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31)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31화(231/497)
175. 상자를 열다 (2)
[인간이 이곳에 들어오다니.]카릴은 들리는 목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
[그것도 시간 회귀자라……. 내 잠을 깨운 녀석이 제법 재미있는 놈이로구나. 이런 자가 아직도 존재할 수 있다니 놀라운걸.]“…….”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또 한 명.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가 움직이지 않아도 눈앞에 있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군. 탑을 올라온 거로군. ‘그게’ 아직도 있었나? 디멘션 스파이럴(Dimension Spiral)이 파괴되고 나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알 수 없는 말을 해댄다.
카릴은 자신과 얼굴을 똑같이 한 분신의 행동을 같잖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아……. 율라가 승자의 보상으로 수많은 파편의 조각 중 하나를 얻은 것이로군. 맞아. 그랬지. 이 차원의 블레이더는 신에게 패배를 했었으니까.]“흠…….”
그는 자신의 분신을 향해 피식 웃었다.
“다 떠들었나?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알 수 없어. 신화시대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끝났으니까. 오랜만에 사람을 봐서 좋은 것은 알겠는데 알아듣게 설명을 해야지.”
[몰라서 내게 묻는 건가? 파렐을 올라온 너라면 알 텐데. 이 차원에서 벌어진 신의 게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이야.]분신의 말에 카릴의 눈썹이 살짝 씰룩였다.
[그리고 설마……. 신이 시간을 회귀한 네 존재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시간이란 절대영속(絶對永續)의 것. 시간을 거스르면 시간 속에 있는 모든 존재들은 너를 모를 수 있지. 하지만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그게 신이다.]“…….”
[신을 죽여? 가당치도 않은 소리. 지금쯤 율라는 저 위에서 너의 재롱을 내려다보고 있을걸.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말이야. 비극의 주인공이 어떻게 발버둥 치는지.]비수를 꽂는 듯한 말.
시간을 회귀한 시점에서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파렐(Pharel)이란 건축물 자체가 신과 연관이 있는 물건이었으니까.
하지만 직접 그 말을 들으니 강철 같은 그의 마음도 조금은 떨릴 수밖에 없었다.
회귀를 안다는 것은 전생을 안다는 것.
자신이 어떤 심정으로 돌아왔는지를 안다면 마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에서 비수를 숨겨야 한다는 말과 똑같았으니까.
‘못할 것도 없지.’
하지만 카릴은 분신의 말에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내 얼굴을 하고 잘도 그런 소리를 하는군. 마도 시대 이전인 신화시대의 유물이라 그런가. 하는 짓이 하품도 안 나올 만큼 고리타분하네. 잘은 몰라도 율라도 이런 짓은 하지 않겠다.”
카릴은 되려 자신의 분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시간 회귀자라는 것을 알면 내가 율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잘 알겠네. 그게 협박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말이야.”
빠득-!!!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분노를 담아 분신을 향해 이를 갈며 말했다.
“율라가 알고 모르고는 중요한 게 아냐. 그저 내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러자 그의 분신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모습에 카릴은 다시 한번 코웃음을 쳤다.
“지금껏 이 손에 죽은 자들이 자신이 죽는 이유를 모르기에 죽은 줄 알아? 알아도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라는 것이다.”
그는 천천히 주위를 훑었다.
보이는 것은 어둠.
발아래는 수면 위에 있는 것처럼 찰랑거리는 물결이 그가 걸을 때마다 파문을 일으켰다.
“정말 발전이란 없군. 하나같이 똑같은 배경에다가…….”
그는 분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말했다.
“내 얼굴을 하고 있는 놈이 앞에 있다는 건 이제 할 거야 뭐 뻔하지. 뭐, 주어지는 시련이나 시험 같은 거라도 있나? 뭐지? 그냥 널 죽여 버리면 되는 건가?”
화악—!!!
