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75)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75화(375/497)
236. 종결전(終結戰) (6)
[무…… 무슨?!]백금룡은 갑자기 나타난 비공정에 지금까지 냉정을 유지했던 것과는 달리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포격 준비.”
고든 파비안이 손을 들어 올리자 비공정의 양쪽 측면에서 포문이 열렸다.
우우우우웅…….
포신의 끝에서 새하얀 빛이 응축되면서 빛의 입자들이 한곳으로 모였다.
콰앙-!! 쾅! 쾅!!!
측면 하나당 5개씩 돋아난 포문에서 요란한 굉음과 함께 백금룡을 향해 폭발이 일어났다.
백금룡이 날개를 얼굴 위로 가리듯 덮자 그 앞으로 보호막이 생겨났다.
[이런 걸로 감히…….]비공정의 폭탄이 보호막에 닿자 엄청난 위력으로 태양홀의 나머지 잔해들을 깡그리 부숴버릴 정도였지만 정작 드래곤의 보호막은 건재했다.
“사, 살려줘!!”
“으아아악……!!”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위풍당당했던 사제들은 무너지는 태양홀을 빠져나갔다.
[죽으면 신의 곁으로 가는 것 아닌가? 그게 너희들의 일생의 소원일 텐데. 살려고 도망치다니 웃긴 놈들이군.]알른은 도망치는 그들을 비웃듯이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고든. 저와의 계약을 어기시려는 겁니까.”
보호막 뒤에서 올리번이 백금룡을 향해 포격하는 비공정을 향해 소리쳤다.
“어기다니. 그저 호기심이었을 뿐이다. 드래곤이란 존재가 궁금해서 말이지. 계약에도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니까.”
“당신……!!”
“우린 기사가 아냐. 용병단이다. 먼저 한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교도의 규율이다.”
고든은 부서진 태양홀의 올리번을 향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그리고 용병은 밑바닥 인생이지만 언제든 죽음을 감수하고 살아간다.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삶이란 말이다. 그 길을 걸으려고 하는 자의 가족이라면 그들 역시 용병과 다르지 않지.”
철컥-!!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비공정의 하단 부위에 달려 있던 상자의 연결 고리가 해제되며 무서운 속도로 태양홀을 향해 떨어졌다.
“알겠나? 애송이 새끼야. 용병의 가족 역시 언제든 죽음을 받아들일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가족을 가지고 협박하는 건 너희들 같은 귀족에게나 통하는 저열한 짓이다.”
쿠웅……! 쾅!! 철컥! 드르르륵……!!
쿵! 쿵! 쿵! 쿵!!!
상자는 엄청난 무게 때문에 태양홀의 천장을 완전히 부숴버리며 세로로 떨어졌다. 바닥에 닿자마자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상자의 4면이 각각 바닥으로 펼쳐지듯 열렸다.
상자 속에 모습을 드러낸 묵색(墨色)의 거신.
백금룡의 새하얀 비늘과 대조되어 그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빛나는 것 같았다.
[아스칼론……?]알른 자비우스는 그 모습에 믿을 수 없다는 듯 거대한 골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카릴. 사냥에는 모름지기 걸맞은 도구를 써야지. 안 그래?”
철컥-!!
드르르륵……!!
아스칼론의 가슴 쪽의 갑주가 열리자 카릴은 뛰어올라 익숙한 듯 조종석의 레버를 당겼다.
지이이잉……!!
그 순간, 용 살해자의 눈이 빛났다.
[너 골렘을 조종할 줄도 아는 거냐.]“물론. 전생에 레볼의 조종사가 나였으니까.”
[허…….]카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전에 칼립손에게 아스칼론을 재건한다면 내부를 최대한 레볼의 형태로 만들어 달라고 했었거든. 그렇다면 내가 아니더라도 윈겔이 대신 쓸 수도 있을 테니까.”
[하여간 더 이상 놀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끝을 알 수가 없는 녀석이라니까.]알른은 아스칼론의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면서 탄성을 질렀다.
[마도 시대에도 결국 완성하지 못한 골렘인데 도대체 어떻게 부활을 시킨 거지? 그 노움의 실력이 제법 훌륭하다는 건 알겠지만…….]“시동석을 정제하는 것은 단순히 손재주가 있다고 가능한 게 아냐. 노움의 세공 마법(Magic Craft)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면 마도 시대 때 완성하고도 남았겠지.”
