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64)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64화(364/497)
231. 백금룡 전투 (3)
촤르르륵……!! 쉬익!! 쉬이익……!!!
카릴의 손에서 튀어나온 푸른 뱀이 두 자루의 검날을 휘감기 시작했다.
[캬악!!!!]날카로운 뱀이 혀를 흔들며 빛을 발하자 라크나와 아그넬 두 자루의 검이 마치 합쳐지듯 새파란 빛을 뿜어내며 거대한 태도의 형태로 변했다.
하늘을 관통하기라도 하려는 듯 늘어나는 검날이 구름을 뚫고 솟구치자 폭풍우를 불러일으키기라도 하는 듯 검의 주위로 원을 그리며 빠른 속도로 구름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콰강!! 콰가가강……!! 쿠르르르르르……!!!
마엘의 힘에 새파랗게 변했던 검날이 카릴의 비전력이 섞이며 보랏빛으로 변하더니 다시 한번 검은색으로 변했다.
“조금 더.”
검을 든 손등에 핏줄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지만 카릴은 쥐어 짜내듯 마력을 끄집어냈다.
정령력의 힘으로 검게 물든 검날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더니 은회색으로 변했다.
[심상치 않다. 저건 용언마법도 아니야.]알른이 불안한 듯 말했다.
“그래.”
카릴은 그런 그를 향해 말했다.
“내가 찾던 마법이지. 다른 드래곤들은 도달하지 못한 영역의 마법.
알른은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씰룩였다.
[크아아아아아아아—!!!!]백금룡의 포효가 대지를 울렸다.
섬격(殲擊).
“으아아아!!!”
동시에 카릴은 있는 힘껏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브레스를 향해 검을 그었다.
응축된 마력의 검날은 거의 5층 건물 높이처럼 거대했고 브레스가 카릴을 덮치기 바로 직전 바람을 가르며 수직으로 떨어지는 섬격과 격돌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각—!!!!!
콰가가강–!!!
두 힘이 충돌함과 동시에 격렬한 폭음이 일어났다.
일대에 반구 형태의 빛의 폭발이 일어났고 빛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범위를 넓혔다.
“으, 으아악!”
“살려줘!!”
주위에 있던 제국군들은 빛에 휩쓸리자마자 순식간에 비명과 함께 새까만 재가 되어 버렸다.
“대기한다.”
일찌감치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검은 눈 일족의 전사들은 단 일격에 반경 수백 미터가 쑥대밭이 되어 버리는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말이 안 되는군요…….”
일족의 중얼거림에 지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한 방이면 제국의 황도조차 부숴버릴 수 있었을 겁니다. 드래곤도 드래곤이지만 저만한 브레스를 갈라 버리는 주군은 대체…….”
“감상에 빠질 시간 없다. 우리는 지금 당장 주군을 구출한다. 일단 전선을 빠져나와 지원군과 합류해서 다시 후방을 노린다.”
“네?”
“대륙 최고의 고룡의 공격을 받아 낸 것이다. 너희들도 눈으로 목도하였지 않느냐. 주군께서는 엄청난 마력을 썼을 것이 분명하다.”
지그라는 도망치는 제국군들 사이를 뚫고 오히려 폐허 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나 그로 인해 주군은 더 강해질 것이다.”
검은 눈 일족의 전사들은 그의 뒤를 일말의 망설임 없이 뒤따랐다.
* * *
[크……. 크윽…….]오른쪽 날개를 잃어버린 백금룡은 어이가 없다는 듯 바닥에 쓰러진 카릴을 내려다봤다.
[이런 개 같은……!!!]이 일격 전에 닐 블랑을 보호하기 위해서 감쌌던 날개에 카릴이 검이 박혔던 터라 상처 때문에 반응이 늦고 말았다.
안일했던 것도 있지만 자신의 마법을 받아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부그륵…… 부그륵…….
잘려 나간 날개뼈 사이로 살점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재생되기 시작했다.
[재생……? 회복 마법도 아니고 자연 치유로 날개를 구축하다니. 드래곤이라도 해도 말이 안 되는 일이야. 저건 그냥 괴물이로군…….]알른은 나르 디 마우그의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의 옆에는 쓰러진 카릴이 있었다.
[카릴. 카릴!!]그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잃은 듯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미치겠군.]단지 변화가 있다면 그의 팔에 새겨진 마엘의 문양이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누구든 저 녀석을 깨울 수 있는 자가 없나?]다급하게 말했지만 정령왕들 중 누구도 대답을 하는 자는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쿵……!! 쿵……!! 쿵……!!!
