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381)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381화(381/497)
236. 종결전(終結戰) (12)
쿠그그그그그……!!!
거대한 기둥이 솟아오르듯 카릴은 아스칼론의 대검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다.
하늘을 마주하며 날카로운 날을 세우는 대검이 화르륵……!! 타오르며 검날에 두꺼운 아케인 블레이드가 휘몰아쳤다.
[……미친.]나르 디 마우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퍼억-!!
카릴은 대검을 회전시켜 넓은 면으로 있는 힘껏 나르 디 마우그의 머리를 휘갈겼다.
바위가 깨지는 것처럼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백금룡의 머리가 휙 하고 옆으로 꺾였다.
거대한 드래곤의 몸뚱어리가 들썩이면서 그는 충격에 뒤로 물러섰다.
“제2섬(殲).”
하지만 카릴은 멀어지는 그에게 거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꽈드드득……!!
아스칼론의 대검을 쥔 팔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부우웅-!!
동시에 바람을 가르는 듯한 굉음과 함께 뒤로 물러서는 백금룡을 향해 떨어지는 작두처럼 대검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지면서 드래곤의 어깨에 박혔다.
퍼억-!! 콰지직—!!!
마치 도축을 하는 것처럼 뼈와 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백금룡의 어깨가 충격에 휘청거렸다.
[크아아아아!!!]처음 일격에 보호막이 깨진 터라 나르 디 마우그는 아케인 블레이드로 감싸져 있는 아스칼론의 대검을 막지 못했다.
몸 안으로 비전력의 마력이 심장을 찌르듯 쏟아지자 나르 디 마우그는 마치 벼락에 맞은 것 같은 저릿한 통증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파앗-!!
카릴은 대검의 손잡이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마치 계단처럼 검날을 밟고 검이 박혀 있는 백금룡의 어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엄살 피우지 마. 섬격은 아직 하지도 않았어.”
카릴은 대검의 끝자락에서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폴세티아의 검을 움켜쥔 그는 있는 힘껏 박혀 있는 대검을 목표로 검을 휘둘렀다.
섬격(殲擊)-제2섬(殲).
콰가가가가가강—!!!
콰가가강–!!
우지끈……!!!
엄청난 굉음 뒤로 뭔가가 부러지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먼지바람이 둘을 가렸지만 사람들은 조금 전 그 일격이 대검이 백금룡의 어깨를 짓이기고 뼈와 살점을 잘라버리는 소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크악!! 크아아아악!!!]먼지 속으로 나르 디 마우그의 외침이 들렸다. 홍수라도 난 것처럼 하늘에서 커다란 잘린 살점 덩어리와 핏물이 우수수 떨어졌다.
쿠웅……!
[감히……!! 기껏해야 인간의 미천한 검술이 나를……!!]비틀거리는 백금룡의 발소리가 들렸다.
‘이 감각…….’
[그래봐야 네놈은 실패했다. 이제 곧 폴세티아로 인해 네 마력은 이제 완전히 고갈되겠지.]쩌렁쩌렁 울리는 나르 디 마우그의 외침에 황도에 있는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카릴은 그의 일갈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조금 전 감각을 다시금 떠올리려 눈을 감았다.
‘그렇군.’
폴세티아의 마력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운명의 장난일까.
카릴은 목숨을 건 이 사투 속에서 대전사의 시험을 치를 때 닿지 못했던 마지막 한 발자국을 드디어 영역 안으로 내디뎠다는 것을 느꼈다.
“뭐가 그렇게 무섭지?”
하지만 카릴은 밟고 있던 아스칼론의 대검에 힘을 주며 백금룡의 어깨에 밀어 넣었다.
[크아아아……!!!]“예전에 내게 검을 가르쳐줬던 드래곤이 했던 말이 있다. 단 한 번도 나는 그를 이겨본 적이 없었지.”
[……뭐?]카릴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나르 디 마우그를 바라봤다.
“싸움은 피해서는 이길 수 없다.”
천천히 그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바닥 위에는 새빨간 핏덩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 육체가 고갈되는 것과 네가 내 공격을 버티는 것이 과연 정말 이 싸움의 승패를 가르는 방법이라 생각하느냐?”
카릴은 어깨에 반쯤 박힌 아스칼론의 대검의 위를 천천히 걸어 올라 나르 디 마우그의 이마에 한쪽 발을 얹고서 폴세티아의 검을 그의 커다란 눈에 겨누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 생각을 한 순간 넌 이미 진 거야.”
[…….]그때였다.