카릴은 있는 힘껏 분신의 멱살을 잡아 아래로 당겼다. 당장에라도 집어삼킬 것 같은 맹수의 눈빛으로 그는 경고했다.
[큭?!]“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숨어서는 어디서 함부로 내 얼굴을 하고 있어? 나는 나 하나일 뿐이다. 신의 면상에도 검을 꽂았던 나야. 내 얼굴이라고 못할 것 같아?”
그는 분신을 있는 힘껏 밀쳤다.
녀석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지자 수면 위에 있는 물이 충격에 사방으로 터졌다.
스릉-
얼음 발톱을 뽑아 주저앉은 분신을 향해 겨누었다.
새하얀 냉기가 녀석을 비웃듯 흘러내렸다.
“덤빌 거면 덤비고 말 거면 말아. 이따위 바보짓은 그만하고 말이지. 너 역시 나라면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것 말고 검을 뽑는 게 맞지 않아?”
카릴은 분신의 허리에 차고 있는 얼음 발톱을 가리키며 말했다.
스르릉-
분신은 천천히 일어났다.
날카로운 검날의 쇳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검날이 닿은 수면이 일순간 얼어붙었다.
카릴은 그 모습에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그제야 말이 통한다는 듯 또 다른 자신을 향해 말했다.
“그래, 그거지.”
* * *
콰아아앙—!!
두 개의 검날이 부딪혔다.
쇠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똑같은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했다.
분신이 카릴을 바라보며 입을 벌리자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가느다랗고 긴 혀가 마치 그를 놀리듯 파르르 떨리며 움직였다.
기다란 혓바닥이 카릴의 뺨을 스윽 하고 훑으며 지나갔다.
“…….”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차가움.
카릴은 아무렇지 않은 듯 뺨에 끈적하게 묻은 녀석의 타액을 손등으로 닦았다.
그와 동시에 맞닿은 검에 힘을 빼자 분신의 몸이 휘청거렸다.
[!?]중심이 흐트러지며 녀석의 얼굴이 조금 더 카릴 쪽으로 다가왔다.
퍼억—!!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녀석의 허리에 있는 힘껏 주먹을 꽂았다.
하지만 오히려 공격을 넣은 카릴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공격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녀석은 검을 놓으며 양손을 포개어 그의 주먹을 움켜쥐었다.
머리 위로 팔을 들고 한 바퀴 회전하며 카릴의 팔을 꺾고서 녀석은 남은 팔로 공중에 띄워 놓은 검을 다시 잡았다.
모든 것이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차아앙—!!
카강-!!
녀석이 목을 향해 검을 내려치는 순간 카릴이 바닥을 박차고 반대쪽으로 뛰며 공중에서 팔을 풀었다.
아슬아슬하게 녀석의 공격을 피하며 있는 힘껏 앞으로 검을 밀자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두 사람의 간격이 벌어졌다.
“나 참, 해일의 여왕이 봉인되어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더니 엉뚱한 놈이 나와서 방해를 하는군.”
카릴은 바닥에 검을 꽂고는 목을 풀 듯 좌우로 고개를 꺾었다.
“부족해. 겨우 이 정도라면 굳이 나르 디 마우그가 숨기려고 했을 것 같진 않은데.”
그는 만족스럽지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를 약하다고 말하는 건가?]“아니. 대륙에서 내가 제일 강한 건 사실이지. 네가 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뜻이야. 너는 내 얼굴을 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아니잖아?”
[……자만심 가득하군.]“자만도 자신도 아냐.”
카릴의 검이 낮게 울기 시작했다.
“그냥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뿐이지.”
[…….]“신화급 유물이라면 뭔가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냐? 내가 해 놓은 것이 아닌 나를 뛰어넘는 뭔가가 있어야 내가 네게 매력을 느끼지. 안 그래?”
카릴은 자세를 취했다.
“없다면 내가 먼저 하지.”
6클래스의 벽을 뚫었던 첫날, 마력혈에서 느껴지는 마력이 전신을 휘감을 때 그는 직감했다.
