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05)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05화(305/497)
204. 검 축제 (3)
카릴은 변해버린 화린의 모습을 보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멸종된 몬스터라 불리는 워 울프를 여기서 볼 줄은 몰랐군.”
[라이칸스로프를 고작 워 울프와 비교하다니. 신화시대의 라이칸스로프는 그런 하급 몬스터와는 완전히 다르다.]마엘이 그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말했다.
[녀석 역시 불변의 2자리를 두고 경쟁을 했던 마스터 키니까. 쉽게 볼 상대는 아니지.]“크르르르르…….”
[뭐, 그래봐야 미물에 불과하겠지만 말이야. 저 모습을 봐라. 자아마저 사라진 게로군. 신화 시대 때나 지금이나 사용자를 괴물로 만드는 것은 여전하군.]마엘은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수인의 형상을 한 화린을 바라보며 차가운 혓바닥을 내밀며 말했다.
카릴은 그의 말을 흘려들으며 얼음 발톱에 용마력을 집중했다.
조금 전 이민족의 수장들을 상대할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마력이 검날에 응축되었다.
지직……! 지지직……!
얼음 발톱의 날이 전격을 뿜어내며 화린을 향해 으르렁거리듯 울었다.
“크르르르……!!”
하지만 그녀는 카릴의 마력에도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적의를 내뿜었다.
‘엄청난 위압감이군. 어쩌면 처음으로 이걸 써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카릴은 과거 타투르의 암시장에서 얻었던 손가락에 꽂혀 있는 붉은 반지를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네 개의 송곳니(Four Canines).
노움 세공사 칼립손 인생 최대의 역작이라 불리는 세공 마법이 각인 되어 있는 반지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마력을 흡수하여 강력한 방어막을 만들 수 있는 마도구였다.
지금까지 그의 용마력은 강해졌고 그만큼 반지가 흡수한 마력 역시 엄청날 것이었다.
신과의 일전에서 쓰기 위해 아껴 뒀던 그 무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눈앞의 화린이 뿜어내는 기세는 위압적이었다.
파앗―!!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두 사람의 인영이 움직였다. 공격의 시작은 화린이 먼저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을 횡으로 긋는 것으로 열었다.
사각.
고개를 숙이며 피한 카릴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녀의 날카로운 발톱의 궤도에서 깨끗하게 잘려나가 바람에 흩날렸다.
카카캉……! 캉! 카캉!!
카릴이 전력을 다해 검격을 퍼부었다.
집중된 아케인 블레이드가 순간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며 얼음 발톱을 감싸던 마력의 검날이 거대한 태도처럼 길게 솟구쳤다.
4번째 여울 자세 (Riffle Posture).
사정없이 휘갈기는 화린의 공격 속에서도 카릴은 그녀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그 속도를 더 끌어 올렸다.
그의 검이 화린의 옆구리를 노리며 찔러 들어갔다. 화린이 거대한 검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을 내질렀다.
검과 주먹이 충돌하자 주위의 쌓인 눈이 충격에 터지듯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고 가루가 주위에 거센 바람이 일었다.
“카악!”
화린이 튀어나온 송곳니를 보이며 카릴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흩어지는 눈발이 사라지자 눈앞에 있어야 할 그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 격돌과 함께 어느새 그녀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카릴이 이번에는 두 손으로 검을 쥐고 내리찍었다.
그의 공격에 화린이 머리 위로 양팔을 교차하며 들고서 막으려 했다.
5번째 똬리뱀 자세(Spirale Serpent Posture).
그 순간 카릴이 검을 거두자 두 사람은 종이 한 장 차이로 서로를 두고 떨어졌고 그는 바닥에 거의 닿을 정도로 몸을 숙여 그녀의 사정거리 안쪽에서 검을 밀었다.
콰아아앙―――!!!
화린의 옆구리를 베자 마치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은 굉음과 동시에 쇠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
놀랍게도 밀었던 검을 회수하기 위해 뒤로 당기려 하자 화린은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오히려 자신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간 얼음 발톱의 날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오히려 검을 잡고 있던 카릴의 몸이 휘청거리며 그녀에게 딸려 들어갔다. 화린은 그대로 카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퍽……!!
콰드드드득……!!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화린의 주먹을 따라 카릴의 고개가 반대로 젖혀졌고 충격에 튕겨져 나간 그는 그대로 눈밭을 몇 번이나 구르고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다.
