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3)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3화(33/497)
30. 무법항 전투 (2)
쿵- 쿵- 쿵-
그리고 공격을 한 큐란 역시 굳은 얼굴로 부서진 건물의 잔해를 넘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쉽지 않은걸.’
카릴은 욱신거리는 팔을 움켜쥐면서 생각했다.
쉽지 않다는 건.
상대의 강함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아직 이 몸으론 1스텝(Step)을 올리는 것도 버거운가 보군. 반응이 늦어.’
놀랍게도.
생(生)과 사(死)가 오가는 위험한 격전 속에서도 카릴은 무언가를 시험하고 있었다.
‘아르딘 같은 녀석과는 확실히 질적으로 다르군. 기사 검술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가.’
카릴은 검을 쓰기 위한 몸을 만드는데 단 한 번도 소홀하지 않았다.
“후우…….”
시간을 거슬러 오기 위해 올랐던 탑.
그곳엔 단단한 껍질부터 액체로 되어 있는 몬스터 등 대륙에 존재하는 것들을 모두 모아도 부족할 만큼 다양한 녀석들이 득실거렸다.
그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것은 기본이고 물리적인 힘으로는 벨 수 없는 영체까지 그는 오로지 검 하나로 그 많은 것들과 싸워야 했었다.
억겁(億劫)의 시간.
탑의 문을 여는 순간 그는 검성(劍聖)의 위치에서 한 단계 더 오른 극의를 발견했다.
검의 다섯 자세(Five Sword Step).
각각은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강력하며 스텝이 올라갈수록 그 위력 역시 강해진다.
하지만 그것을 터득했을 때 그의 나이는 스스로도 셀 수 없을 정도였기에 머릿속으로는 이해해도 발현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우우우웅…….
카릴이 마력을 집중했다.
그러자 손목과 발목이 번뜩였다.
“…….”
중력을 조절하는 정도의 고위급 마법을 쓸 수는 없지만 그는 양팔과 다리에 무게를 증가시키는 간단한 보조 마법을 저택을 나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쭉 걸고 있었다.
‘조금 이르지만.’
무게가 익숙해지면 더 늘리고 다시 또 늘리고를 반복. 보이지 않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과 같다.
‘저만 한 상대도 없을 터.’
넘칠 정도로 충분한 마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수련법. 그 덕분에 육체의 성장은 전생(前生)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커갔다.
우드득-
그 마법을 지금 해제한 것이다.
가벼워진 손목을 돌리며 자신의 몸에 적응을 하려는 듯 스텝을 밟듯 가볍게 뛰었다.
파앗–!!!
그 순간.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카릴이 큐란을 향해 탄환처럼 달려갔다.
“……!!”
큐란은 찰나에 틈에서 카릴이 웃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건,
그 무엇보다 훌륭한 먹잇감을 앞에 둔 즐거움.
* * *
콰아아앙—!!
큐란은 본능적으로 태도를 세로로 세우며 방패처럼 그 옆으로 몸을 숨겼다.
바닥에 꽂은 검이 휘청하고 흔들렸다.
“크윽?!”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한 충격에 거대한 그의 육체가 흔들렸다.
위험하다.
이건, 위험하다.
본능적으로 뇌에서 경고가 울리는 것 같았다.
큐란은 태도를 고치며 카릴을 베려 했지만 작은 체구와 더불어 비정상적인 빠르기의 그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그에게로 파고들었다.
휘리릭-
그러고는 조금 전과 동일하게 다시 한번 단검을 수직으로 세워서 얼굴 쪽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이번엔 방어가 아닌 공격의 형태로 카릴은 들어 올리려는 큐란의 태도의 옆 날을 밀어 재끼며 그 반동으로 머리 위로 두 팔을 올리며 그의 가슴 안쪽을 베었다.
1스텝(Step) – 왕관 자세(Crown Posture).
촤아아악—!!
거대한 태도는 위압적이었지만 오히려 사정거리 안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오히려 그 무게에 거대한 육체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크윽……!”
가슴 안쪽에 사선으로 붉은 검흔이 생기며 잘린 옷 뒤로.
‘조금 짧군.’
카릴은 “쯧-” 하며 혀를 찼다.
왕관을 쓰듯.
팔을 뻗은 자세는 그 이름처럼 원래대로라면 큐란의 머리를 베어 넘겼을 것이다.
탑에서 자신보다 큰 대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 혹은 인간형 몬스터에게 주로 사용했던 검술.
하지만 12살의 작은 몸은 안타깝게도 팔을 뻗어도 큐란의 목까지 닿을 수가 없었다.
‘아직.’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릴이 만든 다섯 가지 자세 중에 첫 번째는 1스텝은 단순히 공격 혹은 방어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휘리릭-
그의 검이 다시 한번 움직였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상상을 초월하는 몬스터들이 득실거렸고 검성이었던 그조차도 일격에 죽일 수 있는 몬스터는 없었다.
