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03)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03화(403/497)
248. 네피림 전(戰) (3)
주덱스가 손을 뻗자 그의 앞에 거대한 대검이 나타났다.
아래에서 위로 튕겨낸 검의 궤도가 번개처럼 지그재그로 흔들렸다.
그가 대검의 날을 천천히 손바닥으로 쓸면서 룬어를 읊었다.
그러자 검날이 붉게 빛났다.
콰아앙—!!
주덱스의 대검이 카릴의 폴세티아의 검을 막았다. 그가 어깨를 가볍게 튕기자 날카로운 풍압과 함께 카릴을 밀어냈다.
“놈!!”
그가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빛의 구체가 응축되더니 수십 발의 화살이 원을 그리며 카릴을 포위하듯 쏘아졌다.
서걱-! 사사사삭–!!
카릴이 검을 들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빛의 화살을 갈랐다. 검의 궤도를 따라 그의 양옆으로 폭발이 일어나며 화살들이 터졌다.
타다닥……!! 타닥!!
카릴이 폭음을 뚫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조금 전 폭발했던 빛의 화살들은 오히려 잘려 나가 본래 숫자가 배가 되어 다시금 카릴의 뒤를 노렸다.
“조심……!!”
밀리아나가 그 모습을 보며 황급히 외쳤다.
“흐아압!!”
그녀가 두 팔을 들어 올리자, 양팔의 비늘이 마치 방패처럼 넓어지면서 카릴을 노리는 빛의 화살을 막았다.
쾅! 쾅!! 콰가강!!
밀리아나는 쏟아지는 화살에 비틀거리면서도 카릴의 뒤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쓰레기 놈들!!”
주덱스는 자신의 공격을 막아선 밀리아나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리듯 외쳤다.
촤르르륵……!!
그 순간 그녀를 노리는 주덱스의 대검이 날아오기 전, 거대한 대검에 두꺼운 쇠사슬이 감기더니 검이 아래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잡아당겨!!”
에이단의 외침에 스나켈들이 있는 힘껏 주덱스의 검을 감은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팽팽하게 당겨진 쇠사슬 위로 에이단이 달리며 대검과 쇠사슬이 묶인 부분 앞에서 뛰어올라 양발로 주덱스의 목을 감싸며 어깨 위에 올라탔다.
서걱-! 숙! 숙!! 파팟……!!
에이단이 양손에 들린 뇌격과 뇌전, 두 자루의 쌍검으로 주덱스의 척추를 타고 내리며 검을 수십 번 찔러 넣었다.
“크악……! 크아아아악!!”
주덱스의 목덜미에서부터 등을 타고 허리 아래쪽까지 검을 박아 넣은 에이단은 앞구르기를 하듯 바닥에 착지하며 빠르게 사라졌다.
퍼엉-! 펑-!!
그의 신체가 사라지는 듯싶더니 어느새 주덱스의 커다란 날개 뒤편에 나타났다.
“흡……!”
에이단은 숨을 참으면서 검날을 주덱스의 날갯죽지 안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퍼엉-! 펑!!
계속해서 검을 박아 넣던 그가 다시 한번 몸을 움직이자, 마치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어 순간이동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꽈득-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속도였음에도 그는 자신의 속도에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듯 이를 악물었다.
초후술(超吼術) 4단계 각성, 축영(縮影).
그 순간 에이단의 형체가 1단계 운령처럼 흐릿하게 사라지더니 2단계, 귀형의 모습처럼 얼굴이 검게 변하며 한계 이상의 속도를 뿜어내더니 주덱스의 등과 날개가 만들어 낸 그림자 사이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콰가가강—!!
검게 변한 얼굴의 이마부터 양쪽 뺨을 지나 턱까지 붉은색 문신이 떠오르는 순간, 에이단의 모습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속도마저 뛰어넘은 극한(極限).
동방국의 주인이자 초후술의 계승자였던 사이몬 코덴은 초후술의 3단계까지밖에 익히지 못했었다.
마찬가지로 초후술을 익히지 못했던 에이단이 사이몬 코덴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초후술마저 뛰어넘었던 속도인 축지 때문이었다.
