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50)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50화(350/497)
226. 후작령 함락
“적진에서…… 보내온 서신입니다.”
정적이 흐르는 성안에서 기사가 올린 두루마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무슨 내용인가?”
아지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브랜 가문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우려대로 서신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는 브랜의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후우…….”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라크나에 베였던 목의 상처가 아직도 욱신거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카릴이 힘을 주었다면 고작 상처가 아니라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을 것임을 알기에 아지프는 입맛이 쓴 기분이었다.
“항복 권유입니다. 서로가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이라고 쓰여 있네요. 요구 사항을 이행한다면 성안에 있는 병사들의 목숨은 확실하게 지켜주겠다는 내용입니다.”
“항복 권유……?”
아지프는 브랜의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영광스러운 제국의 기사로서 제 발로 항복을 한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밤새 레드 드래곤의 비명이 울려 퍼질 때마다 병사들의 사기는 뚝뚝 떨어져 바닥을 치고 있었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정말로 항복을 할 생각은 아니겠지? 아직 제국엔 50만 대군이 있고 남부에는 자르반트 경의 30만 군이 있네. 그들과 합세할 수만 있다면 저놈들이야…….”
“그게 언제일까요.”
“……뭐?”
“자르반트 경과 격돌한 디곤 일족은 남부의 패자입니다. 수장인 밀리아나 역시 소드 마스터이며 그녀의 전술 실력 역시 제국 기사 못지않겠죠. 대군이라는 병력 차이가 있으니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나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는 없을 겁니다.”
브랜은 두루마리를 아지프에게 건네며 말을 이어갔다.
“캄 그레이 경께서 사망하시고 현재 본대의 지휘관 자리가 공석입니다. 예상되는 분은 있으나……. 상대가 상대인 만큼 그분을 그 자리에 앉히실지 폐하께서 고민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다음 지휘관으로 제국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크웰 맥거번.
현재 제국 전쟁에서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은 기사단이라면 청기사단이었다.
하지만 북부 국경의 수비를 맡고 있는 청기사단은 실질적으로 제국에서 가장 실전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문제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부자 관계. 과연……. 제국 내 대신들의 반발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지.’
브랜은 펼쳐 놓은 군사지도를 살피면서 고민을 했다.
“그럼……. 방법이 없단 말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게 뭐지?”
“드래곤.”
그의 대답을 들은 아지프는 어쩐지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실상 50만 대군보다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위용이 더 커야 할 텐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 있는 제국군들에게는 그 위세가 전혀 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레드 드래곤이 지금 성 밖에서 고문을 당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기회일지 모릅니다. 현재 황도에 남아 있는 그들이 레드 드래곤의 상황을 알게 되면……. 모두 이곳으로 오게 되겠죠. 아무리 그래도 드래곤 전부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위기가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아지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드래곤들이 이 전선에 합류하기 전까지 성을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다행이라면 이 성은 남부의 침입을 대비해서 수성(守城)에 용이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당분간 웅크리고 있어야겠군…….”
꽈악-
그는 서신을 움켜쥐었다.
서신의 마지막에 써 있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목숨은 목숨으로. 그 상처를 기억하라. 두 번은 없다.]“…….”
경고처럼 들리는 말.
자신도 모르게 아지프는 목에 난 검상을 손으로 쓰윽 만져보았다.
똑, 똑.
그때였다.
방문의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
“……!!”
두 사람은 자신들을 찾아온 한 사람의 모습에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 * *
“예상대로네요.”
“그렇겠지.”
“앞마당에 만들었던 거점을 모두 철수하는 것을 봐서는 시간 끌기를 할 모양입니다.”
앤섬은 분주하게 성안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제국군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군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쉽게 포기를 하진 않을 테니까. 녀석들은 퓌톤이 당하는 순간 군사를 이미 뺐지. 피해를 최소화한 덕분에 사실상 현재 남은 군사력은 비등하다고 볼 수 있지. 갑작스럽게 개입한 드래곤이 처리되었으니 말이야.”
후작령의 대처가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듯 카릴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입에 털어 넣었다.
“결국 성을 공략해야 하는군요. 적군의 지휘력이 생각보다 뛰어납니다. 그들이 수비에만 집중한다면……. 공략하기 어려워지겠군요.”
카릴은 앤섬 하워드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바라던 바야. 솔직히 말해서 오히려 드래곤을 구하기 위해서 성 밖으로 나온다면 곤란할 뻔했지. 저만한 덩치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서 우리에게는 방해물이거든.”
그는 퓌톤을 가리켰다.
거대한 크기의 드래곤으로 인해서 전장의 범위가 좁아진 상황에서 싸우는 것은 확실히 불리한 조건이었다.
“게다가 녀석이 풀려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싸우려면 병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고 말이야. 브랜 가문트, 녀석은 이번에도 틀린 수를 뒀어. 판을 보는 눈은 우리 쪽이 한 수 위다. 성은 놈들을 가두는 우리가 될 것이다.”
