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47)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47화(247/497)
177. 공국 내전 (12)
“사…… 살려주십시오.”
엉망이 된 얼굴의 자일스 자작은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는 양손을 머리 위로 들고는 손바닥을 빌며 울먹였다.
타닥…… 타닥…….
여기저기 불에 타고 무너진 문 에테르의 성벽 아래 부서진 집무실의 흔적이라고는 반쯤 타다 만 붉은 카펫뿐이었다.
“전쟁 중에 자비를 바라는 건가? 그것도 적군에게? 문 에테르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너의 병사들의 앞에서 지휘관이라는 작자가 잘도 그런 소릴 하는군.”
카릴은 고개를 들었다.
“전사는 명예를 택합니다. 하나 명예조차 모르는 자는 죽음도 아깝겠지요.”
기다렸다는 듯 릴리아나가 대답했다. 카릴은 그녀의 말에 만족스러운 듯 다시 고개를 내리며 자일스를 바라봤다.
“너는 명예보다 목숨이 소중한가?”
“흐…… 흐이익!”
카릴은 그런 그를 차갑게 바라봤다.
“그만.”
그때였다.
잠자코 보고 있던 프란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카릴을 막았다.
“문 에테르의 수비를 맡고 있는 자일스 경의 가문은 공국의 오랜 충신가(忠臣家)이다. 그를 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무래도 그 뛰어난 능력은 선대까지였나 보군요. 이런 자가 주요한 문 에테르의 수비를 맡고 있었다니 말입니다.”
카릴은 자일스에게 경고를 하듯 자신의 옆에 서 있는 프란을 가리키며 말했다.
“목숨을 구했군. 프란 경의 자비에 감사하라.”
카릴은 프란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가신(家臣)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릴의 그런 행동을 볼수록 프란의 얼굴은 오히려 더욱 굳어졌다.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프란이 이민족을 부른 장본인이라 여겨질 것이었으니까.
“대신 네게 프란 경을 위해 할 일을 주겠다.”
“그, 그게 무엇인지…….”
“지금 당장 화이트 벙커로 가 문 에테르의 함락을 보고해라. 너의 처분은 튤리에게 맡기지. 과연 그녀도 프란 경과 같은 관대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지금까지 목숨을 구걸하던 자일스가 오히려 놓아 준다는 말에 더욱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사…… 살려주십시오! 이대로 화이트 벙커에 가게 되면 저는 죽은 목숨입니다. 아직, 보, 보…… 보고도 올리지 않은 상태인데 함락을 알리면……!!”
그 순간,
자일스의 말에 카릴의 눈이 번뜩였다.
“뭐? 보고를 올리지 않았다……?”
“그, 그게…….”
“설마 지금 튤리가 우리의 공습을 모르고 있다는 말은 아니겠지.
‘이것 봐라?’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말을 더듬는 자일스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콰아아아앙―――!!!
“크헉!”
엎드려 있던 자일스의 갈비뼈를 프란이 있는 힘껏 차버리자 마치 뒤집어진 거북처럼 자일스는 헉헉거리는 신음 소리와 함께 자빠진 채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 뭐라고?! 이…… 빌어먹을 새끼가!!! 뭐? 다시 말 해봐!!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온해 보였던 프란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의 얼굴이 당장에라도 자일스를 잡아먹을 듯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런 병신 같은……!! 정말 튤리가 이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화이트 벙커의 앞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모든 게 끝이다……!!’
프란은 뻗은 자일스의 멱살을 움켜쥐면서 소리쳤다.
“도대체 네놈은 무슨 생각으로 그딴 짓을 벌인 거냐! 적이 코앞에 나타났는데도 왜 아직도 보고를 하지 않은 거냔 말이다!”
“그, 그게…….”
자일스는 벌벌 떨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화이트 벙커에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을 줄이야. 그렇다면 말이 달라지지.’
카릴은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정하십시오, 프란 경.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걸 경께서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뭐?”
프란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얼굴을 구기며 카릴을 바라봤다.
