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47)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47화(347/497)
225. 용 사냥 (1)
쿠으으으으으으으……!!!!
하늘 위로 먹구름이 짙게 깔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퓌톤이 거칠게 바닥을 긁으며 일어서며 포효를 외치자 하늘 위로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났다.
반경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마법진이 겹겹이 쌓이더니 영창도 없이 중첩 마법이 완성되면서 하늘 위로 급격히 먹구름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콰아앙!! 콰가가가강!!!
전장 전역에 강력한 벼락들이 사정없이 떨어졌다.
어떠한 전조도 없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수십 다발의 번개는 하나하나가 6클래스급 마법인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에 맞먹는 위력이었다.
“지, 진형이 무너진다!!!”
“모두 피해……!!”
기껏해야 5클래스의 중급 마법사일 뿐인 제국군의 마법병대의 마법사들이었다.
그들의 보호 마법으로는 번개 하나조차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으아아악!!”
“으악!!”
“사, 살려줘……!!”
분노에 찬 드래곤의 마법에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순식간에 전장은 아비규환이 되어버렸다.
화아아악—!!!
그럼에도 퓌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날개를 있는 힘껏 펼쳤다.
그의 날갯짓이 만들어 낸 강풍 한 방에 또다시 사방으로 날아가 버리는 병사들의 비명이 전장에 울렸다.
[이 미천한 인간 놈이 감히!! 죽여 버린다……!!]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레드 드래곤은 제국군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그저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을 잡아 쳐 죽이겠다는 일념뿐인 듯 보였다.
“미쳐 날뛰는군.”
카릴은 그런 퓌톤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저게 네들이 믿고 있던 승리의 카드다.”
“…….”
아지프는 여기저기에서 죽어 나가는 자신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고귀한 존재?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쌓인 지혜가 그에게서 보이나? 놈은 그냥 태어날 때부터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이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퓌톤이 크게 입을 벌리자 용암과도 같은 뜨거운 화염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으아아악!!”
“아아악!!”
화염 줄기에서 떨어지는 불덩이들이 닿는 순간 제국 병사들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혹여 수호룡은 다를지 모르지. 하지만 저놈은 너희들의 수호룡이 아니다.”
카릴은 차갑게 말했다.
“인간의 역사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인간들끼리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올리번과 놈들이 어떤 맹약을 맺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놈들은 제국의 승리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냐.”
아지프는 떨리는 눈으로 레드 드래곤의 광란을 지켜봤다.
“그랬다면 제국군을 저렇게 짓밟지 않겠지.”
“무, 무슨…….”
카릴이 아지프의 목에 겨누었던 검을 거두자 그는 당혹스러운 듯 말했다.
“자신들의 안위와 존속을 위해서도 아니지. 이 세상에 위협이 될 만한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놈들이니까.”
그런 그를 바라보며 카릴이 말했다.
“놈들은 그저 자존심을 위해서 싸우는 것뿐이야.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는 것을 인간에게 알리기 위해 그저 유희로 인간사에 관여하는 것이지.”
그러고는 옅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런데 내가 놈의 자존심을 조금 긁어놨거든.”
“……뭐?”
아지프가 주저앉은 채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카릴은 이미 그에게서 시선을 뗀 채 다른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너희들도 이제 진실을 봐라. 마법의 높고 낮음이 존재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척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카릴의 말은 마치 드래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닌 이민족과 자신들을 구분 지었던 제국인들에게 하는 말 같이 들렸다.
“내가 이 전장에서 가장 먼저 벨 한 놈은 너도 브랜 가문트도 아닌 저놈이니까.”
그의 말이 들린 걸까.
저 멀리 서 있던 브랜의 얼굴이 굳어졌다.
서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지프와 브랜, 두 사람은 할 말을 잃은 듯 그저 멍한 얼굴로 카릴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국인들이여.”
그 순간, 마력이 담긴 카릴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전장에 울려 퍼졌다.
“살고 싶은 자는 지금부터 내 말을 기억해라. 너희들이 누구에게 목숨을 빚지게 되었는지. 이 전장에서 누구 때문에 살아남게 되었는지.”
파앗-!!
카릴의 인영이 사라졌다.
어느새 그의 뒤로 나타난 레볼이 기다렸다는 듯 팔을 뻗자 손등에 튀어나온 쇠기둥 위에 카릴이 올라섰다.
“목숨은 목숨으로.”
촤아악-!!
펑! 펑! 펑! 펑……!!
