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51)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51화(251/497)
177. 공국 내전 (16)
“하…… 한 명?!”
처음에 보고를 받았을 때 부단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고작 한 명이라고?!”
이런 급박한 상황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부하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잠시, 이제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상공 아래 보이는 한 사람.
수천의 병력이 진격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 명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길이 좁아지는 협곡도 아니고 단순한 일반 병사만으로 구성된 병대도 아니었다.
“이런 미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을 보라는 듯 봉화를 세운 것처럼 그가 서 있는 주변에는 나무들이 불타고 있었다.
이런 짓을 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카릴이었다.
[크르르르르르……!!!]하늘을 나는 비룡들이 지상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리웠다.
“이런 쓸데없는 곳에서 시간을 빼앗길 수 없다!!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설사 함정이든 미끼든 상관없다. 가서 불태워 버리고 합류해라!”
“넵!!”
“알겠습니다!”
비룡 기수들은 부단장의 말에 대답했다.
부단장이 손을 들어 올리자 열 마리의 비룡이 일제히 하강했다.
[크아아아아아!!!]선두에 선 기수가 드레이크의 고삐를 꺾자 붉은 눈을 한 드레이크의 입에서 화염이 쏟아졌다.
화르륵……!!
쾅!! 콰아앙!! 쾅!! 쾅!!!
둥근 화염 구체가 마치 탄환처럼 열 마리에서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후읍.”
카릴은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화염을 바라보며 천천히 마력을 끌어 올렸다.
마력혈에서 이어지는 마력이 상승할수록 그의 오른쪽 손등에 박힌 아인 트리거가 붉게 변했고 왼쪽 손목에 그려져 있는 뱀의 문양이 일렁였다.
스앙――!!
카릴이 얼음 발톱을 뽑아 허공을 베었다.
그러고는 있는 힘껏 발로 지면을 내려치자 마치 거대한 벽처럼 바닥 한 면이 껍질을 벗겨 낸 것처럼 매끈하게 잘려 카릴의 발을 기점으로 솟아올랐다.
쩌적…… 쩌저적……!!
바닥이 솟아오르며 박혀 있던 나무들의 뿌리가 뜯어지고 흙가루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콰강!! 콰가가가강―――!!!
드레이크가 쏟아 낸 화염들이 솟아오른 흙벽에 부딪히면서 요란한 굉음과 함께 터졌다.
“……!!!”
기수들은 그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비룡부대의 공격을 이런 식으로 막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일반 병사들이라면 조금 전 공격으로 일격에 수백 명은 불태워 버릴 위력이었다.
“믿을 수 없어…….”
“저런 게 가능하다고……?!”
수천에서 수만의 병력과 맞먹는 힘을 가진 비룡 부대는 상황에 따라 소드 마스터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진다. 특히 장애물이 없는 평지에서는 더더욱 드레이크의 위용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을 승리를 확신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푸스스스스…….
흙먼지 사이로 카릴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부서진 흙벽에 있던 잘린 나무 기둥을 들고 서 있었다. 자그마치 3배는 될 것 같은 거목의 잔해였다.
“흐읍……!!”
마치 창대를 던지듯 있는 힘껏 카릴이 거목을 내던지자 날카롭게 회전하며 솟구쳐 올랐다.
수아아앙―――!!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나무 기둥이 선두에 있던 드레이크의 날개를 정확히 관통했다.
[캬아아악!!!]비명과도 같은 포효와 함께 드레이크는 고통스럽게 날갯짓을 했지만 커다란 구멍이 뚫린 날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중심을 잡지 못했고 빙글빙글 나선으로 회전하며 바닥으로 추락하고 했다.
“으, 으아악!”
기수의 비명과 함께 드레이크가 지면에 부딪히며 지면에 미끄러졌다.
콰가가가강……!!! 콰강!!!
드레이크의 얼굴이 갈리듯 수십 미터를 밀려났다. 녀석의 머리 위에 있던 기수는 충돌하기 직전 뛰어내린 듯 어느새 검을 뽑아 카릴을 경계했다.
“흐음, 그사이에 빠져 나온 건가? 확실히 실력은 있군.”
자칫 잘못하면 추락하는 비룡에 묶여 압사당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카릴은 자신을 겨누고 있는 마나 블레이드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 새끼……. 정체를 밝혀라!!”
비룡 기수는 쓰고 있던 고글을 벗어 집어 던지고는 황급히 달려 나가며 카릴에게 검을 그었다.
하지만 그 물음에 대답 대신 검격이 날아왔다.
“헉……!!”
기수는 황급히 카릴의 공격을 막았다.
있는 힘껏 마력을 끌어모은 마나 블레이드를 폭발시키면서 검을 그었지만 검날은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죽이긴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신탁 전쟁을 생각하면 비룡 부대는 타락을 상대하기 훌륭한 전력임에 틀림없었다.
최대한 그들을 살려두고 싶지만 비룡 부대를 놔두고 튤리를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카릴은 살짝 입맛을 다셨다.
카릴이 손바닥을 펼쳐 기수의 얼굴을 움켜잡으며 밀었다.
콰아앙―!!!
두 다리가 부웅 떠오르며 기수의 뒤통수가 그대로 지면에 처박혔다.
“컥…… 커컥!!”
마력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수는 단 일격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카아아악!!!]그 순간, 상공에서 호를 긋듯 선회하며 또 다른 드레이크가 먹이를 낚는 맹금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하강하며 카릴의 뒤를 노렸다.