절대 자만하지 않는 것.
탑의 괴물들 속에서 살아남으며 그가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뇌리에 각인한 것이었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격을 당하기 가장 쉽고 죽은 척하는 적일수록 자신의 등을 노리는 법이다.
검을 머리 위로 걷어 올리는 것은 그 자체로 공격이 되면서도 상대방의 공격을 무위로 돌리는 일.
뒤집어 말하면.
공격이 실패가 되어도 적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것을 가장 최상위.
1스텝으로 정한 것이다.
공격과 방어를 시작하고 이어주는 연계기(連繫技).
그 자체로 끝이 될 수 있으면 시작이 되며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공격.
촤장……!! 촤자장……!!
촤자자장—!!
노도와 같은 검격(劍擊).
카릴은 높이의 한계를 가지는 작은 체구를 반대로 장점으로 살려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큐란을 유린했다.
“후읍.”
카릴은 호흡마저 방해가 된다는 듯 공기를 들이마시며 숨을 참았다.
그의 집중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
카강-!! 카가강–!!
지금 자신의 검술이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까.
이건,
하나의 시험이었다.
‘타투르에 있을 그놈을 상대하기 위해서. 네가 연습 상대가 되어줘야겠다.’
이미 카릴의 머릿속엔 눈앞의 적보다 그 후에 있을 더 큰 적을 그리고 있었다.
“크윽?!!”
그런 카릴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큐란은 가까스로 그의 공격을 막아내며 검날을 휘감고 있던 물줄기들이 점차 약해짐을 느꼈다.
어느새 소멸해가는 마력.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저런 꼬마 녀석이!’
대륙최강검(最强劍)이라 불리는 소드 마스터들의 어린 시절을 보진 못했지만, 그들이라고 과연 이런 어린 나이에 이런 무위를 뿜어낼 수 있을까.
큐란의 눈엔 더 이상 눈앞의 꼬마가 단순한 꼬마가 아니었다.
사신(死神).
그는 자신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큐란은 무의식적으로 카릴과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뒷걸음질 쳤다는 걸 알았다.
‘겁을 먹었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런 개 같은!!”
검은 냉정해야 한다.
분노가 이성을 지배했을 때 더 이상 검술은 검술이 아니게 된다.
‘빈틈.’
아주 작은 흔들림이라도 수백만, 수천만의 검을 베었던 카릴의 눈이 놓칠 리 없었다.
콰드드드드득—!!!!
카릴의 발아래의 나무로 된 바닥이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움푹 파이며 V자로 부서졌다.
강력한 진동과 함께 부서진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아주 짧은 순간.
무게를 증가시키는 마법을 다리에 걸었다가 풀자 마치 용수철이 튕기듯 카릴이 튀어 올랐다.
우드득-
통나무에 매달리는 것처럼 뛰어오른 카릴이 큐란의 내지른 팔을 다리로 움켜쥐며 있는 힘껏 비틀었다.
“크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큐란이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그의 팔이 힘없이 ㄱ자로 꺾여 덜렁거렸다.
그 순간,
놓친 태도에서 마력이 사라지며 검날을 휘감던 물줄기가 흩어지며 바닥을 적셨다.
쿠웅-
그의 육체가 무너졌다.
카릴은 담담한 얼굴로 그의 목에 아그넬을 겨누었다. 차가운 검날을 느끼며 큐란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해봐. 날 죽이면 무법항의 내 부하들이 가만있지 않을걸.”
마지막 자존심일까.
아니면 쓸데없는 오기일까.
하지만 큐란의 말에 카릴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래, 여기까지다. 네가 강하다는 건 증명됐다. 하지만 이 이상의 허튼짓은 안 돼.’
에이단 하밀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축축하게 땀이 젖어 있었다.
처음이었다.
무법항은 말 그대로 타투르의 입구에 불과하다. 저 안에 그보다 더한 괴물들이 있었으며 무법항의 수십 배는 되는 병력이 있었다.
‘큐란을 죽이게 되면 이제 그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일이 된다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카릴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러나 카릴은 그런 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질문을 바꾸지. 네가 생각해도 정말 무법항의 부하들이 날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아? 저 밖에 너보다 강한 자가 있나.”
침묵(沈黙).
그건 비단 큐란만이 아니었다.
주위의 모두가 그 공기의 무게에 짓눌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시선만이 카릴의 칼끝에 집중될 뿐이다.
“…….”
큐란은 아무런 대답하지 못한다.
어차피 그 질문의 답은 모두가 알고 있었던 것.
카릴은 이 이상 불필요하다는 듯.
“됐다.”
서걱-
그의 목을 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