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188)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188화(188/497)
147. 군주 선언
“그게…… 무슨 뜻이지?”
황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날카로운 표정으로 카릴을 향해 물었다.
하지만 카릴은 오히려 굳은 그의 얼굴을 보며 오히려 미소를 띠었다.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위해를 가할 일은 없으니. 아니면 설마…… 제국의 황제께서 황도 밖에 서 있는 이민족들이 두려우신 것은 아니시겠죠. 안 그러십니까?”
“……이 새끼.”
황제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카릴을 향해 입술을 씰룩였다.
“카딘.”
“예, 폐하.”
“마경(魔鏡)을 비추게.”
눈은 여전히 카릴에게서 떼지 않고서 황제는 궁정 마법사에게 명했다.
우우우웅…….
카딘 루에르가 손바닥을 펼쳐 허공을 긋자 순식간에 3개의 마법진이 교차되어 나타났다 사라졌다.
삼중의 마법진을 무영창으로 시전하는 7클래스의 대단함에 놀랄 틈도 없이 허공에 만들어진 거대한 마법 거울에서 황도 밖의 풍경이 나타났다.
“저…… 저런!”
마경이 비추는 광경을 본 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휘이이익……!!
검은 안개가 드리워진 것처럼 검은 망토를 쓰고 황도의 입구에 포진되어 있는 타투르의 자유군은 지금 제국 수비대와 대치하고 있는 상태였다.
마치 포위를 한 것처럼 북부와 남부 양쪽에 배치되어 있는 상황.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저 폐하께 인사를 드리고자 온 것뿐입니다. 더 이상 북부를 걱정할 필요 없다는 뜻으로 말이죠.”
카릴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나지막하게 웃으며 황제에게 말했다.
“그저 제국이 해야 할 귀찮은 업을 제가 먼저 한 것뿐입니다. 폐하의 제국은 분명 대륙의 강국이지만 아직 패업을 이루신 것은 아니니까요.”
그의 말에 황제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래서 지금 네가 나 대신 북부를 정벌했다는 뜻이냐. 아니면…….”
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북부를 먹겠다는 뜻이냐.”
황제의 물음에 카릴은 그저 옅게 웃었다.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이단섬멸령이 내려진 지 1년. 청기사단이 북부에서 그리 고생을 하였으나 절반이 채 되지 않은 정벌에 그쳤습니다.”
“…….”
그 이단섬멸령이 잠시 주춤하게 된 이유도 모두 카릴이 만든 남부의 일 때문이란 걸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수년은 더 지속되겠지요. 폐하께선 그저 너그러운 마음으로 소인이 그 귀찮은 일 하나 해결했다고 생각하십시오.”
웃는 카릴과 달리 황제는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타투르를 독립시켜달라는 의미가 이따위 짓을 하려고 한 것이더냐. 어리석은 놈…….”
“……!!!”
그의 말에 홀 안이 술렁였다.
‘독립?!’
‘설마……. 폐하께서 타투르를 나라로 인정하셨단 말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대신들과 상의도 없이 벌어진 황제의 독단이었기에 더더욱 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건방진 짓을 했어. 내가 네 욕심을 채워주었다면 넌 넙죽 엎드려 조용히 받아나 먹을 것이지. 모두가 있는 이런 자리에 대놓고 날 욕보여?”
황제는 카릴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소리쳤다.
“기껏해야 병력이라곤 1만도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와 북부의 버러지들로 나와 한판 붙기도 전에 넌 이 태양홀에서 목이 떨어질 것이다.”
철컥-
그 순간,
태양홀의 기사들이 일제히 카릴을 막아섰다.
크웰은 불안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노한 황제와 달리 카릴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해와 같은 아량을 가지신 폐하께서 설마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마치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카릴은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
그의 손에 들린 작은 병.
안에는 붉은 화염초 하나가 시들지 않고 그대로 들어 있었다.
“너……. 그……!”
황좌에 기대어 있던 황제의 몸이 짐짓 미끄러질 듯 비틀거리고, 얼굴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가 모인 이런 자리에서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 게 어찌 어리석은 짓이겠습니까.”
카릴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저 폐하의 건강을 생각해 귀찮은 일을 대신 한 것이라고. 이 자리에서 폐하의 건강에 대해 아는 자가 또 누가 있겠습니까. 참……. 할 말이 많은데 말이죠.”
더 이상 헤임에서 만났던 한낱 소년이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사안.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카릴은 본궁에서의 밀약을 다시 한번 황제에게 상기시켰다.
‘그런 건가…….’
황제는 이제야 카릴의 진짜 목적을 깨달았다.
바다였다.
그리고 그 바다와 대륙을 이어주는 교두보가 되는 항구도시인 피아스타.
그 바다 건너엔…….
‘공국(公國)이 있다.’
