치 바닷물이 끓는 것처럼 기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카닥-! 카닥-!
카가가각-!
이빨을 서로 부딪치는 것처럼 딱딱한 충격음이 들리더니 끓어오르는 바닷속의 물결이 세차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호른 피라냐(Horn Piranha)……!!”
유린 휴가르는 배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수십 마리의 거대한 물고기 떼를 보며 소리쳤다.
보통 알고 있는 강에 서식하는 식인 물고기와는 전혀 달랐다. 거의 다 자란 상어와 비슷한 크기에 머리에는 날카로운 뿔이 돋아나 있었다.
녀석들의 뿔과 이빨이 부딪힐 때마다 배가 휘청거리면서 흔들렸다.
“도착했다는 증거지.”
몬스터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카릴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요(巨妖)의 군도.”
스으응-
카릴은 검을 뽑아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칼 맥, 배를 저쪽으로 몰아. 다섯 번째 바위 안쪽에 작은 구멍이 있다. 그 안으로 뱃머리를 집어넣어.”
“에? 그런 게 있었나요?”
“넌 모를 거야.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은 거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칼 맥을 향해 카릴은 말했다.
“지도는 훌륭한 지표지만 맹신해서는 안 되지. 걱정 마. 몇 년만 지나면 너의 지도 항해술은 몰라보게 향상될 테니. 아무 생각하지 말고 배를 밀어 넣어.”
“네? 아, 네.”
지도를 보고 예측 항해를 하는 자신의 특기를 꿰뚫어 보고 있는 카릴의 말에 칼 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배를 몰았다.
촤아아악……!!
“이거……, 괜찮을까요?”
질주하는 하워드호의 갑판 위까지 튀어 오르며 배를 두들기는 호른 피라냐 떼를 바라보며 조이 요한셀을 불안한 듯 물었다.
“애초에 하워드호는 포나인을 건너기 위해서 만들어진 배니까. 게다가 지금 부서지면 정작 공국으로 가기도 전에 물귀신이 될 텐데 버텨 줘야죠.”
“그, 그러네요.”
조이 요한셀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카릴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목을 쓱 하고 쓰다듬었다.
“그리고 우리 진짜 목표는 이런 녀석들이 아니니까요. 꽉 잡으세요!!”
“진짜 목표……?”
카릴이 가리킨 다섯 번째 바위가 보이는 순간 칼 맥은 있는 힘껏 키를 꺾었다.
하워드호가 크게 휘청거리면서 뱃머리가 틀어지자 새하얀 물결이 바위에 튀었다.
“흠…….”
유린은 머리통만 한 메이스를 양손으로 쥐고서 전투 자세를 취했다.
“유린, 다 좋은데 갑판은 부수면 안 됩니다.”
한 번도 스승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조이는 카릴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바라봤다.
“노력해 보지.”
그러나 말과 달리 유린은 어쩐지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흐아아압!!!”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배 위로 튀어 오르는 호른 피라냐를 향해 유린은 몸을 숙이며 있는 힘껏 메이스를 휘둘렀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피라냐의 머리통이 부서지다 못해 터지는 것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
자신의 얼굴에 튄 몬스터의 살점을 쓱 닦아 내며 다음 몬스터를 향해 달려가는 유린의 모습을 보며 조이는 할 말을 잃은 듯 멍해졌다.
“칼, 넌 들어가 있어. 마무리 되면 말할 테니. 바로 배를 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잖아.”
“제 계획을 다 아셨군요?”
카릴은 대답 대신 낮게 웃으며 달려드는 피라냐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율라(Yula)의 축복이 있으리.”
조이 요한셀이 목에 걸고 있던 로자리오를 풀어 성호를 그으며 합장을 하듯 두 손을 모으자 그의 주위로 옅은 우유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그누스(Agnus).”
흘러나온 빛이 카릴과 유린의 몸을 감쌌다.
빛이 몸 안에 스며들자 카릴은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걸고 있는 마법 버프와 다른 느낌.
‘유린의 제자라서 그보다 뒤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투력은 몰라도 신성력은 그와 동급에 가깝겠는걸.’
아그누스는 일정 시간 동안 모든 신체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사제의 버프였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사제들의 마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성력의 소모가 커서 고위급 치유사라도 다수에게 시전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조이, 내게도 기도를 한 거냐. 나는 필요 없다.”
“보조는 제가 맡겠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전쟁의 기도에 집중하십시오.”
두 사람과 달리 전투술이 달리는 그였지만 갖은 유적 탐사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콰득-!!
제자의 성장에 기뻐하는 걸까.
