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32)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32화(432/497)
261. 태양의 힘 (6)
[내 심장을……?]토스카는 자신의 몸 안에 요동치는 폴세티아의 기운에 고통스러우면서도 카릴의 말에 고통보단 분노에 찬 모습으로 소리쳤다.
[가증스러운 놈. 감히……. 신조차 가질 수 없었던 내 심장을 빼앗겠다는 말인가.]쿠그그그그……!!!
쿠그그……!!
그가 고개를 들자 커다란 머리가 천장에 닿으며 무너질 듯 흔들렸다.
[내 기억을……. 내 존재를……. 너희로 인해 모두 내어 주었는데……. 너희들은 또다시 나를 이용하려 드는가.]“아니. 너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저 감춰졌을 뿐.”
콰드득……! 콰가가각……!!
카릴은 심장을 보호하는 토스카의 뼈갑을 뚫기 위해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잿빛 충만을 움켜쥐고는 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회색 구체는 날카로운 송곳처럼 변하더니 점차 황금빛 심장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황금룡 토스카. 디곤 일족에게 축복을 내렸던 드래곤. 잊혀진 역사 속에 분명히 남겨져 있었으며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 최초의 블레이더이자 신에게 마지막까지 대항했던 드래곤.”
꽈악–!!!!
카릴은 벌어진 뼈갑 틈 사이로 황금룡의 심장을 움켜잡았다.
[크아아아아아!!!!]그러자 토스카의 비명이 홀 안을 가득 채웠다. 회색 마력이 그의 전신을 감싸자 카릴은 다시 한번 폴세티아를 꺼내었다.
폴세티아, 고서 마법(古書魔法).
-1번째 황금빛 기만(Golden Deception)
그의 머리 위로 대마도서가 나타났고, 펼쳐진 페이지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검날을 감쌌다.
쾅! 쾅! 콰가가가강……!!
수십 다발의 빛의 화살들이 토스카의 심장에 박히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카릴의 검이 정확히 그의 심장 한가운데에 박혔다.
콰아아아앙!!!
콰가강!!!
요란한 폭음과 함께 지하 전체가 흔들렸고 고룡의 포효에 유린 휴가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그들의 싸움을 지켜봤다.
[크륵…… 크르르륵…….]토스카의 거친 숨소리가 폭음 뒤에 들렸다.
놀랍게도 폴세티아의 검이 심장에 박혔음에도 불구하고 토스카는 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너를 소멸시키는 것은 나로서도 아쉬운 일이야.”
카릴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폴세티아의 마력이 오히려 토스카의 심장을 치료해 주는 것처럼 심장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어느새 마력으로 만들어진 검은 그의 심장과 융합되어 연결되어 있었다.
[사념과 연결하려는 건가……. 카릴, 조심하거라. 온전한 의지가 아닌 상태에서 영혼을 연결하게 되면 자칫 그 반발이 네게 올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라.]“물론. 단지 나는 내 의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야. 비록 사념이라고는 하지만 이 안에는 분명 그의 의지가 남아 있을 테니까.”
알른의 말에 카릴은 오히려 더욱 검을 심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만약 하나의 기억만을 남길 수 있을 때 그가 진실 된 블레이더라면……. 신령대전의 목적을 잊지 않았겠지.”
푸욱-!!
폴세티아의 검날이 심장 깊숙이 파고들었다.
황금룡의 몸이 부르르 떨렸고 카릴은 바닥에 쓰러진 토스카의 머리를 내려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쓰윽-
그는 황금룡의 이마를 가볍게 쓸었다.
“토스카. 네 의지는 여전히 봉인되어 있는 상태이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이 단편적인 의미만을 가지는 사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념이 남아 있다는 것은 결코 잊고 싶지 않은 뭔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우우우웅…….
폴세티아가 토스아에 반응하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기억해 내라. 네가 신에게 봉인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남기고자 했던 이념을. 뼈에 사무칠 정도로 새겨 넣어 의지가 사라져도 네 몸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을. 백금룡조차 건드리지 못한 그 분노를 말이다.”