저벅― 저벅―
카릴은 걸음을 옮겨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자일스가 듣지 못할 나지막한 목소리로 카릴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나 녀석이나 감당하지 못할 헛된 욕망으로 나라를 망치고 말았으니 말이야.”
“……!!”
그의 말에 프란이 얼굴을 떼며 카릴을 바라봤다. 하지만 물러서는 그에게 더욱 다가가 카릴은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쭉 지켜봐야 할 거야.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도록 내가 계속 네게 보여줄 거거든. 저게 바로 네 미래니까.”
프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으……!! 으아아아!!”
그는 카릴을 바라보더니 비명에 가까운 외침을 토해내며 엎어져 있는 자일스를 있는 힘껏 발로 밟았다.
“죽어!! 죽어버려! 이 새끼야!!”
“악……! 아악!!”
구타를 당하는 자일스는 뒷목을 양손으로 잡고는 더욱더 바닥에 웅크리자 마치 한 마리 벌레 같아 보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연신 몰아쉬는 프란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자일스를 노려봤다.
카릴은 프란이 자일스를 구타하는 동안 가만히 두었고 웅크리고 있던 자일스는 미동도 하지 않아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달그락…… 달그락.
프란은 품 안에서 알약 통을 꺼내 약을 입에 털어 넣고는 씹어 대며 자일스를 다시 한번 발로 걷어찼다.
“커컥……!!”
그러자 숨이 막히는 소리와 함께 웅크리고 있던 자일스가 벌러덩 뒤집어지며 쓰러졌다.
‘흐음, 약을 먹는 주기가 더 빨라진 것 같은데.’
코브에서 볼 때부터 조금 신경이 쓰였는데 카릴은 이제 프란이 습관처럼 알약을 씹어 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 이제 화이트 벙커로 진격할 건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지금이 가장 무방비 상태라는 뜻일 텐데.”
“아니, 거긴 안 간다.”
“왜?”
“널 위해서.”
“……뭐?”
프란은 무슨 헛소리냐는 듯 카릴을 바라봤다. 그러자 반쯤 무너진 창문틀에 기대어 그가 대답했다.
“아무리 보고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가 화이트 벙커에 도착할 때쯤이면 화이트 벙커에는 대비가 되어 있겠지.”
“…….”
“공국의 각 요새는 타격을 받았을 경우 화이트 벙커로 경보가 울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도 공학자인 윈겔 하르트가 장장 5년에 걸쳐 구축한 시스템이지. 네게 모르냐고 묻는 것이 바보 같은 질문이겠지?”
카릴의 말에 프란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체제가 완성된 것은 아직 몇 달밖에 되지 않아 외부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걸 어떻게…….”
프란이 입을 뻐끔거리며 놀란 듯 말했다.
퍼억―――!!
그때였다.
성벽에 기대어 있던 카릴이 있는 힘껏 프란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뭐야 진짜야? 그런 걸 알면 빨리 얘기해 줘야지. 이대로 화이트 벙커로 진격했으면 어떻게 할 뻔했어?”
“커헉…….”
조금 전 자일스와 같은 입장이 되어 버린 프란은 옆구리를 움켜잡으며 신음 소리를 뱉었다.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어, 그냥 떠봤는데 진짜인가 보네. 화이트 벙커가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대로 진격했으면 제 발로 함정으로 달려가는 것과 똑같은 꼴이라는 말이잖아? 정신 안 차려?”
모른 척하며 말했지만 사실 소문이란 건 거짓말이다. 카릴은 공국의 경보 체제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전생의 기억을 토대로 이미 잘 알고 있었을 뿐이다.
덕분에 신탁 전쟁에서 타락들과 싸울 때 공국의 요새들을 요긴하게 사용하기도 했었다.
맨정신의 프란이었다면 그걸 눈치챘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알아낼 정신도 없는 듯 보였다.
“큭…… 크윽.”
“응? 전쟁에서 승리를 해야 할 거 아냐. 누가 봐도 우린 같은 편이라고. 프란, 안 그래?”
“……이 새끼.”
“뭐?”
“…….”
