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2)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2화(32/497)
30. 무법항 전투 (1)
“쥐새끼 같은 놈!!”
큐란은 자신의 어깨에 난 상처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쿠드득…….
쿠득…….
승모근에서부터 어깨까지의 근육이 살아 있는 것처럼 묘한 소리를 냈다.
꿈틀거리자 예리한 아그넬에 의해 생긴 상처가 아물었다.
아니.
상처는 여전했지만 놀랍게도 그의 단단한 근육이 상처가 벌어지지 않게 피부를 움켜쥐듯 조이고 있었다.
촤아아악—!!!
촤악—!!
물을 쏟아붓듯.
큐란의 주위에 거센 물보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건물 가득 채웠던 연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호들갑 떨지 마라. 건물에 불 난 것도 아니다.”
치이이익…….
치이익…….
“다 꺼져.”
건물이 머금었던 밖의 열기를 뱉어내듯 바닥에서 새하얀 수증기들이 일어났다.
“흐…… 흐익!!”
“크아악!!”
큐란의 말 한마디에 쓰러져 있던 부하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황급히 문을 박차고 도망쳤다.
“퉷.”
목이 칼칼한지 가래를 뱉어내며 그는 천천히 주위를 훑었다.
“이제야 건방진 상판을 보는군. 네놈이냐.”
파앗-!!
카릴의 몸이 바닥에서 튀어 오르며 마치 공중을 밟듯 허공에서 직각으로 방향이 꺾였다.
떨어지는 가속도와 함께 그의 단검이 날카롭게 큐란을 노렸다.
‘줄기차게 한 곳만 노리는군.’
바로.
자신의 목.
조금 전 단검에 베인 어깨가 욱신거리는 느낌이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야. 단검으로 사람을 죽이는 법을 알고 있어. 아까 나갔던 녀석들이 돌아오지 않던데 이놈 때문인가?’
큐란은 카릴의 공격을 막으면서 생각했다.
‘도대체 뭐야, 이 새끼.’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튀어나온 꼬마가 무법항의 불을 지른 것도 모자라서 자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항구의 주인이 된 지 수십 년이지만 이토록 황당한 일은 처음이었다.
카아아앙—!!!
큐란이 카릴의 검을 있는 힘껏 튕겨냈다.
“…….”
들고 있던 검의 날이 엉망이 되었다. 공격을 한 번 한 번 막을 때마다 이가 부서지며 조각이 튀는 것이 보였다.
‘저 검은 또 뭐야.’
그는 신경질적으로 들고 있던 검을 내던졌다.
“별 거지 같은 일이 다 있군.”
그러고는 자신이 앉아 있었던 의자 옆에 세워진 거대한 태도를 쥐었다.
크르릉…….
마치.
검이 우는 것처럼 바닥을 쓸며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우웅……!
촤륵–!! 촤르르륵–!!
그가 마력을 집중하자 푸른 세 줄기의 물줄기가 태도의 날을 휘감았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 마치 큐란이 거대한 물기둥을 들고 서 있는 느낌이었다.
‘해와검.’
카릴은 투박하기 그지없는 그 검을 바라봤다.
패도적인 그의 검술은 벤다기보다는 부숴버리는 것에 가까웠다.
“애송아, 어디서 튀어나온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넌 뒈졌어. 지금까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 치러야 할 거다.”
큐란이 태도의 손잡이를 잡았다.
“귀족들 사이에서 괴상한 취미를 가진 녀석들이 있거든. 열다섯이 되지 않은 아이의 심장은 10골드, 간과 허파는 7골드, 팔과 다리는 3골드.”
카릴의 뒤에서 큐란의 비릿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두 눈은 2골드. 하지만 가장 비싼 게 뭔지 아나?”
차가운 공기 내려앉았다.
“바로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의 가죽이지.”
“…….”
“무려 20골드나 하거든. 교단에서 알면 난리 날 일이지. 신을 믿고 온갖 고상한 척하는 제국의 쓰레기들. 내 눈엔 그 녀석들만큼 더러운 놈들도 없지.”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걸어가던 카릴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그리고 네가 말이 더럽게 많은 놈이라는 것도.”
“……뭐?”
그의 얼굴이 구겨졌다.
“이 개새끼……. 누군지 모르겠지만 잘 못 건드렸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주마.”