에이단은 자신의 비기이자 그가 유일하게 소드 마스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 역시 속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랬기에 그 무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그것이 초후술의 원주(原住)도 도달하지 못했던 4단계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드래곤의 땅에서 뒹굴 보람이 있군.]알른 자비우스는 그 모습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콰직-! 콱! 콱! 콱!!!
콰가가각—!!!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속도로 에이단이 주덱스의 어깨에서부터 팔, 허리, 허벅지, 발목 할 것 없이 전신에 휘몰아치듯 검을 쑤셔 넣었다.
수천 개의 바늘이 찌른 것처럼 주덱스의 몸에 붉은 핏물이 맺혔고, 새하얗던 날개는 순식간에 시뻘건 핏빛으로 번졌다.
“좋았어!!”
스나켈들은 그의 공격에 환호성을 질렀다. 에이단은 어느새 그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카릴과의 만남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변했다.
음지에서만 활동했던 암살자라는 존재가 이제는 양지에서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게 된 것이다.
“네놈……!!”
아찔한 고통에 주덱스는 이를 악물며 에이단을 향해 소리쳤다.
부우우우웅—!!
주덱스가 쇠사슬에 감겨 있던 대검을 들어 올리며 그를 향해 가로로 힘껏 베었다.
“으악……!”
“으아아악……!!”
주덱스가 두꺼운 쇠사슬이 묶인 대검을 휘두르자, 그 끝에서 쇠사슬을 붙잡고 있던 동방국 정예 살수들인 스니켈 중 일부는 그 힘에 튕겨 나갔고, 나머지 몇몇은 쇠사슬을 붙잡은 채로 나뒹굴었다.
촤르르륵……!! 촥!!
대검을 피하며 공중으로 도약한 에이단의 다리에 대검에 묶인 쇠사슬이 감겼다.
“……!!”
주덱스가 대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는 아래로 후려치듯 베자, 쇠사슬에 묶인 에이단의 몸이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콰가가가가강……!! 콰강……!!
대검을 한 바퀴 휘두르자 바닥에 내리꽂힌 쇠사슬이 마치 채찍처럼 난동을 피웠고 주위에 있던 성벽의 기둥들이 사정없이 부서졌다.
“괜찮아?”
“……신세를 졌군.”
하지만 놀랍게도 쇠사슬의 끝은 이미 잘려 있었고 붙잡혔던 에이단의 어깨를 주크 디 홀드가 붙잡고 있었다.
“조금만 더 했으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에이단은 아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해도 주군의 발치에도 못 미치나 보군.”
쇠사슬에 감겼던 그의 다리가 사정없이 바스러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보며 주크는 쩝- 하고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너만큼 강했으면 좋겠군.”
“……뭐?”
“그럼 같이 녀석에게 한 방 먹였을 텐데.”
인간은 목표를 두면 성장한다.
하지만 그 목표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 포기를 하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은 카릴을 보고 경쟁심보다는 절망감을 더 느꼈다.
검술, 마력 그리고 정령까지.
그야말로 유아독존의 위치에 서 있는 그를 보면 대륙의 강자들마저 자신의 실력이 미천하게 보일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에이단은 달랐다.
누구보다 오래 카릴을 봐왔던 그였기에 스스로 느꼈던 때도 있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축지라는 자신의 기술만으로 끝내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고 이제는 그 영역을 뛰어넘으려고 하고 있었다.
노력의 산물.
모든 걸 잘할 순 없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를 갈고 닦은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카릴의 위대함보다 에이단의 노력에서 자신들도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에이단은 그녀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짓고 말았다.
“벌레들이 모여 봐야 벌레일 뿐!!”
주덱스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검을 내질렀다.
턱-
그 순간, 공중으로 도약한 카릴이 주덱스의 얼굴을 움켜쥐었다.
“그래, 내 눈에도 그리 보인다.”
쩌쩍……!! 쩌저저저적……!!
폴세티아의 검을 주덱스의 쇄골 옆쪽으로 찔러 넣자 그의 몸이 마치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부르르 떨었다.