제국 한복판에서 다음 목표인 공국과의 전쟁을 준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짓인지 알기에 카릴은 넋을 잃고 자신을 바라보는 황제를 비웃어 주었다.
‘크로멘이 독살되었다는 것을 넘어 자신 역시 죽을 뻔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이제 와서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려놓을 순 없을 터.’
“부디 옥체 만강하시어 다시 뵐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폐하.”
카릴은 고개를 돌려 루온을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황제에게 말했다.
“그러니 이번엔 약속. 지키시기 바랍니다.”
협박이었다.
적어도 황제에겐 그리 들렸다.
조금 전 말한 재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해독약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황제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카릴이 준 해독약이 완벽한 것이 아니었나? 아니면 그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혹여…… 완치된 것이 아니라면 자신 역시 크로멘과 같은 꼴이 되는 것인가?’
꿀꺽-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카릴은 그런 그의 모습에 입꼬리를 올리며 몸을 돌렸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적어도 1년 동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테니.”
유예기간.
하지만 그 말은 1년 뒤에 자신의 몸이 어찌 될지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동안 괜한 일을 벌이시진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의 손에 있는 병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대신들만은 어리둥절하게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
“돌아가자.”
나직한 카릴의 목소리가 들렸다.
“머, 멈춰……!!!!!!!!!!!!!!!!”
그 순간,
황제의 다급한 외침이 태양홀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카릴의 눈빛을 본 황제는 그 외침이 무색하게 더 이상 그를 막지 못했다.
“…….”
무리 사이에 자신을 바라보는 또 한 명의 슈테안가의 핏줄의 시선이 느껴졌다.
‘곧 다시 만날 거다. 널 위한 검은 더욱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으니까.’
카릴은 올리번을 바라봤다.
“그…… 그……!!”
황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당장에라도 카릴이 병을 깨뜨려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제아무리 위대한 제국의 황제라 할지라도 목숨 앞에서는 똑같은 인간에 불과했으니까.
저벅- 저벅- 저벅-
그저 카릴의 발걸음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그래. 목숨이란 다 똑같다. 그러니 지금 기분을 잊지 마라. 타이란 슈테안. 저 밖에 있는 이들은 모두 전생에 네가 죽인 목숨들이니까.’
뒤돌아선 카릴은 말을 잇지 못하는 황제의 목소리를 들으며 차갑게 웃었다.
* * *
“오신다.”
키누 무카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게 보여?”
“물론.”
그의 말에 에이단은 혀를 차며 말했다.
“하여간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괴물들이란 말이지.”
그러고는 저 멀리 보이는 제국을 향해 눈을 찡그렸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척-!!
키누 무카리가 손을 들자 남부의 야만족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카릴을 기다렸다.
“…….”
긴장 가득한 얼굴로 그런 이들을 바라보는 맞은편의 병사들은 야만족들의 움직임에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더러운 잡놈들이……. 감히 신성한 제국 땅에 발을 들여놓다니.”
제국 수비대 중 부대장으로 보이는 한 명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하…….”
그 말에 수안 하자르는 콧방귀를 뀌었다.
콰아아아앙!!!
그때였다.
반응조차 하지 못한 빠르기.
비명이 터지기도 전에 수안이 조금 전 앞에 있던 기사의 머리를 있는 힘껏 내려쳤다.
“커걱!!”
기사의 투구가 종이 쪼가리 구겨지듯 박살이 나버리고 그의 목이 마치 거북이처럼 들어갔다.
“잡것한테 맞아보니 어때? 이봐, 주둥이도 사람을 가려가면서 놀려야지.”
퍼억……!!
파공음이 터져 나오며 다시 한번 수안이 횡으로 주먹을 찔러 넣었다.
기사는 충격에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 수십 미터를 튕겨 나갔다.
부르르…….
바닥에 처박힌 기사는 몇 번 몸을 꿈틀대더니 정신을 잃은 듯 그대로 뻗어버렸다.
“…….”
단 두 방이었다.
오금이 저린 그 광경에 병사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제국 수비대들은 수적 우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벌어진 이 모습에 차마 달려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왜? 그렇게 보지 마. 이러라고 마스터가 건틀렛을 주신 거 아냐? 어차피 언젠가 붙을 놈들이잖아.”
수안 하자르는 어쩐지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동안 꽤나 쌓였나 보네.”
수안이 기대했던 망령의 성 공략에 참여하지 못하고 죽어라 배만 몰았다는 이야기를 에이단에게 들었던 두샬라는 수안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러라고 준 거 아냐. 이봐, 덩치.”
“……네?”
“덩칫값 좀 해.”
밀리아나는 팔짱을 낀 채로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수안은 그녀의 말에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저놈들이 먼저 시비를…….”
수안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무리 그라도 소드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타투르는 타투르만의 방식이 있는 법이에요. 시비를 걸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두샬라는 그녀의 기세에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마스터가 저 여자랑 숙소를 같이 썼다고?’
