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37)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37화(237/497)
177. 공국 내전 (2)
코브(Cove) 최종 방어선.
항구의 절반 이상은 전투로 인해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연신 포격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은익 함대는 교묘하게 포격의 거리를 피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함포 사격권까지 녀석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포격에 휘말려 아군의 함대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길, 무기가 있어도 쓸 수 없다는 말인가. 공작 저하께서는?”
“현재 교전 중입니다. 하지만 골렘과 마도 포격기의 절반가량은 함선에서 제거한 상태라……. 아무래도 백병전을 유도하시는 듯싶습니다.”
“배, 백병전?”
항만 수비대장은 부하의 보고에 인상을 구겼다.
‘도대체 저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신 건지…….’
전방에서 치열한 전투가 한창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브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적함의 포격을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강철 함대라 하더라도 크나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전투의 천재라 불리던 공국의 지휘관.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수뇌부들은 프란 루레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 * *
“요격하라!!!”
쾅-!! 콰아앙—!!!
은익 함대의 지휘관은 자신들을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강철 함대를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콰드드득……!!
함선에서 쏟아지는 포격이 강철 함대의 함선들 앞에서 실드에 의해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차, 3차로 이어지는 포탄까지 튕겨내지는 못한 듯 강철 함대의 정면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포탄이 함대를 꿰뚫었다.
“좌표 입력 완료. 마도 포격 준비.”
함장실에 있던 조타수들이 일제히 그의 명령에 커다란 기판을 작동시켰다.
알 수 없는 고대어들이 잔뜩 적힌 입체 영상들이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영상을 보며 검은 고글을 쓰고서 허공에다 손가락을 움직였다.
퉁- 퉁- 퉁-!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자 허공에서 옅은 파동이 생기며 공기가 터지듯 물결이 일어났다.
우우우웅-!!
키이이이이잉–!!
함선 갑판에 장착되어 있는 거대한 포신이 입력된 좌표에 따라 움직였다.
공국이 자랑하는 마도 공학의 산물.
마도 포격기가 번뜩였다.
“발사!!”
함장실에 펼쳐진 영상을 바라보며 지휘관이 힘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발사!!]그의 명령에 따라 통신구를 타고 포격실에서 들려오는 선원들의 외침.
퍼엉-!! 펑!! 펑!!! 퍼어엉—!!!
은익 함대에서 새하얀 연기와 함께 포격기에서 다시 한번 포탄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도 시대 이후 명맥이 끊겨버린 마도공학술은 공국의 천재 공학자인 윈겔 하르트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비록 1공작인 튤리의 산하에 있긴 하지만 제국조차 가지지 못한 강력한 이 힘을 부활시켰을 때 윈겔 하르트는 저 포신이 서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적군을 가리키길 바랐을 것이다.
“하하하하!! 불나방처럼 달라붙는 멍청한 녀석들을 보아라!! 포격기도 없는 함선을 가지고 들이대다니!”
함장은 맹렬한 포격에 부서지는 강철 함대의 모습을 보며 신이 난 듯 소리쳤다.
[크르르르르르……!!]그때였다.
“……!?”
강철 함대의 남은 부대를 섬멸하기 위해 우회하던 은익 함대의 아래에서 파도가 요동치며 거세게 배를 흔들었다.
콰아앙……!!
콰앙……!!
선두에 있던 배가 마치 포격을 맞은 것처럼 선미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니 그대로 휘청거렸다.
“뭐, 뭐야?!”
함대를 지시하던 함장이 황급히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시야에 보이는 적군은 아무도 없었다.
당혹스럽기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선두라면 코브에서의 포격인가 했겠지만 갑자기 앞에서 질주하던 함선의 뒤가 부서진 것이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1, 3함선 후미 손상! 신속 수리 작동 허가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허가한다.”
하지만 조금 전 폭음에 당혹했던 것도 잠시 지휘관은 통신구를 잡으며 각 함선의 함장에게 알렸다.
“당장 상황을 파악하도록.”
그는 낮은 한숨과 함께 평정심을 찾은 듯 말했다.
[복구 시작.] [복구 시작.]1, 3함선에서 들려오는 선원의 보고와 함께,
쩌적…… 쩌저적……!!!
조금 전 선두에 있던 두 대의 함선의 후미에서 마치 나무의 줄기가 자라나듯 부서진 곳들이 복구되기 시작했다.
세어 들어오는 물이 일단 막아지자 휘청거리던 함선들이 균형을 다시 찾았다.
“얼마든지 공격해 봐라. 공국의 함대 중 유일하게 세계수를 재료로 해서 만든 함선이다. 공격을 받는다 하더라도 복구가 가능하지.”
지휘관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유일하게 부족했던 것이 공격력이었지만 이마저도 해결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공국의 상징은 강철 함대가 아니라 은익 함대일 것이다.”
이번 출진을 위해 코브에 남아 있던 예비 마도 포격기를 프란은 은익 함대에 장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락히엘의 배신.
빠르게 코브에서 함선을 몰아 외곽에서의 지원 포격을 하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로 인해 지상전에 쓸 마도 포격기까지 강철 함대에서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 순간,
함장실 아래에 있던 선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쓰고 있던 검은 고글을 벗고서 떨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지?”
“수, 수심 100m 아래 미확인물체가 포착되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접근 중!!”
“물 아래라니?”
지휘관은 부하의 보고에 조금 전 함선이 부서졌을 때도 보이지 않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항구에 어뢰라도 있단 말이냐!”
