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58)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58화(358/497)
229. 대전쟁(大戰爭) (2)
제2진인 본대가 합류하고 병력이 증강된 제국군은 포나인 상류를 건너며 천천히 울창하게 자라나 있는 숲들을 벌목하기 시작했다.
“자, 자! 빨리 빨리 움직여라!!”
“잘라낸 나무들은 한데 엮어서 강을 막는 데 사용한다!! 끝을 깎은 나무들은 반대쪽으로 모아서 강물을 막기 전에 내려보낸다!!”
“네!!”
“알겠습니다!!”
카릴의 기습으로 잠시 주춤했던 제국군은 숲을 잘라내며 그곳에 거점을 세우고 서서히 영역을 넖혀 나가기 시작했다.
티렌이 타투르 공략으로 세운 계책은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포나인 상류에서부터 숲에 자라 있는 나무들을 모두 베어 위를 틀어막음과 남은 나무기둥들은 동시에 못처럼 날카롭게 앞을 깎아 타투르로 흘려보낸다.
타투르의 강점은 포나인의 매서운 강물이었다.
하지만 아예 강물 자체를 막음과 동시에 뾰족한 나무기둥들이 일차적으로 타투르의 성벽에 피해를 입히고 강을 타고 쌓인 나무기둥들이 성벽을 가로막아 안쪽에선 밖으로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반대로 밖에서는 쌓인 나무들이 발판이 되어 성벽 위를 공략하기 용이하게 만들었다.
단순하지만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할 일.
1, 2만의 병력으로는 시도조차 해 볼 수 없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숲을 평지로 만들고 강을 두 발로 건널 수 있도록 물을 막아 버리려는 이 일은 실로 수십만의 병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관이라 할 수 있는 대규모의 병사들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쩐지 티렌은 석연치 않은 얼굴이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지휘를 하는 티렌에게 크웰이 물었다.
“생각보다 지형이 좋지 않습니다. 때문에 시간도 너무 지체되어 버렸고요. 어째서 타투르가 자유 도시로 남아 있었는지 이해가 가는군요.”
“으흠.”
그의 대답에 크웰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뒤에 있던 엘리엇과 마르트는 깨끗하게 베어진 나무들 덕분에 허허벌판이 되어 가고 있는 숲을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포나인 강에 있는 숲이야 워낙 오랫동안 방치해 둔 곳들이라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불리한 지형은 이 작업을 통해서 없애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엘리엇이 먼저 물었다.
“그래. 포나인의 물살도 상류에서 틀어막아 버리면 해결될 일이니 내 생각엔 네 계획이 지금으로서는 상책이라 생각되는데.”
마르트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하듯 말했다.
“문제는 단순히 자라난 나무가 아닙니다. 여길 보시면 타투르로 향하는 길목은 의외로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언덕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언덕들이 서로 연계되어 입구를 형성하고 있지요.”
“흐음……?”
그의 말에 두 사람은 전방을 바라봤다.
“그래봐야 제국의 협곡보다 훨씬 낮은 높이지 않느냐. 이 정도면 놈들이 원거리 부대를 배치한다 하더라도 우리 쪽에서도 충분히 반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입구의 크기도 크다. 방어 부대만를 남기고 주력 부대는 빠르게 통과해서 놈들의 뒤를 치는 것도 가능해.”
마르트의 말에 티렌은 오히려 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얼굴에서 말하는 의미를 눈치챈 듯 크웰이 물었다.
“혹시 뒤쪽이 병목지라는 뜻인 게냐.”
티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 정보가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입구는 넓고 단순해 보이지만 나무에 가려졌던 언덕의 개수를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이 뒤에 지형이 혹여 대군을 이끌고 진격하기 어려운 좁은 갈래로 나뉜 곳들이라면……. 평지를 만들어 지대를 넓힌다는 당초의 계획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티렌은 제국군의 본진에 있는 언덕의 입구 쪽에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는 뒤편으로 병의 목처럼 좁은 길을 여러 개로 나누어 그렸다.
“만약 이런 식으로 들어가는 길이 좁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면 적의 협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으흠…….”