“주군!!!!”
에이단이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소리쳤다.
“……퉷.”
카릴은 일어서며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고는 입가를 닦았다.
“무지막지한 힘이로군.”
그 짧은 순간에도 본능적으로 몸을 꺾어 치명상은 피했지만 턱이 얼얼할 정도의 충격은 머리가 울리는 기분이었다.
쩌적…….
끄드드드득―
조금 전 얼음 발톱이 베었던 화린의 옆구리 상처 주위로 근육들이 뭉치더니 출혈을 막고 언제 상처가 났었냐는 듯 말끔하게 치유되었다.
“미치겠군.”
그 모습에 카릴은 치가 떨린다는 듯 혀를 찼다.
[열다섯 번째 마스터 키는 신의 후보이자 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그 말인즉 그 힘은 가히 신을 상대하는 것과 필적하지. 인간계에 존재하는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마엘은 어쩐지 카릴이 당한 것이 즐거운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마스터 키와의 조우 때문인지 살짝 고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블레이더 역시 인간이었다. 그리고 내 안의 마력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 드래곤의 것이고.’
그의 말에 카릴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인력(人力)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마스터 키로서 저 괴물의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거지. 열다섯 번째 마스터 키 중 하나인 라이칸스로프의 능력은 즉각재생(卽刻再生). 거의 무한에 가까운 회복 능력이라 상처를 내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그럼 어떻게 녀석에게 타격을 주지?’
[다행히 마스터 키를 사용하는 저 여자는 블레이더가 아니지. 그녀는 라이칸스로프의 의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 말은 라이칸스로프의 즉각재생을 완벽하게 쓸 수 없다는 것이지.]마엘이 카릴의 팔을 타고 올라가며 말했다.
[내 힘을 써라.]공국에서처럼 그의 귓가에 들리는 달콤한 목소리.
[잊었나? 불변의 2자리라 불리는 경합의 승자가 바로 나라는 것을. 라이칸스로프를 이긴 자가 바로 네 옆에 있잖으냐.]마엘은 기다렸다는 듯 카릴에게 속삭였다.
[죽이는 법은 얼마든지 있다. 재생이 불사는 아니니까.]마엘은 피식 웃는 듯 그의 팔을 휘감으며 얼음 발톱 안으로 스며들었다.
[에테랄. 잠시 이 검을 빌리지. 그리고 네 힘도. 내 독기를 버틸 수 있는 존재는 너뿐이니까.]그러고는 또다시 말했다.
[라미느, 네 힘도 빌리지. 내 독기를 태워 버리려면 네 불꽃이 필요하니까.]마엘은 스며들었던 얼음 발톱의 날을 타고 다시 카릴의 어깨 위에서 반대쪽 손등에 박힌 아인 트리거를 혀로 핥았다.
그러자 녀석의 몸이 정확히 반으로 나뉘어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변했다.
다시 그 색이 합쳐지자 마엘의 전신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가 마치 그 힘을 흡수하는 것처럼 몸을 부풀리다 꿀꺽―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처음의 푸른색이 되었다.
“…….”
카릴은 그의 변화를 바라보며 마치 그의 몸에서 느껴졌던 보랏빛의 힘이 비전력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거지.]마엘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그러고는 화린을 바라봤다.
[놈을 이기는 방법? 아주 간단해. 그냥 딱 한 번. 녀석의 목덜미를 물어버리기만 하면 되니까. 넌 그저 이 검을 박아 넣어.]치이이이익―――
얼음 발톱이 괴로운 듯 떨렸다.
아이러니하게도 검날의 밖은 지독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고 검심에는 미칠 듯한 화기가 응축되면서도 그 안에는 검을 쥐고 있는 카릴조차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독기가 당장에라도 터질 듯 가득 찼다.
“…….”
용의 심장을 흡수한 카릴은 드래곤과 같은 내성을 가지고 있어 단 한 번도 독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마엘의 독만큼은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것임을 직감했다.
‘역시 넌 위험한 놈이야. 어째서 다른 신살자들과 달리 너만이 따로 봉인이 되어 있는지 알겠군. 네 독은 사용자마저 죽일 것 같으니까.’
카릴은 마엘의 독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크…… 큭. 저 늑대 녀석을 이기는 것이 네가 원하던 바이지 않느냐. 싫다면 물러도 좋아. 하지만 내가 아는 너는 그럴 정도로 무르지도 겁쟁이도 아니지.]‘그래. 네 말대로 모험을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힘도 있지.’