“전생의 내 모습까지 네가 봤을까? 이건 여기서 처음 쓰는 건데 말이야.”
지금껏 성취하지 못한 검의 마지막 자세에 이제 도달할 수 있을 것임을.
“뭐……. 설마 네가 나라면 적어도 자기 검도 막지 못해 죽는 일은 없겠지?”
타악-
카릴이 수면을 밟고 튀어 오르자 처음에는 약했던 파동이 순간적으로 천둥과 같은 맹렬한 폭음으로 변했다.
콰가가가가가각……!!!!!
폭음이 연달아 빗발치며 자세를 낮춘 카릴의 주위가 마치 빨려 들어갈 것처럼 공기가 그의 주위로 응축되었다.
[큭?!]분신이 황급히 검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미 중심을 잃고 녀석의 몸이 휘청거리며 꺾였다.
5번째 똬리뱀 자세(Spirale Serpent Posture)
카릴은 더욱더 검을 아래로 내리며 검날 사이로 눈동자를 번뜩였다. 먹이를 노리기 직전 웅크린 것처럼 그가 자신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온 적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그대로 검을 쥔 손잡이에 힘을 주었다.
키앙!!
캉- 카아앙–!!!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카릴의 검이 분신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파앗! 하는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검날이 스친 부분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다.
[…….]검을 내지르던 분신의 몸이 멈추었다.
팍……!! 파파팍……!!!
파자자자작—!!!
단 한 번의 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착이 끝남과 동시에 어깨에서 발까지 녀석의 전신에 날카로운 검상이 한 박자 늦게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익……!!]분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자신이 상정했던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상황에 대한 당혹감이랄까.
그는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미 엉망진창이 된 몸으로 펼친 공격이 카릴에게 닿을 리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약하다고?”
검을 튕겨내며 카릴이 오히려 그에게 달려들었다.
“설마.”
빠득-
분신이 대답 대신 이를 깨물며 있는 힘껏 팔을 저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빠르게 카릴이 녀석의 얼굴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았다.
콰아아앙……!!!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을 아닐 텐데도 카릴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얼굴 가죽을 벗기면 네 진짜 모습이 나올까?”
[컥…… 커컥……!]“아니면 목을 잘라 버리면 될까?”
카릴의 모습에 분신은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속임수 따위는 없었다.
순수한 강함으로 그저 눈앞에 그가 자신을 압도했다는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쿵–!!
움켜쥐고 있던 머리를 내던지듯 거칠게 뿌리쳤다.
그러고는 뒤로 물러 서서는 말했다.
“검 들어.”
[…….]“아니면 이런 무의미한 싸움보다 네가 왜 상자에 봉인되어 있고 네 정체가 뭔지를 얘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게 더 유익할 것 같은데.”
카릴의 제안에 분신은 대답 대신 검을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그 역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아직은 대화를 말보다 검으로 나눠야겠군.”
분신의 주위로 마치 아우라가 퍼지듯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카릴은 그 힘이 무엇인지 알았다.
암흑력이었다.
분신이 쥐고 있던 검의 검날이 새까맣게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변형에 그가 한쪽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나도 아직 제대로 쓸 수 없는 힘인데. 나보다 더 나은 것도 있군.”
하지만 카릴의 말에 분신은 대답 대신 검을 그었다.
파바밧……!!
둘 사이의 5m의 간격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양쪽에서 튀기는 수면의 물방울들이 불규칙하게 발자국 대신 파문을 남겼다.
“하지만 정령력도 마력도 아니야. 설마 너도 타락처럼 어둠이 본연의 힘인 건가?”
카릴은 양발에 마력을 담았다.
콰가가가각—!!
6클래스의 반열에 오른 이후 그는 마력혈의 마력을 이제 일부나마 완벽하게 제어가 가능하게 되었다.