[난…… 나는…….]토스카의 거대한 머리가 카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정말 포기할 것인가? 그렇다면 한때나마 운명을 거역했던 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나는 남아 있는 네 뼈를 녹여 갑옷을 만들고 네 심장을 먹어 치우겠다.”
[큭…… 크윽…….]“적어도 그것이 기억을 잃기 전의 네가 바랐던 세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일 테니까.”
토스카는 괴로운 듯 이마 위에 올려진 카릴의 손을 떼어내려 발버둥 쳤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카릴은 더욱더 그의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하지만 정말로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나? 고작 네 육신을 녹이는 것으로 대신 할 만큼 네 꿈은 가벼웠던 것이냔 말이다.”
[그만……!!!! 감히 인간이 수천 년의 고통을 알지 못한 채 내게 꿈을 논하느냐!!]콰직-!!
“토스카!!!”
카릴은 있는 힘껏 그를 찍어 누르며 소리쳤다.
“고작 수천 년이다.”
그의 한마디에 정적이 흘렀다.
날뛰던 토스카의 육신이 마치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부르르 떨다 침묵했다.
[…….]알른은 그런 그를 차분히 바라볼 뿐이었다. 어째서 그가 이토록 토스카에게 분노를 하는 것인지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영혼 계약을 한 알른은 조금 전 카릴의 외침 속에 그가 숨겼던 감정을 이제야 느낄 수 있었다.
[쯧, 녀석…….]단순히 카릴이 신에게 대적하기 위함만을 생각했다면 토스카의 육신을 그저 도구와 재료로 이용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드래곤의 몇 배나 될 법한 거대한 고룡의 뼈는 어쩌면 용갑을 두른 기사단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엄청났으니까.
하지만 그는 과거를 거슬러 왔다.
패배의 쓴맛, 아니, 끔찍하리만치 지독한 맛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그였기 때문에 토스카가 겪었을 치욕과 분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정령왕부터 블레이더까지.
단지 태어난 시대가 달라 그들이 선구자가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패배의 고통은 그들보다 카릴이 더 힘겹게 짊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봉인되고 잠들었지만 카릴은 시간을 거스르기 위해 파렐 안에서 억겁의 시간을 살아서 투쟁해 왔으니까.
“토스카. 나는 비록 네게 생명을 불어넣어 줄 수는 없지만 대신 너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해주겠다. 생전의 피와 살은 없을지언정 마지막 남은 네 뼈로 다시 한번 대적하는 거다.”
카릴은 토스카를 향해 말했다.
“날 믿어라. 네가 나를 따른다면 천년 빙동 속의 네 의지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주마.”
[너를……? 어떻게…….]고통에 익숙해진 것일까 아니면 고통보다 더한 열망으로 인해 고통을 잊어버린 것일까. 토스카는 카릴의 말에 천천히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불가능하다……. 아무리 본드래곤으로 전락했다 하더라도 나는 드래곤이다. 드래곤과의 맹약은 의지로써 가능한 것. 하지만 내 의지는 신에 의해 봉인되어 있다. 네가 천년 빙동에서 날 꺼내주지 않는 이상 계약도 불가능하겠지.]토스카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그 의지는 봉인이 풀림과 동시에 바스라질 터. 율라는 결국 나를 놓아주지 않으려 계획한 것이다.]그의 말대로 전생에서 천년 빙동 속의 존재들은 봉인이 풀렸을 때 사라졌다. 하지만 카릴은 그의 말에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다.
“널 이곳에서 빼내어 천년빙동으로 데려갈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
[……뭐?]그 순간 카릴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사역마(使役魔).”
[……!!!]토스카의 눈동자가 그의 말에 일렁거렸다.
[확실히 문헌에 남아 있는 드래곤과의 계약은 맹약을 통한 것이다. 일종의 테이밍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너는 이미 사자(死者)가 된 지 오래. 드래곤의 맹약을 쓸 순 없다. 하지만 반대로 본 드래곤이 되었기 때문에 흑마법을 통한 계약이 가능하지.]카릴의 말에 알른은 단번에 이해하고서 기다렸다는 듯 그의 계획을 대신 읊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즐거움으로 인한 고양감.
현존하는 규율을 비틀고 그 틈을 노려 신을 농락하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으니까.