카릴은 말했다.
“주군께서 뛰어난 것이겠지요.”
앤섬은 그런 그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카릴은 비등한 전력이라고 얘기했지만 갑작스럽게 개입한 존재는 드래곤만이 아니었으니까.
드래곤은 포박당한 채 무용지물이 되었으나 또 다른 개입자인 카릴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 않은가.
전세는 이미 기울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성의 활로는 앤섬, 자네도 알다시피 이미 파악해 둔 상황이다. 그리고 그건 녀석들도 알고 있겠지. 정문을 집중적으로 수비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곳만 부수면 성의 공략은 끝난다는 것.”
“분부를 받들겠습니다.”
앤섬은 카릴의 말에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이미 그의 머릿속에 후작령을 공략한 방법을 준비해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녀석들은 바로 황도에 소식을 전했을 것이다. 본대가 남하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남은 드래곤들이 움직이게 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 동이 트는 아침. 우리는 저 성 위에서 녀석들을 맞이할 것이다.”
“네.”
“명을 받들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카릴의 말에 앤섬을 비롯한 부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의를 불태웠다.
* * *
“후우…….”
성벽 위에 경계하고 있던 병사들은 밤이 깊어 오자 긴장 가득한 얼굴로 주위를 살폈다.
“몇 시지? 해가 뜰 때가 되었을 텐데……. 앞이 보이진 않으니 원…….”
“어이, 이봐, 누가 시간 좀 알아봐.”
“갑자기 이게 뭔 일이야. 웬 안개가…….”
병사들은 빛조차 가린 새하얀 기류에 허공을 저으며 말했다.
그때였다.
순간 그들의 코끝을 자극하는 매캐한 냄새.
“불이다!!”
어디선가 외침이 들렸다.
하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 병사들은 그저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조금 전 허공에 손을 저었던 남자는 자신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것이 안개가 아님을 깨달았다.
“여, 연기?”
삐익-!
날카로운 호각 소리가 들렸다.
“으악!!”
“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날아드는 화살 세례에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디서?!”
“당장 적의 위치를 찾아라!!”
“흩어져!!”
“아, 안 돼! 적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라!!”
갑작스러운 공격에 수비병들은 혼란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삐익-!!
다시 한번 호각이 울렸다.
“컥!!”
“쿨럭……! 커컥!”
그러자 조금 전 외치던 병사들의 목과 가슴에 정확히 화살이 꽂혔다.
“대단하군요. 눈으로 봐도 믿을 수 없을 정돕니다. 비궁족의 궁술은.”
앤섬 하워드는 감탄하며 말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기 속에서 키누 무카리는 정확히 들리는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고는 그곳으로 화살을 날렸다.
“이 정도는 보잘 것도 없습니다. 드래곤과 싸울 때에 비한다면 너무나도 수월하군요. 대단한 것은 성 전체를 감쌀 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는 주군의 실력이겠지요.”
키누 무카리는 다시 한번 활의 시위를 당겼다.
슈욱-!!
그의 화살이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비궁족들이 활을 당겼다.
“으악!!”
“으아아악!!”
그들의 화살이 날아간 자리엔 여지없이 병사들의 비명이 들렸다.
“아니면……. 주군을 사지로 혼자 내보내실 생각을 하신 앤섬 님이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키누 무카리의 말에 앤섬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사지라……. 아마 모두 같은 생각이지 않겠습니까? 드래곤이 잡힌 순간 제국군은 바로 퇴각을 했어야 합니다. 성안에서 방어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죠.”
앤섬은 쥐고 있던 지휘봉을 가볍게 위로 치켜세웠다.
“전술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적을 도망치지 못하도록 막다른 곳에 몰아넣고 아군은 안전한 곳에서 공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 칭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을 함정으로 몰아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것을 가능케 하는 자를 책사라 부르고 그 행위를 전술이라 칭하겠지요.”
키누 무카리의 말에 앤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팔을 들어 올리자 라후 부족이 안개 속에서 적군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다시 한번 호각 소리를 냈다.
삐익-!!
또다시 호각 소리가 들리자 키누 무카리는 활의 방향을 움직여 정확히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쏘아냈다.
소수 부족이기에 대초원에서 세력을 키우긴 어려웠지만 대신 사냥으로 연명했던 라후 부족의 전사들은 언제나 마굴 속에서 생활을 했기에 누구보다 제한적인 사계 속에서 움직임이 뛰어났다.
어둠을 틈타 피운 연막 속에서 그들은 정확히 적의 위치를 파악하여 비궁족에게 신호를 보냈다.
“저희 같은 미천한 자들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글쎄요……. 과연 이것이 책략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성 가까이 연막을 피울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드래곤이 패배한 후 제국군이 성안으로 숨었기 때문이니까요. 그로 인해서…….”