프란은 욱신거리는 옆구리를 움켜쥐고는 카릴을 노려봤다. 하지만 그가 주먹을 다시 한번 쥐자 고개를 떨구었다.
‘빌어먹을……. 내가 여기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몇 번이나 속으로 소리쳤지만 프란은 눈앞의 괴물에게 도망칠 방법이 과연 있기나 할지 걱정이었다.
“릴리아나, 프란을 잘 모셔라. 우리의 중요한 손님이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카릴의 앞에 서 있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밧줄로 프란의 손목을 묶고는 어깨에 들쳐 멨다.
마력을 흡수하는 특수한 밧줄이었기 때문에 프란은 포박을 당하자마자 힘이 쭉 하고 빠지는 기분이었다.
“…….”
하지만 평상시와 다르게 프란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 * *
“명하신 대로 밧줄은 느슨하게 묶었습니다.”
릴리아나가 프란과 함께 사라지자 뒤에서 하시르가 나타나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런데 그가 정말로 도망칠 거라 생각하십니까?”
카릴은 그의 물음에 피식 웃었다.
“물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니까. 놈은 지금 함정인지 아닌지 가릴 처지가 아냐.”
그 말대로였다.
조금 전 프란이 나갈 때 카릴과 하시르는 그가 살짝 굳은 표정을 지었던 걸 놓치지 않았다. 애써 숨기려고 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카릴은 우스울 따름이었다.
“그가 화이트 벙커로 갈까요?”
하시르의 물음에 카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녀석도 머리가 있다면 혼자서 거길 찾아가진 않겠지. 우든 클라우드와의 거래와는 상관없이 문 에테르가 함락이 되었다는 것을 보고하게 되면 아무리 프란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목을 보존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알 거야.”
카릴은 조금 전 엉망이 되어 기절한 자일스를 떠올리며 말했다.
“자일스를 데리고 간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건 도망치는 입장에서 불가능하고 말이야.”
“그럼……. 어째서 녀석을 보내신 겁니까? 차라리 두고 인질로서 사용하는 편이 더 낫지 않습니까? 애초에 주군께서 프란을 공국의 승자로 만들고자 하지 않으셨습니까.”
카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무슨 소리.”
“……네?”
“나는 프란에게 승리를 안겨 주겠다고는 했지만 그를 공국의 주인으로 만들겠다고는 하지 않았어.”
그의 말에 하시르는 살짝 고개를 꺾으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놈은 화이트 벙커로 가지 않아. 하지만 오히려 정말로 내가 바라는 곳으로 가겠지. 지금 상황에서 프란이 의탁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니까.”
바로,
앤섬 하워드.
은익 함대의 위험이 사라진 이후 카릴은 즉시 코브에 주둔해 있던 강철 함대의 마격 포격기를 모두 떼어 내 빈프레도 하구 전선에 부족한 장비를 보충하였다.
뿐만 아니라 앤섬은 카릴의 말에 따라 주위에 있는 연금술사들을 모두 소집하여 용 사냥에 사용되었던 약물을 창대에 발라 창병들에게 제공하였다.
포격기의 화력 함께 부족하지만 비룡 부대의 해결책까지 찾은 그는 특유의 기질을 발휘하여 빠르게 전선을 밀고 북상 중이었다.
“지금쯤이면 앤섬이 빈프레도 강 중류쯤에 도착했을 거야. 그는 기세를 멈추지 않을 테니 늦어도 이틀 안에 프란이 앤섬의 군대와 만날 수 있겠지.”
프란은 소드 마스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급 익스퍼트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력으로 달린다면 마력이 고갈되기 전에 두 사람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녀석을 놓아준 이유는 녀석이 앤섬의 진영에 도달할 때쯤 화이트 벙커에서 출발한 비룡 1부대가 전선에 합류했을 시기이기 때문이지.”
카릴은 문 에테르에 머무는 동안 자일스를 심문했고 입이 가벼운 그는 별다른 고문도 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많은 것을 말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정보가 바로 화이트 벙커의 비룡 1부대가 빈프레도 강 전선으로 향했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더 이상 전력을 빼기 어려운 화이트 벙커의 사정을 알기에 자일스는 이민족을 자신의 힘으로 처리하고 공을 세우려 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일스의 똑같은 말을 들으며 카릴과 프란은 서로 다른 생각을 했다.