카릴은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겁쟁이란 말 따위로 날 도발하려 하지 마. 그리고 자만하지도 마라. 내게 너를 다루는 건 모험이라 칭할 정도도 아니니까.’
[…….]마엘은 그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시간을 거슬러 왔던 그였다.
신화 시대라 불리는 수천 년 전 역사에도 없는 시간의 간극을 살았던 블레이더라 할지라도 그 역시 결코 뒤지지 않을 억겁의 시간을 파렐이란 탑 속에서 보냈으니까.
“크아아아악!!!”
화린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 한 듯 카릴을 향해 선공을 취했다.
육중한 발을 디디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육체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급강하했다.
콰아앙―――!!
양팔을 들어 바닥을 긁자 사방으로 흙덩이가 파헤쳐져 튀어 나갔다. 화린은 멈추지 않고 왼팔을 뒤로 젖히면서 카릴의 옆구리를 노렸다.
쾅!! 콰쾅……!!!!
그가아아아악……!!
고막을 찢을 듯한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갈퀴 사이로 터져 나오는 송곳 같은 오러가 조금 전 카릴이 서 있던 자리에 박혔다.
그 사이를 노리며 카릴이 화린의 뒤를 찔렀다. 화린은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올려 그의 검을 막으려다 황급히 피했다.
마치 묘기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얼음 발톱의 날을 오로지 발톱만으로 쳐냈다.
수십, 수백 합의 검격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고착 수 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맹렬히 부딪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사람들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파앗―!!
아슬아슬하게 카릴의 검날이 닿을 뻔하다 그녀의 어깨 위를 지나쳤다.
치이이익……!!
검날에서 떨어진 마엘의 독기가 화린의 피부에 닿자 시커먼 연기가 나면서 타들어 갔다.
“카악!!!”
화린은 알 수 없는 날카로운 고함을 지르면서 털을 치켜세웠다.
그때였다.
그녀의 주위에 날카로운 바람이 회전했다.
쉬이이이익!!!
솨아아악!!
작은 소용돌이가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증가하면서 아래에서 위로 손을 들어 올리자 카릴을 포위하듯 주위를 둘러쌌다.
퍼엉!!
네 개의 소용돌이가 카릴을 덮치기 일보 직전 카릴이 얼음 발톱을 가로 눕히며 자세를 잡았다.
5번째 똬리뱀 자세(Spirale Serpent Posture).
그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소용돌이를 베기 위해 있는 힘껏 검을 그었다.
카아아아앙!! 카가가각! 카각!!
마치 쇠를 내려친 것같이 단단한 소리와 함께 소용돌이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얼음 발톱의 날과 부딪히며 갈리는 소리가 났다.
“큭?!”
무형의 힘이 아니었다.
예상보다 단단한 소용돌이가 일으킨 충격에 그의 몸이 비틀거렸고 나머지 바람이 날카롭게 그를 노렸다.
“크르르륵……!!”
화린이 소용돌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거대한 발톱이 카릴을 찢어발기듯 떨어졌다.
취릭!
마엘이 마치 어서 빨리 자신에게 맡기라는 듯 혀를 내밀며 카릴을 바라봤다.
[카릴, 조금 더 마력을 집중해라. 너는 정령왕과 신령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령왕과 신령이 되는 것이 아니니까. 어떤 힘이 되었든 검에 마력을 벼르는 원리는 똑같아.]알른의 말이 귓가에 들렸다.
[뱀 대가리가 하는 말 따위에 현혹되지 마라.]그가 손을 내젓자 손을 따라 검은 연기가 어떤 문양을 나타냈다가 사라졌다.
[너는 너대로 그들을 가지면 된다. 인간의 방식으로.]카릴은 그의 말에 위험한 이 순간에도 그만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자만하지 마라. 너는 아직 내가 겪었던 7클래스도 도달하지 못했으니. 마력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아직 네가 모르는 수많은 길이 있다.]‘알고 있어.’
카릴은 눈을 감았다.
그녀가 자신을 공격하는 현실보다 1초 전을 상상하고 그 상상보다 1초 전의 동작을 먼저 행한다.
파앗―!!
콰즈즈즈즈즈즉―――!!!
카릴의 검이 기묘한 방향으로 꺾이며 들어갔다.
일종의 구현(具現化).
