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00)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00화(400/497)
247. 신탁(神託)
“인간 주제인 네가 입에 담을 이름이 아니다.”
압도적인 카릴의 힘에도 불구하고 주덱스는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래?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주제에 누구 마음대로 우리를 이랬다저랬다 시키는 거지?”
“가소로운 것. 너희가 밟고 있는 이 땅과 너희가 숨 쉬고 있는 공기를 만들어 주신 창조주에게 그따위 망발을 하다니. 네놈이 아무리 강해진다 한들 서 있을 땅이 없고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없다면 존재할 수 있을 성싶으냐!!!”
그때였다.
“큭.”
주덱스의 날카로운 일갈에 이번에는 카릴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의 반응에 무표정했던 주덱스의 얼굴도 조금은 굳어졌다.
“창조주?”
카릴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너. 정말로 신의 종족인가? 아니지. 신의 은총을 받은 종족이니 무조건적으로 신의 말을 믿는 멍청한 놈들일지도 모르지.”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네피림이여. 너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는 있나? 네가 믿고 있는 기억이 정말 진실이라 장담할 수 있는가?”
저벅- 저벅- 저벅-
카릴은 밟고 있던 네피림들을 뛰어넘어 주덱스를 향해 다시 한번 걸음을 옮겼다.
“신의 은총? 물리적인 강함이 축복이라 여기지 마라. 너희들의 강함은 한낱 미천한 일부일 뿐이니까.”
주덱스는 차갑게 그를 내려다봤다.
“의심이란 인간만이 가지는 죄악이다. 아둔한 너희들을 위해 교단을 세우고 윤리를 전파하였으나 역시 땅 위의 족속들은 어쩔 수 없구나.”
굳었던 얼굴이 다시 돌아오자 주덱스의 표정은 다시금 가면을 쓴 것 같이 차가웠다.
“우리는 신의 명에 따라 움직일 뿐. 역시……. 추악한 악행을 저지른 살인자다운 부조리한 핑계이구나.”
“악행?”
“교단을 붕괴시킨 네 녀석의 행위를 신께서 모르실 것이라 여겼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은 네게 한 번에 기회를 더 준 것이다. 하지만 그 마지막 기회마저 너는 바이트람을 죽임으로써 무용지물로 만들었지.”
“신을 따르는 자들을 박해하고 더 나아가 이 대륙의 위기를 알린 신의 사자를 죽인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카릴은 주덱스를 향해 같잖다는 듯 말했다.
“율라가 그리 말하라 시키더냐. 아니면 그저 네 녀석들의 개인적인 원한을 신이라는 핑계로 정당화시키려는 것이냐.”
그는 말했다.
“그렇게나 대단하신 분이라면 주둥이로 나불거리지 말고 직접 그대의 피조물들을 위해 싸우라 전해.”
손가락으로 주덱스를 가리키고서 천천히 그 손가락을 바닥으로 향했다.
“네놈들론 안 돼.”
“놈!!!! 감히……!!”
주덱스는 지금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율라에 대한 모독을 듣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무엄하다—!!
빠득-
하지만 그가 분노하면 분노할수록 주덱스를 바라보는 카릴의 눈빛은 더욱더 이글거렸다.
촤아아아악—!!!
주덱스가 거대한 팔을 허공에 한 번 긋자,
손끝의 경계를 따라 빛무리들이 반짝이더니 수십 개의 빛줄기가 조금 전 카릴이 있었던 자리에 쏟아졌다.
“피해!!”
카릴의 외침과 함께 성벽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흩어졌다.
콰가가가강!! 콰가강!!
주덱스가 쏘아낸 빛무리는 마치 레이저처럼 수십 개의 선이 되어 무엇이든 닿는 족족 잘라버렸다.
두꺼운 황도의 성벽이 두부처럼 수십 갈래로 조각이 되어 잘렸다.
그와 동시에 그가 다시 한번 손을 위로 뻗자 천공성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성 아래에서 황금빛의 빛이 아래로 쏟아졌다.
우우우우우웅……!!
지면이 떨리는 소리와 함께 놀랍게도 쓰러졌던 엘라니온이 일어서며 대검을 움켜잡았다.
“…….”
그와 동시에 두 팔이 잘려 나갔던 카라논의 양팔이 다시금 자라나 거대한 철퇴를 바닥에 끌며 걸어 왔고 머리가 잘린 마론의 몸뚱이가 천천히 일어서더니 바닥에 구르고 있던 자신의 머리를 잘린 목에 맞추었다.
