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69)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69화(369/497)
235. 하루 전쟁
콰앙―!!!
“어떻게 벌써 디곤 일족이 이곳으로 올 수 있었던 거지? 게다가 불멸회까지……. 도대체 여명회와 자르반트 경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티렌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타투르 지원군의 등장에 화를 감출 수 없었다.
“말을 삼가거라. 뭔가 변고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 그래봐야 10만도 채 되지 않는 병력이다. 대세에 큰 변화를 줄 순 없다.”
크웰은 밀리아나의 등장에 사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그 순간 몰아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디곤 그 자체는 어려운 상대가 아니지만 현재 제국군에는 불멸회의 마법을 감당할 수 있는 마법 병대가 없으니까요.”
엘란이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파이만은?”
“다행히 목숨을 부지했으나 전투에 합류하기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치유에 전념하라 하거라.”
“알겠습니다.”
검의 저택에서 직접 크웰이 데리고 온 3인방 역시 소드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자들이었다.
하지만 그중에 한 명이 순식간에 당해 버린 것은 크웰로서도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걱정 마십시오. 이민족들의 속도가 빠르지만 그에 못지않게 저희들도 빠르니까요.”
그때였다.
막사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세르가……!!”
“후방 지원 부대가 막 도착하였습니다. 물자를 가지고 왔으니 이제 걱정하지 마십시오.”
티렌은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물자가 있었는데 어찌 계획보다 속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까?”
“보급 수레에 경량화 마법을 걸었습니다. 병량의 양이 많아 마력의 소모가 큰 데 비해 유지 시간이 길지 않아 하지 않으려 했던 방법인데 상황이 급박한 듯싶어 강행하였습니다. 다만 마법사들의 마력 고갈로 오늘 밤에 당장 지원은 무리일 듯싶습니다만……. 물자가 보충되었으니 온전히 전투에 집중하시면 될 듯합니다.”
세르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50만이 넘는 군대의 군량에 전부 마법을 건다는 것은 아카데미의 마법사들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여명회에선 소식이 없었습니까?”
“불멸회가 상아탑을 습격했다는 것을 듣고 카딘 경께서 직접 상황을 조사하러 가셨습니다만……. 아직 확인 불가합니다. 솔직히 불멸회가 이곳에 나타날 줄은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타투르 안에는 그들뿐만 아니라 울카스 길드의 마법 병대도 함께 있습니다. 세르가 경, 그들 모두를 맡겨도 되겠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세르가는 나인 다르혼을 상대로 거침없이 대답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라면 카릴 맥거번이 지금 이곳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후위를 돌아 저희를 공격했습니다.”
“피해는 없었습니까?”
“마법사 몇이 죽기는 했지만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는 백금룡과 싸웠으니까요.”
“……혼자서 말입니까?”
“네.”
티렌은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가볍게 떨었다. 황궁을 침범했을 때도 그랬고 카릴의 무위는 더 이상 자신들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백금룡에게 패하여 도망쳤습니다. 저희들로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신은 공평하게도 저희에게 드래곤의 수호를 주셨으니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가 무슨 꿍꿍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작을 부리기 전에 타투르를 점령하는 것이 이 전쟁을 끝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걸세.”
막사의 문이 다시 열리며 사람들은 한 남자의 등장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닐 블랑 경. 백금룡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경께서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유일하게 수호자와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종속자이시니까요.”
티렌은 기대를 하는 듯한 눈빛으로 닐 블랑을 바라봤다. 4공작 중 유일하게 베일에 싸여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그를 올리번이 처음 귀족들에게 소개할 때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를 말해줬다.
대대로 블랑 가문은 백금룡을 보좌하는 선택 받은 가문이었으며 그로 인해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오직 드래곤의 영토인 약속의 땅에 머물기 때문이라 하였다.
인간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은 금역.
그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것은 제국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일이었기에 납득을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증명일까.
올리번의 말대로 제국에 나타난 백금룡은 오직 드래곤의 모습으로만 존재했고 자신의 의사를 직접 표출하는 다른 드래곤들과 달리 닐 블랑을 통해서만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우리에게 크루아흐를 구출하는 것을 명하셨습니다.”
“닐 블랑 경. 외람되오나 나르 디 마우그 님을 직접 뵐 수는 없는 일입니까.”
“아시다시피 그분은 제국의 수호룡이긴 하나 인간들과의 대화를 꺼려 하십니다.”
“하지만 그때는 직접 말씀하신 듯싶습니다만.”
“언제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닐 블랑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세르가에게 되물었다. 순간 그의 눈빛이 마치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오싹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 느낌을 세르가는 나르 디 마우그와 카릴이 싸우던 순간 닐 블랑을 구하기 위해 그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똑같이 느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송구하옵니다.”
세르가는 닐 블랑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살짝 미심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크루아흐를 구출할 강습대를 구성하겠습니다. 세르가 경의 특기인 안개 마법으로 타투르 전역을 감싸면 아버지께서 부대를 이끌고 진격하십시오. 적의 시선을 끄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러지.”
“안개가 깔리면 엘란 님과 마그토 님께서는 진격하는 부대에서 나뉘어 구출 계획을 실행하시기 바랍니다. 드래곤을 구속하는 구속구만 풀면 됩니다. 그 뒤는 본대에 합류하여 적을 소탕합니다.”
간단명료하지만 확실한 계획이었다.
