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64)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64화(264/497)
184. 화이트 벙커 전(戰) (4)
지이이이이잉―! 철컥―!!
도끼를 잡고 있는 레볼의 팔목에서 건틀렛처럼 생긴 갑주가 돌아가며 네 방향으로 분리되자 각각의 모서리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츠으으으……!!
연기가 사라짐과 동시에 분출구에서 뜨거운 불길이 솟구치며 동시에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추가적으로 마법진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오자 추진력을 받자 레볼이 카릴이 밟고 있는 도끼를 있는 힘껏 돌렸다.
카릴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그 상태로 한 바퀴 공중에서 몸을 틀어 바닥에 착지하자 레볼의 도끼가 수직으로 방향을 틀며 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콰아아아아앙―――!!
하늘이 잘려 나가는 것 같은 거대한 폭음과 함께 레볼의 도끼가 바닥을 내려쳤다.
주변의 건물들이 풍압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지며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잔해들이 마치 탄환처럼 여기저기 박히면서 주변의 건물들마저 동시에 부서졌다.
도끼가 박힌 곳에 반경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고 바닥이 완전히 뒤집혀져 흙바닥이 보였고 여기저기 박혀 있는 나무뿌리가 훤히 드러났다.
우지끈―!!
거리를 장식했던 나무들은 골렘의 발에 밟혀 부서졌고 순식간에 화이트 벙커의 입구 쪽은 폐허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전투의 시작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과연 얼마나 더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인지 사람들은 두려운 눈빛으로 골렘을 바라봤다.
“끝났나……?”
“저런 걸맞고 살아 있을 리가 없지.”
저 멀리 대피소에 숨을 죽이며 숨어 있는 사람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뒤덮인 먼지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마치 모래 폭풍처럼 솟구친 분진만으로도 레볼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푸스스스스스…….
솟구쳤던 먼지가 눈보라와 섞이면서 서서히 가라앉았다.
콰앙……!!
순간, 도끼를 내려친 레볼의 몸이 휘청거리며 조금 전 바닥을 찍었던 팔이 위로 튕겨져 나갔다.
“……!!!”
“……!!!”
거대한 기둥 같은 레볼이 뒤로 물러나자 가라앉기 시작했던 흙먼지가 다시 소용돌이처럼 돌더니 골렘의 크기만큼이나 높게 솟아올랐다.
파앙―!!
솟구친 흙먼지를 뚫고 카릴이 튀어 올랐다.
먼지바람이 마치 꼬리처럼 그의 뒤를 따라 궤적을 그렸다.
카릴이 레볼이 했던 것처럼 있는 힘껏 얼음 발톱을 횡으로 그었다.
그의 검은 골렘의 도끼에 비한다면 마치 이쑤시개처럼 작고 연약해 보였다.
“흡……!”
얼음 발톱이 비전력을 흡수하자 보랏빛의 아케인 블레이드가 레볼의 전격을 뚫고 밀려들어 왔다.
크까가가가각―――!!
놀랍게도 카릴의 검이 격돌하는 순간 두 무기가 맞닿은 경계에서 폭발과도 같은 불꽃이 터져 나왔고 검날과 도끼날이 서로 맞물리며 갈렸다.
“말도 안 돼…….”
대피소의 사람들은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조금씩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었다.
고작 골렘의 새끼손가락만 한 작은 인간이 자신의 수십 배가 되는 거신을 밀어붙였다.
[제길……!!]윈겔 하르트는 이를 악물었다.
조종석 안에 생성된 시야를 밝혀주는 마경(魔鏡)의 테두리에 경고를 알리는 붉은 띠가 반짝였다.
팔목에 부착되어 있는 추진 장치에 마력을 끌어모았지만 골렘의 힘에도 불구하고 카릴은 밀리지 않았다.
드르륵―!!
윈겔이 레버를 당겼다.
조종석 뒤편에 마력 충전기에서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반대쪽 팔을 들어 마치 무기처럼 방패를 휘둘렀다.
번쩍 들어 올린 방패가 위에서 아래로 운석처럼 떨어졌다.
요란한 진동과 함께 그 여파로 무너진 도로와 잔해들이 마치 무중력 상태가 된 것처럼 위로 솟구쳐 올랐다.
“꺄아악!!”
“으악?!”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고 주저앉으면서도 카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들은 카릴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카릴의 주위가 정적을 이루었다.
파밧―! 팟―!
고작 수초도 되지 않을 찰나의 순간에 공중에 떠 있던 잔해들을 밟고 지그재그로 튀어 오르는 카릴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육안으로는 쫓을 수 없는 엄청난 속도.