촤르르륵……!!
마치 혈관들이 알아서 끼워 맞춰지는 것처럼 기괴한 소리와 함께 머리와 목이 서서히 말끔하게 붙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흠.”
그리고는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카릴을 바라봤다.
“네놈들 솔직히 말해봐. 너네 같은 괴물들에게 천사란 이름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카릴은 부활한 네피림들을 향해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부활하는 모습은 신성하다기보다 오히려 언데드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승산 없는 싸움을 하겠다는 말이로군. 발버둥 쳐보거라. 비참한 피조물들이여.”
“그래?”
카릴은 낮게 말했다.
“뒤나 잘 봐.”
화르륵……!
그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검날이 튀어나왔다.
“……!”
아슬아슬하게 주덱스의 날개를 스치며 에이단의 쌍검이 허공을 갈랐다.
“10점.”
카릴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우우웅—!!
날아오른 주덱스를 찍어 누르듯 동시에 수안의 권격이 아래를 향해 쏟아졌다.
쾅! 쾅! 콰아아앙!!
공중에서 폭발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폭음. 하지만 그의 공격은 주덱스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을 깨지 못했다.
“너도 10점.”
수안의 등 뒤로 날카로운 두 자루의 창이 그를 노렸다. 가네스와 세리카 로렌의 창이 날개를 베었다고 느껴진 순간 안타깝게도 창의 궤도에서 흐릿하게 날개의 잔상이 사라지고 주덱스는 이미 하늘 위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5점.”
쿠웅……! 쾅! 쾅! 쾅!!
그 순간 공중에 떠오른 주덱스를 노린 날카로운 칼날 바람이 요란한 굉음을 터뜨리며 폭발했다.
“흠……. 10점.”
일순간이지만 주덱스의 몸이 휘청거렸다.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밀리아나의 쌍검이 주덱스를 향해 쇄도했다.
“흐아아아아!!!”
디곤 쌍검술 1결 – 홍월풍(紅月風).
두 자루의 검날이 마치 불꽃을 일으키는 것처럼 붉게 빛났고 붉은 비늘이 양팔을 감싸자 마치 그녀의 몸이 화염을 머금은 꽃을 보는 듯했다.
쾅! 쾅!! 콰가가가각……!!
“흡……!!”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검격에 주덱스의 몸이 뒤로 밀렸지만 일순간 내지르는 주먹에 밀리아나는 그저 풍압만으로 튕겨 나갔다.
“15점.”
공중에서 빙글빙글 구르며 떨어지는 그녀를 베이칸이 받아 냈고 그의 어깨를 밟으며 화린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크…… 크아아아아아!!!!”
화린의 몸이 크게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곧 거대한 야수의 모습이 되어 날카로운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손끝에서 튀어나온 발톱으로 주덱스의 날개를 움켜쥐고서 그녀는 있는 힘껏 그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
하지만 주덱스의 몸은 여전히 실드로 보호되고 있었고 그녀의 이빨은 닿지 못했다.
퍼억-!!
주덱스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로 팔꿈치로 화린의 복부를 후려쳤다.
“컥!!”
일격을 당한 그녀의 옆구리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짓이겨져 있었다. 마치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옆구리가 터져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크르르르르!!!”
하지만 그녀는 떨어지기 직전에 주덱스의 날개를 움켜쥐고는 물어뜯었다.
콰직!! 쩌적……!!!
“퉷!!”
화린은 보호막으로 보호되지 못한 날개의 찢긴 살점을 뱉어내며 상공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녀의 입가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깃털이 지저분하게 붙어 있었다.
“네년이……!! 감히!!”
자신의 몸에 상처를 준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주덱스는 신의 종족과는 어울리지 않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찢긴 날개의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지만 그는 고통보다 자존심이 상한 것이 더 큰 듯싶었다.
“……30점. 거칠지만 너답군.”
카릴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스르릉……!!
그때였다.
하가네의 혈검이 사방으로 가시를 뿜어내며 주덱스의 뒤를 노렸다.
“큭……!! 크윽!!”
“주덱스!!”
3명의 네피림들이 황급히 하가네를 막으려 무구를 들어 그에게 달려들었다.
스앙……! 쾅!!
하지만 하가네는 발아래에 생성된 피 웅덩이 속에서 핏빛 가시들을 뽑아내 그들에게 쏘아 보냈다.
