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276)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276화(276/497)
189. 로스차일드가(家) (1)
“인간……? 아, 아냐! 도대체 저게 뭐죠?”
앤섬 하워드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바닥 아래에서 열린 문 안쪽의 계단을 서서히 걸어 올라오는 그림자들을 바라보며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철컥― 끼리릭―
계단에 발을 내려놓는 순간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크기는 성인 남자와 비슷했으며 다부진 체구에는 처음 보는 장치들이 달려 있었다. 얼굴은 마치 목각 인형처럼 눈동자가 없었다.
놀랍게도 그것들은 골렘이었다.
“골렘은 조종사가 없으면 작동이 불가능할 텐데……. 저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가 있습니까?”
“없지.”
“그, 그럼…….”
“놈들은 부여받은 명령을 수행하는 파수꾼들이야. 마도 시대의 유물이지. 알겠지만 마도 시대에는 조종사가 없어도 움직이는 골렘들이 있잖아.”
이따금 유적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조우하는 파수꾼들을 앤섬 역시 알고 있었다.
특히나 드워프 왕가인 뮤르가의 골렘인 엔더러스를 발견했던 바위굴 유적지에서는 수많은 파수꾼으로 인해 공국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었으니 공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비단 유적이 아니더라도 비전의 샘을 지키던 알른 자비우스가 만든 파수병을 보더라도 마도 시대에 스스로 움직이는 골렘은 흔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간단한 명령을 부여받는 수준이지. 저놈들 역시 유적을 지키는 것뿐이야.”
카릴은 눈앞의 골렘들을 바라보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앤섬의 놀람은 다른 의미에서였다.
“그, 그래도 저렇게 소형의 골렘은 처음 봅니다. 저 정도 크기의 기계적인 골렘을 만들려면 그 안에 들어가는 부속품 역시 축소 시켜야 하는데…….”
레볼과 같은 대형 골렘을 만드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균형을 맞출 수만 있다면 들어가는 부품의 크기를 키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맞아. 그래서 처음에는 윈겔 하르트도 데려올까 싶었지만 참았지. 난리가 날 것 같아서 말이야.”
카릴은 피식 웃었다.
앤섬의 말처럼 골렘 안의 부품을 축소시킨다는 것은 기술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영역이었다.
마도 공학의 천재라 불리는 윈겔 하르트조차도 마이스터 부대의 소형 골렘들이 현재 만들 수 있는 최소의 크기라 했다.
하지만 그 크기는 인간의 최소 수 배.
아마도 윈겔 하르트가 봤다면 놀라 까무러치거나 반대로 당장에라도 해부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을 것이다.
“하나, 둘, 셋, 넷…….”
카릴은 골렘의 숫자를 세더니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두 아홉이라……. 수가 늘었네? 아니지, 그때가 줄어든 건가. 셋뿐이었는데.”
“네?”
“아무것도 아냐.”
그의 혼잣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는 앤섬은 그저 눈앞의 적을 바라보며 걱정 어린 눈빛일 뿐이었다.
‘흐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우리가 케이의 안내를 받아 신탁 때문에 서리 고원에 왔을 때는 이미 골렘의 수가 줄어든 뒤. 그 말은 그 전에 뭔가 사건이 있었다는 건데…….’
카릴은 골렘들을 바라보며 눈을 흘겼다.
‘내가 알고 있는 전생에서 올리번이 케이를 데려오기 전까지 서리 고원에 대한 이렇다 할 사건은 없었다.’
“뭐, 일단은 처리해야겠지. 앤섬, 뒤로 물러나 있어.”
고민은 일단 접었다.
골렘의 숫자가 셋이든 그 3배인 아홉이든 일단은 파훼해야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철컥―!!
촤르르륵―――!!
그가 검을 뽑는 순간 거의 동시에 골렘들이 팔을 교차하자 손등에서 날카로운 니들이 튀어나왔다.
파앗……!!!
다시 카릴의 인영이 사라짐과 동시에 여섯 마리의 골렘 역시 바닥에 눈보라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
엄청난 속도의 격돌.
자칫 그 폭풍에 휩쓸리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사지가 잘려 나갈 것 같아 앤섬은 다급히 뒤로 물러났다.
카릴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 숨듯 허리를 굽히고 그들의 모습을 살폈다.
뒤에 피어 놓은 모닥불에 고기가 타고 있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여력 따윈 없었다.
꿀꺽―
쉴 새 없이 펼쳐지는 검세에도 불구하고 앤섬은 위험하다는 것을 잊은 채 마치 빨려 들어가듯 카릴의 모습을 바라봤다.