앤섬은 쓴웃음을 지었다.
“본디 성이란 분명 침입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곳. 그야말로 전장에서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하지만 주군께서는 오히려 지금 저 성을 가장 위험한 곳으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키누 무카리는 앤섬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알고 있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드래곤을 잡은 압도적인 위용에서부터 나오는 공포감이니까요.”
“다섯 개의 문 중 4개는 허수이며 정문만이 활로라 할 수 있는 이 성은 뒤집어 말한다면 정문이 아닌 다른 곳은 퇴로가 되지 못한다는 뜻. 제국군은 그야말로 갇히게 된 것이죠.”
앤섬이 다시 한번 손을 들어 올렸다.
“곧 문이 열릴 겁니다.”
그러자 자유군의 기병들이 일제히 진격하기 시작했다.
“정문을 타격하는 자유군을 맞이하는 것보다 성안을 휘젓는 주군이 더 공포스러울 테니까요.”
“성의 문을 열기 위해 군사를 진격하는 것이 아니라 적 스스로가 성문을 열고 나오도록 만든다라……. 잔혹한 상황이군요.”
“실로 주군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책략일 겁니다.”
앤섬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조차 이기지 못한 주군을 어찌 인간이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적군의 책사 역시나 만만히 볼 자가 아닌 모양입니다.”
“네?”
콰아아아앙—!!
성의 정문이 우지끈하며 산산조각이 났다.
저벅- 저벅- 저벅-
당당하게 성안으로 걸어가며 입성하는 카릴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제국군에게 연기 속에서 나타나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신과도 같게 느껴졌다.
“브랜 가문트. 다시 만나는군.”
화염 속에서 카릴은 성의 중앙에 서 있던 그를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뭐, 멈춰라!!”
호위병들이 외쳤지만 그들의 검 끝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다. 카릴은 잠시 그들에게 시선을 두었다 떼었다.
“절대적인 힘 앞에는 전략과 전술이 무의미해지는 것 같군요. 정문이 단 한 번에 뚫리다니 말입니다.”
카릴은 어깨를 으쓱했다.
“전력으로 방어를 했다면 이렇게 쉽게 부서지진 않았겠지. 네 계획대로 드래곤들이 오는 시간을 벌 수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시간을 버는 동안 제국군 10만은 몰살당했을 겁니다.”
브랜의 말에 카릴은 주위를 훑었다.
“그래서 최소한의 병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도망치게 했군.”
카릴의 말에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한 방 먹었군. 수성을 하는 척하고는 병력을 후퇴시키다니 말이야. 제국군에게 공포를 심어 주기 위해 뿌린 연막 때문에 오히려 그들을 뒤쫓기 힘들겠군.”
그야말로 진심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연기를 사용할 것을 예상한 걸까. 그 짧은 순간에 눈속임과 동시에 오히려 자신의 계책을 역이용하였으니 말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던 퇴로가 또 있었던 모양이지.”
“미천한 저희는 알지 못하는 비밀 통로를 알고 계신 분이 한 분 계셔서 말입니다.”
카릴은 그의 말에 아차 싶었다.
“황후…….”
헛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모두가 잊고 있었던 카드인데……. 그녀가 이런 식으로 쓰일 줄이야. 황후라면 확실히 비밀 통로를 알 수 있겠지. 그녀의 오라버니 영토니까.”
브랜은 고개를 끄덕였다.
“황후의 목숨도 질기군. 10만 대군을 살려 보내는 조건으로 올리번에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인가 보군. 어째서 네가 남았지? 내 눈에는 황후의 목숨보다 네 재능이 더 아깝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날 속이기 위해서로군. 이 성에 군사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도록 말이야.”
카릴은 그가 하지 못한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직도 내 제안은 유효한데……. 어때.”
브랜의 눈빛이 떨렸다.
하지만 이내 곧 그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하나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제국인입니다. 제가 그리고픈 그림은 모두의 평화가 아닌 제국의 영광입니다.”
“……그런가.”
카릴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회귀를 하고 재능이 있는 자들을 알고 있다 한들 모든 이들의 마음을 자신이 사로잡을 순 없는 법이었다.
모두가 자신이 바라는 같은 미래만 본다면 전생의 미래 역시 그렇게 어긋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카릴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가 앞으로 있을 타락과의 전쟁에서 숱한 업적을 남겼던 것을 기억하니까.
‘하늘 아래 두 명의 천재를 함께 둘 순 없는 일인가…….’
전생에 단명했던 앤섬 하워드가 현생에는 살아남았고 전생에 위업을 이뤘던 브랜 가문트가 현생에선 자신에게 죽게 되었으니까.
“브랜. 너는 10만의 목숨을 구했다.”
카릴은 천천히 브랜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이는 실로 칭송받아 마땅한 일.”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러고는 천천히 검을 그었다.
“잊지 않고 내가 만들 역사에 네 이름을 남기겠다.”
브랜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