카릴이 잔해들을 징검다리 밟듯이 뛰어오르며 자세를 잡았다.
2번째 외뿔 자세(Unicorn Posture).
일점 공격의 2번째를 취하는 순간 그의 검날에서 강렬한 마력이 응축되었다.
6클래스의 반열에 오르고 난 뒤,
카릴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 불만인 점은 그 마력을 아직도 검에 의존해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7클래스의 반열의 대마법사들이 넘지 못한 경지를 마력도 없는 상태에서 검 하나로 도달했던 그였으니까.
단일의 마법을 마력이 담긴 그의 검과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마도 시대의 대마도사인 카이에 에시르는 단 하나의 속성만을 쓸 수 있었기에 마력 증축이란 방법으로 자신의 마도(魔道)를 관철시켰다.
하지만 카릴은 그와 달리 모든 속성을 쓸 수 있는 용마력을 가졌다.
‘마력 합성(魔力合成).’
하나의 속성이 아닌 각기 다른 속성의 응집.
카릴은 얼음 발톱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케인 블레이드를 바라보며 언젠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마법학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카릴의 눈매가 가늘게 변했다.
콰가가각―――!!
검날을 따라 나선으로 회전하던 그의 아케인 블레이드가 검극에서 송곳처럼 뿜어져 나왔다.
[큭?!]조종석에서 윈겔 하르트가 황급히 조종관을 당기자 레볼이 팔을 들어 엑스자로 교차하며 방패로 자신의 앞을 막았다.
스캉!!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카릴과 레볼이 격돌하였다.
탁!
타탁!! 타타탁!!!
카릴이 레볼을 지나쳐 바닥에 착지하자 그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주르륵 미끄러졌다.
그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가볍게 발을 구르며 뛰어올랐다.
왼발을 축으로 발목을 꺾으며 간신히 멈춰섰을 때 카릴의 머리 위가 어둡게 변했다.
레볼이 무서운 속도로 몸을 틀어 주먹을 수직으로 떨어뜨렸다.
팔등에 장착되어 있는 거대한 방패가 마치 파리채마냥 카릴을 압살하기 위해 쏟아졌다.
콰악!!!!
카릴이 검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보다 레볼의 방패가 훨씬 더 빠르게 그를 향해 떨어졌다.
“조, 조심……!!!”
“위험해!!”
그 광경을 사람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퉁―
하지만 당장에라도 카릴을 찍어 눌러 버릴 것 같았던 거대한 방패가 바닥에 격돌한 것 치고는 너무나도 허무한 소리가 들렸다.
“……어?”
“뭐, 뭐지?!”
눈을 질끈 감았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레볼을 바라봤다.
“……!!!”
“……!!!”
카릴을 찾던 사람들이 레볼과 그의 모습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카릴의 머리 위에 멈춘 방패에 날카로운 금이 가더니 두 동강이 나면서 그의 옆으로 떨어져 지면에 박혔다.
쿠웅―!!
카릴이 자신의 옆 바닥에 꽂혀 있는 거대한 반쪽 방패를 발로 툭 치자 쓰러지면서 듯한 요란한 소리를 냈다.
자신의 반대쪽에 박혀 있는 또 다른 방패 조각을 툭툭 건드리며 그가 말했다.
“조종사의 부족함인지 아니면 기술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무기에는 마나 블레이드를 쓸 수 있어도 방패는 불가능한가 보군. 이렇게 쉽게 잘려 나가다니 말이야.”
그는 반 토막이 난 반대쪽 방패도 밀었다.
쿠우웅……!!
양쪽으로 비석처럼 박혀 있던 잘려 나간 방패들이 바닥에 쓰러지자 카릴은 고개를 들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방패 따위 경지에 오른 자에게는 그저 종잇장에 불과하지.”
그의 인영이 흐릿하게 사라졌다.
[……!!]비틀거리던 레볼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자 방패를 들고 있던 골렘의 팔이 깨끗하게 잘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큭?!]잘려 나간 관절의 부품들을 통해 검은 기름이 마치 피처럼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 어어…….”
그 모습을 지켜보며 대피소의 시민들뿐만 아니라 공국관에 있던 귀족들은 그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화이트 벙커의 관저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뭐, 저런…….”
“괴물이 다 있지?”
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한 마디에 튤리가 날카롭게 쏘아봤다.
젊은 귀족은 화들짝 놀라며 입을 막았지만 그녀조차도 그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굳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녀의 눈엔 단순히 괴물이 아닌 자신의 계획을 완전히 짓밟아 버릴 악마로 보인다는 것뿐이었다.