더 이상 대적할 수 없다 여겨진 황금룡이 다시금 율라를 향해 이빨을 드리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흥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맹약보다 황금룡에게 걸린 봉인이 더 강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역 계약은 다르다. 의지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육체 자체에 금제를 거는 거니까. 율라는 토스카의 의지에 금제를 걸고 육체를 봉인했다면 카릴 너는 의지와 상관없이 육체에 사역이라는 새로운 금제를 걸면 된다. 금제 위에 새로운 금제를 새기는 것과 같지.]알른은 마치 새로운 마법식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연신 손가락을 움직이며 얘기했다.
[율라조차 예상하지 못했을걸. 드래곤을 사역마로 두는 자는 없을 테니까. 제아무리 본드래곤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인간에게 자신을 맡길 드래곤이 누가 있겠어? 그들은 자신보다 인간이 약하다 생각하니까.]그는 카릴을 가리켰다.
[하지만 드래곤보다 강한 인간이 있지.]유린 휴가르는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사역 계약을 하게 되면 종속이 명확해진다는 점이 있다. 황금룡. 당신이 진정 복수를 위해 카릴의 수족이 되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면 말이야.]알른은 선택의 기회를 그에게 넘겼다.
[나라면 적어도 날 죽인 자의 최후는 두 눈으로 꼭 볼 거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그는 두아트의 힘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육체에 대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또다시 인간을 믿어야 하는 건가…….] [믿음? 지고(至高)의 존재라는 자도 오랜 세월 갇혀 있으니 멍청이가 되어버리는군. 왜 인간을 믿고 의지해야 한다 생각하지? 복수는 스스로 하는 것이지 남에게 맡기는 게 아냐. 네 복수를 위해 철저히 카릴을 이용해라.]알른은 차갑게 말했다.
우습지만 카릴이 토스카의 모습을 보고 분노했던 것처럼 그 역시 복수에 대한 열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는 존재였으니까.
[네 힘이 부족해서 면상에 칼을 꽂아 넣지 못한다면 적어도 칼을 꽂아 넣을 자를 위해 적의 목덜미라도 물어뜯을 수 있어야지. 안 그래?] [과연…… 이런 모습이 되어 버린 내가 도움이 될까.]그의 말에 토스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걱정 마. 어떻게 부려 먹을지는 네가 고민할게 아냐. 시키는 내가 생각해야 할 문제지.”
토스카는 카릴의 대답에 저으며 자신도 모르게 옅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미 죽은 자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미소는 살아 있었다.
[그건 그렇고 재밌는걸. 대화를 하면 할수록 사념이 아니라 온전한 의지가 남아 있는 것 같단 말이지.]“드래곤의 사념은 평범한 사자(死者)들과는 분명 다를 테니까. 신화시대부터 응축된 열망은 그의 의지가 없어도 그를 버티게 만든 버팀목이 되었으니 그럴만하지.”
[과연……. 천년 빙동 속에 봉인되어 있는 의지가 육체와 합쳐졌을 때 어찌 될지 기대되는군.]알른 자비우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곧 두 번째 재해가 온다. 천년 빙동의 파렐로 간 자들은 아마 시간 맞춰 나오지 못할 거야. 솔직히 말해서 실패의 경우도 생각해둬야 할 만큼 파렐은 호락호락 곳이 아니니까.”
[그들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자들로 재해를 막아야 한다는 말이로군. 그래도 다행인걸. 솔직히 말해서 천년 빙동으로 보낸 녀석들은 2군에 가까운 자들뿐이잖느냐.]“글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앞으로 있을 전쟁에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될 테니까.”
[흐음?]“이제부터 모습을 드러낼 타락들은 혈(血) 때와는 전혀 다르니까. 전투가 아닌 전쟁. 놈들에게 재해(災害)라는 이름이 붙게 된 계기가 된 것도 바로 이 두 번째 싸움 때문이거든.”
카릴은 긴장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놈은 하나가 아니다.”
그러고는 토스카를 바라봤다.
“놈들은 대륙 전역에서 나타난다.”
두 번째 타락(墮落).
번식(繁殖)의 재해, 헤크트(Hekqet).