기둥을 발판 삼아 그가 있는 힘껏 뛰어오르자 마치 허공 위를 달리는 것처럼 발아래에 공기가 터지듯 새하얀 충격파가 일었다.
콰앙!!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낙뢰를 피하며 카릴이 순식간에 질주하듯 퓌톤의 머리를 향해 달려갔다.
“다시 만날 때 너희들은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
스으으으윽……!!
먹구름을 통과하자 마치 새하얀 연기처럼 구름이 카릴의 궤도를 따라 흩어졌다.
라크나의 은회색 오러 블레이드가 번뜩였다. 그와 동시에 카릴은 등 뒤에 매달고 있던 얼음 발톱을 뽑아 있는 힘껏 두 자루의 검날을 부딪쳤다.
섬격(殲擊) – 제1섬(殲)
캉!!!
카강……!! 카가가가가각……!!
낙뢰의 굉음을 뚫고 검격의 울림이 전장 위로 울려 퍼졌다. 화염을 내뿜던 퓌톤이 황급히 꼬리를 말며 있는 힘껏 그를 향해 꼬리를 휘둘렀다.
서걱-!!
하지만 드래곤의 공격보다 카릴의 검날이 반 박자 더 빠르게 들어갔다. 퓌톤의 뺨에서부터 목으로 이어지는 붉은 검상을 따라 피가 솟구쳤다.
“역린(逆鱗)은 피했나.”
카릴은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오른 다리를 축으로 삼아 반 바퀴 회전하며 두 번째 자세를 잡으며 위를 쳐다봤다.
섬광 같은 일격이었지만 퓌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단단한 비늘로 숨겨진 약점을 방어했다.
[버러지 같은 인간 놈이……!!]하지만 그 단단한 비늘조차 뜯겨 나가 선명하게 그어진 붉은 검상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 내며 퓌톤은 우레와 감은 노성을 뱉어냈다.
[명색이 레드 드래곤이다. 쉽게 목을 따낼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냐.]알른이 경계를 하듯 말했다.
그 역시 마법으로 정통한 대마법사였으나 확실히 드래곤의 마력은 그조차도 떨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와는 달리 카릴은 자신을 향해 뛰어오르는 퓌톤을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콰아아앙—!!
그때였다.
카릴을 향해 달려들던 퓌톤의 육중한 몸이 휘청거렸다. 어느새 레볼이 녀석의 꼬리를 양팔로 움켜쥐고 반대쪽으로 잡아당겼다.
[크르르르르……!!]하지만 그런 레볼을 바라보며 퓌톤이 으르렁거리며 오히려 붙잡힌 꼬리에 힘을 주자 거대한 거신의 몸이 휘청거렸다.
-코어 시동석 속성 변환.
-내부 비상 전력 가동.
-충전 마력 방출.
레볼의 조종석 안에 있는 윈겔 하르트의 혈관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 거미줄 같은 마나 플러그의 색깔이 순간 푸른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다.
즈으으으응……!!
그는 쓰고 있던 고글을 벗으며 황급히 밖을 비추는 마경(魔鏡) 위에 있는 기다란 장치를 잡아당겼다.
철컥-!
그러자 기관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가로로 눕혀져 있던 레버가 아래로 내려오자 그는 있는 힘껏 레버를 앞으로 밀었다.
드르르륵……!!!!
그러자 마경의 테두리가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문자들이 나타났다.
-태세 변환 가동.
-긴급 구동.
레볼의 조종석에 생성된 글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대어가 아닌 현대어였다. 그 말은 지금 변환되는 장치들은 유적에서 찾아낸 유물이 아닌 윈겔 하르트 그가 직접 만든 오리지널이라는 뜻이었다.
철컥……!!
쿠르르르르르……!!!
레드 드래곤의 꼬리를 움켜쥐고 있던 레볼의 다리에 부착되어 있던 갑주가 양옆으로 벌어지더니 마치 기중기의 다리처럼 땅에 박혔다.
콰드득……! 콰득!!
동시에 레볼의 손등에 튀어나와 있던 쇠기둥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양 손목을 가리고 있던 갑옷이 앞으로 젖혀지며 마치 건틀릿처럼 손을 감쌌다.
‘설마 3태세……?!’
카릴은 레볼의 장갑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보며 짐짓 놀란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전생의 그의 기억 속에 레볼의 전투 형태는 총 3가지였다. 다수의 적을 상대할 수 있도록 마도 포격기를 장착한 2태세와 거대형 타락을 잡기 위해 개발된 3태세였다.