유린은 또 다른 호른 피라냐의 머리를 질끈 밟아 뭉개면서 말했다.
“율라(Yula)의 기쁨이 있으리.”
그의 기도문이 시전되자 피라냐의 피를 머금고 있는 메이스에서 그보다 더 붉은 핏빛의 광채가 피어올랐다.
그 붉은빛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광인(狂人)이라는 별명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만약 이곳이 전쟁터였다면 그의 모습을 본 적들은 겁에 질렸을 것이다.
하지만 마물은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을 향해 그저 불나방처럼 달려들 뿐이었다.
“크아아아!!!”
유린이 갑판 위로 쏟아지는 피라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타닥-! 탕! 탕!!
타다닥–!!!
그의 팔과 다리를 노리며 마물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었지만 조이의 보호막에 가로막혀 녀석들은 유린의 몸에 닿기도 전에 튕겨 나갔다.
‘흠.’
카릴은 재빨리 조타실의 지붕 위로 올라갔다.
여정을 시작하면서 그는 항상 전위를 유린에게 맡겼다.
전투 사제로서 그의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카릴은 수안의 부재로 지금껏 마음 편하게 앞을 맡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덕분에 마음 편히 써볼 수 있겠군.’
비전술(祕傳術).
카릴의 양손에서 전격이 번뜩였다. 일반적인 뇌 속성의 마법과는 다른 보랏빛의 스파크였다.
‘배에 맞으면 위험하겠지.’
마음껏 몬스터 떼의 중심에서 메이스를 휘두르고 있는 유린을 보며 카릴은 갑판 위로 튀어 오르는 호른 피라냐가 있는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아케인 블레이드(Arcane Blade)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내가 비전력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카릴은 검을 익힐 때와 마찬가지로 성장을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실전이라고 생각했다.
숱한 전장.
피비린내와 굉음 그리고 비명 속에서 살기 위해 검을 휘둘렀기에 그는 경지에 오를 수 있었으니까.
‘마법 역시 마찬가지.’
파지지직……!!
지금껏 마력 그 자체의 힘만을 운용했던 것과 달리 비전술은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했다.
‘마력을 조금 더 길게……. 그리고 가닥의 수를 증가시킨다.’
카릴의 열 손가락에서 마치 실처럼 마력의 줄기가 실타래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알른 자비우스의 기억 속에서 비전술을 연마하는 방법이었다.
“큭!!”
그러나 마력의 실이 서로 닿을 때마다 카릴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찔한 통증과 함께 손가락이 튕겨 나가듯 꺾였다.
[카르르르–!!]카릴을 향해 호른 피라냐가 뿔을 세워 달려들었다.
“조심!!”
조이의 외침과 동시에 유린 휴가르가 있는 힘껏 뛰어올라 메이스를 휘둘렀다.
콰직……!!
피라냐의 껍질이 사방으로 튀고 살점들이 카릴에게 튀었다. 하지만 뛰어든 몬스터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이 새끼들이!!”
사제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지만 그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었다.
날카로운 이빨이 유린의 팔에 박혔다.
자신의 팔을 물고서 파닥거리는 피라냐를 손으로 뜯어 바닥에 내팽개치면서 유린은 소리쳤다.
“아직 멀었나!!”
그 순간.
카릴의 두 눈의 동공에 빗살무늬와 같은 보랏빛 금들이 일순간 나타났다 사라졌다.
콰드드드드득—!!
그의 손에서 터져 나오는 마력이 순식간에 커지면서 서로 엮여 그물처럼 펼쳐졌다.
치이이익……!!
비전 사슬이 바닷물에 닿는 순간 기름에 물을 부은 것처럼 요란한 소리와 함께 새하얀 증기가 솟구쳐 올랐다.
마치.
조금 전 해무가 다시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키륵!! 크르륵!!] [카라락……!!]고통에 찬 호른 피라냐의 비명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고 일행이 서 있는 뱃머리가 비전 사슬에 크게 휘청거렸다.
“우악……!!”
조이 요한셀은 자신도 모르게 귀를 막으며 소리쳤다.
“…….”
유린은 피라냐의 살이 타들어 가는 고약한 냄새에 로브의 옷깃으로 코를 막으며 생각했다.
‘저 나이에 저런 마법을……? 마법사의 반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지금껏 봐왔던 마법 운용과는 전혀 다르다. 스승이 누구지.’
1천 년 전.
대마도사라 칭송 받은 카이에 에시르를 뛰어넘는 진짜 대마도사가 스승이라는 걸 그가 알 리 없었다.
‘어렵네.’
카릴은 얼얼한 두 손을 펼쳤다.