[크아아아아아아—!!!]나르 디 마우그는 어깨에 박힌 아스칼론의 대검을 밀어 재끼며 카릴을 향해 거대한 입을 벌렸다.
카릴의 검이 격돌했다.
콰가강……!!
콰가가가강……!!!
맹렬한 폭음과 함께 다시 한번 폭음이 터져 나왔고 나르 디 마우그 주변에 생성된 수십 개의 마법진이 일제히 빛을 발했다.
카릴이 공중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마법들을 피하며 마치 지그재그로 뛰어올랐다.
그의 발아래에서 공기가 터져 나오는 것처럼 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상공을 질주했고 그의 뒤를 쫓기 위해 나르 디 마우그가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펴며 활공하기 시작했다.
[노오오옴……!!!]나르 디 마우그는 있는 힘껏 그를 쫓으며 구름을 뚫고 날아올랐다.
파앗-!!
카릴이 공중에서 방향을 틀며 다이빙하듯 아래로 떨어지며 검을 치켜세웠다.
[네 그 잘난 섬격은 더 이상 쓸 수 없을 터……!!!]둘이 맞부딪치려는 순간 카릴의 발아래가 일그러지며 벽을 밟는 것처럼 그가 방향을 틀며 직각으로 꺾어 나르 디 마우그의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더 이상 필요 없어.”
50m, 30m, 10m…… 1m……!!!
순식간에 좁혀지는 거리는 이제 팔을 뻗으면 검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카릴의 머리카락이 속도를 보이듯 뒤로 넘어가며 세차게 흔들렸다.
2번째 외뿔 자세(Unicorn Posture).
쾅!!! 콰쾅—!!!
콰가가가가가가가강—!!!!!
1번째 왕관 자세(Crown Posture).
수십, 수백 합의 검격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맹렬한 폭음 속에서 알른이 카릴을 향해 뭔가를 말하려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 소리 역시 이내 곧 폭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크아아아아!!!]나르 디 마우그가 포효를 지르며 카릴을 향해 돌진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다시 자세를 잡았다.
4번째 여울 자세 (Riffle Posture).
3번째 긴 울음 자세(Long Weeping Posture).
여울 자세에서 이어지는 속도로 나르 디 마우그를 반격하며 마지막 5번째 똬리뱀 자세(Spirale Serpent Posture)를 취하며 카릴은 검을 날렸다.
[……!!]스으으으으…….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으로는 쫓을 수 없어 그저 소리로만 찾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격돌은 단지 격렬했던 싸움을 증명하듯 셀 수 없을 만큼 이뤄진 많은 검격에 두 사람이 서 있는 일대가 폐허를 넘어, 그 주위는 가루가 되어 마치 평지처럼 보였다.
“…….”
“…….”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은 듯 멍한 표정으로 그저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
파스스슥…….
그 순간, 손에 있던 폴세티아의 검이 바스라지듯 사라졌다. 카릴은 비어버린 양손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렸다.
[결국 마지막은 블레이더의 검술이 아닌 자신의 검술로 매듭을 지었군. 남의 검술이라 이건가? 고집인지 자존심인지…….]알른은 카릴이 나르 디 마우그를 몰아칠 때 펼쳤던 검격이 검의 다섯 자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검의 다섯 자세는 맥거번가에 영향을 끼친 알테만의 검술과 유사했고 그것이 결국 최초의 블레이더인 주덱스에게서 기원했다지만 완벽히 똑같은 것은 아니었다.
카릴 스스로가 창안해 낸 검술.
수십, 수백 합을 쏟아내던 검은 두 자루로 펼쳐야 하는 섬격이 아님에 있어서 마치 그는 자신의 검술이 블레이더의 것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듯 나르 디 마우그에게 쏟아내었던 것이다.
[하나 마지막…….]오직 카릴과 영혼계약으로 연결되어 있는 알른만이 알아차릴 수 있었던 변화.
[놈의 가슴을 찌른 것은 지금까지는 없던 여섯 번째 자세로군.]카릴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쿨럭…….”
드래곤이었던 나르 디 마우그가 어느새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카릴을 바라봤고 그의 입술을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어떻게…….”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은 폴세티아의 검이 사라지고 빈손이어야 할 카릴의 손바닥 위에 뭔가가 놓여 있었다.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네놈을 베어 죽이는 것은 사치라고.”
쿵…… 쿵…… 쿵…….
나르 디 마우스는 그것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는 심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카릴은 요동치는 심장을 두 손으로 감싸며 양손바닥으로 심장을 지그시 눌렀다.