사실상 3태세는 신탁이 내려지고 타락들이 나타나면서 윈겔 하르트가 새로이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화이트 벙커 때만 하더라도 1태세까지 밖에 개발되지 않았던 레볼이 벌써 3태세가 가능하다는 것은 전생의 개발 속도를 완전히 뛰어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란 말이었다.
‘아냐 조금 달라.’
카릴은 레볼의 형태를 살피며 자신의 기억 속의 형태와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거대형 타락 중에서는 형체가 있는 것도 있지만 영체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생에서 레볼의 3태세의 무장에는 삼방석영을 가공하여 영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무구도 장착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레볼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즉, 무형의 존재를 배제하고 유형의 존재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에 집중하여 만들어진 무장이란 의미였다.
타락의 존재를 알 리가 없는 윈겔 하르트가 어째서 3태세를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하나였다.
타락이 아닌 거대형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거대한 괴물이 눈앞에 있지 않은가.
윈겔 하르트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3태세를 개발한 것이었다.
바로,
드래곤을 사냥하기 위하여.
쾅!! 콰가강!! 콰과가가강—!!
날카로운 폭음과 함께 레볼의 어깨에 달려 있던 마도 포격기가 불을 뿜었다.
[크아아악……!!!]포신에서 쏟아지는 에너지가 직선으로 쏘아지며 뒤에서 날아들며 퓌톤의 날개를 뚫고 날아갔다.
‘……무색(無色)?’
카릴은 그 순간 포격기에서 응축된 마력이 속성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칼립손이 속성석 합성을 성공한 모양이로군.’
그 짧은 찰나에도 카릴은 그동안 공국에서 준비되었던 상황을 파악했다.
‘고든에게 드디어 줄 것이 생겼군.’
카릴은 그 생각에 옅게 웃었다.
북부에서 상처를 입은 채로 놔뒀지만 그 괴물 같은 인간이 그리 쉽게 죽을 리가 없을 테니까.
게다가 제국에 그 난리를 피웠건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교도 용병단은 다른 꿍꿍이로 움직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건방진……!!]구멍이 뚫린 날개를 퍼덕이며 퓌톤이 다시 한번 입을 커다랗게 벌렸다.
우우우우웅!!
그러자 그의 입 주위로 다섯 개의 마법진이 동시에 펼쳐지며 마력이 한 곳으로 응축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마법진에서 모여진 마력과 함께 그의 브레스가 뒤엉켜 레볼을 향해 쏟아졌다.
대지가 진동할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쏟아졌다.
파캉……!!
하지만 레볼은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지면에 박힌 다리를 좀 더 아래로 숙이며 양팔을 가슴 쪽으로 모았다. 그러자 즈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타워 실드를 연상케 하는 매직 실드가 만들어졌다.
실드의 색깔은 놀랍게도 투명했는데 빛을 받는 부위만 이따금 거품의 표면을 보는 것처럼 묘한 색깔을 띠어 겨우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퓌톤의 브레스와 레볼의 실드가 격돌했다.
비록 용마력은 아니었지만 속성이 없는 무색의 속성석을 내장한 레볼의 실드는 가히 드래곤의 것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었다.
[……!!!!]강렬한 충격과 함께 지면에 고정되어 있던 레볼의 보조 갑주들이 한순간에 부서지면서 거신이 뒤로 수십 미터 주르륵 밀려 나갔다.
뜨거운 열기에 시커먼 연기가 레볼의 주위에서 마치 불이 난 것처럼 솟구쳤다.
[내 브레스를 막아……?!]비록 뒤로 밀려나긴 했지만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레볼을 바라보며 퓌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첫 제물은 너다, 퓌톤.”
레볼에 한눈 팔려 있던 퓌톤의 목덜미 위로 어느새 카릴이 나타났다.
푸욱……!!
카릴은 있는 힘껏 라크나를 그의 뒷목에 박아 넣었다. 단단한 비늘이 산산이 부서지며 붉은 피가 마치 분수대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큭……?! 크윽……!!! 네, 네놈……!!]퓌톤이 안간힘을 다해 카릴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리저리 목을 좌우로 휘둘렀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뒷목에 박힌 라크나가 더욱더 깊게 박힐 뿐이었다.
카릴은 그런 그의 비늘을 움켜쥔 채 마력을 높여 전장에 외쳤다.
“용사냥을 시작한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그 순간,
자유군의 외침 소리가 전장을 집어삼킬 만큼 울려 퍼졌고 제국군들은 그 함성에 오금이 저리는 듯,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굳어 버려 넋이 나간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