“흡……!!!”
카릴이 자신의 옆구리를 노리는 골렘의 칼날은 얼음 발톱을 꺾어 쥐며 막았다.
그가 마력을 끌어올렸다.
탐욕의 팔찌가 그의 마력을 흡수하는 것이 버거운 듯 파르르 떨렸다.
지직…… 지지직……!!
골렘의 손등에 달린 칼날을 타고 카릴이 아케인 블레이드를 있는 힘껏 그었다.
녀석이 그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튕겨 나가며 얼음 발톱이 허공을 베었다.
부웅―!!
날카로운 풍압과 함께 골렘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며 녀석의 뿔을 얼음 발톱이 베었다.
뒤로 밀리는 녀석을 나머지 골렘 중 두 마리가 녀석의 등을 받치고 나머지 여섯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앙!! 콰가가강!!!
마치 분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순간이동을 하듯 사방으로 정신없이 쏟아지는 골렘의 공격.
한 몸인 것처럼 이어지는 연쇄 공격에 카릴은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콰즈즉―――!!!!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
하지만 그의 검이 날카로운 검기를 뿜어내며 지면을 가를 때 그를 덮치려던 골렘들이 어느새 사방으로 흩어진 뒤였다.
인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완벽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골렘의 성능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의 연계였다.
“…….”
카릴은 지끈거리는 손목을 풀었다.
예상보다 훨씬 상회하는 골렘들의 위력에 조금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후웁.”
하지만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 듯 그는 다시 한번 숨을 참으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시간을 끌면 안 되겠군.’
파앗―
마력이 폭발함과 동시에 그의 몸이 빠르게 질주했다. 골렘들의 진(陣) 안으로 들어간 그가 몸을 틀며 검을 그었다.
카릴의 공격을 피하며 흩어진 골렘들이 다시 모이며 그를 둘러쌌다.
‘사방으로 정신없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골렘들은 일정한 규칙이 있다. 양쪽 날개는 시야를 방해하고 두 팔은 공격을 방어하며 두 다리는 길을 막는다.’
육안으로 좇을 수 없는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앤섬은 마치 골렘을 바라보는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왼쪽 아래는 세 번째. 상단에 네 번째 머리에는 아홉이니 이번 공격은 첫 번째가 올 것이다.’
콰아아앙―――!!
카릴이 검을 들어 골렘의 공격을 막자 앤섬은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눈으로는 골렘의 속도를 쫓을 수 없지만 그는 녀석들의 공격을 알 수 있었다.
보기 전에 예측하는 것.
‘아홉의 중앙인 다섯 번째에서 모든 흐름이 일어나며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그리고 그 파동을 일으키는 중심은…….’
“……!!!”
앤섬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 그래!! 그거다!!”
바닥에서 고개만을 빼꼼히 내밀고 있던 앤섬이 위험도 무릅쓰고 카릴을 향해 소리쳤다.
“주군, 오른쪽 상단에 있는 골렘입니다!! 조금 전 저기 뿔이 부러진 골렘!! 녀석만을 노리십시오!”
“……!!”
앤섬의 외침과 동시에 카릴의 몸이 움직였다.
“세 번째입니다!! 세 번의 공격을 흘리면 녀석이 알아서 중앙으로 올 겁니다!”
콰앙―!!
카릴이 골렘의 검날을 튕겨 냈다. 양쪽에 서 있던 골렘이 카릴의 뒤를 노렸다.
왼팔로 두 개의 주먹을 튕겨 내며 골렘의 안면을 그대로 밀었다.
호흡을 뱉어내며 그는 골렘의 머리를 쥔 상태에서 그것을 지면 삼아 다리를 뒤로 휘둘렀다.
콰가가각……!!
골렘들이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녀석들의 가슴에 카릴의 발이 적중했다.
휘청거리며 튕겨 나가는 녀석들.
카릴은 움켜쥐고 있던 골렘의 머리를 밀며 상공에서 공중제비를 하며 뒤로 뛰어올랐다.
철컥―! 촤자자작―――!!!
뿔이 부서진 골렘을 보호하기라도 하려는 듯 나머지 두 마리의 골렘이 공중에 있는 카릴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홉 골렘의 공세도 막았던 그였다.
고작 둘로 카릴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카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얼음 발톱을 횡으로 그었다.
콰가가가강―――!!
카릴의 아케인 블레이드가 골렘의 머리통을 완전히 박살 내며 요란한 굉음을 터뜨렸다.
그의 양쪽에서 피어오르는 시커먼 연기를 뚫으며 카릴이 마지막 골렘의 가슴을 있는 힘껏 발로 밟았다.