카릴이 파렐 안에서 수많은 타락들을 베어 넘기면서 머릿속에서 검의 자세를 만들었을 때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의 몸 안에 마력혈에서 지금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뜨거운 기운이 혈관을 타고 전신에 충만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이건…….’
머리 위로 떨어지는 화린의 주먹을 피하며 카릴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억겁의 시간을 걸려 완성한 다섯 가지 자세.
검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더 이상의 완벽한 것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카릴은 동방국의 암살자들이 그러했든 혹여나 자신 역시 자신의 검술에 대해 자만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파렐 속에서 완성한 검의 자세는 결국 자신 안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이었다.
그리고 전생의 자신과 현생의 자신은 다르다.
마력의 유무.
전생의 자신은 만들 수 없었던 검술이 지금의 그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검의 다섯 자세를 뛰어넘는 또 다른 마력검술의 극의(極意)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하지만 손에 잡힐 듯한 묘한 기분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찾기도 전에 화린과의 결전은 결판이 나고 말았다.
푸욱! 서걱――!!
촤아아악―!!
카릴의 검날이 유수처럼 반듯한 곡선을 그리며 화린을 스쳐 지나갔다.
“컥…… 커컥…….”
목덜미에 검이 베인 화린이 순식간에 마엘의 맹독에 전신의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온몸의 핏줄이 독사의 피를 머금은 듯 푸르게 변했다가 사라졌다.
“쿨럭!!”
그녀가 한 움큼의 핏물을 토해내며 무릎을 꿇은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괴물과도 같은 형상에서 그녀는 다시 인간의 모습을 돌아왔다.
“어디선가 장로들도 보고 있겠지.”
“저 모습을 보고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내가 그들의 멱살을 잡겠어.”
“물론이야. 반박의 여지도 없겠지.”
젊은 수장들은 카릴의 무위를 바라보며 넋을 잃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시르는 걸음을 옮겨 쓰러진 화린에게 자신의 망토를 벗어 그녀의 몸을 가려주었다.
[아마도 느꼈겠지. 네 마력혈에서 새로운 힘 말이야. 그거야말로 마력을 뛰어넘는 힘이지.]카릴이 조금 전 감각을 마치 음미하듯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자 마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그런 건가?’
[맞아. 아주 잠깐이지만 나의 힘과 연결된 것이지. 저기 네가 좀 전에 싸운 라이칸스로프와는 다른 형태의 신수화라 할 수 있겠군.]‘흠…….’
카릴은 자신의 손을 쥐었다 폈다.
[그게 바로 신력(神力)이다.]마엘은 굳은 얼굴로 조금 전 감각을 되뇌는 카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북부로 오길 기다렸다.]마엘은 나직이 속삭였다.
[신력은 무슨 얼어 죽을. 마력이 있다고 누구나 다 마법사가 되는 줄 알아? 그건 네 힘이다. 네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검술의 발전일 뿐이지.]카릴은 알른의 말에 옅게 입꼬리를 올렸다.
‘둘 다 수다스럽긴.’
하지만 이내 곧 신력의 부작용일까?
마치 마력 전부를 쏟아 낸 것처럼 마력혈이 텅 빈 느낌이었다. 타는 듯한 갈증과 함께 전신의 기력이 빠진 듯 카릴이 비틀거렸다.
“주군!!!!”
에이단은 쓰러지는 카릴을 부축하기 위해 황급히 달려왔다. 하지만 이내 곧 카릴은 괜찮다는 듯 그에게 손을 저었다.
지금 이 순간,
적어도 그는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서 있어선 안 되었으니까.
“화린. 네가 이 정도로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너는 그 무구를 쓰기 이전에도 이미 괴물과 같은 전사니까.”
“크…… 크큭.”
“축제를 마무리해라.”
바닥에 대(大)자로 쓰러진 화린이 몸을 움직일 여력도 없는 듯 카릴의 말에 그저 몸을 들썩이며 웃었다.
“북부여.”
화린은 너부러진 채로 상공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그때였다.
언덕 위에 수백, 수천의 이민족들이 무기를 하늘 위로 뻗으며 저마다의 부족 구호를 외치며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은 채 느껴지는 쌓인 눈의 차가움보다 카릴에게 당한 상처의 아픔보다 이민족의 수장들은 지금 이들의 함성에 전율이 더욱 자신의 가슴을 울리고 있음을 알았다.
화린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새로운 대전사의 탄생을 알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