아슬아슬하게 카릴이 바닥을 짚으며 몸을 꺾자,
탁―! 탁탁―!!
드레이크의 이빨이 목표를 잃고 그저 허공을 씹으며 요란하게 울렸다.
거대한 그림자가 카릴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
드레이크가 다시 상승하려 날개를 펄럭이는 순간 카릴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기수의 멱살을 잡아끌어 올렸다.
반항조차 할 수 없는 힘.
카릴은 한 팔로 기수의 몸을 들어서 있는 힘껏 공중으로 던졌다.
“으아아악!!!”
그의 비명과 함께 허공에 연신 이빨을 부딪치던 드레이크의 입안으로 기수의 몸이 빨려 들어가듯 들어갔다.
콰악……! 와지끈!!
우드득―――!!
뼈를 씹는 둔탁한 소리가 울리며 드레이크의 이빨 사이로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비명은 거기서 끝이었다.
순식간에 자신들이 기르던 드레이크의 먹잇감이 되어버린 동료를 바라보며 기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칼스!!!”
조금 전 드레이크에게 먹힌 기수의 이름인 듯 기수가 그 이름을 외쳤다.
턱―
하지만 분노도 잠시 아직 동료의 피를 머금고 있는 드레이크의 머리 위에 가볍게 올라탄 카릴을 바라보며 그는 고개를 들었다.
“네놈……!!”
그는 카릴을 향해 이를 갈았다.
하지만 부질없는 반항은 거기까지였다.
기수가 검을 뽑기도 전에 카릴의 얼음 발톱이 녀석의 목을 베었다.
[크륵……!! 크르르륵……!!]기수의 시체를 발로 차 떨어뜨리고는 드레이크의 고삐를 움켜쥐자 녀석이 요동쳤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카릴은 드레이크의 머리에 손을 얹고는 녀석을 움켜쥐었다.
손등에 박힌 아인 트리거가 붉게 빛남과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그의 손바닥에서 피어올랐다.
치이익……!! 치직……!!!
살갗이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단단한 드레이크의 비늘이 녹아버렸다.
[카아아아악―――!!]드레이크가 비명을 질렀다.
“……말도 안 돼.”
기수들은 그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드레이크 한 마리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비룡 1부대는 다른 비룡들과 달리 염룡의 피를 합성시켜 만든 광폭한 종들이라 알에서 부화했을 때부터 주인을 각인시켜야 간신히 한 마리를 길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주인을 잃은 드레이크가 너무나 당연하듯 카릴에게 복종을 하고 있었다.
꽈악―
카릴이 고삐를 꺾자 드레이크가 날개를 퍼덕이며 방향을 틀었다.
“그렇지.”
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잡았던 고삐마저 놓아버렸다.
“……!!!!”
“……!!!!”
기수들은 그 광경에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년간 드레이크를 길들인 자신들도 고삐와 채찍이 없으면 드레이크를 다루지 못한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비룡이라 할지라도 한순간의 긴장을 놓치면 주인도 물 수 있는 것이 녀석들이었다.
조금 전 동료를 씹어 먹어 버리는 드레이크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드레이크를 다루는 그들에게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고삐와 채찍은 드레이크로부터 그들을 지켜주는 생명줄과 다름없었다.
그걸 놓는다는 것은 자살 행위와도 같았다.
비룡 1부대의 단장인 테릭스조차도 저런 식으로 비룡을 다루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소년이 태연하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고 있었다.
툭툭―
카릴이 발로 드레이크의 머리를 치자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드레이크가 포효를 내질렀다.
[크아아아아―――!!]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나머지 기수들이 타고 이는 비룡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카릴이 타고 있는 드레이크가 다른 비룡들에 비해 특출하게 상위종도 아니었다.
그런데 마치 맹수를 만난 초식동물처럼 갑자기 드레이크들이 공포에 떨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이게 왜 이래?!”
“무슨 일이지?!”
기수들은 갑작스러운 일에 당혹스러워하며 드레이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삐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이미 제어가 불가능한 드레이크들은 오히려 기수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어어……?!”
“으아아아악―――!!”
기수들은 안간힘을 쓰며 고삐를 움켜쥐었지만 요동치는 비룡들을 막을 수 없었다.
주인들을 떨어뜨리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서로의 등 위에 있는 기수들을 잡아먹으려고 입을 벌리며 달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피해!!!”
“사, 살려줘!!!”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
도망칠 곳 없는 상공에서 기수들은 결국 폭주하는 드레이크들을 피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고삐를 내던지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몰랐다.
카릴이 타고 있는 드레이크로 인해 비룡들이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생각을 읽은 듯 내지른 포효 속에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뿐이다.
바로,
원류가 가지는 절대성.
카릴의 몸 안 흐르는 힘, 염룡(炎龍) 리세리아의 마력을 확인한 드레이크는 자신의 동족들에게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드레이크들은 카릴이 내뿜는 마력을 확인하고 더 이상 반항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녀석들의 눈에는 카릴이 염룡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퍼덕……! 퍼덕……!
사아아악……!!
주인이 사라진 비룡들이 일제히 날갯짓을 하며 카릴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비룡 1부대의 드레이크들은 염룡의 힘에서 태어났기에 본능적으로 그 힘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저 멀리 상공을 날던 부단장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흠.”
카릴의 머리 위로 왕관을 만드는 것처럼 둥글게 원을 그리며 드레이크가 날고 있었다.
마치,
진정한 주인을 맞이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