“물자가 도착한 이상 더 이상 하루라는 시간의 족쇄는 저희들에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대신 더욱 전투에 집중하여 확실한 승리를 따내야 할 것입니다.”
크웰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출진 준비를 하라.”
* * *
“백금룡에 대한 계책은?”
“그건 이 녀석이 맡을 것이다. 크루아흐를 인질로 삼고는 있지만 과연 녀석이 얼마나 효용가치가 있는지는 사실 모르니까. 이왕이면 목을 따버리면 좋겠지.”
밀리아나는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에이단의 등을 가볍게 두들기며 앞에 나오게 세웠다.
두샬라는 의외라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당연하게도 현재 가장 강력한 전사인 밀리아나가 백금룡을 맡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믿어도 돼. 이 녀석과 암연의 살수들은 이제 남부의 사냥꾼들보다 더 몬스터를 잘 잡을 테니.”
그녀의 말에 에이단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크웰을 맡는다. 그를 죽이지 않고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일 테니까.”
그제야 두샬라는 이해가 가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싸움에 있어서 죽이는 것과 죽이지 않고 이기는 것 중에 어려운 것은 당연하게도 후자였으니까.
“대륙제일검이라 불리던 크웰을 상대로 그를 죽이지 않고 제압할 자신이 있나 보군요.”
“언제적 대륙제일검이야? 5대 소드 마스터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니까. 저치만 해도 이제 소드 마스터의 반열에 올랐는데.”
밀리아나는 에이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 본인과 에이단 두 사람을 비롯해서 전 이스트리아 삼국의 그레이스 판피넬, 에이단 하밀, 검의 저택에 3명뿐만 아니라 란돌까지 수십 년 동안 정체되어 있던 검의 영역이 신기할 정도로 비약적인 상승을 보였다.
“그야말로 검의 시대군요.”
“글쎄. 꼭 그렇지만도 아니지.”
그때였다.
그들의 말에 언짢다는 듯 나인 다르혼은 팔짱을 낀 채로 말했다.
“저기 내 뒤에 있는 꼬맹이들도 7클래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미하일 저놈은 아직 멀었지만 공격술 만큼은 드래곤의 비늘을 뚫을 만큼 대단하지. 카이에 에시르와 같은 마법인 중첩술을 쓸 수 있으니까.”
“……!!!”
“……!!!”
그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란 듯 미하일을 바라봤다.
“뿐만 아니라 제국의 세르가란 녀석도 대마법사의 반열에 올랐다. 검의 길만큼 마법의 길도 발전하기는 마찬가지란 말이지.”
나인 다르혼이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작은 검은 구체가 나타났다. 구체는 빙글빙글 주위를 돌며 점차 줄어들더니 손톱만큼 작아졌다.
“마력압축…….”
미하일은 그 광경을 보며 놀란 듯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고 세리카 로렌은 마치 또 넘어야 할 산을 본 것처럼 입술을 씰룩였다.
“그리고 나 역시 그의 덕을 봤지.”
나인 다르혼은 손에 있던 마력구를 흐트러뜨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엮는다면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정체되어 있던 검과 마법의 비약적인 발전은 카릴이란 사람이 등장하면서부터 이루어졌다.”
“그래. 우리는 그를 모시는 자이기 이전에 그에게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 그것이 타투르를 온전히 그에게 돌려주는 것이겠지.”
밀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앤섬 하워드.”
“네.”
“듣자 하니 제국군의 후위를 카릴이 공격한 뒤에 그가 자취를 감췄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나는 타투르로 향하던 도중에 교도 용병단의 비공정이 해협을 건너 북상하고 있는 것을 봤다. 비공정의 속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를 정도로 빨랐지.”
“그 말씀은 고든 파비안이 칼립손 님을 만났다는 말씀이군요.”
“아마도. 그 할아범이 만든 시동석을 고든이 받았다는 건 노움국과 접촉이 있었다는 뜻이겠지.”
“맞습니다.”
앤섬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비공정이 전쟁의 중심인 이곳이 아닌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타투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카릴이 나타나지 않을까.”
밀리아나는 눈빛을 빛냈다.
“그게 내가 조금 전 타투르를 온전히 지켜 그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한 이유다.”
“설마…….”
그는 떨리는 눈으로 밀리아나를 바라봤다.
“카릴은 이곳에 오지 않을 거야.”
순간 홀 안이 혼란스러운 듯 웅성거림이 느껴졌다. 디곤과 불멸회의 지원군이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백금룡과 제국군의 힘은 강맹했고 열세인 상황은 같았다.
“그는 수백 년 동안 그 어떤 왕국도 끝을 내지 못했던 이 대륙의 전쟁을 정말로 혼자서 끝낼 생각인 거지. 거기에 비한다면 우리가 맡은 일은 너무나도 하찮은 것 아닌가?”
하지만 그녀의 이어지는 말에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우리가 맡은 일은 고작 지키는 것과 싸우는 것. 너무나도 단순한 일이지.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이다.”
그녀는 주위를 훑었다.
“혼자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말이 절대로 허풍이 아니란 말이다. 우리는 그저 믿고 싸우면 된다. 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것은 전장에 있는 우리가 아니니까.”
짙은 어둠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었다.
“카릴.”
밀리아나는 이곳에 없는 그의 이름을 자신도 모르게 기쁜 듯 격양된 목소리로 불렀다.
쾅―!!
그는 검을 들어 지도 위에 그려진 황궁에 박아 넣으며 소리쳤다.
“그는 황제의 목을 베어 제국을 손에 넣고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