마력의 위력만큼 그의 손바닥 역시 불에 그슬린 것처럼 성할 리가 없었다.
“후우…….”
애초에 비전술이란 능력 자체가 마법사의 반열 정도는 한참 뛰어넘은 뒤에 정립한 것이니 초기 수련법이라고 해도 카릴의 상태에선 이게 최선이었다.
쿵-!!
새하얀 연기가 걷히려는 순간.
“……!!”
아슬아슬하게 유린의 얼굴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스치듯 지나가며 단검이 뱃머리에 박혔다.
퍼덕, 퍼덕-
즈즈즉……!!
단검에 박힌 피라냐가 부르르 떨더니 검날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에 타들어 가는 것처럼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죽었다.
‘역시 이게 편하긴 하네.’
카릴은 피식 웃으며 가볍게 지붕 위에서 내려와 박힌 아그넬을 뽑았다.
“…….”
유린은 생생하게 느껴진 검풍에 얼굴이 얼얼한 느낌이었다.
“검도 쓸 줄 아나?”
단검을 뽑는 카릴을 향해 물었다.
단순히 마법사라고 생각했던 카릴의 예사롭지 않은 모습에 유린은 살짝 눈을 흘기며 그를 바라봤다.
‘제대로 검을 쓰는 모습은 못 봤는데……. 그냥 단검술만 익힌 건가. 아니면…….’
콧등을 쓱 하고 만지면서 그는 카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우와…….”
호른 피라냐의 시체들이 바다 위로 둥둥 떠올랐다.
순식간에 바다가 붉게 물들었다.
조타실에서 세 사람의 전투를 지켜보던 칼 맥은 넋을 잃은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설마 했는데 이건 예상보다 더 대단하네.’
칼 맥은 항로를 처음 얘기했을 때 카릴이 자신만만했던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운이 아니라 실력을 믿고 있었구나.’
수왕의 영역을 뚫기 위해 선택한 극약처방이었지만 이 정도라면 정말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두 사람 다 준비하세요.”
카릴은 뱃머리에 걸터앉으며 조이와 유린을 향해 말했다.
“……뭐?”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공국으로 가야 할 우리가 어째서 엄한 군도에 왔겠습니까. 안 그래? 칼.”
그의 말에 칼 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며 말했다.
“네. 호른 피라냐는 그놈을 부를 미끼니까요.”
“미끼요?”
조이 요한셀은 두 사람의 계획을 가늠하지 못한 듯 되물었다.
쿠…… 쿠르르르르…….
그 순간.
잠잠했던 파도가 다시금 일렁이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바다에서 들을 수 없는 땅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거요의 군도.
처음 이 군도를 발견한 자가 동방국의 한 모험가였기에 옛 동방어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
[크아아아아아—!!!!!]거대한 포효와 함께 파도가 솟구치면서 배가 일순간 하늘을 나는 것처럼 높게 솟아오르더니 떨어졌다.
“……!!!”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거요(巨妖)란…….
조이 요한셀은 갑자기 드리워진 어둠을 바라보며 옛 동방어의 뜻을 소리쳤다.
“크, 크라켄……?!!!”
카릴은 기다렸다는 듯 칼 맥을 향해 손짓했다.
바다에 뿌려진 피라냐의 피 냄새를 맡고 군도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진짜 목적은 저 녀석이니까. 수왕을 낚을 미끼. 놈을 데리고 수왕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합니다.”
“……네에?”
조이는 크라켄을 봤을 때보다 더 놀란 눈으로 카릴을 향해 소리쳤다.
“칼.”
그 순간.
이미 피라냐 사냥에 돌입하기 전에 서로의 의도를 확인했던 칼은 카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재빨리 조타실로 들어가며 소리쳤다.
“지금보다 더 거칠 겁니다. 꽉 잡으세요!!!”
끼리리릭……!!!
칼 맥은 있는 힘껏 키를 돌렸다.
[크아아아아—!!]크라켄의 포효가 다시 들렸다.
키를 잡은 두 손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선미의 닿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온 몬스터로 인한 긴장이라기보다는 조금 전 전투 모습을 보고 느낀 고양감에서 오는 땀이었다.
“하, 하하…….”
온몸이 찌릿찌릿한 기분이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꼬리가 자신도 모르게 씰룩거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전생의 그도 겪어보지 못했을 경험.
어쩌면 지금 그는 이 상황 속에서 되려 카릴을 따라온 것에 감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놈도 미친놈이야…….”
유린 휴가르는 조금 전 뱃머리에 박혔던 피라냐를 발로 짓이기고는 칼 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