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76)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76화(376/497)
236. 종결전(終結戰) (7)
“언제나 그렇듯 완벽한 타이밍이로군.”
카릴은 윈겔의 레볼을 향해 말했다.
[설마……. 아스칼론을 완성하신 겁니까? 시동석 문제로 결국 실패하고 레볼의 강화에 집중하기로 칼립손 님과 결정을 내렸었는데 말입니다.]그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윈겔은 어느새 아스칼론의 모습에 깜짝 놀란 듯 말했다.
“시동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을 모두 완성을 해둔 덕분에 가동이 가능했다.”
[주군께서 주신 설계도를 보자마자 매료되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으니까요. 볼프강 슈마르는 실로 천재 중의 천재입니다.]윈겔은 마도 시대의 아스칼론의 설계도를 남겼던 마도 공학자에 이미 매료되어 버린 것 같았다.
“글쎄. 나는 오히려 윈겔, 네가 강화한 레볼이 아스칼론에 비해서 얼마나 더 강할지 궁금한데.”
그의 말에 윈겔은 머쓱한 듯 대답했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제가 만든 골렘이야 뭐…… 별거 없습니다.]콰아아앙—!!!!
레볼이 한쪽 팔을 들어 얼굴을 가드하듯 들어 올렸다. 그러자 백금룡의 날카로운 날개가 그의 팔을 있는 힘껏 가격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레볼이 휘청거렸지만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으며 백금룡의 날개를 움켜쥐며 그는 민망한 듯 말했다.
[……?!]하지만 정작 공격을 백금룡은 자신의 일격을 받아낸 백색의 골렘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드래곤의 공격 역시 별 볼 일 없긴 마찬가지네요.]마치 백금룡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레볼의 눈빛이 빛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두 거신이 백금룡을 향해 뛰어들었다.
즈아앙—!!
레볼의 손등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탈론(Talon)이 백금룡의 날개에 박히자 레볼은 있는 힘껏 날개를 비틀며 찢어 버렸다.
[크아아아악—!!!]백금룡의 비명과 함께 찢어진 날개의 가죽이 너덜너덜하게 흔들렸다.
쿠웅! 콰가가강……!!
하지만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레볼이 백금룡을 붙잡고 있는 사이에 후방으로 돌아 나온 아스칼론이 그의 허리에 대검을 찔러 넣었다.
파직……!! 푸욱!!!
백금룡을 보호하고 있던 보호 마법이 유리가 깨지는 것처럼 산산조각이 나면서 아스칼론의 대검이 그의 복부 깊게 박혔다.
촤아악……!!
대검의 날을 따라 백금룡의 피가 흘러나왔다.
[크아아아악—!!!!]그의 비명과 함께 녀석이 사정없이 몸을 뒤틀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으아아아!!!]윈겔이 레볼의 주먹으로 금룡의 얼굴을 사정없이 두드려 팼다. 주먹에 달려 있는 탈론의 날카로운 송곳들이 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백금룡의 살점들이 사방으로 뜯겨져 나갔다.
[제아무리 신화 속의 대단하신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거신이 두 기(機)나 붙으니 맥을 못 추는군.]알른은 머리가 마치 갈대처럼 좌우로 꺾이며 휘청거리는 백금룡을 바라보며 웃었다.
“후읍…….”
레볼이 백금룡을 붙잡고 있는 동안 카릴은 녀석의 허리에 꽂았던 대검을 뽑아 천천히 마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카강……!!
대검의 날이 심하게 요동치며 떨리기 시작했다. 레버를 붙잡고 있는 카릴의 양손에서 혈관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조금 더…….’
육중한 대검이 부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카릴은 마치 한계에 도전하는 듯이 더욱더 용마력을 쏟아냈다.
[크으으으으으……!!! 카악!!!!]정신없이 두들겨 맞던 백금룡이 날개로 레볼의 주먹을 쳐내면서 날카로운 이빨로 골렘의 어깨와 목 사이를 물어뜯었다.
지직……!! 지지지직……!!
레볼의 어깨 갑주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연결되어 있던 회로들이 끊어지면서 밖으로 튀어나왔다.
마치 근육들을 찢어 버리는 것처럼 백금룡은 레볼의 회로들을 그대로 입으로 잡아당겼다.
[크윽?!]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레볼의 오른쪽 다리를 백금룡이 있는 힘껏 밟자 관절 부분이 사정없이 부서지며 바닥에 튕기듯 굴렀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백금룡이 으르렁거리듯 소리쳤다.