츠으으으으아아아아악―――!!!!
카릴이 뛰어올라 뒤를 돌며 얼음 발톱의 검면으로 레볼의 가슴팍을 있는 힘껏 두들겼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거대한 레볼의 몸이 주르륵 밀려났다.
팔 한쪽이 잘려 나가 균형을 잃은 녀석이 크게 휘청거렸다.
4번째 여울 자세 (Riffle Posture).
그의 검이 쉴 새 없이 레볼의 관절을 노렸다. 수십 번의 날카로운 찌르기가 이어지고 검날을 다시 한번 세워 궤도를 바꾸며 검격을 터뜨렸다.
무색기검(無色氣劍) – 4식(式)
쿵!! 쿠쿵……!! 쿠캉!!
얼음 발톱의 날이 쇄도해 들어갈 때마다 거대한 거신의 상체가 크게 휘청거리며 흔들렸고 강렬한 충격을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레볼은 더더욱 뒷걸음질 쳤다.
콰직―!
거대한 동상이 골렘의 발아래 밟혀 부서졌다.
[……!!!]윈겔 하르트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산산이 부서진 동상의 머리가 튤리의 얼굴과 똑같았다.
뒤로 밀리던 레볼이 어느새 화이트 벙커의 절반을 지나 튤리가 있는 성까지 도달한 것이었다.
“함성을 질러라.”
그 모습을 보며 밀리아나는 바라보며 기다렸다는 듯 검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와아아아아――!!
와아아――!!
조금 전과 달리 이번에는 프란군의 병사들이 그녀의 명령에 있는 힘껏 환호성을 질렀다.
화이트 벙커를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의 외침이 마치 성을 집어삼킬 것처럼 떠들썩하게 들렸다.
투드드득…….
레볼의 갑주에 금이 가고 엉망이 되어 잔해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철컥―!!
윈겔이 덜렁거리는 가슴 갑옷을 뜯어 버리자 레볼의 가슴에서 커다란 코어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콰쾅!! 콰콰콰쾅!!!
코어의 앞에서 마치 음속폭음이 생기는 것처럼 공기가 커다란 고리 형태로 터지며 날카로운 빛이 카릴을 향해 쏘아졌다.
건물의 잔해들이 레볼의 파동에 휩쓸려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날아갔다.
우당탕탕……!! 카그그극……!!
빛무리에 닿은 바닥이 다시 한번 부서지면서 돌덩이들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카릴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화염을 바라보며 차분히 자세를 잡았다.
일도양단(一刀兩斷).
위에서 아래로 얼음 발톱을 긋는 순간 한 템포 늦게 레볼의 가슴에서 쏟아진 빛무리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녀석의 가슴에 콰즉! 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상처가 났다.
그야말로 섬격(殲擊).
지직…… 지지직……!!
레볼의 허리가 반으로 꺾이며 잘려 나간 옆구리에서 파즈즉……! 거리는 스파크가 일어났다.
끄드드드드……!!
거대한 골렘의 몸이 서서히 뒤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아악!!”
“도, 도망쳐!!”
레볼의 뒤, 성에 있던 귀족들을 향해 무너지는 골렘의 모습에 비명을 질렀다.
홀 안은 아비규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혼란스러웠지만 이미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몇몇 귀족들이 간신히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지만 어느새 골렘이 건물을 부수기 직전이었다.
“꺄아아아아!!!”
“으, 으아악!”
사람들이 주저앉으며 머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그때였다.
“뭐, 뭐지……?”
“……어?”
당연히 죽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자신들을 덮칠 고통이 느껴지지 않자 감았던 눈을 조심스럽게 떴다.
“사…… 살았다?”
홀을 가득 채운 어둠.
그 어둠이 바로 자신들을 덮칠 레볼에 의해 만들어진 그림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귀족들은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은 레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끄드……끄드드득…….
놀랍게도 쓰러지기 바로 직전,
거대한 레볼을 붙잡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카릴이었다.
툴썩―
“살았어…….”
튤리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탁자를 붙잡았다.
“누가?”
그 순간,
어둠을 틈타 그녀의 목에 차가운 검날이 닿았다.
“……!!”
단검을 잡은 손이 조금 더 가까이 당겨지자 튤리의 목에 붉은 핏방울이 주르륵 흘러 검날을 타고 떨어졌다.
“주군께서는…….”
꿀꺽―
검날에 베인 상처의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튤리는 전신을 엄습하는 공포에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널 살려주신다 한 적 없다.”
단검의 검날에 비치는 어둠 속의 검은 눈이 차갑게 그녀를 향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