쓰러진 카릴의 위로 나르 디 마우그가 거대한 발을 들어 올렸다. 어느새 잘려 나간 오른 날개가 반쯤 재생이 되어 비늘이 덮이지 않은 채 붉은 살점들만으로 펄럭이고 있었다.
[일 났군.]알른은 머리 위로 떨어지는 백금룡의 발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서걱-
그 순간 카릴을 짓누르려던 나르 디 마우그의 발 뒤쪽의 비늘들이 잘려 나갔다.
[큭?!]“공격을 멈추지 마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검이 연속적으로 베어졌다.
드래곤의 몸집에 비한다면 아주 작은 상처에 불과했지만 비늘을 뚫고 살점 안의 근육이 보일 정도로 깊었다.
우드득……!!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나르 디 마우그의 몸이 휘청거렸다.
[크아아아악!!!]검은 눈 일족의 전사들이 그의 다리를 붙잡고 힘줄을 잘라 내자 휘청거리던 육중한 몸이 그대로 바닥으로 기울어져 떨어지고 말았다.
쿠우우우우웅……!!
거대한 흙먼지가 솟구치면서 나르 디 마우그는 성난 포효를 질렀다. 평상시의 그였다면 아무리 검은 눈 일족의 힘이 강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당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날개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힘을 쓴 그는 미처 검은 눈 일족의 기습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었다.
[감히……!!!!]하나하나가 모두 그의 예상을 뒤집어 놓는 일들뿐이었다.
“너희들은 놈의 시선을 끌어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놈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는 거다.”
지그라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카릴을 업고서 일족에게 명령을 했다. 그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니까.”
월야(月夜).
검은 눈 일족의 최정예이자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들인 열 명.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백금룡을 향해 뛰어들었다.
* * *
“쿨럭……!!”
지그라가 연기 속을 틈타 달리던 중, 그의 등에 업혀 있던 카릴이 숨을 토해냈다.
[괜찮으냐. 무식한 놈. 백금룡의 마력이 담긴 브레스를 정면으로 받아 내다니.]너덜너덜해진 모습의 카릴을 바라보며 알른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후읍……. 후읍…….”
간신히 숨을 쉬던 카릴이 천천히 마력을 회전시키자 그의 얼굴에 나 있던 상처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백금룡과 마찬가지로 그의 회복력 역시 이미 인간의 것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소드 마스터라 할지라도 일격에 죽었을 만큼 강력한 브레스였으니까.
“검은 눈들은?”
“백금룡을 막고 있습니다. 그들이 뒤를 볼 것입니다. 이대로 전선을 빠져나가 회복을 하십시오.”
“그들로는 무리다.”
“성취는 있으셨습니까?”
“지그라!”
카릴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지그라는 달리는 발을 멈추지 않았다.
“죽지 않습니다. 주군을 믿는 만큼 주군께서도 저희를 믿으시길 바랍니다. 결코 무모한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군께서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도박이라 생각할 뿐.”
카릴은 그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성취는 있었다.”
그의 대답에 지그라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다. 그놈이 배신의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지 말이다. 조금 전 백금룡이 사용한 마법 말이다. 그건……!!]마엘은 달리는 카릴을 향해 소리쳤다.
어느새 카릴의 팔에서 들끓던 문양이 가라앉아 있었다.
[호들갑 떨지 마. 우리도 알고 있다.] [너보다 더 잘 알지.]정령왕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야 그들 역시 다시 돌아온 듯 보였다. 알른은 짧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신력(神力).] [하지만 다르지. 같은 성질이지만 다른 것이다.] [그래. 놈은 빛의 정령왕인 라시스의 힘을 가진 거야. 드래곤이 정령왕의 힘을 쓸 수 있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신화 시대 이후로 정령은 드래곤과 계약을 하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그가 영령 지배자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건 신령대전을 위해서였을 뿐. 우리를 배신한 이후 그가 정령왕과 다시 계약을 맺을 순 없는 일이다.]두아트를 비롯해서 에테랄과 라미느는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들은 그동안 봉인이 되어 있어서 몰랐을 수도 있지. 놈이 어떠한 방법을 찾아낸 것일 수도.]알른이 정령왕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라미느가 되물었다.
[천년 빙동의 일을 기억해 봐. 동결되어 있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최초의 블레이더가 맞지만 나머지 한 명의 정체는 모두가 알지 못했다. 그가 어떤 힘과 관련이 있었다고 했지?]천년 빙동 속에 두 사람.