[흐음……. 그럼?]“데릴 하리안. 그 녀석이 내게 자신들이 준비한 선물을 보낸다고 했었다. 아마도 그게 이것 같군. 황금마법회가 아스칼론의 시동석을 만든 게 틀림없어.”
카릴은 조종석에 있는 수많은 레버를 아무렇지 않게 조종하면서 말했다.
[마도 시대의 마법사들도 할 수 없었던 시동석 정제를 지금 이 시대의 마법사들이 성공했다고? 그 말은 마도 시대보다 그놈들의 마법 수준이 더 뛰어나단 소리더냐. 말도 안 되는 일이다.]“하지만 데릴은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3대 위상 중 한 마리를 부활시켰어. 그의 말처럼 정말 죽은 신수를 되살린 것이라면……. 그들의 마법 수준은 쉽게 판단 내릴 수 없겠지.”
[죽은 것을 부활 시킨다라……. 꼭 타락(墮落) 같군.]알른은 조금 전 라엘이 사제들을 변형시키려고 했었던 모습을 떠오르며 쓴웃음을 지었다.
[시동석의 정제부터 위상의 부활까지. 황금 마법회의 정체가 궁금해지는걸. 마도 시대에 실패한 것들을 성공시킨 그 녀석들의 마법 실력이 과연 어디까지 도달한 것인지 말야. 때에 따라서 우리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7인의 원로회가 하지 못한 걸 성공시켜서 자존심이 상한 것은 아니고?”
[크음…….]알른은 카릴의 농담에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카릴은 조종석 안의 마경을 바라보며 있는 힘껏 조종관을 잡아당겼다.
골렘의 전신에 장착되어 있는 회로에서 카릴의 마력이 흩어졌다.
즈즉……!! 즈즈즈즈즉……!!
그러자 아스칼론의 등에 장착되어 있던 대검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나 블레이드의 출력만큼은 인간의 육체보다 더 효율적이군. 마력을 방출해 낼 수 있는 최대 용량이 훨씬 더 많아.]알른은 여전히 골렘을 분석하는 듯 말했다.
[7클래스의 벽을 뚫으면서 이제 용의 심장에서 나오는 엄청난 마력을 충분히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오산이로군. 작은 육체에서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마력보다 골렘의 시동석을 통해서 뿜어내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군.]철컥-!!
아스칼론의 등에 고리가 풀리며 대검이 아래로 떨어졌다. 카릴은 그것을 오른손으로 붙잡았다.
등 쪽에 연결되어 있던 회로에서 마력이 검 안으로 충전이 된 것처럼 손잡이 바로 위쪽 검신에 박혀 있는 둥근 원판이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익……!! 치익……!!
엔진처럼 원판이 더욱더 가속하며 회전할수록 대검의 검날에 마나 블레이드가 짙게 깔렸다.
[카아아아아악!!]백금룡이 아스칼론을 향해 거대한 입을 벌리자 그의 입 주위로 수십 개의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이제 확실하게 보이는군.”
응축되는 빛의 힘이 백금룡의 입안으로 모였다가 커다란 구체가 되어 쏟아졌다.
쿠웅……!!
카르르르르륵–!!! 철컥!!
아스칼론이 대검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꽉 움켜쥐며 있는 힘껏 백금룡이 쏟아내는 브레스를 갈랐다.
퍼엉!! 퍼어어엉—!!!
대검의 마나 블레이드가 브레스와 맞닿는 순간 브레스가 반으로 갈라지며 다시 한번 조각조각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1번째 왕관 자세(Crown Posture).
아스칼론으로 펼치는 카릴의 검격은 거대한 대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려한 모습으로 브레스를 가르며 백금룡을 향해 질주했다.
“모두 대피하라!!”
벨린 발렌티온 백금룡의 난사되는 마법이 도시 곳곳을 파괴하자 황급히 일어나 소리쳤다.
“폐하, 이쪽으로……!!”
카딘은 청린으로 만든 아그넬이 박혀 있던 어깨를 움켜쥐며 창백한 얼굴로 소리쳤다.
“아니. 나는 이곳에 있겠소.”
“하오나……!”
“교단의 힘으로 그를 막을 수 없다는 봤지 않습니까? 백금룡이 무너지면 어차피 제국엔 저자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말씀 하지 마시옵소서. 100만의 제국군이 폐하와 싸울 것입니다!!”
“그전에 내 목이 땅에 떨어지겠지.”
“폐하…….”