나르 디 마우그의 천천히 고개가 아래로 떨궈졌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그가 바라본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가슴 안쪽이었다.
텅 빈 구멍 하나.
죽음을 인지하지도 못한 상태로 그는 우두커니 서 있었던 것이다.
“아…… 안 돼!!!”
나르 디 마우그는 황급히 카릴을 향해 손을 뻗으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움직였던 두 다리는 어느새 감각을 잃고 마치 죽은 나무마냥 서 있었다.
“이, 이게……. 왜……. 회…… 회복을.”
그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 떨리는 손으로 두 다리를 부여잡으며 계속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하지만 마법을 시전했을 때 일어나는 빛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힘이 빠져나가는 것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결국 목숨은 하나일 뿐이니까. 드래곤도 심장을 잃으면 결국 죽을 뿐이지.]“흡……!!”
카릴은 양손으로 움켜쥐고 있던 심장을 그대로 터뜨려 버렸다.
“으아아아악……!!!! 멈…… 춰!!!!!”
하지만 그의 비명과 달리 터져 버린 심장의 잔해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스릅……!!]그 순간 마엘은 카릴의 팔을 감싸듯 앞으로 튀어나와 날카로운 이빨을 드리우며 나르 디 마우그의 심장의 잔해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집어삼켰다.
우우우웅……!!
마엘의 푸른 비늘이 용의 심장을 먹는 순간 새하얗게 변하면서 위로 비늘이 파르르 떨리듯 세워졌다.
마치 기분 좋다는 듯 그는 자신의 비늘에 묻은 심장의 찌꺼기들까지 핥으며 기다란 혀를 날름거렸다.
[맛은 별로군.]그는 말과 달리 혀로 자신의 입 주위를 훑으면서 남은 마력까지 핥아 먹었다.
“아…… 아…….”
나르 디 마우그는 부들거리는 손을 뻗으며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소리마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툴썩-
“이제 내가 그 말을 그대로 해주지.”
딱딱한 기둥처럼 서 있던 그의 두 다리가 바닥에 닿는 순간 나르 디 마우그의 고개가 힘없이 아래를 향했다.
“네 계획은 실패했다.”
카릴의 말이 마치 비수처럼 나르 디 마우그의 구멍 뚫린 심장 속에 꽂히는 듯 들렸다.
빠득……!!!
하지만 그 순간 나르 디 마우그의 뚫린 심장 언저리가 시커멓게 변하기 시작했다.
“웃기지 마라……. 네놈이……. 신화 시대부터 이어 왔던 내 의지와 뜻을 마음대로 평가하려 하다니!!!”
“의지와 뜻? 그게 정의인가?”
카릴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되물었다.
“그럼……!! 네가 정의라는 말이더냐!!”
“아니.”
나르 디 마우그의 외침에 그는 담담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알게 뭐야.”
“…….”
“넌 그냥 나에게 졌을 뿐인 거지. 그게 남은 사실일 뿐이다. 내가 옳든 네가 그르든 그건 상관없어. 그저 내가 승자이고 네가 패배자일 뿐이다.”
[역시…….]알른은 그의 대답에 클클 혀를 차며 웃을 뿐이었다.
“패자는 이제 찌그러져 있어.”
카릴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라크나를 쥐었다. 그러고는 가볍게 돌려 손잡이를 자신의 목덜미에 대고는 가로로 그으며 말했다.
“크……!!! 크으아아아아!!!”
그때였다.
나르 디 마우그의 심장 속에서 피어오른 검은 기운이 마치 포자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그의 몸속에 검은 피가 주입된 것처럼 혈관 곳곳이 검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카릴.]“그래, 알고 있어.”
알른의 말에 카릴은 고개를 끄덕였다.
“타락(墮落). 나르 디 마우그, 놈이 레어에서 했던 모든 실험들은 타락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타락이야말로 신의 진정한 힘이었다.
“녀석의 심장을 먹는 순간 느꼈다. 놈이 어째서 이 힘을 얻으려고 했던 것인지 말이야.”
카릴은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라엘을 죽인 이유도 마찬가지겠지. 그녀는 불완전했으니까. 타락을 제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힘은 오직 신과 그만이 가지고 있는 빛의 힘.”
그 순간 그의 손 등에서 새하얀 빛이 응어리지듯 나타났다.
“나르 디 마우그가 그를 심장 속에 봉인했던 이유가 그 역시 그 힘이 없이는 불완전하기 때문이거든. 안 그래? 이제 너도 모습을 드러내.”
카릴은 빛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빛의 정령왕 라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