그 순간.
카릴이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잘 알지, 큐란 마지드.”
“……!!!”
그 한마디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가문의 성을 눈앞의 꼬마가 알고 있다?
당혹스러워하는 그를 두고 카릴은 차갑게 웃었다.
“제국에 충성했지만 현 황제의 즉위 과정에서 반역자로 누명을 쓰게 된 해군 사령관 로페 마지드가 아버지. 어미는 뭐……. 흔한 가문의 시녀 중 하나인 마지드 가문의 사생아.”
카릴의 말이 이어질수록 큐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이 새끼…….”
“하필이면 충격으로 아비가 미쳐 가문은 몰락. 그때 어미가 아비에게 맞아 죽고 그 원한의 상대인 제국을 등졌다는 답답하고 시시한 삶.”
“닥쳐……!!!”
부우우웅—!!!
물을 머금은 태도가 큐란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콰득……!! 콰드드득……!!!
콰가가각……!!
길어진 물기둥이 반원을 그리며 천장을 뚫고 그대로 건물을 반으로 갈라버리며 카릴을 향해 떨어졌다.
해와검(海渦劍-Sword of Sea Vortex).
검의 이름과 똑같은 마지드 가문의 독문 검술.
수(水) 속성의 마력을 집중시켜 바다에서 몰아치는 소용돌이와 같이 적을 압살하는 힘.
마지드가(家)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면 절대로 쓸 수 없는 것이었다.
‘서자에게도 자신의 검술을 가르쳐 준 남자다. 그런 자가 반역자일 리가 없지.’
카릴은 자신의 머리 위로 내리꽂는 검을 바라보면서 담담한 얼굴로 생각했다.
피해자.
혹은.
희생자.
‘현(現) 황제 타이란 슈테안이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겠지.’
그 역시 제1황자가 아니었으니까.
황위를 쟁탈하는 과정에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있었다.
충신이 역신이 되고 간신이 현신이 되는 것은 비일비재한 것이었으니.
‘진실은 황제만이 알겠지.’
촤즈르륵–!!
카강–!!
카릴이 튀어 나가듯 바닥에 닿을 듯 허리를 낮췄다.
‘오러 블레이드를 쓰고 싶지만……. 아직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최후의 한 수는 숨겨 놓아야 한다.
“…….”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눈동자가 있으니까.
콰아아아아앙……!!!!!!
두 사람이 맞부딪쳤다.
격돌하는 순간.
사방으로 송곳 같은 날카로운 물줄기가 태도에서 돋아나며 카릴의 등을 노렸다.
카릴이 몸을 돌리며 단검으로 자신의 허리를 노리는 물줄기를 막았다.
쾅—!!! 쾅!!!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의 몸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빙그르르 돌며 튕겨 나갔다.
촉수처럼 물줄기의 공격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바닥에 착지한 그를 집요하게 쫓았다.
촤악!! 콰가강!!
텀블링을 하듯 손을 뻗어 뒤로 넘어갈 때마다 물줄기들이 하나씩 그가 있었던 자리에 박혔다.
“쥐새끼 같은 놈!!”
큐란이 있는 힘껏 태도를 휘둘렀다.
횡으로 베어진 검날을 타고 날카로운 검기가 카릴을 덮쳤다.
“이제 도망칠 곳 없다!!”
그 순간.
카릴은 단검을 수직으로 세워서 얼굴을 막으며 태도의 옆 날을 걷어 올렸다.
카가가가각—!!!
무게가 실린 태도는 단검으로 튕겨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카릴과 큐란의 무게는 거의 3배가 넘게 차이가 났다.
체급의 차이가 심각할 정도로 나 있는 상태에서 힘으로 그의 공격을 맞받아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콰앙……!!
카릴의 몸이 튕겨 나갔다.
콰강캉……! 쾅! 콰아앙……!!
바닥에 부딪히고서도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의 몸이 공처럼 튕겨 나가며 벽에 부딪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벽이 부서지며 그가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
“……!!!”
배에서 내려 항구에서 건물로 오던 에이단과 수안은 그 광경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치이익…….
불타는 배의 연기와 바닥의 흙먼지가 뒤엉키면서 주변이 희뿌옇게 변했다.
경악하는 사람들과 달리 정작 공격을 맞은 카릴은 담담한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