[이 미천한……!! 놈들이!!]마력을 담은 일갈에 귀가 찢어질 듯 고통스러울 지경이었다. 백금룡은 거칠게 레볼의 가슴 부위에 있는 갑주를 뜯어냈다.
조종석이 훤히 보였고 그 안에는 떨리는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는 윈겔 하르트가 보였다.
[살려 달라고 어디 한번 빌어봐라. 그렇다면 고통 없이 죽여주마……!!!]“미친.”
윈겔 하르트는 조종석 안에서 그의 외침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국전 때만 하더라도 전장을 나서는 것이 마냥 두렵기만 했던 공학자에 불과했던 그였으나 그 역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변해 있었다.
거침없는 그의 행동에 백금룡을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윈겔을 향해 거대한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윈겔은 레볼의 조종을 위해 쓰고 있던 헬멧을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지금입니다!! 주군!!!”
쿠웅……!!!
걸음을 내딛는 발걸음 소리.
단 한 번뿐이었지만 백금룡은 그 순간 분노에 시야가 좁아져 놓쳐 버린 아스칼론을 뒤늦게 떠올렸다.
2번째 외뿔 자세(Unicorn Posture).
아스칼론이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대검을 가슴 안쪽으로 잡아당겼다가 앞으로 뻗었다.
서걱-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갈을 내뱉었던 백금룡의 목을 꿰뚫으며 날카로운 검기가 허공을 갈랐다.
[컥……!! 커억……!!]백금룡은 자신의 목을 꿰뚫은 대검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 때문에 그저 입을 뻐끔거릴 뿐이었다.
[간단하군.]알른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카릴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대검을 다시 한번 세로로 세워 그었다.
투웅……!!
대검이 움직이는 순간 백금룡의 머리가 잘려 허공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겼다…….”
눈을 부릅뜬 채로 잘린 머리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자 지그라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주군께서 백금룡 사냥에 성공하셨다!!!”
마력이 담겨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그라의 외침은 황도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와아아아아아!!!!”
부서진 레볼의 조종석에서 빠져나온 윈겔 역시 그의 외침에 두 팔을 하늘 높이 들며 소리쳤다.
그야말로 완벽한 전세역전.
이제 더 이상 자신들을 막을 사람은 제국 안에 없었으니까.
남아 있던 벨린과 카딘 루에르는 그들을 저지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폐, 폐하…….”
카딘은 도망쳐야 한다는 일념에 조심스럽게 올리번을 불렀다.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하지만 그의 생각을 이미 읽은 듯 아스칼론의 조종석에서 카릴이 카딘을 향해 라크나를 겨누며 말했다.
“이제 결착을 지을 때로군. 이제 끝이다.”
카릴은 여전히 황좌에 앉아 있는 올리번을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는군요. 당신 생각도 그러합니까?”
하지만 올리번은 오히려 여유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말이 자신을 향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카릴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정말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때였다.
부서진 태양홀의 끝에서 들리는 목소리.
“후우……. 드래곤 세 마리가 모두 머저리 같이 잡혀 있는 바람에 전장을 쉽게 비울 수가 없어 교단을 대기시키고 급하게 백금룡까지 보냈던 것인데.”
결코 큰 목소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는 조금 전 있는 힘껏 외쳤던 지그라의 목소리보다 더욱더 크고 명확하게 울렸다.
“한 놈은 쓸데없는 짓을 저질러 버리려고 하질 않나 다른 한 놈은 어이없이 저런 장난감에 죽어버리질 않나…….”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흐트러뜨리듯 긁적이며 나타난 남자가 카릴과 시선이 교차되었다.
그러자 카릴은 굳은 얼굴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닐 블랑.”
그는 바닥에 너부러져 있는 잘린 백금룡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서 말했다.
“정말 믿을 수가 없군. 백금룡을 상대로 이 정도로 몰아칠 줄이야. 레볼이 올 것이라는 건 예상했지만 아스칼론은 내 실수로군. 아니, 운이 좋은 건가. 하지만 그래도 소드 마스터가 운용하는 골렘이라 할지라도 쉽게 지지 않도록 만들었는데……. 하필이면 골렘을 조종한 것이 너라니. 용의 심장이라면 무한에 가까운 마력을 낼 수 있으니 백금룡이 상대가 되지 않았겠지.”
닐 블랑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이번엔 잔해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버린 라엘의 시체 옆에 떨어진 성구를 주워 묻어 있는 핏물을 닦아 내며 말했다.