올리번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십시오. 지지 않을 겁니다. 그는 제국의 수호룡이니까.”
“그렇다면 저도 남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폐하의 안위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카딘 루에르는 마력을 빼앗겨 파랗게 변한 입술로 소리쳤다.
그때였다.
[크악!! 크아아아악!!!]백금룡의 비명에 카딘은 고개를 들었다.
“……!!!”
그 순간 창백했던 그의 얼굴이 더욱더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안 돼!!”
파득……! 파드득……!
두 사람의 시선이 꽂힌 곳에는 잘려 나간 백금룡의 꼬리가 마치 살아 있는 다른 생물마냥 파닥거리고 있었다.
츠으으으으…….
아스칼론의 양쪽 어깨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왔다.
철컥-!! 촤르륵-!!
마치 엔진을 다시 한번 가열하기라도 하는 듯 아스칼론의 허벅지 부분에서 기관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브레스를 가르는 것도 모자라 아스칼론의 대검이 백금룡의 보호막을 뚫고 일격에 그의 꼬리를 잘라 버린 것이었다. 단면은 무척이나 깨끗해 핏물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클…… 크클…….]비명을 지르는 백금룡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카딘과 반대로 알른은 자신도 모르게 영체인 것을 망각하고 전신에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끼며 웃었다.
[대단하군!! 단순한 인간이었으면 이런 게 불가능했겠지. 골렘도 결국은 조종사의 마력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니까. 카릴, 네가 아스칼론은 조종하는 것이야말로 천운이로구나.]“천운은 무슨. 모두 내 계획이지.”
[크, 크하하!]알른은 건방질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그의 대답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듯 큰소리로 웃었다.
[좋아. 이 정도 마력이면…….]그것을 바라보며 알른은 말했다.
[드래곤의 사지를 갈라 버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군.] [크르르르르르…….]백금룡은 번뜩이는 아스칼론의 대검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으르렁거렸다.
“크큭.”
비공정 위에 있던 고든 파비안 역시 그 모습에 헛웃음을 짓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카릴. 너도 진짜 난 놈이로군. 스스로 미끼가 되어 드래곤을 부르는 것이 남들이 보면 무모한 행동이라 여기겠지만 나를 이용해서 이곳으로 골렘을 보낼 줄이야. 정말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계책이로군.”
쿠웅-!!
카릴은 잘린 드래곤의 꼬리를 발로 밟아버리며 대검을 가볍게 어깨 위로 들어 올렸다.
“예상보다 더 만족스럽군. 솔직히 말해서 아스칼론은 여기서 써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야. 이 정도라면 이후의 있을 전쟁에서도 큰 도움이 되겠어.”
[흠? 네가 준비한 게 아니냐?]“당연하지. 데릴 하리안이 아스칼론의 시동석을 완성했을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알른의 말에 카릴은 안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럴 리가. 함정을 판다고 했을 텐데. 미끼는 내가 아냐. 아직 풀지도 않았고 내가 준비한 함정 역시 이게 아니지.”
[그럼……?]“단지 아스칼론 덕분에 내 함정이 더 완벽해졌을 뿐이지.”
쿵……!! 쿵……!! 쿠우웅……!!
그때였다.
저 멀리 황도의 정문에서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막아!! 막아라!!!”
“절대로 거신이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라!!”
“으아아악……!!”
“사, 살려줘!!”
정문 안쪽에서 전투 소리가 들렸다.
황도 수비군들의 반항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듯 걸리적거리는 시가지의 건물들을 모조리 부수면서 직선으로 달리는 새하얀 골렘이 태양홀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설마…….]“그래, 저게 내가 준비한 함정이었지.”
묵색의 아스칼론과는 대조되는 새하얀 거신의 등장에 제국의 수비군들은 아연실색을 하며 공포에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레볼(Revol).]알른은 후작령에서 비밀리에 그가 윈겔에게 명령을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목적지가 당연히 주전장인 타투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건 이것대로 허를 찌르는 계책이로군.]“크…… 크큭!! 크하하하하!!”
고든은 레볼의 등장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목을 베는 건 놈에게 너무 편안한 죽음이잖아.”
철컥-!! 즈으아아앙—!!
달려오는 레볼이 있는 힘껏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팔을 뻗었다. 팔꿈치에서 새하얀 빛과 함께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콰아아아아앙……!!!!!!
엔진의 추진력과 함께 레볼의 주먹이 백금룡을 강타하는 순간 카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으깨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