“저희가 포나인의 물을 막아 생기는 평지가 병목지를 만들게 되어 적군의 진출 경로를 제공한다면 지금까지의 수고가 저희에게만 이점이 되는 것이 아니게 되겠지요.”
“길목이 좁다는 것은 군대가 이동할 수 있는 숫자의 제약을 받는다는 뜻이니 우리가 가진 대군의 장점도 사라지게 되지.”
크웰은 심각한 표정으로 지도를 읽기 시작했다.
“적이 오기 전에 빠르게 밀고 들어가는 건 어때? 결국은 병목의 이 입구를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거잖아? 협공만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각 길목마다 각각 일대일의 싸움이 될 수 있을 텐데.”
“맞습니다.”
“결국 각각의 미로처럼 생긴 언덕 지형들이 만들어 내는 길목도 한정적입니다. 대군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길목 중 한 곳이라도 먼저 빠르게 통과하여 적의 뒤를 노리는 방법뿐입니다.”
티렌은 마르트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자신의 계획을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건 적도 예상하고 있을 터. 군으로 막을 수 없는 길목은 마법으로 함정을 짜놓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언덕을 차지하는 것.”
그는 지도에 병의 입구처럼 시작되는 언덕 초입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보가 없는 전장이기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지형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이 또한 자유군 역시 마찬가지.”
“언덕 쟁탈전이란 말이로군.”
“네가 생각한 첫 장소는?”
“바로 이곳입니다.”
티렌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 * *
“병력이 움직입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카일라 창의 대답에 창 일가의 전사들은 긴장감 가득한 얼굴로 검을 쥐었다.
“예상대로 병목지를 뚫기 위한 기병부대가 집결 중입니다. 보병과 마법사들을 완전히 제외한 것으로 보아 피해를 무릅쓰고 무조건적으로 뚫기 위한 책략으로 보입니다.”
“그렇겠지. 티렌이라면 그 방법 말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없을 테니까.”
‘티렌. 역시 너는 변하지 않는군.’
카릴은 저 멀리 어딘가에 있을 그의 이름을 떠올렸다…….
‘너는 전생에 재상으로서 참으로 많은 병사들이 흘린 피 위에 서 있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잔혹할 정도로 아군의 희생마저 묵인하는 전략을 감행했었지.’
마치 추억을 회상하듯 그는 들리지 않는 말을 그에게 전하듯 생각했다.
‘철의 재상이라 불릴 정도로 차디찬 너로 인해 나 역시 숱한 끔찍한 전쟁을 치렀지만……. 넌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단순히 이민족이었던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 아냐. 너는 귀족이 아닌 병사의 목숨 따윈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냉정한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티렌 맥거번이 차가운 사람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브랜 가문트가 있었기 때문이지.’
티렌이 작전을 짜고 브랜 가문트가 전장을 직접 지휘한다. 이것이 전생에 제국의 전쟁 방식이었다.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브랜 가문트가 죽는 바람에 이제 티렌이 직접 전장에 나서게 되었다.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것은 책상에 펼쳐 놓은 지도 위에 그저 말을 움직이기만 해서다. 전장이란 날마다 수백, 수천이 죽어 나가는 살육의 장 속에서 과연……. 네가 여전히 평정을 유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카릴은 눈빛을 번뜩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카일라. 일러둔 대로 병력을 배치하고 명령을 기다려라. 이번 전투에서 너희 창 일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타투르 주변에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언덕과 기둥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별것 아냐. 위에서 내려다봤을 뿐.”
“아…….”
카릴의 대답에 카일라 창은 비룡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큭큭……. 그 위라는 뜻이 하늘이 아니라 하늘보다 더 높은 시간이라는 것을 저 녀석은 모르겠지. 조금만 생각해도 비룡으로 날아도 나무에 가려져 있는 언덕들을 발견하고 길을 예측한다는 것이 결코 단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걸 알 텐데. 저 애송이 녀석 정말 믿고 전술을 맡길 만한가?]알른의 핀잔에 카릴은 피식 웃었다.