“천년 빙동에서 내가 본 것을 봤다면 너희들은 마냥 율라를 맹신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큭, 크윽!!”
주덱스는 카릴이 박아넣은 검을 뽑기 위해 힘겹게 손을 뻗었다.
퍼억-!!
하지만 그 순간 카릴이 주덱스의 등 뒤를 뛰어넘어 에이단이 검을 찔러 넣었던 그의 척추에 주먹을 내질렀다.
퍼억……! 우드득!!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주덱스의 허리가 뒤쪽으로 활처럼 꺾였다.
“커억!!”
주덱스의 입에서 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 공중으로 떠오른 거인을 한 팔로 들어 올리며 손바닥을 튕긴 후 카릴이 손을 휘저었다.
“그의 눈엔 너희들 역시 벌레일 뿐이니까.”
그러자 얼음 발톱과 라크나가 그의 손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날아오르며 주덱스의 양쪽 옆구리에 꽂혔다.
“크아아악……!!”
그의 비명을 들으며 카릴은 다시 한번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허리에 꽂혔던 두 자루의 검이 뽑히며 다시 한번 공중을 날아오르더니 이번엔 두 다리에 박혔다.
“이런 것으로……! 내게 고통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주덱스가 양팔을 들어 올리며 힘을 주자, 부러진 허리가 순식간에 재생되었고 그는 자신의 다리에 박힌 검을 뽑아내며 소리쳤다.
“나는 신의 선택을 받은 존재이다……!!!!”
철컥-!! 드르르륵……!!
그 순간, 주덱스의 외침과 동시에 천공성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공성에 솟아 있는 4개의 탑이 아래로 꺾이면서 마치 포신처럼 탑의 끝이 카릴을 향했다.
[카릴, 조심해라. 천공포격(天空砲擊)이 온다.]라미느의 말에 카릴은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우우웅……! 우웅……!!
탑의 끝에 응축된 빛의 힘이 느껴졌다.
네피림만이 쓸 수 있는 광휘력(光輝力)이었다. 포신에서 모이는 힘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닭살이 돋을 정도로 전율이 느껴졌다.
“날 쏘겠다고? 그럼 너도 포격의 범위 안에 들어갈 텐데.”
“멍청한 놈……!! 네피림은 빛의 힘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멸살당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 너희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그저 신탁을 받들 뿐이다!!!”
“그래?”
그때였다.
포격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 카릴은 주덱스를 뒤로한 채 탑을 향해 달렸다. 바닥에 튕기듯 구르는 주덱스가 탑을 향해 달려가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
“막아!!”
탑을 조종하는 수정구 앞에 있던 네피림들이 황급히 카릴을 향해 검을 뻗었다.
하지만 4대 천사들도 상대할 수 없는 그를 고작 네피림의 수비병들이 막아낼 리 만무했다.
서걱-!!!
폴세티아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네피림의 사지가 하나둘 반 토막이 나며 쓰러졌다.
“……미친!! 쓸데없는 짓을! 천공성을 인간이 조종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주덱스는 카릴의 모습에 당혹스러운 듯 외쳤다.
“네피림이 가지고 있는 광휘력.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빛의 힘이기 동시에 신이 가진 힘의 속성이지.”
철컥……! 우우우우웅……!!
천사들의 시체를 밟고서 카릴이 수정구 위에 손을 얹자 놀랍게도 마치 네피림들이 조종하는 것처럼 탑의 포신이 주덱스를 향했다.
“빛의 속성을 가진 존재는 신만이 아니거든.”
마치 날개가 생긴 것처럼 카릴의 주위에 새하얀 망토 같은 것이 일렁였다.
“라시스…….”
그 형상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기에 주덱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이름을 내뱉고 말았다.
콰가가가가가가……!!
첨탑에 응축된 빛이 주덱스를 덮쳤다.
“빛의 힘이 있다 한들 청공포격이 네피림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가!!”
오히려 그 빛을 향해 주덱스는 뛰어들었다.
“그러니까.”