“네가 골렘 조종법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그거야말로 정말 내 예측을 벗어난 일이었군.”
“만들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카릴은 굳은 얼굴로 그의 행동을 주시하며 말했다.
“말 그대로.”
닐 블랑은 성구를 들어 올려 자신을 향하는 제스처를 취한 뒤 다시 한번 잘린 백금룡의 머리를 가리키고는 똑같이 스스로를 가리켰다.
[설마……. 저놈이 백금룡과 라엘을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겠지?]알른은 그의 모습에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상하다는 생각해 본 적 없는가? 다른 드래곤과 달리 백금룡은 언제나 드래곤의 모습이었지. 단순히 용족의 자부심이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세상에 폴리모프도 하지 못하는 드래곤이 있겠는가.”
우우우우웅…….
백금룡의 시체가 서서히 잿빛으로 변하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체의 모습 속에서 알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안 돼…….]“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진짜 생명체가 아닌 눈속임일 뿐이니까.”
그때였다.
“인형.”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인형은 실로 살아 있는 것과 비교해도 모를 정도로 완벽하지. 가문의 역사 속에 인형이 눈을 떴던 적은 단 한 번. 카릴, 당신이 없었다면 나조차도 영원히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을 테지. 하지만 가문의 후손이 아닌 자 중, 다른 한 명만이 유일하게 이 인형술을 목도한 자가 있지.”
사박- 사박- 사박-
부서진 폐허의 잔해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넘으며 나타난 여인은 닐 블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르 디 마우그. 당신.”
“……!!!”
“……!!!”
그녀의 말에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래곤의 지혜라면 골렘을 만드는 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인형이 꼭 인간의 형태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었어.”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당신 말대로 폴리모프도 하지 못하는 드래곤이 있을 수 없지. 저건 당신이 만든 거대한 인형에 불과하니까. 안 그래? 나르 디 마우그.”
[……결국 카릴, 너의 예상이 맞았던 건가. 닐 블랑이 나르 디 마우그였군. 드래곤이라는 겉모습에 현혹되어 정령왕들조차 착각을 하고 말았군. 저런 거대한 인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그때 느꼈던 이질감은 우리가 백금룡이라 여긴 드래곤을 그가 조종하고 있었기 때문인 건가?]알른의 말에 카릴은 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 속에 가려진 분노가 얼핏얼핏 그에게서 느껴졌다.
[신의 힘과 정령의 힘. 그리고 용의 힘까지 가지기 위한 그릇이 필요했던 것이겠지.] [그 그릇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버리다니…….] [백금룡. 당신은 어디까지 어긋난 거지?]정령왕들은 그를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들 안엔 여러 가지 감정이 얽힌 듯 보였다.
“전장은 어떻게 하고 여기에 왔지? 케이 로스차일드.”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밀리아나의 지원군으로 보냈던 사령의 여제는 어느덧 몰라볼 정도로 성숙해진 모습으로 카릴의 앞에 나타났다. 성숙해졌다는 것은 단순히 외형의 모습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전장을 겪었기 때문일까?
그녀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달라졌다.
“허락을 구하고 왔어. 백금룡이 급하게 황도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서 밀리아나는 더 이상의 위험은 없으니 저자를 따라가도 좋다고 말이지. 덕분에 닐 블랑의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케이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또 다른 인형을 가리키며 말했다.
“잊은 건 아니겠지? 백금룡에게 원한이 있는 자는 카릴, 당신과 알른만이 아니거든.”
그녀는 카릴을 향해 물었다.
“게다가 백금룡조차 알지 못하는 숲길을 잘 알고 있어서 덕분에 들키지 않을 수 있었지.”
그녀의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갔다.
놀랍게도 가리키던 손끝이 향하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자리에 와야 한다고 말했거든. 게다가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걸. 정령왕들조차 몰랐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는 보자마자 알아차렸던데.”
츠으으으으…….
“복수자라면 원수를 놓쳐선 안 되잖아. 안 그래?”
케이 로스차일드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인형 같은 얼굴에 처음으로 미소 드리워졌다.
[드디어 만났다.]어느새 어둠을 틈타 닐 블랑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단검을 목에 겨누고 있는 엘프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지. 엘프의 숲을 죽음의 땅으로 만든 네놈을.]그가 당장에라도 검을 그을 듯 소리쳤다.
그러자 케이 로스차일드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손가락에 감긴 그와 이어져 있는 줄을 망설임 없이 잡아당겼다.
“말이 많아. 그냥 그어. 자르카 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