전생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금발의 남자는 분명 최초의 블레이더라 할 수 있는 신살자(神殺者), 주덱스(Judex)와 격돌을 하는 모습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빛의 정령왕…….]두아트라 마치 회상을 하듯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래. 카릴의 전생에 그는 없었다. 그 말은 어쨌든 한 번은 봉인이 풀렸었다는 말이겠지. 그럼 과연 언제일까. 우리는 라시스의 흔적을 발견한 곳이 천년 빙동 말고 또 한 곳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놈의 레어 안에서였지.”
[맞아.]가까스로 회복을 한 카릴이 알른을 향해 말했다.
[이 둘을 합치면 한 가지겠지. 빛의 정령왕인 라시스의 봉인이 이제 풀렸고 그 힘을 백금룡이 가지고 있다는 말일 터.]“하지만 천년 빙동은 이민족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카릴을 엎고 있는 지그라가 대답했다.
[흥, 그곳에 지금 누가 있는데? 내로라하는 이민족의 전사들은 모두 전장으로 나왔잖느냐. 카릴도 상대할 수 없는 그 괴물을 고작 너희들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알른의 대답에 지그라의 눈빛이 불안한 듯 떨렸다.
[놈이 세 마리의 드래곤들을 먼저 전장에 보내고 뒤늦게 합류한 것은 이를 위함일지도 모른다.]“그 말씀은……. 북부 영토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모르지. 이스라필 녀석이라도 있다면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지그라는 할 말을 잃은 듯 침묵했다.
천년 빙동을 쉽사리 내어줄 리 만무했다. 그들은 분명 상대가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싸웠을 터. 북부가 드래곤의 습격을 받았다면 결코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으니까.
“네가 조금 전 말하지 않았느냐. 그들을 믿어라. 지그라.”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카릴이 말했다.
[그래, 네 무모한 방법으로 어떤 성과를 얻은 게냐. 그것부터 들어보지.]카릴을 바라보며 알른이 물었다. 백금룡의 공격을 막아 내는 것은 실로 제 살을 주고 뼈를 깎는 수법이겠으나 자칫 살을 도려내다 죽음까지 이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행위였으니까.
“물론. 읽어냈다.”
카릴은 입꼬리를 올리며 옅게 웃었다.
[미친놈…….]알른은 카릴의 말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 웃음은 위험천만한 계획을 수행하는 용기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9클래스 마법을 단 한 번 보고 그 본질을 꿰뚫었다는 말이냐? 그런 주제에 재능이 없어? 나는 지금까지 너 같은 괴물은 보지 못했다.]“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 녀석이 라시스의 힘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그걸 예상한 것이기도 하고?]“어느 정도는. 녀석의 레어에서 빛의 정령왕이 부활했다는 증거를 봤을 때 생각했지. 가장 안전하게 그 힘을 둘 수 있는 곳이 어딜까 하고.”
[그게 백금룡의 몸 안이었군.]“어쩌면 놈의 욕심일 수도 있지. 어쨌든 빛의 정령왕의 힘과 신력이 같은 본질을 가졌다는 것은 결국 내가 쓸 수 있는 신력과 일맥상통하다는 말이니까.”
[그 말은……. 백금룡의 마법을 네가 쓸 수 있다는 말이더냐?]“정확히는 백금룡의 마법이 아니지. 정령의 힘도 함께 있으니까. 같은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놈과 다른 셋은 다르다. 내가 녀석의 마법을 기다렸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고.”
그의 말에 사람들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50년 전 카이에 에시르는 염룡 리세리아를 사냥했다. 그때 그는 8클래스에 불과해. 나는 고작 8클래스 마법에 죽을 드래곤의 힘을 얻기 위해 이런 모험을 한 게 아니니까. 더 위를 노린다면 최고의 힘을 찾아야지.”
[할 말을 잃게 만드는군…….]“다만.”
카릴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백금룡의 마법 이전에 라시스의 봉인은 풀어야겠지. 그 힘은 내게 필요한 것이니까.”
[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로군. 필요한 것을 얻고 그 뒤에 잡는다라……. 나쁘지 않아.]“이제부터 해야지.”
그의 말에 알른은 자신도 모르게 전율을 느꼈다.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9클래스라는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가능성을 잡은 자가 바로 자신의 앞에 있었으니까.
“지그라. 우리는 본대가 교전 중인 언덕 협곡을 벗어나 우회한다.”
탁-
어느새 체력을 회복한 듯 카릴은 지그라의 등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공국에서 오는 병력과 합류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니. 그들로 하여금 제3진의 눈을 돌리는 것은 맞지만 그 병력만으로는 나르 디 마우그를 치기에 역부족이겠지.”
“그럼……?”
“함정을 파야지.”
카릴은 그 순간 묘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