그제야 뭔가 이상한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조금 전 공격이 단순한 강철 함대의 특작군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님을 알았다.
“당장 확인해!!”
“강철 함대에서부터 마법 방해가 있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선원들은 모두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모든 마력을 실드로 전환한다. 다음 공격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
지휘관은 황급히 소리쳤다.
“늦었어. 어뢰 같은 게 아니니까. 그런 게 있었으면 진즉에 썼겠지.”
“……!!!”
그때였다.
지휘관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누, 누구냐?!”
함장실의 벽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한 소년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 해……!!]그 순간, 진열 후미에 있던 2함선에서 교신이 울렸다. 통신구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
하지만 그마저도 너무 놀라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듯 2함선의 외침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앙—!!!
콰아앙—!
갑판 위로 떨어지는 물벼락.
함장실의 창문이 순간 뿌옇게 변했다가 다시 시야가 트이자 지휘관의 본 함에 있던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더 이상 2함선의 교신을 듣는 건 무의미했다.
“해…… 해…….”
그 말과 똑같은 말을 읊기 시작하는 함장을 바라보며 소년은 그의 어깨 위에 가볍게 팔을 얹고는 말했다.
“이놈들은 다 혀가 짧나. 왜 말을 제대로 못 해? 이름이 길지도 않은데.”
콰아아아앙—!!!
함장실의 창문이 깨지며 거대한 촉수가 함장의 머리를 움켜쥔 채 그대로 벽으로 돌진했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촉수가 닿은 벽에서 붉은 피가 터지듯 번졌다. 함장의 다리가 부르르 떨리더니 벽을 타고 축 늘어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카릴은 머리가 완전히 박살이 난 함장의 시체를 바라보며 살짝 입맛을 다시듯 말했다.
“그래, 해왕(海王)이다.”
그러고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는 다시 한번 함장실에 남아 있는 선원들이 들리도록 말했다.
“뭘 해야 할지 말 안 해도 알겠지. 알아서 빨리 움직여. 죽고 싶지 않으면.”
* * *
“…….”
코브에 주둔하고 있던 병사들은 갑작스럽게 화염을 뿜어내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은익 함대를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우군(友軍)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건가?”
“그럴 리가. 전에 트윈 아머에서도 제국을 몰아낸 게 귀왕들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헛소문이 아니었던 건가?”
병사들은 저마다 넋을 잃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크아아아아……!!]수면 위로 솟구쳐 오른 거대한 해왕의 다리들이 함대를 움켜쥐고는 산산조각을 내기 시작했다.
함대는 연신 포격을 날렸지만 검은 연기만을 내뿜을 뿐 해왕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미끈한 점액으로 감싸진 녀석의 다리는 마치 실드로 보호된 것처럼 포탄을 떨어뜨리며 골치를 썩게 만들었던 적군을 유린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
와아아—!!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던 그들이었지만 서서히 줄어드는 은익 함대의 함선을 바라보며 코브에 있던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도대체 얼마 만에 승리란 말인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한 것은 바다의 주인이 자신들을 돕고 있다는 것이었다.
촤아아아악……!! 촤아악……!!
마치 물벼락이 떨어지는 것처럼 항구 아래쪽의 수면이 출렁이더니 거대한 눈동자가 나타났다.
“……!!!”
거대한 해왕의 머리가 수비군의 앞에 나타나자 병사들은 도망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 버리고 말았다.
“야.”
카릴은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수비 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제야 사람들은 해왕의 머리 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누, 누구지?!’
‘설마…….’
‘해왕을 조종하기라도 하는 건가?’
‘믿을 수가 없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뒤엉켰다.
소드 마스터들도 고전을 금치 못한다는 해왕이었다. 그런 괴물을 사냥하는 것도 아니고 길들인다는 것은 오랜 바다를 살아온 코브의 수비군들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네?”
평상시라면 자신을 향한 무례를 용서할 리가 없었지만 수비 대장은 해왕이 내뿜는 위압감에 화를 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지금 당장 프란 루레인을 불러와. 무슨 X신 같은 짓을 하고 있는지 녀석의 입으로 들어야겠으니까.”
카릴은 해협 쪽으로 턱짓을 하며 그에게 말했다.
“네, 네네!!!”
그의 말에 수비 대장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도 카릴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병X 같은 짓거리라는 말에 모두 동의하는 바였으니 말이다. 수비 대장의 표정을 봐도 알 수 있었다.
카릴을 바라보는 눈빛들은 갑작스러운 침입자가 아닌 자신들을 구해줄 구원자를 바라보는 눈빛이었으니까.
[크르르르…….]흩어지는 병사들의 모습을 보며 카릴은 해왕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조금 기다려. 앞으로 원 없이 먹여 줄 테니까.”
해왕이 그의 말에 기분 좋은 듯 커다란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서서히 수면 아래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카릴은 녀석을 밟고 가볍게 뛰어올라 항구의 안쪽으로 내려앉고는 허리를 폈다.
‘이건 이기기 위한 전투가 아니었어. 오히려 일방적으로 지기 위해 적군에 돌진하는 모습이었지.’
강철 함대의 전투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다.
‘일단 무슨 생각인지는 일단 들어봐야겠지.’
병사들의 표정을 봤을 때 그것이 계획된 전략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했다.
“무슨 꿍꿍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란 루레인. 네놈이 해 놓은 것들이 나를 돋보이게 해줄 발판으로 충분하겠어.”
저 멀리서 회군하는 강철 함대를 바라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
공국 영웅의 첫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