콰직!!
그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얼음 발톱을 바닥에 쓰러진 녀석을 향해 찔러 넣었다.
츠즈즈즈즈…….
마지막 골렘이 부들부들 몸을 떨더니 카릴이 박힌 검을 뽑아내자 스파크가 일며 축 늘어졌다.
“후우…….”
그제야 그는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어떻게 알아낸 거야?”
“골렘의 움직임이 조금 전 비석의 쓰여진 진과 같았습니다. 진법도 진법이지만 이런 골렘을 만들 수 있다니…….”
“그걸 알아차리고 해법을 찾아낸 네가 대단한 거지.”
카릴은 부서진 골렘의 머리를 밟으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과, 과찬이십니다.”
그런 그의 말에 앤섬은 민망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하게 대답했다.
“저 진을 만든 자가 천재라고 했지만 그걸 푼 너도 결코 그에 못지않다는 의미 아니겠어?”
“그전에 중심이 되던 골렘이 주군께 피해를 입어 여덟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빈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가 없어도 주군께서는 놈들을 잡았을 겁니다.”
앤섬의 말은 진심이었다.
“전술이 아니라 무력만으로 말이죠.”
“비석을 부숴버린 것처럼?
“실제로 전쟁에서 가장 많은 쓰는 전술은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카릴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너부러진 골렘들을 바라봤다.
‘하지만 골렘의 아홉이 펼치는 전술이 내 예상을 뛰어넘었어. 패배하지는 않았겠지만 꽤나 고전을 했을지도 모른다.’
골렘 하나하나의 위력은 소드 마스터보다 부족할지 모르지만 아홉의 연계가 합쳐졌을 때 카릴은 전생의 기억만으로 산정했던 파수병의 위력과는 전혀 다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최강이라 할 수 있는 대륙 10강 중 골렘의 속도를 쫓을 수 있는 자는 결국 5대 소드 마스터뿐일 것이다.’
카릴은 이제 그 다섯 중 둘과 검을 섞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최강이라 하는 크웰의 실력 역시 전생에 알고 있었기에 사실상 강함에 있어 나머지 둘의 격(格)은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니, 그들의 실력을 떠나 지금의 카릴이라면 5대 소드 마스터들보다 이미 상위에 있었다.
소드 마스터 한 명으로는 골렘을 상대할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생에 이 골렘들이 부서져 있었다.’
과연 누가?
굳이 가능성을 꼽자면 5대 소드 마스터가 혼자가 아니라 둘 이상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신탁이 내려진 시점에서 살아 있던 소드 마스터는 권왕 발본트와 가네스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왔을 때 기관의 장치가 부서진 흔적도 없었어.’
그 말은 앤섬 하워드도 풀지 못한 진의 비밀을 이 전에 온 자가 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의 비밀을 풀고 그 안에 있던 골렘을 부쉈다라……. 그것은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알른 자비우스가 부활하지 않고서야 그런 지식을 가진 가능성은 하나뿐이다.
‘드래곤.’
그리고 그 당시 대륙에 영향력을 끼친 드래곤은 당연한 소리지만 단 한 명뿐이었다.
백금룡(白金龍), 나르 디 마우그.
카릴은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생각했다.
‘녀석은 분명 신탁이 내려지고 난 뒤에 제국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말이 거짓이었다면…….’
올리번과 나르 디 마우그와의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올리번과 우든 클라우드와의 관계까지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나르 디 마우그와 우든 클라우드를 연결해 볼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는 지하 계단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연결고리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리번과 우든 클라우드가 엮였을 것이라고도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으니까.
‘전생에 분명 녀석은 우든 클라우드의 잔당들이 만든 블루 로어를 척결하고자 노력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거짓이었다면……. 그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나르 디 마우그 마저 엮인 상황이라면 카릴은 이제 자신이 알고 있던 전생의 진실마저 모호해졌다.
그는 아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올리번 그놈은 이미 내 명단의 첫 줄에 적힌 녀석이었어. 하지만 나르 디 마우그, 갈수록 너에 대한 의심이 계속 짙어진다.’
“…….”
카릴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내가 회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네 덕분이다. 그러나 이 의심이 확신이 된 순간 억겁의 시간 동안 깊게 새겨 있던 내 명단의 첫 줄이 처음으로 바뀔 것이다.’
녀석이 무슨 이유로 이곳을 찾아 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생에서만큼은 자신이 그들보다 먼저 선수를 칠 것이다.
저벅― 저벅― 저벅―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마치 심장의 울림처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