‘비룡 1부대라면……. 튤리의 군사 중에 가장 강력한 부대. 아무리 놈이라 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 없을 터. 그들과 합류해서 놈을 칠 수만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카릴이 만들어 준 빈틈을 놓칠 수가 없는 이유가 바로 저것, 자일스의 말을 듣고 번뜩였던 프란의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카릴의 생각은 달랐다.
“비룡 부대가 전선에 합류하는 것이 왜 중요한 사안이 되는 겁니까? 적의 전력이 올라가면 오히려 진군을 하기에 어려워 화이트 벙커를 함락시키는 데 어렵지 않습니까?”
“하시르, 넌 내가 고작 화이트 벙커를 무너뜨리는 것을 어려운 일로 여길 거라 생각하나?”
카릴의 물음에 하시르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나는 공국의 영웅이 되고자 한다.”
그의 대답에 카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하지만 프란 루레인을 지지하며 승리를 이끈 그저 그런 전쟁 영웅으로 공국에 내 이름을 알리려는 것이 아니다.”
카릴은 눈을 빛냈다.
“프란과 튤리의 내전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야 한다. 우리가 문 에테르를 함락시킨 것부터 프라우 햇, 요만 그리고 코브의 일전까지. 모두 두 사람이 싸워야 할 이유와 싸울 수밖에 없는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격렬해지겠지.”
“…….”
“프란은 이번 내전이 짜고 치는 전쟁이라 했다. 하지만 강 중류에 프란이 도착했을 때 비룡 1부대를 프란 군이 처단한다면?”
하시르는 그의 말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전쟁은 소용돌이에 빠지겠지.”
“설마……. 문 에테르의 병사들의 갑옷을 수거하라고 하신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십니까?”
“맞아. 이곳을 친 이유는 단순히 화이트 벙커의 뒷문이기 때문이 아니야. 공국 갑옷을 입은 우리를 튤리는 프란 군으로 알겠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보여주기식의 전쟁이 아닌 제대로 된 전면전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될 거야.”
카릴은 차갑게 말했다.
“튤리는 소형 골렘만을 전선에 투입했을 뿐 자신의 또 진짜 전력인 마이스터 부대는 여전히 화이트 벙커에 주둔시켜놨어. 하지만 비룡 부대를 빼앗기게 되면 그들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겠지.”
마도공학대 마이스터(Meister).
공국의 기틀을 마련한 또 다른 자랑.
천재 공학자인 윈겔 하르트가 감독관으로 있는 이 부대는 여타 다른 골렘들과 달리 레볼(Revol)이라 불리는 대형 골렘이 있었다.
이는 과거 드워프국의 왕가이자 역대 골렘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걸작이라 불리는 뮤르가의 엔더러스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윈겔 하르트가 재창조한 마도병기였다.
카릴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마이스터 부대가 화이트 벙커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선에 투입되는 것.
걸어 다니는 성이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레볼의 위용은 어마어마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운용시키는데 튤리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크기가 큰 만큼 레볼이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지나간 자리는 초토화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볼을 완벽하게 무력화시켰을 때야말로 진실 된 공국 내전의 종결이라 할 수 있다.’
카릴은 눈빛을 빛냈다.
“튤리가 레볼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그리고 대형 골렘인 레볼이 투입되고 나면 전쟁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클 것이다. 몇 해가 지나도 복구되기 힘들 지경으로 말이지.”
그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모습을 드러낼 때는 바로 그때다. 고작 권력이란 욕심 때문에 일으킨 전쟁으로 희생되는 공국의 백성들을 구할 영웅.”
“설마…….”
하시르는 카릴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었다.
카릴은 그런 그를 향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을 길게 끌 생각 없다. 튤리와 프란이 맞붙는 전장에서 나야말로 이 둘을 모두 잡고 새로운 영웅이 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