카앙!! 캉!! 츠즈즈즈즈……!!
“10점 주마. 마왕이란 이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나? 하가네.”
4대 천사들을 동시에 상대하는 하가네였지만 카릴은 오히려 그런 그를 향해 신랄하게 말했다.
“하하…….”
카릴의 말을 들고서 하가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부하들을 앞세워 싸우는 자가 진정한 왕이라 할 수 있는가. 그들의 공격을 점수나 매기고 있다니…….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왜? 너희가 모시는 잘난 신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 아냐? 네놈들을 앞세워 부릴 뿐이잖아.”
“닥쳐라!!!”
주덱스는 얼굴을 구기며 소리쳤다.
“녀석들의 공격이 같잖아 보이던가? 그렇게 생각하는 너야말로 오만하군.”
“……뭐?”
“저들도 알고 있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네 목을 벨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애초에 널 죽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어.”
순간, 주덱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였거든. 바로 네 보호막을 깨기 위한 것. 내 검이 네 목에 박힐 수 있도록 말이야.”
카릴은 주덱스를 향해 말했다.
“공격은 아직 안 끝났어.”
파직……! 캉!!
그때였다.
“뒈져.”
나인 다르혼의 낮은 음성과 함께 그의 손에 있는 작은 구체가 주덱스의 허리에 박혔다.
타락의 응축.
오직 불멸회만이 유일하게 타락에 대하여 연구를 했으며 그를 흑마법이라는 체계로 발전시켜 암흑력이라는 마법으로 구축시켰다.
명실상부 나인 다르혼은 대륙에서 살아 있는 마법사 중에 타락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마법사였다.
“……!!!!”
공간이 뒤틀리듯 검은 구체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주덱스의 보호막이 유리가 부서지는 것처럼 산산조각이 나며 깨졌다.
“100점이로군.”
카릴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검을 밀어 넣었다.
“하나하나는 네게 보잘것없어 보이겠지. 하지만 그 끝은 완전할 수 있다. 인간이란 원래 불완전하게 태어났으니까.”
쑤욱-!!!
폴세티아의 검이 주덱스의 목젖이 있는 정 가운데를 정확하게 꿰뚫었다.
서걱- 촤아아악!!!
검날이 뒷목을 뚫고 관통하자 핏물이 터져 나오며 쏟아졌다.
“쿨럭……!! 쿨럭!!”
주덱스는 카릴의 검을 두 손으로 움켜잡았다.
“너희들처럼 힘자랑을 하려는 협격이 아냐. 한 발 한 발 차근히. 인간이 강한 이유는 목표를 위한다면 흙탕물에서도 구를 수 있기 때문이다. 네놈들처럼 모두가 잘난 맛에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아.”
“……네놈!!”
핏물을 토해내며 주덱스의 몸이 휘청거렸다.
카릴은 그런 그를 향해 있는 힘껏 더욱더 검을 밀어 넣었다.
“네 오만을 탓하며 죽어라.”
[검을 거두라.]그때였다.
중력이 수십 배가 되는 것처럼 하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사람들을 압살하기라도 하려는 듯 짓눌렀다.
“신……. 신이시여!!!”
밤임에도 불구하고 상공에서 쏟아지는 새하얀 빛이 마치 날이 밝아진 듯 온 세상을 비추었다.
주덱스는 영화롭다는 표정으로 내리는 빛을 향해 얼굴을 일렁이며 외쳤다.
“왔군.”
카릴은 그 빛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웃었다.
[신탁을 받들라.]심장을 찌르는 듯한 신의 음성에 사람들은 저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압박을 느꼈다.
스르릉—!!
그 순간,
카릴은 주덱스의 목에 박아 넣었던 검을 빼고서 그를 발로 밀었다.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기 위해 양손으로 목을 감싸고 있는 주덱스에게서 눈길을 돌려 카릴은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빼내었다.
그와 동시에 입고 있던 갑옷을 벗어 일렁이는 오로라의 앞에 내던졌다.
퉁-
극격의 갑주가 바닥에 튕기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신탁?”
카릴은 물끄러미 보석을 바라보더니 있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파스스슥……!!!
그러자 손에 끼고 있었던 통탄의 부정이 힘없이 가루가 되며 부서졌다.
천천히 손바닥을 아래로 뒤집었다.
반지의 잔해들이 마치 잿가루가 날리듯 바람에 흩뿌려지며 흩어졌다.
“거절한다.”
카릴은 손을 털며 보란 듯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