하지만 그런 그를 향해 카릴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가진 속성은 빛만이 아니라니까.”
“……?!”
* * *
“크륵……! 크르르륵……!!”
주덱스는 왼팔과 어깨 그리고 상체의 절반가량이 포탄에 파괴된 채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정말 괴물 같은 재생력이로군.”
카릴은 포탑 위에 앉아서 팔짱을 낀 채로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어, 어떻게…….”
마치 괴물에 물어뜯긴 것처럼 너덜너덜한 살점이 달려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죽지 않고 비틀거리는 두 다리로 서 있었다.
“2대 광야의 힘을 모두 내가 쓸 수 있다는 것을 넌 몰랐나? 그러면서 나와 싸우려 했다니.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군.”
카릴은 그를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고작……! 너 따위 존재가 위협이 될 것이라 여기느냔 말이다!! 나를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신뿐이며, 내가 따르는 존재 역시 신뿐이다!!”
“인정한다. 확실히 벌레들의 왕답군. 네 녀석의 질긴 목숨은 바퀴벌레보다 더하니 말이야.”
꾸르륵……. 꿈틀…….
부서진 육체 위로 근육이 새로이 생성되는 듯 뭉글거리는 살점들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끝이 안 나겠어. 어떡하지?]알른 자비우스는 다시 재생되는 주덱스의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네피림은 신의 족속. 그들은 일부지만 신의 힘을 가진 종족이지.”
[그래, 빛의 족속들이지. 그리고 너는 두아트의 힘으로 녀석을 공격했다. 하지만 증폭된 탑의 힘으로도 녀석을 죽일 수 없었어.]카릴의 말에 알른이 대답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녀석에게 실험을 해봤을 뿐이야. 그리고 실험은 성공했고. 어둠의 힘이 녀석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까.”
[네피림의 목숨은 오직 타락의 힘만으로 끊을 수 있으니까. 타락의 속성과 가장 가까운 정령이 두아트이기 때문이지.]폭염왕 라미느가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 나는 백금룡이 라시스의 힘을 얻으려고 했던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지. 녀석이 정말로 신이 되고자 했다면 신과 똑같은 속성인 빛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일이다. 신좌는 오직 하나뿐이며 그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주인을 몰아내야 할 테니까.”
카릴은 서서히 재생되어 가는 주덱스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녀석은 라시스의 힘으로 신좌에 오르려는 것이 아니었어. 오히려 그 반대다.”
저벅- 저벅- 저벅-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크……. 크윽……!”
주덱스는 부서진 신체를 재생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두아트의 암흑이 자라나는 근육들 사이로 스며들며 녀석을 옭아매며 회복을 막았다.
“백금룡, 그 녀석도 천년 빙동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해. 이 힘을 제어하기 위해서 라시스의 힘이 필요했던 것뿐이야.”
그 순간,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어 있던 폴세티아의 검이 다시 한번 잿빛으로 변했다.
“타락(墮落).”
스르릉-
카릴은 주덱스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네피림의 수장이 네게는 확실한 신살(神殺)의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 발판에 불과했다는 말이냐. 정말 지독한 녀석이란 말이지.]알른은 카릴의 말에 클클거리며 웃었다.
“네피림, 네가 신을 따르는 존재라면 너는 이제 이 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
“감히 인간 따위가…….”
날카로운 검날을 바라보며 주덱스는 검 끝에서 흘러나오는 오러가 이번에는 진정으로 자신을 죽일 수 있음을 직감했다.
“그래, 감히 인간 따위지.”
주덱스는 새카맣게 물든 폴세티아의 검이 카릴의 머리 위로 세워지자, 마치 거대한 탑이 우뚝 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말도 안 돼…….”
꿀꺽-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두 눈을 비볐다.
거대한 탑의 형상이 바람에 쓸려가듯 사라지며 그곳에 카릴의 검이 곧게 내리그어졌다.
“왜냐면 이건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신의 힘이자 신살(神殺)의 힘이니까.”
쩌적……. 쩌저적……!
그 순간, 주덱스의 몸이 머리에서 발 끝까지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