여자의 기개랄까.
에이단에게 망령의 성에서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남부에서 카릴과 밀리아나의 일을 하시르에게 들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착해 빠졌네.”
하지만 두샬라의 말에 밀리아나는 오히려 콧방귀를 뀌었다.
“나라면 숨통을 끊어 놨어. 그러라고 준 걸 테니까. 그 건틀릿은. 덩칫값 못하긴.”
“…….”
밀리아나는 그 한마디로 모두의 의문을 일축 시켰다.
“야, 너희들.”
그녀는 고개를 까닥이며 앞에 서 있던 제국군을 향해 말했다.
“길 비켜.”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짓눌릴 것 같은 기세에 마치 바다가 갈리듯 제국군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저벅- 저벅- 저벅-
갈라진 병사들 사이로 카릴이 걸어왔다.
수천의 칼날이 자신을 겨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상관없다는 듯 유유한 모습이었다.
이미 기세에 짓눌려 검 끝이 바닥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격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카릴의 말에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밀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 보라는 듯 그녀는 두샬라를 슬쩍 바라봤다.
“……흥.”
그녀의 눈빛에 두샬라는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황제의 표정이 궁금한데.”
“꽤 볼만했다.”
카릴의 대답에 밀리아나는 피식 웃었다.
대륙제일검이라 불리는 소드 마스터를 비롯해서 수백의 기사와 수천, 수만의 병사가 있는 황도였다.
그런 제국의 중심에서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나올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드래곤조차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베이칸.”
카릴은 베이칸을 바라봤다.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가 카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항상 가지고 있는 도끼가 아닌 커다란 장대 같은 것을 어깨에 들쳐 메고 있었다.
“깃발을 세워라.”
말이 떨어지는 순간 베이칸은 천으로 감싸고 있던 깃대의 끝을 풀었다.
“흡……!!”
깃대를 잡은 팔의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깃대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세워졌다.
펄럭……!!
파르르륵……!!
그 순간,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깃발이 제국의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그것이 신호가 된 듯 곳곳에 그와 같은 깃발이 물결처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수비대들은 그 광경을 떨리는 얼굴로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돌아간다.”
카릴의 한마디에 수천의 병사가 일제히 움직였다. 제국 수비대들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국력 226년, 겨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처음.
지금 이 순간, 북부의 이민족, 자유도시의 용병들 그리고 남부의 야만족이 하나의 깃발 아래 뭉쳤다.
* * *
“나는 아직 당신을 주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늑여우 부족의 수장인 하시르의 부탁으로 움직인 것뿐.”
포나인을 향해 가던 중,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릴리아나가 카릴을 향해 말했다.
“알아. 덕분에 일이 잘 풀렸어. 원한다면 북부로 돌아가도 좋다. 우리도 아직은 너희를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고.”
“솔직하네.”
“그게 내 장점이지.”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카릴의 모습에 릴리아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잔나비 부족에서 네가 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혹시 여차하면 황제를 암살하려던 계획인 거 아냐? 타이란을 바라보던 눈빛이 장난이 아니던데.”
“…….”
릴리아나는 카릴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뭐, 죽이고 싶어 안달 난 얼굴이긴 했지만 잘 참았어. 거기서 일을 그르쳤다면 널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카릴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내 사냥감이거든.”
“…….”
그의 말에 릴리아나는 마른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말했다.
“자만하지 마. 우리가 당신을 도운 것은 이번 한 번뿐이니까. 여전히 북부에 있는 이민족들은 많다. 우리도 돌아갈 거고. 정말로 북부를 얻고자 한다면…….”
“알고 있어.”
그 순간 카릴은 자신의 품 안에서 아그넬을 꺼냈다.
“……!!!”
“대족장의 검이다. 하시르에게 들었겠지. 이제 너희는 북부로 돌아가 일러준 장소에서 기다려라. 내가 곧 화합의 날을 개최할 것이니까.”
릴리아나는 단검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카릴을 바라봤다.
“그리고 제국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애도의 기간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도 한동안 북부에 손을 대지 못할 테니까. 이유는 너도 봤지?”
그녀는 더 이상 제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 여전히 아그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당신이 어떻게…….”
“기다려. 그때 모든 걸 얘기해 주지.”
조련을 하듯 카릴은 그녀의 말을 한마디로 일축 시켰다.
“…….”
“북부로 돌아가면 노인네들에게 안부나 전해줘. 이번 일에 고맙다는 말도 말이야.”
카릴이 마치 북부의 족장들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자 릴리아나의 의혹은 더욱 커졌다.
“참, 검은눈 일족의 칼리악이 전사하고 난 뒤로 대전사(大戰士)의 칭호는 아직 공석이지?”
“……네.”
하시르는 아그넬을 본 뒤 변한 그녀의 태도에 이해한다는 듯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대답에 카릴은 계획이 정해졌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