[뭐, 정말 상황이 우습군. 전생에도 이와 같은 짓을 했었고 지금부터 네가 쓸 방어법이 바로 티렌 놈이 만든 것이라니 말이야. 결국은 제 꾀에 제가 당하게 되었어.]‘사람은 변하지 않으니까. 결국 생각하는 것도 똑같지. 병사들이 목숨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것까지.’
카릴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당시에는 적이 인간이 아니라 타락이었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넌 우릴 타락을 막는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지.’
카릴은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 이번엔 네가 당할 차례다.’
* * *
“돌격하라!!”
크웰의 외침과 함께 기병들이 일제히 언덕 아래를 향해 진격했다. 타투르까지는 아직 거리가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여긴 제국군은 포나인의 상류를 막음과 동시에 쌓아 놓은 나무 기둥들을 강물을 향해 흘려보냈다.
촤아아악―――!!
촤아아――!!
날카롭게 끝을 자른 수백 개가 넘는 나무기둥들이 일제히 급류를 따라 타투르로 떠내려갔고 크웰은 속도를 맞춰 기병들을 향해 소리쳤다.
“제1, 2, 3군은 왼쪽으로 4, 5, 6군은 중앙을 노린다. 그리고 마지막 7군은 나를 따르라!!”
와아아아아―――!!
와아아―――!!
“보고드립니다!! 제국군!! 협로를 통과하기 위해서 병력 진군 중입니다!! 숫자는 약 7천!”
크웰의 기병 부대를 확인한 자유군의 척후병들이 카릴에게 달려와 보고를 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함성만으로도 제국군이 진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계획대로 진행한다. 카일라. 창 일가 5천을 이끌고 제국 6군까지 모든 기병들을 막는다.”
“네.”
“그리고 크웰이 이끄는 7군은 오른쪽 가장 안쪽 길로 유도한다. 가네스 비룡 부대를 이끌고 기병 부대가 병목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바위를 떨어뜨려 입구를 막는다. 이후에 카일라를 도와 기병의 뒤를 친다.”
“알겠습니다.”
“명심해라. 비룡 부대는 적을 섬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틀어막은 입구를 뚫기 위해 마법 병대가 투입 되는 순간을 타격을 주는 것이 주요 임무니까.”
가네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클클클……. 재밌겠군. 놈들은 저 언덕을 뚫고 통과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 생각하겠지만 네 녀석은 그 생각을 뛰어 넘는구나.]카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크웰의 정예병을 제외한 나머지 병력은 미끼일 뿐이다. 티렌은 그들을 희생해서 크웰이 이끄는 기병 부대가 언덕을 뚫고 넘어가도록 하려는 것이겠지. 제국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이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를 완전히 배제하고 나머지 병력만을 섬멸하여 피해를 입힌다. 더 나아가…….]알른은 마치 콧노래를 하는 것 마냥 흥얼거리듯 말했다.
“크웰이 노리는 곳은 뻔하다. 중앙 안쪽에 있는 가장 높은 언덕. 그리고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 아랫길을 통할 수밖에 없어. 언덕은 놈들에게 내어준다. 우리는 더 큰 이득을 챙길 것이니까.] [클클……. 크웰이 빠져 버린 본진을 노린다. 실로 이거야말로 명쾌한 한 수로구나.]
카릴의 말에 알른은 말했다.
“티렌. 부디 전장의 공포에 잡아먹히지 마라.”
카릴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 와중에 그 녀석을 걱정 하는게냐.]“아니.”
알른의 물음에 그는 한쪽 입꼬리를 피식 올리며 말했다.
“전쟁의 패배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안 되니까.”
[제 구실?]“신탁이 내려지기 전에 나는 나머지 두 개의 유물을 찾아낼 것이다. 티렌은 그 유물을 찾을 낼 안내자가 되어 줘야 하니까.”
[너는 벌써 이 앞을 생각하는 것이더냐. 백만 대군이 격돌하는 대전쟁을 눈앞에 두고도.]카릴의 말에 알른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전쟁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이건 그저 전초전에 불과해.”
차앙―!!!
그가 검을 들어 올리자 창 일가의 전사들이 일제히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시간을 지체 할 필요 없지. 단기전으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