더 이상 보조 마법에 의존하기보다는 마력 그 자체를 몸 안에 순환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기에 처음으로 자신이 바라는 대로 싸울 수 있었다.
검사의 방식이었다.
즈아앙……!!
얼음 발톱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사방으로 검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츠아아앙……! 츠강!! 카가가가강……!!!
카릴이 만든 오러 블레이드와 분신의 암흑검이 부딪히자 맹렬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후웅—!
찰나의 순간,
카릴의 검이 기묘한 방향으로 꺾이며 있는 힘껏 검을 밀어 넣었다.
무색기검(無色氣劍)-4식.
2번째 외뿔 자세(Unicorn Posture).
일점 공격의 두 검술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의 몸은 하나였지만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짧은 순간 마치 그의 몸이 두 개가 된 듯 분신의 양옆으로 쇄도했다.
콰아아아아아……!!!
하지만 그 찰나에 펼쳐진 연속 공격을 분신은 반응했다. 아니, 반응했다기보다는 애초에 알고 있다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공간 자체가 그와 같다고 해야 할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분신은 검을 지그재그로 그으며 카릴의 검격을 막았다.
비릿한 웃음.
분신이 동시에 카릴에게로 달려들며 검을 그었다.
1번째 왕관 자세(Crown Posture).
파앗……!!!
그때였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암흑검이 카릴의 목을 베기 바로 직전에 수직으로 급격히 방향을 꺾으며 그의 몸이 사라졌다.
한 번, 두 번, 세 번.
마치 섬광이 번뜩이는 것처럼 어둠 속에서 카릴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즈앙……!!
분신의 검이 허공을 그었고 반대로 카릴의 검날에 솟구치는 아케인 블레이드가 분신의 등을 거침없이 베었다.
[카아악……!!]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분신의 몸이 활자로 꺾였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그의 허리를 카릴은 다시 한번 있는 힘껏 발로 밟았다.
쿠웅!!
“흠, 처음이라 좀 어렵데……. 그래도 예상대로야.”
[그건…….]“별거 아냐. 기척을 지우는 잔기술이지. 바보 아냐? 능력은 나보다 뛰어날지 몰라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네가 쓰는 건 모두 내가 아는 것이다. 그런 게 내게 통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너는 내가 아는 것과 별개로 익힌 기술만 쓸 수 있나 보군.”
카릴은 발을 들어 분신의 뒤통수를 다시 한 짓이기듯 밟았다.
[크…… 크윽……!!]“에이단에게 들어 둔 게 도움이 되었군.”
그가 조금 전 쓴 기술은 기척을 지우는 암연의 비술인 인보(忍步)였다.
하지만 단순히 인보만이 아닌 카릴은 이동 마법인 블링크(Blink)와 함께 사용해 기척을 지우며 순간 이동을 해 분신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척-
카릴의 검이 분신의 목에 닿았다.
“네게도 통한다면 다른 강자들에게도 통한다는 뜻이겠지. 덕분에 좋은 걸 알아간다.”
그는 얼음 발톱에 날을 세워 엎어진 분신의 목덜미 옆에 검을 박아 넣었다.
“이제 네 정체가 뭔지부터 알아볼까?”
[커…… 컥!!]분신이 발버둥 치지 못하도록 카릴은 밟은 발에 더욱 힘을 주자 분신은 신음을 토해냈다.
“어……?”
그때였다.
카릴은 분신을 향해 고개를 내린 순간 뭔가 이상한 듯 살짝 눈을 찡그렸다.
황급히 검을 뽑아 바닥을 긋자 물방울이 튀기며 그와 함께 바닥에 깔린 검은 연기가 검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사라졌다가 금세 채워졌다.
‘안에 뭔가 있다?’
검게만 보였던 바닥은 실제로는 투명했고 그 위에 연기와 검은 물이 그것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연기와 물은 뭔가를 숨기기 위한 장막 같았다.
마치,
심연 속처럼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깊은 바닥 아래를 바라보며 카릴은 눈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